☕️ 계속 잘되는 나이키와 코스트코

1. 페이스북의 승리, 2. 나이키의 상승세, 3. 코스트코의 꾸준함
2021년 6월 29일 화요일

오늘은 미국 정부가 페이스북에 제기한 반독점 소송이 기각된 이유로 시작하고요. 이어서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나이키가 계속 잘나갈 이유, 그리고 기록적인 성장을 이어나가는 코스트코가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계속 잘 될 이유를 살펴볼게요. 

[빅테크] #반독점소송기각
1. 페이스북이 승리한 1차 전투
페이스북은 미국의 연방거래위원회(Federal Trade Commission, FTC)와 46개 주 정부가 작년 12월에 제기한 반독점 소송 두 건이 오늘 기각되면서, 빅테크에 압박이 커지고 있는 반독점 국면에서 중요한 첫 승리를 거두었는데요. 중요한 승리이지만 페이스북이 반독점 혐의에서 벗어났다며 안심할 상황은 아니에요. 앞으로 오랜 시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싸움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윗줄의 4개가 페이스북 소속이죠.
(빅테크에게) 좋은 소식이지만
이번 판결을 내린 워싱턴 DC 연방지방법원의 제임스 보아스버그(James E. Boasberg) 판사는 페이스북이 요청한 소송 기각을 승인하면서, 이번에 제기된 소송에서 페이스북이 소셜네트워크 시장을 (60% 이상 차지하며) 독점하고 있다는 FTC의 핵심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충분히 제공되지 않았다고 했어요. 또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을 인수한 것은 2012년과 2014년인데 FTC와 각 주 정부가 너무 오래된 거래를 두고 소송을 제기했다고 지적했어요.

보아스버그 판사는 FTC가 30일 이내에 부족한 점을 보완해 소송을 다시 제기할 수 있지만, 이는 어려운 도전일 것이라고도 덧붙였는데요. 사실상 페이스북이 정부에 그야말로 완승을 한 분위기에요. 페이스북을 넘어 현재 반독점 소송 국면에 돌입해 있거나 돌입할 다른 빅테크에게도 나쁜 소식이 아니죠.

그렇다고 안심할 상황은 아니고
페이스북은 승리와 함께 오늘 시가 총액이 사상 처음으로 1조 달러를 돌파하면서 좋은 날을 보냈어요. 하지만, 안심할 상황은 아니에요. 오늘 결과는 앞으로 계속 이어질 싸움의 1차전이라고도 볼 수 있어요. 우선 FTC가 다시 소송을 수정 제기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높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번 소송을 기각하면서 앞으로 FTC가 (오랜 시간이 지난) 인스타그램과 왓츠앱 인수를 문제 삼아서는 안 된다는 페이스북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점은 FTC 입장에서 다행이에요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를 한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로스쿨 교수이자 반독점법 전문가인 허버트 호벤캄프(Herbert Hovenkamp)는 "이번 판결은 현재의 반독점법이 충분하지 않다는 신호를 보낸다"고 하며 새로운 반독점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미국 의회내에서 더욱 커질 것이라고 했어요. 빅테크 규제에 있어서만큼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현재 합심하고 있죠. 지난주에는 마침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가 새로운 반독점법안을 여럿 통과시켰고요. (물론, 최종 통과까지 이들이 세부 사항에 합의하는 길은 험난할 것으로 예상돼요.)

리나 칸의 본격적인 등장
이번 소송은 최근 연방거래위원장으로 임명된 리나 칸(Lina Khan)의 첫 번째 시험대가 될 예정이에요. (리나 칸이 로스쿨 재학 시절에 쓴 논문인 '아마존의 반독점 패러독스(Amazon's Antitrust Paradox)는 아마존의 독점을 기존 미국의 독점법과는 다른 시각에서 해석하면서 큰 주목을 받았죠.) FTC가 이른 시간 내 소송을 다시 수정해 제기하고 성공적인 결과를 얻어내기엔 어렵다는 시각도 크지만, 그가 지휘하기에 다른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는데요. 우선 어떤 대응 방안을 만들어낼지 지켜봐야겠죠.
☕️  빅테크의 반독점 이슈 현황
빅테크에 대한 규제는 앞으로 전 세계 테크 비즈니스의 향방을 결정 짓는 큰 이슈가 될 가능성이 높은데요. 빅테크 반독점 이슈의 쟁점에 대해서는 그 맥락을 파악하실 수 있는 아티클을 꾸준히 전해드렸어요. 오늘 이야기와 함께 참고해 보세요.

[리테일] #D2C #스포츠웨어
2. 나이키의 긍정적인 전망
나이키는 지난해 팬데믹이 시작했을 당시에 새로운 플레이북을 선보이고 재빠르게 급변하는 상황에 대응하며 위기를 돌파했는데요. D2C(Direct-to-Consumer) 전환을 핵심으로 한 디지털 전략이 돋보이는 성과를 내기 시작했어요. 각종 스포츠 이벤트도 다시 활기를 띠어가고 있는 요즘 팬데믹 이전에 이어오던 성장보다도 더 큰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돼요.

스포츠 이벤트가 활발해지면 애슬레저 말고도 팔리는 상품이 많아지죠.
모두를 놀라게 한 실적
나이키가 좋은 실적을 기록하리라고는 모두가 예상했어요. 하지만, 이 정도 일 줄은 예상되지 않았어요. 5월 말에 끝난 회계연도 2021년 4분기의 매출은 123억 달러(약 13조 8920억 원)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팬데믹의 영향으로 세계 전역의 오프라인 상점이 문을 닫기 시작한 같은 기간 대비 96% 성장했고요. 2019년의 같은 기간 대비해서도 역시 21% 성장했어요. 디지털 판매 실적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1%가 성장했고, 2019년 대비해서는 147%나 성장한 덕이 커요. 회계연도 2021년 전체로 보면 매출은 2019년 대비 19% 성장해 445억 달러(약 50조 2500억 원)를 기록했어요.

완성되는 D2C 전환
나이키의 직접 판매 사업이 포함된 나이키 다이렉트 부문은 73% 성장하면서 이번 4분기에 45억 달러(약 5조 8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요. 전체 매출의 약 36.6%를 기록했어요. 2020년에 목표했던 D2C 비중 40% 이상을 달성하지 못했지만, 2019년에 30%를 넘긴 이래 이 수치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어요. 나이키는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오프라인 리테일러에 대한 공급을 줄이고, 오프라인에서도 D2C 비중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에요. 팬데믹에서 벗어나면서 이 전략은 더욱 가속될 것으로 예상돼요. 팬데믹 기간에도 성장을 이어온 이들이 온오프라인 D2C를 계속 확대하면서 더 큰 성장을 할 것으로 보는 이유이죠. 

이번 실적 발표에서 나이키는 회계연도 2022년 전체 매출은 500억 달러(약 56조 4600억 원)를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는데요. 지금까지 이어온 D2C 전환이 큰 성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어요. 전 세계적으로 매장이 문을 닫는 가운데 문을 다시 열기 시작한 중국 시장에서 온오프라인 D2C가 성장했고, 이제는 가장 큰 시장인 북미 시장에서도 그간의 D2C 전환 노력이 큰 결실을 볼 것으로 예상돼요. 

나이키에게 이커머스란
나이키가 오프라인의 거대한 판매망도 직접 판매 채널 위주로 전환해 나가는 것은 온라인 D2C와의 연계 때문이에요. 온오프라인 판매 채널에 대한 통제력을 늘리면서 이커머스의 성장을 크게 이끌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어요. 현재 나이키의 디지털 멤버십에 가입한 고객 수는 3억 명을 넘어섰고, 이커머스 매출은 90억 달러를 넘기면서 전체 매출의 20%를 넘고 있어요

NRC(Nike Running Club)와 NTC(Nike Training Club)을 비롯한 앱은 자신들의 고객이 누구인지, 어떤 사람들인지 알려주는 통로가 되었고 이는 나이키닷컴의 판매 전략과 연계되고 있죠. 나이키는 2025년까지 D2C 비중을 전체의 60%까지 올린다는 계획이에요. D2C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은 성공을 거두고 있고, 이미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스포츠웨어 브랜드인 나이키는 지속 성장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을 지금 실행하고 있죠.
☕️ 중요해진 중국 시장은 현재
나이키의 향후 성장에 남아 있는 물음표는 중국에서도 계속 잘 나갈 수 있을까예요. 중국 시장은 팬데믹 기간에도 나이키가 실적을 유지하고, D2C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어올 수 있었던 큰 원동력인데요. 지난 3월 나이키를 비롯한 세계적인 의류 리테일러들이 중국의 신장 위구르 소수민족의 강제 노역 동원과 인권 침해가 일어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이 지역에서 재배되는 면화와 원자재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성명을 발표한 이래 중국 내 불매 운동이 퍼지기 시작했고, 불매 운동의 여파는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어요.

이번에 발표한 중국 시장 분기 매출은 2020년 같은 기간 대비 17% 상승했는데요. 지난 4월부터 불매 운동의 여파가 시작되어, 5월부터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이 하락한 상황이에요. 중국 시장은 나이키 전체 매출의 약 1/6을 차지하고 있고, 여전히 성장성이 큰 시장이죠. 나이키는 사회 이슈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이를 회사의 정체성으로 만드는 마케팅을 펼치며 브랜드 가치를 올려왔죠. 각 이슈에 대한 나이키의 입장에 일부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회사의 수익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달라요.

중국에서는 로컬 브랜드들이 새로운 세대의 지지를 받으며 점유율을 키우고 있는데요(현재 나이키가 시장 1위, 아디다스가 2위이고, 로컬 브랜드가 3, 4, 5위를 차지하고 있어요). 나이키는 전 세계 시장에서 굳건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국에서도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당분간은 아슬한 줄타기를 해나가야 하는 상황이에요.

[리테일] #오프라인 #가전가구
3. 옳았던 코스트코의 선택
팬데믹 와중에 월마트를 비롯한 많은 식료품 리테일러들은 가장 큰 시장인 미국에서 온라인 주문 배송과 픽업 서비스를 내놓았고, 이는 실제로 이들의 성장에 큰 도움을 주었는데요. 코스트코는 이런 온라인 서비스를 크게 확대하지 않았어요. 특별한 이커머스 전략을 만들어 실행하거나 변화를 주지 않고도 코스트코는 특히나 큰 성장을 했는데요. (식료품 리테일이 그 어느 때보다 큰 성장을 한 해이기도 했지만) 비결은 원래 잘하던걸 더 잘하는 것이었어요.

'큰 물품'의 물류 서비스도 확대하고 있죠. © Costco
시대를 따라가지 않는다?
사실 팬데믹이 펼쳐진 이후 코스트코가 힘들어질 것이라는 예상도 많았어요. 팬데믹 이전부터 코스트코도 이커머스를 더 발전시켜야 한다는 압박도 받았지만, 코스트코는 사업의 핵심인 오프라인 매장에 주력해 왔어요. 기존에 잘 작동하고 있는 사업 모델이 코스트코의 핵심 경쟁력이고, 이커머스의 시대가 온다 해도 코스트코의 경쟁력을 계속 발전 시켜 나갈 수 있다고 믿었죠. 그리고 결과적으로 이들의 선택은 옳았어요. 

코스트코는 지난 팬데믹 기간 동안 이어오던 성장세가 꺾이지 않았고, 지난 5월 말에 발표한 회계연도 2021년 3분기의 매출도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1.7%나 성장한 443억 8000만 달러(약 50조 1000억 원)를 기록했어요. 월별 실적을 발표하는 코스트코는 지난 5월에도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4% 이상 성장하면서 기세가 멈추지 않고 있어요.

이커머스는 다시 하락세지만
코스트코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아요. 매월 실적을 공개하는 코스트코는 작년부터 이커머스 역시 크게 성장해 왔어요. 지난 2월까지만 해도 전년 같은 기간 대비 90% 가까운 성장률을 보여왔고요. 하지만, 4월부터는 10%대의 성장에 그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일부 상품의 경우, 온라인 가격이 오프라인보다 높고 최근 소비자들이 온라인 대신 다시 오프라인 매장으로 나가기 시작했기 때문이에요.

팬데믹이 한참 심각하던 시기에 필수 사업으로 지정되어 미국 전역의 550개가 넘는 매장들이 문을 닫지 않았고, 오히려 온오프라인 사업이 모두 잘되는 결과를 낼 수 있었죠. 물론 정부 재난지원금과 팬데믹 시대에 맞는 적정한 상품 구성으로 덕을 봤지만, 이는 코스트코가 기회를 잘 잡아 판매 실적을 끌어올린 것이라고 볼 수 있죠. 자신들의 핵심 가치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고, 예측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이에 기반한 전략을 실행했고요.

새로운 세대가 계속 유입되고
2020년을 기준으로 코스트코의 유료 멤버십 가입자는 1억 550만 명이고, 이 숫자는 매년 수백만 명씩 증가하고 있어요. 작년의 리텐션율(재가입율)은 91%에 이르고요. 이커머스의 시대에도, 올드 스쿨 느낌의 코스트코에는 새로운 세대의 고객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는 실적이에요. (단적으로, 각종 소셜미디어에도 코스트코 인증 사진이 수없이 올라오죠.) 코스트코의 제품은 까다로운 선정 절차를 거치고 품질이 뛰어나다는 인식이 확고히 자리 잡게 되었어요. 이제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공간이 되고 있죠.

코스트코는 팬데믹이 크게 발생하기 전인 작년 3월에 이노벨 솔루션(Innovel Solutions)이라는 미국의 물류 회사를 인수했는데요. 2018년에 파산 선고를 한 미국의 대형 백화점 체인이자 유통 기업인 시어스(Sears)가 운영하던 회사에요. (현재는 코스트코 물류(Costco Logistics)라고 불리며 운영 중이에요.) 큰 가전제품과 가구를 직접 설치해 줄 역량까지 갖춘 이들을 인수했던 건 이커머스 확장을 노린 것이기도 하지만, 코스트코에서 점차 판매를 키우던 가전과 가구 등의 홈 퍼니싱(Home Furnishing) 카테고리를 본격 확장하기 위한 준비이기도 했어요. 새로운 가전과 가구를 가장 많이 사는 건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는 세대이죠. 코스트코는 비중이 크지 않았던 영역의 상품을 새로운 세대의 고객에게 제공할 준비를 마친 것이에요.
☕️ 역시 오프라인이 핵심 가치인 이들
이케아와 레고는 오프라인 매장의 고객 경험을 가치 창출의 핵심으로 삼는 대표적인 기업들이죠. 이들은 팬데믹 기간에도 매장을 확대하기 위한 계획을 실행해 왔어요. 레고는 중국에서 특히 실적이 크게 상승했고, 2020년에만 전 세계적으로 120개의 매장을 추가로 세웠어요. 이케아는 2020년 실적이 팬데믹의 영향을 받아 전년 대비 하락했지만, 대도시를 중심으로 도심 매장을 확대하는 투자를 크게 늘려왔어요. 올해는 투자의 결실을 보면서 각각 더 큰 투자가 계획된 상황이에요. 물론 이런 오프라인 확대 전략은 자체 이커머스와도 연계되어 있고, 기업 운영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이루며 진행되어 온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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