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20일. 날개 없는 보잉, 밀 키트 경쟁, 위워크뱅크

1. 진짜 위기에 처한 보잉, 2. 밀 키트 경쟁은 게임오버?, 3. 오랜만에 등장한 위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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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0일, 금요일의 커피팟

밀레니얼을 위한 해외 비즈 뉴스를 전합니다.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세상을 바꾸고 있는 비즈니스 이야기를 배달할게요. 
오늘 준비한 소식은요. 미국 제조업의 큰 축인 1. 진짜 위기에 처한 보잉, 승자가 가려지기 시작한 요리 키트 배달 시장에 관한 이야기인 2. '밀 키트' 경쟁은 게임오버? 그리고 소프트뱅크로 인해 3. 오랜만에 등장한 위워크입니다. 

[항공우주]
1. 진짜 위기에 처한 보잉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해지면서 거의 모든 경제 산업 활동이 일시적으로 중단되고 있는 미국은 1조 달러(약 1280조 원)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준비하고 있어요. 개인에 대한 현금 지급을 포함해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을 기업에 대한 지원책이 광범위하게 포함될 예정인데요. 전 세계 항공우주 분야 1위이자 미국 제조업을 지탱하는 기업 중 하나인 보잉에 대한 지원 여부가 주목받고 있어요.

다시 날겠지만...
장면 #1. 이미 위기에 빠지고 있던 상황
지난 2018년과 2019년에 보잉의 737맥스 기종이 일으킨 2건의 사고는 총 346명의 목숨을 앗아갔죠. 아직도 조사 중인 사고 원인은 소프트웨어 및 기체 결함으로 인해 발생했다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었죠. 보잉은 주력 사업으로 737맥스의 판매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고 있었는데, 모든 계약과 제조를 (당연히) 중단해야 했죠. 그 결과 2018년 1010억 달러(약 129조 원)가 넘던 매출은 2019년 765억 달러(약 98조 원)로 감소했어요. 자초한 위기의 결과이죠.

장면 #2. 자초한 위기에 덮친 더 큰 위기
현재 보잉은 유럽과 중국 등지로 보낼 예정이던 모든 종류의 여객기 인도가 멈춘 상황이에요. 항공사들이 정상적인 운항을 못 하고 있는 상황에서 737맥스는 물론 대부분의 기종 계약과 인도는 멈출 수밖에 없죠. 당분간 세계의 항공사들은 운항이 대폭 감소함은 물론, 신규 주문을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죠. 여객기 관련 제조 시설은 꽤 오랜 기간 문을 닫고 있을 가능성이 커졌어요. 엎친 데 더 큰 위기가 덮친 것이죠. 

보잉이 미국에 중요한 이유
보잉은 현재 전 세계에 약 161,000명을 고용 중이에요. 그중에서 100,000명이 넘는 인원이 미국 내 고용이고요. 미국 내 보잉의 협력사는 수천개에 이르고, 이로 인해 창출되는 고용은 수백만 명이 될 것으로 추정돼요. (한 예로 GE 같은 대기업도 현재 보잉 비행기에 장착되는 엔진의 90%를 공급하고 있죠) 보잉의 문제는 보잉만의 문제가 아니에요. 광범위하게 걸쳐 있는 보잉의 공급망이 무너지면 제조업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이 연쇄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어떻게든 살리겠다는 정부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보잉을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보잉을 무조건 도와야 한다"라고 강조하기도 했어요보잉은 유럽의 에어버스와 상용 여객기 분야를 양분하고 있죠. 우주 및 방위 항공 분야도 세계에서 가장 앞서 있는 기업이고요. 미국 정부로서는 민간 분야뿐만 아니라 국방 사업에도 큰 영향을 끼치는 보잉이 무너지면 안 된다고 보는 것이 당연하죠. 

그래서 먼저 나온 (셀프) 초대형 지원안
보잉은 현재 항공우주 산업 전반에 600억 달러(약 77조 원)의 지원을 정부에 발 빠르게 요청한 상황이에요. 항공우주 제조의 가장 큰 부분을 보잉이 책임지고 있으니, 셀프 지원안을 만들어 요청한 것이기도 한데요. 이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미국 자동차 업계에 지원된 360억 달러(약 46조 원)보다 훨씬 큰 규모라고 해요. 보잉은 지원을 받는다면 대부분은 공급망을 이루고 있는 회사들과의 현행 계약을 이행하는 데 사용하겠다는 입장이고요. 

결론은 "괘씸하지만 구제하고 봐야 한다"
보잉은 지난 7년간 자사주 매입에만 400억 달러(약 51조 원)의 현금을 썼다고 해요. 보잉의 기업가치는 한때 총 2500억 달러(약 320조 원)에 이르기도 했는데요. 현재 기업가치는 600억 달러(약 77조 원) 이하로 떨어진 상태에요. 지원이 이루어진다면 향후 구조조정 방안을 포함 여러 가지 조건을 제대로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도 무리가 아니죠. 

아직 방위 계약 이행을 위한 생산과 737맥스를 제외한 항공기의 일부 생산이 이루어지고 있어 위험한 상황에 부닥치지 않았다는 시각도 있긴 해요. 하지만, 괘씸해도 항공우주 분야 전반에 보잉의 광범위한 공급망을 고려해 지원을 해야 한다는 의견은 커지고 있어요. 
+ 샷 추가: 항공사에 대한 지원은 일단 확정
이번에 발의될 긴급 부양책에는 항공사들에 보조금 지급을 포함한 500억 달러(약 64조 원) 규모의 지원이 포함될 예정이에요. 하지만, 항공사들 또한 지난 10년간 잉여 현금 흐름의 무려 96%를 자사주 매입에 사용해 왔다고 해요. 이는 이번에 요청된 긴급 지원 금액 규모에 버금가는 약 450억 달러(약 58조 원)라고 하고요. 당장 닥친 위기에 어떤 형태로든 지원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간 항공사들의 자금 운용과 경영 방식은 향후 분명 짚고 갈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푸드테크]
2. '밀 키트' 경쟁은 게임오버?
음식 재료와 조리법을 함께 배달해 주는 '밀 키트' 시장을 상징하던 업체인 블루 에이프런은 2018년 이후 매출이 계속 하락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반면 2018년에 유럽에서 건너온 강력한 경쟁자인 헬로프레쉬(HelloFresh)는 꾸준한 성장을 이어왔고요. 

최근 블루 에이프런의 추락에 관한 이야기는 많았지만, 이를 가속한 경쟁사에 관한 이야기는 거의 없었는데요. 시장을 선도하고 성장 시켜 온 두 업체의 대비되는 행보를 돌아봤습니다. 

메뉴도 많아지고 있지만... ©블루 에이프런 홈페이지
추락하는 블루 에이프런
  • 블루 에이프런은 일주일에 2~4번, 인원수를 기준으로 각각 다른 메뉴의 요리 키트를 배달해 주는 '밀 키트' 구독 모델을 만든 이들이에요. 미국 밀 키트 시장을 닦은 선구자로 평가받죠. 하지만 최근에는 회사의 매각 혹은 상장 취소를 고려하게 되는 상황까지 이르렀어요. 
  • 블루 에이프런이 추락하는 이유로는 1) 가장 기본인 식자재 및 물류비용을 낮추지 못해 가격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것이 꼽히고요. 2) 유통 채널을 일관되지 않게 운영한 것도 대표적인 실책으로 꼽혀요. 신선식품 배송을 중단한 월마트의 온라인 채널인 제트닷컴을 통한 공급 그리고 코스트코와 파트너십을 맺고 진행한 오프라인 유통은 결과적으로 모두 큰 실패가 되었어요.

계속 성장하는 헬로프레쉬
  • 헬로프레쉬는 미국 시장에는 뒤늦게 뛰어들었지만, 2011년 창립해 유럽 시장을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었어요. 2018년엔 미국의 그린 쉐프(Green Chef)와 캐나다의 쉐프스 플레이트(Chef’s Plate)를 인수하며 북미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고요. 
  • 헬로프레쉬가 이어온 전략을 보면 블루 에이프런과 대비가 되는데요. 1) 메뉴를 늘리면서도 레시피는 단순화해 비용을 줄여 판매 가격을 낮출 수 있었어요. 2) 이들 역시 다른 오프라인 리테일 사업자를 통해 밀 키트를 유통하기 시작했는데요. 코스트코와 같은 전국적인 체인이 아닌 각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슈퍼마켓 체인들과 전략적으로 계약을 맺고 차근히 시장 점유율을 늘려나갔어요.

기본을 잘한 자와 기본을 못 한 자
블루 에이프런은 와인 구독, 주방용품 판매 등 다른 사업은 다양화해 나갔지만, 사업의 핵심인 밀 키트 구독 모델의 비용 구조는 결국 해결하지 못했어요. 그 와중에 안 그래도 높은 마케팅 비용도 가중되어 갔고요. 헬로프레쉬도 '성장'부터 추구하는 많은 스타트업이 그러했듯 마케팅에 큰 비용을 쏟아부었어요. 하지만, 이들은 동시에 식자재 조달과 물류비용을 줄이고 핵심 사업인 구독 모델의 성장에 집중했어요. 사업의 본질인 밀 키트의 비용을 줄이고, 한 가지 비즈니스로 고객에게 더 직관적으로 다가간 것이죠.

결국, 문제가 뭔지 파악했는지의 차이
이 둘의 차이는 기본 구독 모델의 비용 구조가 먼저 풀어야 할 핵심 문제였다는 것을 한 곳은 깨달았고, 한 곳은 깨닫지 못한 결과라는 것을 보여주기도 하는데요. 현재 헬로프레쉬는 시장에서 지배적인 포지션을 확보하고 지속 성장하기 위한 고지를 선점했죠. 블루 에이프런은 큰 리테일 사업자에게 인수되는 것이 현실적인 옵션이 된 상황이죠. 물론, 앞으로도 이들이 어떻게 사업을 해나가는지 계속 지켜봐야겠지만 현재로서는 본래 사업 모델에 집중한 이와 아닌 이의 차이가 극명하게 벌어졌습니다.
+ 샷 추가: 두 업체의 대조되는 최근 실적
  • 블루 에이프런: 2012년 창립 이후 고속성장을 거듭해 2017년에는 매출이 8억 8100만 달러(약 1조 500억 원)에 이르기도 했어요. 하지만, 이후 추락을 지속해 오면서 2019년엔 4억 5500만 달러(약 5800억 원)를 기록했어요. 2019년 4분기 기준으로 매출은 9430만 달러(약 1200억 원)였고 순손실은 2190만 달러(약 280억 원)를 기록했어요.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나 하락한 수치이죠. 이용자는 35만 1000명에 그쳤다고 하고요. 
  • 헬로프레쉬: 2019년 4분기를 기준으로 미국에서 150만 명이 넘는 이용자를 확보했고, 분기 매출은 2억 4650만 달러(약 3150억 원)를 기록했어요. 처음으로 순수익을 내기 시작했고요. 해당 분기 글로벌 매출은 5억 1180만 유로(약 7060억 원)에 이르렀다고 해요. 글로벌 기준으로도 역시 순수익을 냈고요.
++ 시럽 추가: 근데 밀 키트 시장이 큰가요?
이미 존재하던 수십 개의 스타트업과 중소업체 외에도 아마존, 월마트, 코스트코 등 자신들의 공급망을 이용할 수 있는 리테일 사업자들도 뛰어들었어요. 최근엔 자신들이 제공하는 밀 키트에 최적화된 오븐까지 판매하는 스타트업인 토발라도 주목받고 있고요하지만, 예상만큼 빠르게 시장이 성장하지는 않았어요. 레스토랑 음식 배달 시장이 커진 영향도 있다고 보는데요. 시장조사 기관인 스타티스타(Statista)에 의하면 밀 키트 시장은 2022년까지 116억 달러(약 14조 38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
3. 오랜만에 등장한 위워크
소프트뱅크가 위워크 구제안의 일부로 작년 10월에 합의한 30억 달러(약 3조 8400억 원) 규모의 지분 매입을 하지 않겠다는 소식을 위워크 주주들에게 전했어요. 완전히 발을 빼는 것은 아니라는 예상이지만, 오랜만에 등장한 위워크 소식에 모두가 잠시 놀란것 같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를 토대로 정리했습니다.

커피는 여전히 맛있대요.
갑자기 왜 그런데요?
표면적으로는 위워크에 대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와 법무부의 조사가 시작되는데, 이는 기존에 합의한 거래를 그대로 진행할 수 없는 이유가 된다는 것이에요. 작년 10월, 고강도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로 한 이후에도 위워크에 대한 불안한 시선은 계속되었는데요. 가장 큰 투자자이면서 경영까지 책임지고 있는 소프트뱅크도 위워크로 인한 투자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어요. 

어떻게 줄인다는거죠?
작년에 일어난 여러 사태를 고려하면 사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와 법무부 등 관련 기관의 조사는 새삼스러운 것이 없다는 시각이 커요. 코로나19 사태가 악화하며, 부동산 임대 사업을 하는 위워크의 전망이 더욱더 어두워졌기에 향후 매입 가격을 낮추려는 의도가 있다고 보고 있어요. 시장에 변동성이 무척 커졌지만, 그렇다고 추가 지분 매입에서 발을 아예 빼는 것은 아니라고 예상되고요. 

근데 위워크 괜찮은 거에요?
구제안의 일환으로 소포트뱅크가 빌려주기로 한 50억 달러(약 6조 4000억 원)는 계획대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해요. 이미 약속했던 15억 달러(약 1조 9200억 원)가량의 추가 투자는 투입되었다고 하고요. 30억 달러(약 3조 8400억 원)의 지분까지 매입되면 소프트뱅크의 위워크 지분율은 80%에 이르게 돼요. 현재도 약 1/3에 이르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요. 소프트뱅크는 위워크가 실패하게 놔둘 수 없는 입장이에요. 

앞으로의 성장에 집중해야 할 때
현재 상황에서는 본래 성장 계획에도 큰 변화를 줘야 할 것이 분명하죠. 위워크는 2020년 내 운영하는 지점의 숫자를 2배 가까이 늘린다는 계획이었는데요. 계획대로 추진할 수 있을지 많이 불투명해진 상황이죠. 위워크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단기 임대를 선호하게 될 중소 규모 업체의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고 했지만, 재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여요. 
+ 샷 추가: 안정적인 사업이 될 수 있을까
위워크의 엄청난 성장은 우버의 성장과 함께 2010년대 후반 스타트업 팽창의 대표적인 장면으로 기록되겠죠. 하지만, 한 때 470억 달러(약 60조 1600억 원)에 이르던 기업가치는 기업공개(IPO) 실패 후 80억 달러(약 10조 2400억 원)까지 하락했어요. 지금 다시 평가한다면 더 낮은 가치가 예상되는데요. 현재는 큰 의미가 없는 수치입니다. 앞으로 소프트뱅크의 닻 아래 사업 모델을 다듬고 다시 안정적으로 성장해 나갈지 지켜봐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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