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 22일. 서로를 미러링하는 두 거인

1. 아마존 & 월마트의 평행선, 2. NYT와 페북의 협업, 3. 반무프의 DT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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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고 재밌는 해외 비즈 뉴스레터
오늘은 서로를 거울삼아 발전하며 경쟁하는 아마존과 월마트에 관한 이야기부터 볼게요. 이어서 조금은 놀라운 뉴욕타임스와 페이스북의 AR 협업 그리고 잘 팔리는 전기 자전거를 만드는 스타트업에 대한 이야기를 보겠습니다.

[리테일] #아마존 #월마트
1. 서로를 미러링하는 두 거인
아마존과 월마트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리테일을 대표하는 두 거인이라고 할 수 있죠. 이제 이 둘은 서로의 영역으로 들어서며 온오프의 경계가 없는 경쟁을 시작할 채비를 마쳤는데요. 이번 팬데믹은 이제는 서로를 미러링하며 커가는 두 거인을 더 큰 거인으로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고객으로선 팝콘 먹으며 바라볼 경쟁이에요.
오프라인을 활용한 온라인 반격
월마트는 최근 아마존의 쇼핑 구독제인 아마존 프라임과 경쟁을 하게 될 월마트+를 내놓으며 온라인 서비스에서도 반격할 채비를 마쳤는데요. 자신들의 강점인 4700개가 넘는 오프라인 매장을 기반으로 식료품의 온라인 주문도 당일 배송으로 제공하며 이커머스 기반을 넓히고 있어요. 자신들의 오프라인 강점과 아마존이 성공시킨 모델을 결합한 전략을 취한 것이에요. 월마트는 얼마 전 2분기 이커머스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7% 증가한 실적을 발표했는데요. 2020년 이커머스 매출이 전체 매출의 10%를 넘을 것으로도 예상해요.

같은 방식으로 반격하는 아마존
아마존은 팬데믹 발생 이후 주문이 몰리자 문제가 생겼던 물류 시스템을 다시 가다듬고 있었는데요. 교외 지역의 대규모 풀필먼트(Fulfillment) 센터뿐만 아니라, 교외의 거주 지역 혹은 도심 지역 가까이에 있는 물류 창고인 소규모 딜리버리 센터를 공격적으로 늘려나가고 있어요. 최근엔 이 딜리버리 센터를 미국 전역에 1000개 이상 추가할 예정이라고 알려졌죠. 월마트가 매장을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을 아마존도 갖추기 위한 움직임인데요. 월마트와 경쟁을 위한 당일 배송을 확대하겠다는 것이죠.

오프라인 경험 경쟁도 평행 이론
  • 아마존은 올해부터 오픈한 아마존 고(GO) 그로서리 및 아마존 프레시를 통해 계산대 없는 식료품점을 도입했는데요. 편의점으로 시작한 계산대 없는 오프라인 매장 사업은 이제 점점 더 큰 규모의 매장으로 확장해 가고 있어요. 아마존 프레시 지점에서는 카트에 물건을 담고 체크아웃을 하면 앱을 통해 자동으로 결제가 이루어지는 대시(Dash) 카트도 도입했죠.
  • 월마트도 이제 계산대를 거치지 않고 스마트폰의 앱을 통해 자동으로 결제가 이루어지며 체크아웃을 하는 시스템을 월마트+의 서비스 중 하나로 도입했어요. 아마존이 점점 더 큰 오프라인 매장을 열고,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고 도입하는 모습을 그대로 두고 보고만 있지 않았죠. 

미래 배송 기술도 평행 경쟁 중
소위 라스트 마일(Last mile)까지 촘촘히 쌓는 이 둘은 배송망 시스템에 자율주행 배송 트럭을 통한 실험을 이미 진행 중이고, 드론을 활용한 배송도 준비하고 있는데요. 아마존은 지난 2013년부터 자체적으로 드론 배송의 개발을 진행해 왔고, 최근 미국 연방 항공국의 일반 소비자 대상 시험 운영 허가를 받았죠. 월마트도 최근 스타트업인 플라이트렉스(Flytrex)와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시험 배송을 시작했는데요. 최근엔 또다른 스타트업인 짚라인(Zipline)과 내년부터 월마트 매장에서 시험 배송을 시작하는 파트너십도 발표했어요.
 
어쩌면 서로가 발전하는 경쟁
월마트도 그간의 준비를 통해 빠른 온라인 전환을 이루었고, 아마존은 보완해야 할 부분들을 보완하며 전체적인 경쟁력을 더 강화하는 계기가 되었는데요. 이 과정에서 기술과 서비스가 진보하는 혁신도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이 경쟁의 순기능이기도 하죠. 이 둘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전체 파이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것은 결국엔 누가 더 좋은 고객 경험을 선사하느냐의 경쟁이기도 한대요. 앞으로도 서로가 취하는 전략의 이점을 차용하며 서비스를 발전 시켜 나갈 것을 예상할 수 있지 않을까요?
☕️ 틱톡 지분 확보로 월마트가 얻는 것
새롭게 설립될 틱톡 글로벌의 지분(7.5%)을 확보함으로써 월마트는 미국에서만 1억 명이 넘는 사용자를 대상으로 '영업'을 할 수 있게 돼요. 소셜 커머스를 통한 자사 마켓플레이스의 연결을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을 것이고요. 월마트는 이번 인수 전에서 누구보다 긴밀하게 움직이며 이커머스 확대를 위한 중요한 포석을 마련했어요. 이 역시 그간 거친 학습효과의 산물이겠죠. (물론, 반전의 반전을 거듭한 틱톡 거래가 이번엔 정말로 확정되어야 하는 게 먼저입니다)

[미디어] #인스타그램스토리 #AR필터
2. 뉴욕타임스와 페이스북이 힘을 합친다?
뉴욕타임스와 페이스북은 지난주 인스타그램의 뉴스에 사용할 AR(Augmented Reality, 증강현실)* 렌즈를 공동으로 개발한다고 발표했어요. 달리 말하자면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올리는 뉴스 콘텐츠에 적용할 필터나 각종 효과를 개발한다는 것인데요. 독자들이 뉴욕타임스의 기사에 더 쉽게 접근하고 뉴스의 맥락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죠. 악시오스가 보도했습니다.
*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은 실재하는 환경에 가상의 정보를 부가하고,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은 실재하지 않는 환경을 그리는 것을 의미해요. 증강현실을 이용한 대표적인 예로 게임인 포켓몬고를 꼽을 수 있죠.

다른 사용자들도 효과를 저장해서 사용할 수 있어요. ⓒ nytimes instagram
무얼 함께 하겠다는 건가요?
뉴욕타임스는 'AR 랩'이라고 명명한 팀을 만들고, 페이스북의 스파크(Spark) AR 스튜디오(이하 스파크)를 이용해 AR 필터와 효과를 개발할 예정이에요. 스파크는 개발자를 위한 플랫폼인데요. 페이스북은 스파크 사용에 대한 가이드와 지원을 하고, 뉴욕타임스는 스파크 이용 경험과 기능에 대한 피드백을 주는 것이 큰 골자에요. 뉴욕타임스의 AR 랩은 기존의 연구개발 부서 산하에 12명 이상의 인원으로 신설될 예정이에요.

페이스북은 이 프로젝트에 대한 기술적인 지원과 함께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는데요. 페이스북은 관련 콘텐츠의 편집에 대한 권한이 없고, 개발하는 효과들의 콘텐츠와 디자인도 전적으로 뉴욕타임스에 달려 있어요. 개발된 필터들은 인스타그램 사용자들도 이용할 수 있게 제공될 예정이고요. 이번 협업은 AR 분야에 한정해 다년간의 장기적인 파트너십의 시작이라고 해요.

서로 간에 무얼 기대하는 거죠?
  • 뉴욕타임스는 이번 협업을 통해 개발되는 효과들이 뉴욕타임스의 저널리즘을 사용자들에게 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는데요. 아직 뉴욕타임스의 뉴스를 접하지 않은 사용자들이 쉽게 뉴스를 접할 수 있는 첫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했죠. 새로운 시대의 독자들에게 다가가며, 뉴스 오디언스를 늘리고자 하는 뉴욕타임스의 노력이죠.
  • 많은 사용자에게 뉴스 공급의 주요 통로가 된 페이스북은 광고 수익을 독차지하며 미디어 산업을 위태롭게 하는 원인 중 하나로 비판을 받아오기도 했죠. 이런 비판을 의식해 작년엔 새로운 기능인 뉴스탭을 론칭하며 뉴스 공급자들을 위한 새로운 수익 통로를 만들기도 했는데요. 뉴욕타임스와의 이번 협업이 뉴스 미디어와의 관계를 정립하는 또 하나의 움직임이 될 수 있어요. 물론, 현재 밀고 있는 AR 개발 플랫폼인 스파크의 사용 확대를 위한 움직이기도 하고요. 

근데 이 둘 사이가 안 좋지 않았어요?
뉴욕타임스는 그간 제재를 가하기 어려워진 페이스북의 영향력 등에 대해 앞장서 비판을 해온 매체이죠. 페이스북의 정책들이 뉴스 산업에 끼치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해 왔어요. 2017년 당시 페이스북이 출시한 인스턴트 아티클(Instant Article)에서도 뉴욕타임스가 수익 모델이 공정하지 않다며 가장 먼저 발을 빼기도 했었고요. 

물론, 이번 협업은 새로운 방식으로 콘텐츠를 만들고 오디언스를 늘려나가려는 별개의 노력으로 봐야 하는데요. 뉴욕타임스는 현재 빅테크 기업들은 거대한 연구개발 센터이기도 하다는 점을 강조했어요. 페이스북이 현재 주력으로 투자하고 있는 AR 분야에서의 협업을 통해 뉴욕타임스도 해당 기술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는 점도 짚었고요. 디지털 혁신을 이루어오며 각종 기술을 적용해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는데 앞장서 온 뉴욕타임스가 전략적으로 취할 수 있는 입장이기도 하죠. 이제는 저널리즘을 중심에 두고 테크 회사로 발전해 가고 있기도 하고요.
☕️ 페이스북의 AR/VR 러시
페이스북은 얼마 전 연례 미래 기술 공유 컨퍼런스인 페이스북 커넥트(Facebook Connect)를 개최했는데요. 사내 AR/VR 팀을 모두 통합한 페이스북 리얼리티 랩(Facebook Reality Lab)을 신설했다고 알렸어요. 이 자리에서는 뉴욕타임스와의 협업에 이용할 스파크의 성과 공유도 주목을 받았는데요. 2018년 10월 론칭된 이후 현재는 190개국의 40만 명이 스파크를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어요. 지난 1년간 개발된 AR 효과만 120만 개라고 했고요.
☕️☕️ 이번 협업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선
디인포메이션의 창립자이자 편집장인 제시카 레신(Jessica Lessin)은 테크 기업들과 미디어들의 협업은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피력했는데요. 협업을 진행한다고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매체들이 테크 기업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을 거두지는 않겠지만, 증가하는 협업과 투자가 결과적으로 조직 구성의 변화를 가져오면서 편집 방향의 변화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염려했어요. 새로운 투자로 인해 조직의 우선순위가 바뀌면 기존의 감시와 비판적인 시선을 언제까지고 유지하기 힘들 수 있다면서요. (참고로 디인포메이션은 제시카 레신이 개인 자금으로 2013년에 설립한 매체에요. 이제는 실리콘밸리뿐만 아니라 테크 산업 전체를 대표하는 미디어가 되었죠)

[모빌리티] #마이크로모빌리티
3. 이제 잘 팔리는 전기 자전거
요즘 공유 전동 스쿠터와 함께 전기 자전거도 길거리에 눈에 띄기 시작했는데요.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는 전기 자전거에 대한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고 해요. 대표적인 전기 자전거 제조 스타트업인 반무프(VanMoof)는 글로벌 확장을 가능하게 하는 추가 투자를 받았습니다.

고독한 도시인을 위한 자전거에요. ⓒ VanMoof
금방 또 투자를 끌어냈어요
반무프(VanMoof)는 네덜란드의 스타트업이에요. 디자인, 제조부터 판매, 고객 서비스까지 엔드-투-엔드(End-to-end)로 제공하고 있는데요. 전 과정을 컨트롤하는 DTC(Direct-to-comsumer) 사업이죠. 지난 5월에 1350만 달러(약 157억 원)의 투자를 유치한 이후 이번엔 4000만 달러(약 465억 원)의 시리즈 B 투자를 바로 끌어냈어요. 본격적인 스케일업(Scale-up)을 위한 자금을 연속으로 받은 것이에요.

남다른 DTC 모델 덕분이기도 해요
반무프가 구축한 엔드-투-엔드 모델은 이번 투자가 이루어진 주요이기도 했어요. 디자인과 제조서부터 배송까지 모두 처리하는 시스템상 팬데믹 와중에도 공급망에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아 판매를 안정적으로 해나갈 수 있었다면서요. 디자인과 제조를 직접 하지 않는 그간의 많은 DTC 스타트업 모델과는 다르죠. 이번 투자금도 우선 밀린 주문에 대응하기 위한 생산 확충과 배송 시간 단축 등에 쓰일 것이라고 밝혔어요.

시장도 커질 것으로 예상돼요
이번 팬데믹은 에너지, 이커머스, 소프트웨어 등 여러 산업 지형을 급속도로 바꾸는 변화들이 계속되어 왔는데요. 마이크로모빌리티 시장도 그중 하나에요. 팬데믹 직후 멈춰 섰던 공유 전동 스쿠터 사업도 이제 다시 본궤도에 오르기 시작했죠. 현재 전기 자전거 시장도 계속 성장 중이고, 유럽의 주요 도시에서는 마이크로모빌리티를 수용할 인프라가 추가 확충되고 있죠. 

시장을 키우는 역할도 해야겠죠
반무프는 팬데믹 이후 전체 매출이 총 220% 증가했고, 올해 1~4월에 판매량이 지난 2년간의 총판매량을 넘어섰다고 밝혔는데요이번에 받은 투자는 자신들이 전 공정을 책임지는 제품을 시장에 때맞춰 공급해 온 성과를 인정받은 것이기도 하죠. 전기 자전거(전동 스쿠터 포함)의 수요는 현재로서는 변동성이 크기에 예측이 쉽지 않은데요. (실제로 개별 리포트의 전망도 차이가 커요) 이들이 안정적인 공급을 이루며 시장을 차츰 키워가는 역할을 해나갈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겠습니다.
☕️ 확실히 성장하고 있는 지표들
반무프는 2018년 1000만 유로(약 137억 원)였던 전체 매출이 2019년에는 4000만 유로(약 548억 원)로 급성장했는데요. 지난 4월부터는 신규 모델의 가격도 2000 유로 이하로 인하했는데요. 이후 판매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어요. 올해 매출은 1억 유로(약 1370억 원)도 넘길 것으로 예상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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