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월 20일. 고기 아닌 고기, 헬스도 테크, 어른을 위한 레고



COFFEEPOT 
1월 20일, 월요일의 커피팟

밀레니얼을 위한 해외 비즈 뉴스를 전합니다. 매주 월요일과 금요일, 세상을 바꾸고 있는 비즈니스 이야기를 배달할게요.
지난 금요일에는 세계 최대자산 운용사의 투자 방향 전환,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1라운드 끝 등 굵직한 흐름을 소개했는데요. 오늘은 푸드테크, 피트니스, 리테일 분야에서 사업 확장 중인 기업들의 이야기를 골랐습니다.

1. [푸드테크] 고기 아닌 고기의 약진, 맥도날드도 동참할까?
2. [피트니스] 펠로톤, 우리도 '테크' 회사라고요
3. [리테일] 레고도 이제 나이를 따지지 않아요

+ 금요일부터 설 연휴가 시작되죠? 커피팟은 하루 일찍(목요일) 찾아올게요. 반갑게 맞아주세요!

[푸드테크] 
1. 고기 아닌 고기의 약진, 맥도날드도 동참할까?
미국에서는 식물성 고기(a.k.a 대체 고기)가 점점 대중화되고 있어요. 아직 완벽한 고기 맛을 내지는 못하지만, 채식주의자와 비건 인구를 중심으로 사람들 사이에서 '일상 음식'으로 자리매김했거든요. 현재 우리가 알만한 패스트푸드와 레스토랑 체인 대부분이 대체 고기 상품을 메뉴에 올렸다고 하고요. 

근데 말이죠, 아직 반응이 미지근한 곳이 있어요. 어디냐고요? 세계 최대 체인을 가진 맥도날드인데요.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워싱턴포스트와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를 정리했습니다.

나는 고기일까요, 고기가 아닐까요?
대체 고기, 이 정도 존재감이었다니!
2019년 8월, 버거킹이 식물성 육류를 가공하는 푸드테크 스타트업 임파서블푸드과 손잡고 '임파서블 와퍼'를 출시하면서부터 식물성 고기의 존재감이 부각됐어요. 얼마 후 던킨도너츠는 또 다른 푸드테크 스타트업 비욘드미트의 '(식물성) 고기'를 사용한 아침 식사용 소시지 샌드위치를 출시했고요버거킹, 서브웨이, KFC, 타코벨 등 프랜차이즈들도 경쟁적으로 관련 상품을 메뉴판에 올렸습니다. 대체 고기를 원하는 고객이 많아졌다는 이야기죠. 각종 수치*로도 증명됐고요.
* 2016년 이후 미국 패스트푸드 업계의 대체 고기 판매율은 매년 4% 이상씩 증가하더니, 2019년엔 8% 가까이 증가했다고 해요. 2019년 3월 기준으로 미국 외식업체의 15% 이상이 대체 고기 상품을 메뉴에 포함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고요. 

근데 맥도날드는 왜 머뭇거리나요?
  • 전문가들의 예상은 이렇습니다. 임파서블푸드와 비욘드미트 둘 다 규모가 커졌지만, 아직 맥도날드가 원하는 수준에 맞춰 공급할 만한 생산 체계를 갖추지는 못했다고요. 맥도날드 입장에서는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공급 확대 로드맵을 면밀하게 짜놓고 시작하고 싶은 것이라면서요.
  • 최근 맥도날드는 프리미엄 제품이 크게 성공한 사례가 없었어요. 대체 고기를 사용하면 비용도 커질 것으로 예상하는데, 전략상 현재 메뉴에 비싼 제품을 추가하는 것을 꺼린다는 분석도 있고요.
  • 대중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지만, 아직 '이 고기'가 완벽한 대체품이 될 수 있을지 확신도 없대요. 맥도날드는 전부터 변화에 신중한 모습을 보여 왔는데요. 음료수 종류 하나 바꾸는 일도 공급망과 수익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사안이다 보니 전략 변화에 보수적이라고 합니다.
     
맥도날드는 현재 100개국 이상에 3만 8000개가 넘는 지점을 갖고 있어요. 하루에 전 세계적으로 648만 개의 햄버거를 판매하고요. 서둘러 도입하지 않아도 아직은 크게 아쉬울 게 없는 상황이라고 해요. 수익성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할 때 대체 고기를 도입하겠죠.

그렇다고 아예 외면한 건 아니에요
그렇다고 맥도날드가 대체 고기를 도입하지 않은 것은 아니에요. 현재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52개 매장에서 비욘드미트에서 나온 고기를 활용한 메뉴를 판매하고 있거든요. 채식주의자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인 캐나다에서 맥도날드가 나름의 실험을 진행하는 거죠. 맥도날드가 대체 고기 사용에 본격 동참하면 시장에는 큰 변화가 생기겠죠? 채식주의자 비율이 높은 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대체 고기 메뉴가 크게 확장될 것이고요. 

큰 흐름이 된 고기 아닌 고기
회의적인 시각도 있어요. 대체 식품의 등장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라면서요. 하지만 채식주의자 인구가 점점 많아지고, 대체 식품 시장의 확장 속도를 봤을 때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고 보는 시각이 다수예요. 환경오염의 큰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육류 생산과 소비에 대한 인식이 전환되는 시점이라는 것도 감안해야 하고요. 곧 세계 최대 음식 체인의 '친환경적' 선택을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 샷 추가: 고기 아닌 고기 시장의 크기는?
미국에서는 대체 고기가 전체 육류 시장의 2%를 차지해요. 2019년 8월 기준으로 연간 8억 달러(약 8900억 원) 규모이고요. 아직 미미한 수치로 보이지만 성장률은 가팔라요. 전체 대체 식품 시장은 전년 대비 11%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일반 식품 시장의 성장률(5%)을 크게 앞질렀고요. 대체 고기를 찾는 사람이 예상보다 많아지면서 임파서블푸드는 한때 공급 차질을 빚기도 했어요.
++ 시럽 추가: 미국서 가장 큰 육가공업체와 세계 최대 곡물업체도 참전
임파서블푸드와 비욘드미트, 두 스타트업이 현재 시장의 변화를 이끄는 대표 업체인데요. (비욘드미트는 미국 주식시장에도 상장돼 있죠) 하지만 시장성이 확인되면서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어요. 미국 최대 육가공업체인 타이슨푸드는 비욘드미트에 투자했고, 자체적으로도 대체 고기를 이용한 상품을 출시했어요. 세계 최대 곡물업체인 카길(Cargil) 역시 성장 중인 대체 고기 스타트업 멤피스미트에 투자했고요. 

+ 한국에서는 지구인컴퍼니가 대체 고기를 자체 개발하고, 다양한 대체 식품을 판매하고 있어요. 

[피트니스]
2. 펠로톤, 우리도 '테크' 회사라고요
펠로톤은 현재 피트니스 스타트업 중에 가장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선두 업체예요. 이들은 헬스 바이크 생산자이면서 고급 헬스장 운영자이기도 하고, 각종 상품을 판매하는 리테일 업체이기도 하죠. 또한 콘텐츠 스튜디오이기도 하고 스트리밍 서비스 제공자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이들이 강조하고 싶은 건 '자체 개발 기술로 연결된 피트니스 경험을 제공하는 테크 회사'라는 것이에요. 

이거 다 우리가 만든 기술이라구! ©PELOTON
우리가 개발한 기술 베끼지 마!
위워크(부동산), 우버(승차 공유), 에어비앤비(숙박) 등도 자신들이 테크 회사라는 점을 강조하죠. 이들이 말하는 기술이란 사람들을 더 쉽게 연결하는 기술과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인데요. 펠로톤은 이런 지위를 강화하기 위해 자신들이 개발한 기구에 각종 특허를 냈고, 비슷한 모델을 복제한 경쟁자들을 대상으로 지식재산권 침해 소송을 내기 시작했어요.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소송이야말로 펠로톤이 테크 회사인지 아닌지 공식적으로 판별할 수 있는 중요한 기점으로 보고 있어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둘 다 베끼지 마!!
펠로톤은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가 탑재된 헬스 바이크를 이용해 집에서도 수많은 사람과 함께 운동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 네트워크를 사업모델의 핵심으로 보고 있어요. 덕분에 집에서도 동기 부여가 되고 (헬스장에 갔을 때 보다) 큰 운동 효과를 낼 수 있는 서비스가 가능하니까요. 후발 경쟁자들인 에클론(Echelon), 플라이휠(Flywheel)은 비슷한 모델의 바이크와 소프트웨어 구성을 가진 상품을 내놓았고요. 물론, 이들은 자신들이 개발한 상품은 다르다고 하지만요.

핵심은 '콘텐츠 구독' 서비스
현재 월 39달러(약 4만 5000원)를 받는 이 서비스는 스타 트레이너들의 지휘 아래 수많은 사람이 스코어보드(펠로톤은 '리더보드'라고 해요)를 보며 서로 기록 경쟁을 할 수 있는 콘텐츠 구독 서비스이기도 해요. 사람들이 무려 2245달러(약 260만 원)나 하는 펠로톤의 바이크를 사는 건 구독 서비스를 통한 네트워크를 누리기 위함이기도 해요. 이들은 하드웨어를 기반 삼아 다양한 콘텐츠를 담은 소프트웨어를 통해 네트워크를 확대해 나가려는 계획이고요. 구독으로 돈을 흐르게 하는 넷플릭스 모델을 추구하는 거죠.

경쟁자는 늘 생기기 마련이지만
경쟁자들의 활약은 사실 미미해요. 펠로톤은 이미 시장에서 압도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거든요. 그럼에도 이들은 다른 이들이 따라 할 수 없는 사업모델을 구축해 경제적 해자를 만들고 싶어 합니다. 2019년 기업공개(IPO)를 할 때 이미 "지식재산권을 지켜내지 못한다면 우리의 상품과 서비스, 그리고 브랜드 가치를 떨어뜨리는 효과를 낳을 것이다"라고 했죠. 경쟁의 싹부터 자르려 한다는 일각의 비판도 있지만, 시장은 소송 결과를 주목하고 있어요. 이긴다면 입지가 공고해질 것이라 보면서요. 
+ 샷 추가: 피트니스계의 공룡이 탄생할까?
펠로톤이 현재까지 쌓은 시스템은 탄탄하다고 평가받아요. 2019년 매출은 9.15억 달러(약 1조 600억 원)에 이르렀고, 구독자도 50만 명을 넘겼어요. 기업가치는 현재 88억 달러(약 10조 원)로 평가받고요. 헬스장에 가야만 나오는 운동 효과를 집에서도 가능하게 해준 건, 고객이 느끼는 불편을 '기술'로 해결한 사례라고 볼 수 있고요.

[리테일]
3. 레고도 이제 나이를 따지지 않아요
레고는 요즘 아이들만큼 어른들에게도 환영받고 있어요. 팍팍한 장난감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장을 이끌 새로운 고객군을 발견했다고도 볼 수 있는데요. 워싱턴포스트가 수년간 미국 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해 온 레고의 최근 흐름을 분석했어요.  

레고의 반격? 아날로그의 반격? 
자기 자신을 위해 지갑 여는 어른들
중요한 건 이들이 아이들을 위해 레고를 사느냐, 자기 자신을 위해 사느냐인데요. 레고는 '자기 자신을 위해 사는 어른들이 많아졌다'고 분석했어요. 스타워즈나 해리포터를 테마로 나오는 레고를 소유하기 위해 많게는 수백 달러 이상 지불하는 이유가 본인들에게 있다고 본 거죠. 레고의 고객 마케팅 전략 담당은 "스트레스 지수가 높은 직장인들이 하루의 긴장을 풀기 위한 도구로 레고를 사용하고 있다"라고 밝혔어요. 

"매뉴얼만 따라 하면 완성되니 만족스럽네!"
레고는 블록에 동봉된 설명서에서도 경쟁력을 찾았다고 해요. "이걸 따라 하면, 이런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만족감을 높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하는데요. 일과 끝에 녹초가 된 직장인들에 맞춰 설명서를 더 직관적이고 쉽게 바꾼 거죠. 설명서를 차근히 보며 레고를 쌓는 데서 성취감과 심리적인 안정을 얻는다면서요. 그래서인지 레고를 함께 쌓는 명상 활동 등의 커뮤니티도 활발해지고 있다네요. 

숫자로 증명해 온 레고의 역사
레고는 심각한 경영 위기를 겪은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반 이후 계속 성장해 왔어요. 디지털 세상 속에서 여전히 블록에 주력하지만, 새로운 콘텐츠*를 계속 개발했고 디지털과의 연결도 시도하고 있죠. 2019년 레고의 매출은 전년 대비 4% 성장한 54억 달러(약 6조 2000억 원)이고, 수익은 12억 달러(약 1조 4000억 원)에 이르렀어요. 미국 대표 장난감 업체인 토이저러스(Toys R Us)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장난감 시장 역시 전 세계적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가운데 이루어낸 성과이고요. 
* 레고 아이디어(Lego Ideas)라는 크라우드소싱 플랫폼을 운영해 '고객'이 원하는 콘텐츠의 상품을 개발했어요. 이 플랫폼은 2010년대 후반, 레고의 지속적인 성장을 만들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고요.

앞으로도 계속 증명할 수 있을까?
일각에서는 장난감 산업 전체를 어른들이 이끌고 있다는 분석도 나와요. 이제는 어린이와 어른을 함께 주력 고객군으로 보고, 각각의 시장을 끌고 가는 흐름이 무엇인지 봐야 한다고요. 테크 기반의 각종 콘텐츠, 서비스 등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을 레고가 어떻게 이겨낼지 지켜봐야겠네요.
+ 샷 추가: 레고는 다 계획이 있구나...!
10년이 넘게 이어진 레고의 성장은 특히 미국에서의 인기가 한몫했어요. '어른'이 중심이 된 시장도 미국에서 만들어졌고요. 그런데 이제는 아시아에 초점을 맞춘대요. 2019년엔 중국에만 100개 가까운 오프라인 상점을 열었어요. 앞으로 10년간 중산층 어린이들의 인구가 1억 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인도에도 사무실을 열었고요. 
일반 블록과 디지털 블록 등을 연계한 상품 개발에도 큰 투자를 지속하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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