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고가 플랫폼과 콘텐츠로 승부하면

1. 등록금 안 내도 되는 학교, 2. 레고 콘텐츠 플랫폼, 3. 흐름 타는 대체 고기
2020.08.25(화)   웹에서 보기   라이브러리


COFFEEPOT
쉽고 재밌는 해외 비즈 뉴스레터
8월도 어느덧 막바지에 이르렀네요. 월요일보다는 나은 화요일 보내고 계시길 바랄게요. 오늘은 취직을 하게 되면 등록금을 내는 코딩 학교에 관한 이야기, 또 다른 사용자 참여 콘텐츠 플랫폼을 만드는 레고, 그리고 가격까지 끌어내리고 판매를 확대하는 대체 고기의 성장에 관한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에듀테크] #스타트업 #코딩교육
1. 돈 벌면 등록금 내는 코딩 학교
샌프란시스코에서 2016년 설립된 코딩 학교 람다(Lambda) 스쿨은 모든 수업이 온라인으로 이루어지는 에듀테크 스타트업이에요. 팬데믹으로 인해 온라인 교육에 대한 수요는 그 어느 때보다 높은데요. 등록금 없이 다닐 수 있는 이 학교는 최근 입학생도 많아지고, 7400만 달러(약 880억 원)의 새로운 투자를 유치하며 다음 성장을 준비하고 있어요.

지금이라도 코딩을 배워야 할까요...?
등록금 안 내고 다닐 수 있는 학교
데이터과학 부터 풀스택 웹 개발 코스까지 테크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역량을 누구나 갖출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이 학교의 설립 취지 중 하나인데요. 람다 스쿨이 설립 당시부터 주목받았던 건 입학생들에게 무료로 교육을 제공하고, 취직이 되면 급여의 일정 부분을 매월 학비로 내는 방식을 내세웠기 때문이에요. 연봉이 5만 달러(약 5940만 원)가 넘어가는 직장에 취업하게 되면 최대 24개월 동안 급여의 일부를 학비로 내도록 설계했죠. 받는 급여에 따라 다르지만, 최대 3만 달러(약 3560만 원)까지 내는 구조이고요.

취지와 출발은 아주 좋았어요
CEO 오스틴 올레드(Austin Allred)는 새로운 시대를 준비해 주는 제도권 교육이 부족한 현실과 미국 대학생들이 대학을 졸업한 이후에도 학자금 빚에 허덕이며 살게 되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이 학교를 설립했다고 알려졌어요. 교육 문제를 해결하면서 수익도 내겠다는 새로운 교육 스타트업 모델을 들고나온 것이죠. 

학생들은 현재 온라인 라이브 수업을 통해 코스를 이수하고, 실험 랩에서 추가적인 실습도 하고 관련 기업이나 스타트업의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를 얻을 수 있어요. 일반적인 무크(MOOC)*와는 달리 더 실제적인 훈련으로 역량을 쌓을 수 있는 교육을 제공한다고 평가받고요. 학위는 제공하지 않고, 교육 이수와 인증을 주는 기관인데요.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교육을 받고자 하는 수요는 이를 개의치 않고 있습니다. 물론, 새로운 비즈니스와 기업이 필요로 하는 역량도 달라진 것이고요.
* Massive Open Online Course의 줄임말이죠. 웹을 기반으로 제공되는 상호참여형 교육 플랫폼을 지칭하기도 하죠. 2010년 초반부터 역시나 미국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는데요. 기업, 기관, 학교 등의 수많은 강의와 코스가 유무료 서비스로 제공되죠. 대표적인 무크로는 코세라(Coursera), 유데미(Udemy) 등이 있어요.

지금은 수정 과정을 거치고 있어요
학생들이 이 학교에 입학하면 맺게 되는 것이 소득 분배 계약(Income Share Agreements(ISA))이에요. 돈을 내지 않고도 입학을 해 교육을 제공하고 추후 취업 연계까지 최선을 다할 수 있다는 시스템은 교육 차원에서 매력적인데요. 다만, 이 방식으로 학교를 운영하는 것이 향후 수익을 안정적으로 낼 수 있는 모델인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검토를 거치겠다며, ISA는 현재 일시적으로 중지를 한 상황이에요. ISA 방식을 버리는 것은 아니지만, 학비를 상환받는 다른 방식을 고안 중이라고 해요. 

이번에 받은 투자금은 커리큘럼 개발과 함께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하는 데 쓸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좋은 교육을 받으면서도 무리하지 않고 학비를 낼 방법을 만들어낼지가 앞으로 지켜볼 포인트입니다. 교육을 받고 싶은 이들 모두가 접근 가능한 새로운 모델을 만들었으면 하고요.
☕️ 문제도 있었지만, 해결 중이에요
지금은 운영을 멈춘 UX 디자인 코스에서는 커리큘럼과 수업의 질에 문제가 있음을 학생들이 지적하며, 향후 취직 이후에 학비를 내는 것이 부당하다고 공식 항의를 하며 ISA의 수정을 요구하는 일도 올해 초에 있었는데요. 수요가 증가하고 입학생이 많아지자 코스를 업데이트하고 정교하게 설계할 자원이 부족했던 것이에요. 이번 투자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데 집중적으로 쓰일 예정이라고 해요. 참고로 현재 등록된 학생 수는 3000명을 넘었다고 밝혔어요.
☕️☕️ 받고 싶은 투자는 아니었다고도 하는데요
이번 펀딩은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엑스와 보링 컴퍼니 등에 투자한 벤처캐피털인 기가펀드(Gigafund)를 비롯 람다 스쿨을 인큐베이팅했던 와이 콤비네이터(Y Combinator) 등이 투자에 참여했는데요. CEO 오스틴 올레드는 본래 투자를 받을 의향이 없었다고 해요. 추가 투자 없이도 수익이 나는 모델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면서요. 하지만, 수요가 급증하며 노출된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투자를 받는 것이 불가피한 선택이었습니다.

[리테일] #레고콘텐츠 #플랫폼
2. 콘텐츠로 만드는 레고의 성장
레고는 레고 아이디어스(Lego Ideas)라는 플랫폼을 통해서 고객이 새로운 레고 상품 개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면서, 핵심 상품인 새로운 블록의 개발을 이끌어 오기도 했는데요. 이번에는 레고의 캐릭터와 스토리를 사용자가 만드는 플랫폼을 론칭하기로 했어요. 월스트리트저널이 베타 테스트 중인 이 플랫폼을 소개했습니다.

자, 이제 레고 스토리도 같이 만듭시다.
스토리를 만드는 플랫폼이에요
플랫폼의 이름은 레고 월드 빌더(LEGO World Builder)인데요. 말 그대로 레고의 세계를 만드는 사람들을 위한 플랫폼이라는 거죠. 사용자들은 이 곳에 레고 캐릭터를 활용해 만든 스토리나 새로운 캐릭터 혹은 콘텐츠 아이디어를 올릴 수 있는데요. 레고는 이 중에서 디지털 콘텐츠로 만들 수 있는 이야기를 발굴하고자 하는 것이에요. 디지털 세계에서 고객을 만날 새로운 영상 콘텐츠나 유튜브 비디오를 만들어 새로운 고객과 더 큰 접점을 만들려는 것이죠.

'레고 세계관'을 사용자가 만들어요
이 플랫폼은 레고의 엔터테인먼트 개발 부문에서 진행하고 레고 무비를 출시하는 영화 개발 부문과는 별도로 운영된다고 해요. 레고는 플랫폼에 올라온 아이디어로 콘텐츠 개발을 추진하면 이를 올린 사용자에게 1만 달러(약 1190만 원)를 지급하고요. 아이디어를 구매하겠다는 결정을 내리면 5만 달러(약 5940만 원)를 지급하는 정책을 세웠어요. 만 18세 이상이 되어야 아이디어를 올릴 수 있다고 하고요. 물론, 이 아이디어들은 디지털 콘텐츠뿐만 아니라 추후 장난감 블록으로 개발을 하거나 레고의 테마파크 등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고 했고요. 레고의 세계관을 사용자가 직접 만들어나가는 것이죠.

새로운 문법을 만드는 중이에요
설립된 지 90년이 되어가는 레고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레고와 함께 자란 어른들에게도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었는데요. 디지털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10년대 들어서는 더 많은 어른이 고객으로 유입되고, 레고의 세계는 그저 장난감이 아닌 무언가를 함께 만들어나가는 매개체이자 좋은 콘텐츠로 성장했죠. 고객의 참여를 끌어내면 고객이 계속 레고 상품 및 브랜드와 인게이지(engage) 하면서 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 사례이고요.

레고 아이디어스에 이어 레고 월드 빌더도 창작작이자 팬 그리고 고객인 사용자를 지속해서 끌어들일 수 있다면 레고는 '레고 세계관'의 콘텐츠를 채우는 플랫폼을 구축하게 되는 것이죠. 많은 장난감 회사들이 대안이 많아진 디지털 시대에 살아남지 못할 때 레고는 레거시도 이어가고 발전하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시대에 맞춘 준비도 해나가면서요.

☕️ 베타 테스트 현황을 잠시 살펴보면요
현재 레고 월드 빌더의 플랫폼에는 208명의 베타 테스터가 참여하고 있어요. 이 중 85명은 콘텐츠 창작과는 무관한 직업을 가졌다고 해요. 레고는 현재까지 베타 테스트에 올라온 아이디어 중 두 개를 구매했는데요. 이 중 하나는 대표 애니메이션 시리즈가 된 닌자고(Ninjago)에 활용할 수 있는 영상이에요. 이를 만든 사람은 캐나다의 젊은 학생이라고 밝혔고요.

[푸드테크] #임파서블푸드 #비욘드미트
3. 대체 고기도 더이상 비싸지 않다
팬데믹이 성장을 끌어당긴 가장 대표적인 제품 중 하나는 대체 고기입니다. 시장을 이끄는 임파서블 푸드와 비욘드 미트는 팬데믹 이전에도 대량 생산 체계를 갖추며 원가를 낮추고, 본격적으로 성장을 준비하고 있었었는데요. 미국과 브라질을 비롯한 세계의 대표적인 육류 가공 시설에서 바이러스가 확산하며 공급 부족 사태가 일자 틈새를 파고들며 공급량을 확대할 수 있었어요. 2020년 들어 급격히 판매망을 확대 중인 이들은 이제는 더 크게 사업을 확대할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이제 돈도 벌기 시작하려고 해요. ⓒ Morning Brew/unsplash.com
대규모 펀딩을 또 끌어냈어요
임파서블 푸드는 최근 2억 달러(약 2380억 원)의 시리즈 G 펀딩을 끌어냈어요.* 지난 3월에 5억 달러(약 5940억 원)의 시리즈 F 펀딩을 마무리했는데, 불과 몇 개월 만에 추가적인 투자를 유치해서 뉴스가 되었죠. 스타트업의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인덱스인 프라임 유니콘(Prime Unicorn)에서는 이제 기업 가치가 40억 달러(약 4조 7520억 원) 이상으로 책정되고 있어요. 최근 버거킹, 서브웨이, KFC 등의 체인점과 리테일 공급 확대뿐만 아니라 DTC(Direct-to-Consumer) 서비스까지 시작하며 팬데믹 중에 자체적으로 판매를 확대할 방법까지 찾아냈죠.
* 임파서블 푸드는 설립부터 현재까지 총 15억 달러(약 1조 7820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했어요. 이번 투자에는 이전 투자자들인 헤지펀드사 코아츄(Coatue) 매니지먼트, 싱가폴 국부 펀드 테마섹, 그리고 미래에셋 등이 참여했어요.

이제 가격도 일반 육류만큼 싸요
비욘드 미트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현재 대표 상품인 햄버거 패티의 가격을 1파운드당 5.69달러(약 6760원)까지 낮추었다고 밝혔어요.* 2분기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9%나 상승했고, 매출도 1억 1300만 달러(약 1340억 원)를 기록했어요. 아직 1020만 달러(약 120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지만, 주목해야 할 점은 원가가 이제는 일반 햄버거 패티의 가격 수준에 근접하게 되었다는 점이에요. 미국 내 생산의 안정화뿐만 아니라 유럽에서의 생산 시작으로 해외 공급 확대도 더 용이해졌고요. 이제 대량 생산을 하며 원가까지 낮추는 수준에 도달하게 된 것이에요.
* 참고로 임파서블 푸드는 올해 3월에 도매가격을 1파운드당 7.90~8.50달러(약 9390~10,100원)로 낮추었어요. 관련 내용은 지난 커피팟 중 대체 고기시장이 고기시장이 되려면도 참고하시면 좋아요. 

대세 흐름을 만들 수 있을까요?
대체 고기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고, 마침내 시장에서도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어요.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시장을 어디까지 키울 수 있느냐의 문제로도 보입니다. 채식 인구의 증가 여부가 아니라, 이들이 고기만큼 맛있는 제품을 내놓으면서도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다면, 건강을 지키고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효능감까지 더해져 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요.

이제는 대체 고기 시장에도 다양한 스타트업들이 생겨나고, 기존 기업들도 관련 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요. 대체 고기의 새로운 흐름이 만들어질지 지켜봐야겠습니다.  
☕️ 궁극적인 목표는 같은 두 기업
임파서블 푸드는 CEO인 패트릭 브라운은 늘 2035년까지 육류 전체를 대체하겠다는 비전을 내세워요. 반면, 비욘드 미트는 모든 사람이 채식주의를 하길 바라는 게 아니라, 고기를 먹는 사람들도 이따금 먹을 수 있는 상품이 되게 하며 발전하는 것이 목표라고 이야기해 왔고요. 물론, 시장에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 어떤 비전을 내세우느냐의 차이인데요. 결국 둘 다 점진적으로 시장을 대체해 가면서 지속가능한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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