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샷 추가] ☕️☕️ 7월 30일. 이제는 놀랍지도 않은 성장

1. 빅테크 세상, 2. 로빈후드의 IPO
2021년 7월 30일 금요일

오늘은 이번 주에 모두 분기 실적을 발표한 빅테크의 성적과 이들 앞에 놓인 가장 큰 과제를 간략히 짚고요. 기업공개를 한 로빈후드가 앞으로 어떤 길을 헤쳐나가야 하는지를 살펴볼게요.

[빅테크] #실적주간
1. 새로울 것 없는 폭발적인 성장
팬데믹이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하면서 구글,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MS)까지 구성된 빅테크의 지배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일찍이 예상되었는데요. 이들의 성장이 놀라울 것은 없지만, 예상보다 큰 성장을 계속 이어가고 있어요.

 이제 실적이 얼마나 더 컸는지 가늠하기도 쉽지 않아요.
#1 광고의 지배자들
이번 주 화요일에는 스냅과 트위터의 실적을 전해드리면서 광고 사업을 기반으로 한 알파벳(구글의 모회사)과 페이스북의 2분기 실적도 크게 뛰었을 것이라는 예상을 전해드렸죠. 뚜껑을 열어보니 모두가 예상한 것보다 더 상승했어요. 알파벳은 광고 매출만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9% 증가했고, 전체 매출은 618억 8000만 달러(약 71조 1620억 원)를 올렸어요. 유튜브 하나의 실적만 해도 70억 달러(약 8조 500억 원) 이상을 기록하면서 83% 이상 증가했는데요. 넷플릭스의 전체 매출이 73억 4000만 달러(약 8조 4400억 원)인 점을 생각하면 구글이 얼마나 큰 공룡인지 알 수 있죠. 게다가 검색과 유튜브를 기반으로 한 광고 사업 외 아마존의 AWS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에 이은 클라우드 사업도 지난해 대비 50% 이상 성장했어요. 

광고 수익이 매출의 대부분인 페이스북도 전체 매출이 56% 상승한 290억 달러(약 33조 3200억 원)를 기록하면서 무서운 성장세를 이어갔어요. 페이스북의 소셜미디어 네트워크 전반의 월별 활성 사용자 수(MAU, Monthly Active Users)는 35억 1000만 명을 기록하면서 지난 1분기의 34억 5000만 명보다 늘어났고요. 인스타그램, 메신저, 왓츠앱 등 모든 플랫폼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요. 스냅과 트위터가 그러했듯 애플의 모바일 운영 체제인 iOS의 업데이트부터 적용된 옵트인(Opt-in) 정책의 영향을 아직 받지 않은 상황인데요. 3분기 실적부터는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어요.

#2 애플은 애플 했고
애플은 이번이 회계연도 3분기 실적 발표였는데요. 아이폰을 비롯한 모든 하드웨어의 판매가 연간 기준으로 12% 이상 성장했어요. 전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6% 성장하면서 814억 1000만 달러(약 93조 6220억 원)를 기록했고요. 매출 총이익률은 이번에도 43.3%라는 무시무시한 숫자를 기록했어요. 애플은 중국에서도 여전히 잘 나가고 있고, 점점 더 강해지는 브랜드를 바탕으로 자신들의 '담장이 처진 정원(Walled Garden)’으로 더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있어요. 애플은 지난 5월에 진행했던 에픽 게임즈와의 앱스토어 소송 공판 결과가 곧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애플의 앱스토어를 중심으로 한 서비스 부문에 영향이 생길 결과가 나올 수도 있어요.

#3 계속 커지는 '플라이휠'
이제 새로운 CEO인 앤디 재시(Andy Jassy)가 이끄는 아마존은 빅테크 중에서도 가장 늦은 오늘 실적을 발표했는데요. 매출은 1131억 달러(약 130조 650억 원)를 기록했습니다. 워낙 큰 성장을 이어온 터라 월스트리트의 예상치보다는 조금 낮았지만, 그래도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7% 상승했고요. 순이익은 78억 달러(약 8조 9700억 원)를 올려 예상보다 훨씬 컸어요. 아마존은 실적 발표를 하면서 온라인 판매의 성장 속도가 둔화하고 있다고 전했지만 지난 1년 넘게 워낙 큰 성장을 이어왔죠. 

현재 프라임 멤버십 회원은 2억 명을 넘겼고, 이로 인한 매출만 79억 달러(약 9조 850억 원)에요. 미국에서는 회원이 1억 5300만 명을 넘겨, 미국의 거의 모든 가정이 아마존의 이커머스를 사용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또 클라우드 부문의 실적은 홀로 148억 달러(약 17조 200억 원)를 기록하면서 역시 큰 성장을 했고, 이제 본격 조명받기 시작한 광고 사업은 이번에도 또 87%라는 놀라운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79억 달러(약 9조 850억 원)의 매출을 올렸어요.

#4 MS도 이제 진정 재합류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에 역사상 가장 수익이 큰 분기를 기록했어요. 매출은 462억 달러(약 53조 1300억 원)를 기록하며 21% 성장하는 동안 순이익은 47% 상승하며 165억 달러(약 18조 9750억 원)를 올렸는데요. 이제 회사의 중심인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인 애저의 매출이 51% 증가했고, 업무 협업 툴인 팀즈(Teams)를 비롯한 오피스 상품 등 B2B 시장을 타겟한 소프트웨어 사업도 계속 큰 성장을 이어가고 있어요. 이들은 향후 플랫폼 비즈니스가 될 수 있는 게임 스트리밍 사업에 큰 베팅을 하고 다음 단계의 성장도 준비하고 있죠. 최근에는 확 바뀐 PC 운영 체제인 윈도우즈11를 내놓고 PC 기반 앱 생태계 경쟁을 펼쳐나가겠다고 하고 있고요. 

모바일 경쟁에서 뒤쳐지면서 빅테크의 성장에 가려졌던 MS는 이제 명실상부 다시 빅테크 중 빅테크가 되었어요. 팬데믹으로 인해 예상보다 커지는 B2B 소프트웨어 시장의 지배력을 키우겠다는 게 이들의 목표이죠. 

"우리는 여전히 배고프다"
이들이 가장 무서운 점은 현재 구축해 놓은 막대한 수익성으로 미래를 위한 준비를 누구보다 앞서서 하고 있다는 것이에요. 아마존은 이커머스 외에도 클라우드 사업이 중점 사업이 되었고, 애플은 자신들의 생태계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고 있고, 알파벳은 인터넷 지배력을 점점 키우며 각종 새로운 테크 사업에 막대한 자금을 쓰고 있고, 페이스북의 소셜미디어 세상은 커머스와 연계해 더 큰 수익을 만들어 가는 공간이 되고 있죠. 현재 MS는 클라우드를 비롯해 B2B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점점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고요. 검색 시장, 소셜미디어, 앱 생태계, 클라우드, 이커머스 등의 메이저 사업 분야에서 이들을 견제할 수 있는 경쟁자는 나오기가 힘든 구조가 되었죠. (물론 새로운 메이저 소셜미디어로 틱톡이 탄생한 것처럼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이들은 새로운 사업의 흐름도 기민하게 보면서 새로운 사업을 만들고 (인수하고) 계속 발전하고 있죠)

반독점 조사가 유일한 견제자
망 중립성 개념을 만든 백악관 특별 자문역인 팀 우(Tim Wu), 이제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본 아마존의 반독점 패러독스(Amazon's Antitrust Paradox)를 썼고 미국 연방거래위원장이 된 리나 칸(Lina Khan), 그리고 구글의 오랜 비판자이자 최근에 법무부 반독점국을 이끌게 된 조나단 캔터(Jonathan Kanter)는 빅테크와의 반독점 싸움을 이끌 소위 '어벤저스'가 구성되면서 앞으로 본격적인 충돌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 칸 캔터(Wu Khan Kanter)'라는 라임으로 불리는 이들은 빅테크의 바이든 행정부 초기부터 구성되기 기대되어 온 조합이에요.

미국 정부와 함께 의회도 한뜻이 되어 반독점 관련 새로운 입법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은 빅테크에게 확실히 위협적인 요소에요. 하지만 반독점법 위반 조사는 그 특성상 몇 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기에 그동안은 이들이 만들어 놓은 생태계와 사업은 계속 확장될 것으로 예상돼요. 압박은 커지고 있지만, 실질적인 조사와 반독점법 위반 혐의가 구성되기 전까지는 이들이 준비하는 미래 사업에도 영향을 주기 힘들 것으로 예상되고요. MS가 반독점법 위반 소송에 대응하느라 PC에서 모바일로 인터넷의 흐름이 재편되는 과정을 놓친 사이에 더 성장한 이들은 그런 틈새를 허용하지 않기 위해서도 준비할 것이고요.
☕️ 가장 주목받는 아마존의 지배력
시장 조사 기관인 이마케터(eMarketer)에 의하면 아마존은 미국 이커머스 시장의 '공식적인' 점유율은 40%를 넘긴 것으로 조사되었어요. 이는 2~10위까지의 경쟁자들의 점유율을 합친 것보다 큰 수치이고요. 2021년에는 아마존 이커머스를 통한 총 판매액만 3671억 달러(약 422조 165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어요. 이는 이미 최대치를 넘겼던 지난해보다 15%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에요. 

더 무서운 점은 아마존은 이제 계산대 없는 매장을 가능케 하는 '저스트 워크 아웃(Just Walk Out)' 기술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매장도 확장하고 있다는 점인데요. 이들이 본격적으로 오프라인 시장에 진출하거나 이 기술을 라이센싱으로 판매하며 수익을 올릴지는 아직 확실치 않지만, 리테일 사업의 확장을 위한 준비도 차곡차곡 진행되고 있어요.

[핀테크] #IPO #주식중개인의주식
2. 증명할 게 많은 로빈후드
팬데믹의 주식 중개 앱인 로빈후드가 어제 기업공개를 하며 미국 나스닥(Nasdaq)에 상장되었어요. 주식의 판매 플랫폼인 로빈후드도 이제 로빈후드를 통해 살 수 있는 주식이 되었는데요. 팬데믹 와중에 이들이 만든 투자 문화와 고객 습관을 이어갈 수 있을지 이제 모두가 지켜보고 있습니다.

이제 본인들도 주식 시장에 입성했어요.
새로운 세대의 앱이라는 강점
현재 로빈후드에 등록된 계좌는 약 2250만 개에 계좌당 금액은 평균 4500달러(약 520만 원)로 이들의 큰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는 찰스 슈왑(Charles Schwab)의 20만 달러(약 2억 3000만 원)에 비해 크게 낮은 편이에요. 하지만 로빈후드의 미래를 밝게 보는 데엔 평균 만 31세인 사용자의 연령대에 있어요. 이전 세대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투자를 하는 이들을 로빈후드가 계속 붙잡아둘 수 있다면, 미래 성장성에서만큼은 크게 앞서있다고 보는 것이죠. (물론 이전 세대와 완전히 다르게 투자를 하는 습관은 이번 팬데믹을 통해 로빈후드가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해결할 문제가 많다는 약점
이번 기업공개를 통해 로빈후드의 기업가치는 일단 320억 달러(약 36조 7520억 원)에 이르게 되었는데요. 이들의 앱을 통한 주식 거래는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되지만, 이 사업을 가능하게 해주는 고객의 주문을 증권사나 기관들에게 팔아서 수익을 내는 PFOF(Payment for Order Flow, 투자자 주식 주문 정보 판매 사업)는 규제의 가능성이 거론되는 사업 모델이에요. 또 로빈후드가 PFOF를 통해서 유난히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점은 주식 매도/매수시 '최선의 실행'이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인데요. 앞으로 이 문제는 더 크게 조명될 가능성이 있어요.

이미 미국의 금융산업 규제 당국(FINRA, Financial Industry Regulatory Authority)으로부터 이에 대해 큰 벌금을 부과받았지만, 앞으로 미국 증권 거래위원회(SEC)는 지난겨울, 대표적인 밈(meme) 주식인 게임스탑(GameStop)의 거래를 중지시키면서 일어난 투자자들의 피해에 대한 조사를 이어가고 있고, FINRA는 로빈후드의 ‘게이미피케이션' 요소에 대해 추가적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어요.

강점을 이용해 약점을 상쇄할까
암호화폐 등의 거래도 진행하면서 총 거래액은 계속 키워나가고 있지만, 향후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다 줄 사업은 새로운 세대들이 만들고 있는 개인 퇴직 계좌(IRA, Individual Retirement Account) 그리고 신용카드와 대출 등의 은행 거래 사업으로 이들은 보고 있는데요. 현재 (개인별 거래액은 크지 않아도) 젊고 큰 사용자 베이스를 자신들이 앞으로 제공할 관련 서비스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죠.

다만 이번 기업공개를 통해서 이런 계획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신호도 나타났어요. 로빈후드는 이번 기업공개 총 주식의 35%를 로빈후드의 사용자들이 살 수 있도록 배정했는데, 최종적으로 20~25%만이 팔렸다고 알려지며 사용자들이 자신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따뜻하지 않다는 현실을 직시했는데요. 이제 새로운 사업 모델을 구축하면서, 진정 일반 투자자들을 위한 안전한 앱이라는 점을 증명해야 할 시간이 왔습니다. 
☕️ 이미 조명된 로빈후드의 사업 모델
로빈후드의 사업 모델과 이들이 현재 직면한 문제들에 대해서는 한 차례의 아티클로 전해드렸는데요. 아직 못 보셨다면, 오늘 이야기와 함께 참고해 보시길 바랄게요. ☕️☕️ 로빈후드는 로빈후드가 될 수 있을까?

요즘 커피팟 어떻게 읽고 계신지 알려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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