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 20일. 새로운 사업, 시장, 모델

1. 아마존 약국 진격, 2. 나홀로 큰 스쿠터, 3. 광고 없는 SNS
2020년 11월 20일 금요일

오늘은 예정되었던 아마존의 약국 전면 개업, 이 와중에 수익을 내며 새롭게 부상한 독일의 전동 스쿠터 스타트업, 프랑스에서 만든 사업 모델이 다른 요즘 SNS에 관한 이야기를 준비했어요.

+ 날씨도 이제 추워졌는데요. 오늘도 건강 유의하시길 바랄게요. (역시) 늘 마스크 잘 착용하시고요!

[빅테크] #예정된약국사업
1. 아마존 약국 (온라인) 개업
아마존의 약국 사업 진출은 2년 전 온라인 약국인 필팩(PillPack)을 인수하며 어느 정도 예견되었는데요. 이번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게 된 계기는 팬데믹으로 인해 온라인 주문에 대한 수요가 늘었고, 앞으로도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예상과 맞물렸죠.

"알렉사, 두통약 좀 주문해줘."
경쟁자에겐 이미 두려운 서비스?
아마존 파머시의 웹사이트나 앱을 통해 이제 약을 주문할 수 있는 것이에요. 물론, 처방전을 등록해야 하고요. 현재 가입된 보험도 등록할 수 있어요. 정식 약사들과 온라인이나 전화로 직접 상담이 24시간 가능해요. 보험 적용에 따른 가격과 보험이 미적용된 가격 등도 모두 투명하게 보여주죠. (당연히) 아마존의 프라임 멤버이면 보험이 없이도 큰 할인을 받을 수 있는 긴 리스트의 약들이 있고요. 2일 내 배송도 무료에요.

아마존은 이번에도 단순하고 명료해요. 고객이 복잡하게 느낄 수 있는 점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하고, 기존 약국보다 더 편리하고 더 싸게 판매를 하겠다는 것이에요. 아마존은 필팩을 인수한 이후, 주로 만성 질환 환자들을 위한 처방약 별도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었는데요. 7억 5300만 달러(약 8390억 원)라는 금액을 주고 인수한 이 스타트업은 본래 전면적으로 약국 사업에 진출하기 위한 디딤돌이었어요. 이제 사업을 어서 키우는 게 목표이죠.

대응할 준비는 어느정도 했지만
기존 사업자들은 두려울 수밖에 없는 움직임인데요. 미국의 대표적인 약국 사업자들이자, 가장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두 기업은 이미 어느 정도 대응할 준비는 하고 있었어요. 
  • 미국 내 최대 체인인 CVS는 온라인 주문과 당일 배송을 운영 중이고요. 간단한 검진이 가능하고 만성 질환이 있는 고객을 돌볼 수 있는 '헬스 허브'라고 부르는 메디컬 센터도 기존 지점에 추가하는 등 고객과 접점을 키우는 서비스 운영을 확대하고 있어요. 아마존이 필팩 인수에 자극을 받아 건강 보험사를 인수하며 사업 다변화를 준비했죠.
  • 역시 대표적인 체인 사업자인 월그린스(Walgreens)도 아마존의 물류 경쟁자인 페덱스와 협업하며 당일 배송을 진작에 운영하기 시작했고요. 이들도 CVS와 비슷한 메디컬 센터를 운영하고요. 체인점의 상품(식료품 등) 구성을 추가하는 등 체인의 경쟁력을 더하기 위한 나름의 노력도 했죠.

이번 팬데믹 동안에는 인스타카트, 도어대시 등과도 협업을 늘리며 고객들과 접점을 키우고 유지하기도 했고요. 들은 이미 몇 년 전부터 변해가는 환경을 인지했고, 앞으로 새로운 영역의 사업을 더 확대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모두 성공적이지는 않았지만, 계속 변화를 준비했어요. 기존 약국 체인의 네트워크와 서비스가 강하고, 이들도 어느 정도 아마존에 대응 가능한 새로운 장치를 갖췄기에 생각만큼 (차별화 포인트가 크지 않은) 아마존이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도 현재 나오는 이유이죠.

그래도 의식해야 할 데자뷔
아마존이 어떤 시장에 진출했다고 해서 그들의 성공이 보장되는 건 아니죠. 물론, 아마존이라는 이름이 주는 압박감이 크지만, 분명 해당 사업에는 오랜 기간 사업을 영위해 온 이들만이 깨친 특징이 있고요. 하지만, '고객이 원하는 것에 집착하며' 아마존이 제공하는 편리함에 대응하는 것을 갖추지 않으면, 시장을 결국 뺏길 수 있다는 게 현실이라는 점은 무섭게 받아들여야 하겠죠. 물론, 아마존으로 인해 산업에 새로운 혁신이 일고, 새로운 모델이 적용되는 긍정적인 작용이 일어나 건강한 경쟁이 이어진다면 좋을테고요.

"약국 사업은 단순히 약을 준비하고 배송해주는 것 이상의 사업이다"면서 오프라인 약국의 역할은 계속 중요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기존 사업자들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는데요.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이런 목소리는 (옛날 이야기지만) 서점 사업이 온라인으로 이동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나왔죠. 이후 아마존이 진출한 영역에서 비슷한 이야기가 나오는 패턴이 계속되었고요. 이번에는 아마존이 어떤 성과를 내고, 기존의 사업자들은 어떤 변화를 거듭하며 대응하는지 지켜봐야겠습니다.
☕️ 긴장하는 경쟁자들은 또 있어요
  • 굿Rx(GoodRx)는 온라인으로 미국 전역의 처방약 가격을 확인해주고 할인 쿠폰을 지급하는 플랫폼인데요. 이들의 현재 사업 모델은 큰 할인을 제공하는 아마존의 진출로 어려워질 수 있죠.
  • 월마트도 약국 사업을 운영하고 있죠. 서로를 미러링하며 서로의 영역에서 확장하는 두 거인인데요. 이제 약국 사업도 경쟁에 추가된 카테고리가 되었어요.

[모빌리티] #마이크로모빌리티
2. 수익을 내는 전동 스쿠터 스타트업
컨설팅사인 맥킨지는 지난여름에 전동 스쿠터 사업을 중심으로 한 마이크로 모빌리티 사업이 향후 U자형 회복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았는데요. 유럽에서는 예상보다 빠르게 수익을 내며 회복을 시작한 스타트업이 나왔어요. 이름은 티어(Tier)인데요. 최근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2의 리드로 2억 5000만 달러(약 2785억 원)의 시리즈 C 투자도 유치했어요.

헬멧도 쓰고, 배터리도 직접 갈고요. ⓒ Tier
유럽 위주로 확장을 진행했죠
티어는 독일의 스타트업인데요. 현재 유럽 10개국의 80개 도시에서 6만 대의 전동 스쿠터를 운영하고 있어요. 각각 100개가 넘는 도시에 진출했던 대표적인 스타트업인 버드(Bird)와 라임(Lime)이 팬데믹이 확산하면서 주요 도시에서 운영을 멈추는 사이 이들은 (조용히) 운영을 확대했는데요. 80개 도시 중 45개 도시가 홈그라운드인 독일이고, 나머지는 프랑스와 오스트리아 그리고 북유럽 지역이에요.

일단 선택과 집중이 먹혔어요
매출은 정확한 규모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수천만 유로를 기록 중이고요. 상반기에는 다른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팬데믹의 영향을 받아 손실이 이어졌지만, 빠르게 회복하며 6월부터 매달 수익을 내고 있다고 밝혔어요. 현재 운영 중인 모든 도시에서 수익을 내고 있다고 하고요. 본인들이 가장 잘 아는 자국 시장과 유럽 지역에 집중하며 팬데믹이 확산하는 와중에도 운영을 안정화했어요. 이들은 다른 업체들이 사업 구조조정을 하는 동안 900여 명의 직원을 유지했고, 오히려 사업을 전략적으로 확장한 것이죠. 

다른 업체들과 또 다른 점은요
  • 대부분의 전동 스쿠터 스타트업은 전기 배터리의 교체를 주로 직접(혹은 다른 업체와 계약을 맺어) 진행하는데요. 이들은 사용자가 직접 배터리를 편리하게 교체할 수 있는 배터리팩 장치를 만들고, 유럽 전역에 배터리 충전 네트워크를 세우겠다고 하고 있어요. 스쿠터의 주차 포인트가 되는 지역의 카페나 작은 가게에 주로 배치를 하는데요. 사용자에게는 배터리 교체의 대가로 스쿠터 이용 크레딧을 지급해요. 직접 모든 스쿠터를 수거했다가 배터리를 매번 갈아야 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죠.
  • 새로 배치하는 모든 스쿠터에 접이식 헬멧을 장착하고 있어요. 편리하게 접었다가 다시 집어넣을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졌는데요. 전동 스쿠터 사업 운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지점 중 하나인 안전장치 문제에도 대응하는 것이죠. 또, 모델 교체로 더는 운영하지 않는 스쿠터 모델은 리퍼비시(Refurbish) 해서 별도 사이트인 myTIER를 통해 독일 내 판매도 직접 하고요.

스쿠터 사업이 전부가 아니래요
전동 스쿠터를 비롯한 마이크로 모빌리티는 탄소 저감뿐만 아니라 도심 지역의 교통 정체와 주차난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티어의 CEO인 로렌스 로이슈너(Lawrence Leuschner)는 강조하는데요. 운영 중인 도시들에서 편리한 배터리 충전 네트워크를 만들고, 전동 스쿠터를 비롯한 여러 종류의 마이크로 모빌리티를 운용하는 것이 사업의 핵심이라고 해요. 하나의 앱에 이 모든 걸 담는 게 앞으로 티어의 목표이고요. 

크게 앞서나갈 기회는 맞는데요
그간 전동 스쿠터 사업은 마이크로 모빌리티의 혁신으로 불리며 많은 투자금을 끌어모은 스타트업들이 나왔지만, 높은 비용 구조를 해결하고 스케일 할 방법을 뚜렷하게 제시하는 기업이 없었어요. 진입장벽도 낮아 많은 업체가 난입하면서 마이너스의 경쟁이 지속한 시장이기도 했죠. 

티어는 팬데믹 상황에도 누구보다 뛰어난 운영 능력을 보여주며 사업을 턴어라운드시킨 것으로 평가되는데요미국의 버드와 라임을 중심으로 커온 전동 스쿠터를 비롯한 마이크로 모빌리티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가려졌던 티어의 성과는 더 돋보여요. 앞으로 이들이 그리는 그림대로 네트워크를 만들며 앞서갈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 아직은 확실하지 않은 시장 회복
팬데믹과 함께 사라지고 있던 전동 스쿠터 시장은 지난여름부터 회복 신호를 보이면서 계속 달리게 되었는데요. 어려운 상황에서도 계속 버텨온 버드는 최근 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을 세워 상장을 추진 중이라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아직 확실하진 않아요. 티어가 돋보이는 성과를 냈지만, 전체 시장이 곧 회복할 것이라는 신호라고 볼 수는 없고요.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주요 시장에서 다시 확산하는 팬데믹의 영향도 지켜봐야 해요. 

[스타트업] #프랑스에서만들었어요
3. 사업 모델이 다른 새로운 SNS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세계적으로 퍼진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의 지배력을 뚫고 새로운 서비스가 클 수 있을거라 생각하지 못 할 때 어느덧 새로운 세대를 위한 틱톡이 나타났죠.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운 세대를 위한 또 다른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는데요. 프랑스에서 만든 유보(Yubo)에요.

틴에이저들이 많이 쓰는 SNS래요.
어리지 않으면 잘 모를 서비스죠
최근에 뉴스가 된 이유는 4750만 달러의 시리즈 C 펀딩을 유치했기 때문인데요. 25살 이하의 소위 Z세대를 타겟으로 성장하고 있는 서비스에요. 프랑스를 비롯해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를 중심으로 이미 4000만 명이 사용하고 있고요. 작년 12월을 기준으로 2500만 명이던 사용자가 크게 증가했죠. 현재 36개의 언어로 제공되고 있고요. 영어권 국가들의 확장 진행 다음에는 아시아로 진출할 예정이라고 해요.

소통에 초점을 뒀다고 하는데요
  • 대부분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는 성장하면서 소위 인플루언서 혹은 유명인을 중심으로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팔로워를 베이스로 사용자가 증가하고 유지되죠. 유보는 인플루언서와 팔로워의 관계가 아닌 관심사에 따라 서로 소통을 하고, 게임도 같이하는 새로운 친구를 만나게 해주는 데 목적이 있다고 해요.
  • 또래를 만나 자연스럽게 소통하고 시간을 보내는 서비스의 목적에 맞는 운영이 유지되도록 최대한 비슷한 나이대의 사용자가 서로를 만날 수 있게 하고 있고요. 해로운 콘텐츠나 사이버 폭력을 막기 위해 가이드라인도 엄격하게 운영 중이에요. 현재 회사가 투자하는 비용의 1/3은 관련 보안 기능에 초점을 맞춘다고 하고요.
  • 앱을 열면 라이브 '방(Rooms)'의 목록을 먼저 만나게 되는데요. 소규모의 인원이 영상으로 소통을 하는 공간이죠. 관심 가는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하거나 게임을 하는 방에 참여하면 되는 것이고요. 현재까지는 대부분 방이 원래의 목적대로 4~5명의 소규모 그룹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해요. 지난해와 비교해 각 방에서 사용자들이 보내는 시간이 400% 증가한 점도 긍정적인 지표로 보고 있고요.

광고는 없애고, 결제를 유도하죠
서비스의 목적에 맞게 광고를 수익 모델로 적용하지 않고 있는데요. 사용자가 자신의 프로필을 더 많은 사용자들에게 노출이 되게 하는 '스포트라이트' 기능이나, 운영 중인 라이브 방에 더 많은 참여자를 불러모을 수 있는  '부스트' 기능 등을 쓰는데 앱 내 결제를 유도하고 있어요. 단건 구매도 할 수 있고,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유료 구독제를 이용할 수도 있죠. 구독제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수익 모델을 얹은 것이죠. 올해 매출만 2000만 달러(약 220억 원)를 올릴 것으로 예상하면서 성공 가능성도 입증했어요. 

새로운 세대는 새로운 서비스로
유보의 성장은 틱톡의 성공 이후로 새로운 세대에게는 새로운 소셜네트워크 서비스가 통한다는 것을 또 증명했어요. 온라인에서 데이트가 목적이 아닌 '친구처럼 지낼' 새로운 사람을 만날 공간이 없다는데 착안해 서비스를 만들었다는 점도 통했고요. 이번에 받은 투자는 분명 앞으로 성장 가능성을 크게 본 베팅인데요. 앞으로 계속 영역을 확장해 나갈지, 새로운 사업 모델이 지속가능할지도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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