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월 25일. 데이터의 값어치, 농업 이커머스, 배송 경쟁

1. 데이터의 값어치, 2. 디스럽션을 경계하는 공룡, 3. UPS의 노력은 빛을 발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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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5일, 화요일의 커피팟

밀레니얼을 위한 해외 비즈 뉴스를 전합니다.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세상을 바꾸고 있는 비즈니스 이야기를 배달할게요. 
오늘 첫 번째 이야기는 페이스북이 시작한 1. 데이터의 값어치에 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이어서 농업 이커머스 스타트업이 못마땅한 2. 디스럽션을 경계하는 공룡과 자신의 영역으로 깊게 파고든 강력한 경쟁자와 발맞추려 노력하는 3. UPS의 노력은 빛을 발할까?를 준비했어요. 

[빅테크]
1. 데이터의 값어치
페이스북은 이번 주 값을 지급하고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사겠다는 움직임을 보여 주목받았는데요. 향후 빅테크의 데이터 활용 규제에 있어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파이낸셜타임스(구독 필요)와 더버지의 보도를 토대로 정리했습니다.

무슨 생각하는지 알려줄래? 포인트 줄게.
내 목소리와 친구 10명 이름의 값은?
페이스북이 AI 스피커인 '포털(Portal)'의 목소리 인식 기능 향상을 위해 사용자 데이터 수집에 나섰어요. “헤이, 포털(Hey portal)”이라는 말과 함께 페이스북 계정 친구 10명의 이름을 대면 포인트를 지급하는 프로그램을 뷰포인츠(Viewpoints)라는 자사 시장 조사 앱을 통해 소개한 것인데요. 미국에 있는 사용자들이 대상이고, 포인트는 일정 점수 이상 쌓으면 현금으로 교환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어요. 

돈을 주고 내 정보를 사는거네요?
페이스북을 비롯해 AI 스피커를 출시한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모두가 자사 제품을 통한 사용자 기록을 동의 없이 듣고 기능 향상을 위해 사용한 사실이 작년에 밝혀져 비판을 받았어요. 작년의 홍역을 지난 후 최근 EU의 규제 압박과 맞단뜨린 상황에서 페이스북이 '합법적인' 방법을 들고와 먼저 움직인 것이고요.

하지만, 사용자의 설문조사나 연구 참여에 대한 보상은 흔하지만 개인정보에 대한 가치 지급은 아직 낯선 영역이죠. 사용자들의 반응은 어떤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개인정보에 대한 대가가 지급되는 시스템이 생겨난다면 개인정보 취급 관련 논의의 시작점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돼요. 

누가 나의 데이터 '값'을 결정하는가
데이터가 테크 비즈니스의 원천으로 작용한다는 것은 이제 모두가 알고 있죠. 사용자가 제공하는 데이터를 토대로 유용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테크 회사들의 역할이라는 것도요. 하지만 유용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가가 더 많은 개인정보가 되어가는 상황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이에요. 

앞으로 개인 정보의 활용이 더 민감해지고 중요해지는 시대에 어떤 정보를 어떻게 제공하고 그 값을 어떻게 매길 수 있는지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 문제겠죠. 이에 대해서는 우선 빅테크에 대한 규제를 준비*하며 이 문제에 대한 논의도 이끌어 온 EU를 중심으로 나올 이야기들을 주목해야겠습니다. 페이스북의 이번 대응이 앞으로 EU와의 규제 논의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어떤 방향으로 끌고 갈 것인지도 관전 포인트이고요. 
* 관련 내용은 지난 2월 21일의 커피팟 중 3. EU의 이유있는 FOMO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어요.
+ 샷 추가: 우리는 이미 준비 중이었다
페이스북은 뷰포인츠 앱을 약 3개월 전에 출시했어요. 설문조사나 각종 태스크, 연구조사 등에 참여하면 돈으로 교환할 수 있는 포인트를 제공하고 있어요. 자신들을 비롯 빅테크에 대한 규제 논의가 일어나는 와중에 페이스북은 이미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예요. 개인정보의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알고 끌어모으는 페이스북이기에 어찌보면 당연히 준비를 하고 있었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이커머스]
2. 디스럽션을 경계하는 공룡
농작에 필요한 자재와 원료는 제한된 다국적 기업이 공급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는데요. 최근에 농작에 필요한 제품 공급을 더 쉽게 만들기 위해 틈새를 파고든 스타트업인 파머스 비즈니스 네트워크(FBN)와 이 다국적 기업 간 긴장감이 팽팽해 졌어요. '디스럽트' 하려는 자와 틈새를 내주지 않으려는 자의 기 싸움을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를 토대로 정리했습니다.

농업도 과학이야. 데이터 과학.
농업도 이커머스로?
농업에는 씨앗, 비료, 농약 등 필요한 상품이 다양하죠. 이제는 농업 분야에서도 이런 상품을 더 경쟁력 있는 가격에 구매할 수 있게 연결해 주는 이커머스 플랫폼이 생기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순서였을 텐데요. 2014년 설립된 FBN은 농장주들의 원재료 구매에 도움이 되는 데이터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사업을 시작했어요. 각 제품의 성분을 포함해 내 농장의 특성에 맞는 것은 무엇인지 알 수 있는 정보 부터 가격 비교까지 제공했죠. 이를 통해 혜택을 본 농장주들은 FBN 플랫폼을 통한 거래를 시작하며 FBN의 성장을 도왔고요.

시작된 공룡들의 경계
하지만 곧 바이엘(Bayer), 바스프(BASF), 코르테바(Corteva), 카길(Cargill) 등 농작 관련 제품의 공급 대부분을 책임지는 세계적인 메이저 기업들이 이 스타트업을 경계하기 시작했는데요. 미국에서 사업을 시작한 FBN이 캐나다에서도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농업 자재 리테일 사업체를 인수하자 이 사업체에 갑자기 제품 공급을 일제히 중단했어요. 이들은 거래처인 농장주들에게도 FBN과 거래하지 말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서 현재 캐나다 경쟁총국이 반독점법 위반 여부 조사에 나서기도 했죠.

경계하는 이유는 역시...
데이터가 핵심이에요. FBN은 현재 각종 씨앗이 어떤 속도로 어떻게 자라고 농약 제품의 기능은 어떤지 등을 비교해서 보여줄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어요. 불투명했던 각 제품의 정보를 공개해서 농장주들이 필요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게 해주고 있죠. 그뿐만 아니라 각 농장의 개별 데이터 관리를 할 수 있는 시스템도 앱으로 간편하게 볼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어요.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며 기존의 불투명한 구매 방식을 바꾼 것이죠.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농업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의사결정이 내려지는 구조가 될 수 있겠죠. 투명한 시장 가격, 정확한 제품 정보를 바탕으로 거래를 진행하기 원하는 농장주들의 니즈도 필연적일 테고요. 기존의 메이저 업체들도 자체 시스템 구축을 위해 이미 농장주들에게서 다양한 방식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지만 테크가 주 무기인 스타트업의 등장에 긴장하는 분위기인 것 같아요. 어쩌면 '디스럽션'을 위해 진입한 스타트업과 주도권을 잃지 않으려는 기존 메이저들 간의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된 것으로 볼 수도 있겠네요. 
+ 샷 추가: FBN 왈, "농업계의 아마존이 될 거야"
FBN은 구글과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 출신들이 2014년 창립해 현재까지 총 3억 달러(약 3600억 원)를 투자받았어요. 자재 구매부터 제품 판매까지 농업 거래를 더 편리하게 해주는 B2B 이커머스 플랫폼을 표방하고 있어요. 현재까지 미국 전역 총 10,000개 이상의 농장이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다고 해요. 대형 공급처들이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수요자별로 가격이 천차만별인 불투명한 기존의 거래 관행이 남은 농업 거래에도 이커머스를 뿌리내릴 수 있을지 지켜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물류]
3. UPS의 노력은 빛을 발할까?
UPS는 연간 매출액이 740억 달러(약 90조 원)에 달하고, 48만 명이 넘는 인원을 고용하는 메이저 기업이에요. 하지만 매출의 12%를 차지하는 주요 고객인 아마존과 서로를 경쟁 관계로 규정하게 되면서 작년부터 시장의 걱정을 사고 있는데요. UPS도 뒤처지지 않으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는 않았다고 해요. 악시오스와 CNBC의 보도를 참고해 UPS의 입장에서 정리해 봤습니다.

우리도 노력은 하고 있어요.
아마존과 궤를 같이하는 움직임
미국 이커머스 물량의 50%를 차지하는 아마존이 물류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면 UPS에 분명한 위협이 될 것으로 예상돼요. 하지만 UPS도 당장의 사업 성과를 위해 아마존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향후 변할 배송 환경에 대비하고 있어요. 배송의 핵심이 될 모빌리티 분야의 변화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해 온 것인데요. 아마존의 물류 투자 전략과도 궤를 같이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해요.

어떤 움직임인가요?
  1. 지난해 5월엔 발 빠르게 자율주행 배송 트럭을 이용한 화물 운송 시험을 진행했어요. 향후 장거리 내륙 운송을 책임질 수단이죠.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인 투심플(TuSimple)에 대한 지분 투자도 했고요.
  2. 10월엔 배송을 위한 드론 사용을 승인받았어요. 한정된 의료 시설 부지에서 의약품 배송을 시작하면서 노하우를 이미 쌓기 시작했어요. 일반 물품 배달을 위한 승인은 몇 년 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미 배송의 미래라고 점찍힌 드론 역량을 축적해 가고 있는 거예요.
  3. 올해 들어서는 구글의 자율주행 자동차 스타트업인 웨이모와 계약을 체결하고 웨이모가 현재 운행 중인 애리조나 지역에서 본격적으로 물품 배송을 시작해요. 현재 자율주행이 가능한 몇 안 되는 곳에서 새로운 배송 방식을 적용하는 것이죠.  
  4. 최근엔 영국의 전기차 스타트업인 어라이벌(Arrival)과 총 1만 대의 배송용 전기 트럭 구매 계약을 체결했어요. UPS가 직접 운영하는 차량이고 향후 5년 안에 모두 실전 투입하겠다는 계획이에요. 아울러 어라이벌에 대한 지분 투자도 확정했죠. 
모두 향후 몇 년 안에 급격한 전환이 예상되는 모빌리티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인데요. 자율주행 차량, 드론, 전기차 활용 모두에 두루 투자를 진행했습니다. 

근데, 궤를 같이하는 거로 될까요?
UPS CEO인 데이비드 애브니는 “아마존이 무엇을 하는지 (당연히) 지켜보고 있다. 그들은 고객이면서 경쟁자이기도 하다"라고 하면서 현재의 관계를 짚었어요. 아직은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사이라고도 강조했고요. 아마존이 자체 물량 확대 외 물류 사업에 직접 뛰어들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은 일이에요. 하지만, 현재의 준비는 그런 상황이 왔을 때 대응하는 토대가 되겠죠. 아마존의 자본과 투자 역량을 고려했을 때 UPS가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보기 어려울 수 있겠지만 할 수 있는 대응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지금은 중요한 것 같습니다.
+ 샷 추가: 조금 더 보는 아마존의 물량 파급력
모건스탠리에 의하면 아마존은 현재 자사 이커머스 물량 중 50%의 물류를 책임지고 있다고 해요. 미국 시장 전체에서 아마존이 차지하는 이커머스 비중이 50%에 가깝다고 하니 이커머스 물류 점유율은 전체 시장의 25%에 달하는 것인데요. 아마존이 지닌 파급력이 새삼 실감 나는 수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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