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2일. 큰 실행을 앞둔 이들의 모습

1. 트위터 구독제 의미, 2. 버켄스탁 매각 의미, 3. 로블록스의 세계
2021년 3월 2일 화요일

좋은 휴일 보내셨나요? (벌써!) 3월의 첫날에 내린 비가 봄기운을 더 빨리 데려올 것만 같은데요. 봄을 기대하며 모두 차분한 3월 시작하셨기를 바랄게요.

오늘은 소문으로 무성하던 구독제 도입을 발표한 트위터의 계획과 팬데믹이 특히 성장을 당겼지만, 이전부터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해 온 버켄스탁의 매각 이야기 그리고 직상장을 앞둔 로블록스를 살펴봅니다.

[소셜미디어] #사업모델다변화
1. 트위터 구독제의 의미
작년부터 계속 추진이 예상되던 트위터의 구독제 계획이 드디어 실현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는데요. 사용자가 팔로우하는 크리에이터에 직접 구독료를 지급하는 기능인 '슈퍼 팔로우스(Super Follows)'를 발표했어요. 이와 더불어 그룹을 만들어 활동할 수 있는 커뮤니티(Communities) 기능도 추가할 예정입니다.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최근 여기저기에서 자주 거론되고 있네요.
현재 일고 있는 흐름에 대응
  • 슈퍼 팔로우스는 트위터의 크리에이터(팔로워가 많은 사용자겠죠)가 소위 자신이 생산하는 특별한 트윗이나 뉴스레터 등의 프리미엄 콘텐츠에 대해 팔로워들에게 구독료를 청구할 수 있게 하는 결제 기능인데요. 현재 '크리에이터 경제’로 일컬어지는, 각 플랫폼의 크리에이터 혹은 그들이 생산한 콘텐츠에 직접 보상을 하는 새로운 소셜 미디어 흐름에 부합하는 움직임이에요.
  • 커뮤니티 기능의 추가는 페이스북의 그룹(Group)에 비견되기도 하는데요. 특정 주제나 관심 기반 그룹의 활성화는 사용자의 플랫폼 인게이지먼트(engagement)를 높일 수 있죠. 그간 열린 공간에서의 트윗을 통해서만 소통을 할 수 있었던 사용자들이 그룹을 형성해 더 많은 시간을 트위터에서 보내게 하겠다는 것이에요.
작년 7월 유료 구독제 개발을 추진하는 "그리핀(Gryphon)"이라는 암호명을 가진 팀이 풀스택 엔지니어 채용 공고를 통해 알려진 이후 트위터의 구독제 추진은 꾸준히 관심을 받아왔는데요. 현재 소셜 미디어 지형의 변화도 커지려는 가운데 대표적인 주류 소셜 미디어인 트위터도 이에 대응하는 전략을 본격적으로 실행할 것으로 예상돼요.

최근 계속 빠르게 움직여왔고
  • 최근에는 이메일 뉴스레터 구독제 서비스인 서브스택(Substack)과 유사한 모델의 리뷰(Revue)를 인수했고요. 작년부터 영상 기반 소셜 미디어인 스쿼드(Squad)와 팟캐스트 기반 소셜 미디어인 브레이커(Breaker) 등의 스타트업도 인수하면서 텍스트, 비디오, 오디오 기능을 플랫폼 전반에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을 당겼죠.
  • 현재 소셜 미디어에 큰 열풍을 몰고 온 클럽하우스(Clubhouse)와 비슷한 기능인 오디오 기반의 스페이시스(Spaces)를 테스트 중이고, 인스타그램의 스토리 기능과 유사한 짧은 비디오 기능인 플리트(Fleet)도 론칭했어요.
트위터는 내외부적으로 변화의 필요성이 몇 년 전부터 제기되었죠. 작년부터는 플랫폼의 발전을 위한 새로운 동력을 만들어내지 못했다면서, (악명 높은)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Elliot Management)의 압박도 받아왔는데요. 이후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이번의 기능 추가 발표도 지난해부터 시작된 일련의 인수 움직임에서 나온 것이죠

이번 발표에서는 CEO인 잭 도시가 "우리가 (성장을 위한 변화에) 느렸다는 것에 동의한다"면서 앞으로 몇 년간 공격적인 전략을 계속 실행하게 될 것이라고도 밝혔어요. 이전과는 다르게 향후 빠른 속도로 변화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돼요.

수익 다변화와 확대가 모두 목표
트위터는 이번에 일별 활성 사용자 수(DAU, Daily Active Users)를 2023년 4분기까지 3억 1500만 명으로 늘리겠다는 (굉장히 도전적인) 목표도 밝혔어요(현재는 1억 9200만 명이에요). 연간 매출도 현재의 두 배 가량인 75억 달러(약 8조 4450억 원)로 늘리겠다고 했고요. 현재 소셜 미디어를 변화시키고 있는 흐름에 대응하면서 수익 기반을 다변화하고 사용자 기반 성장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죠.

클럽하우스가 크리에이터 보상에 기반한 플랫폼이 될 것이 예고되었고, 팬데믹 와중에 많은 크리에이터가 몰려가며 크게 성장한 패트리온(Patreon), 온라인 게임이 그러하듯 처음부터 인앱(in-app) 구매와 구독제를 기반으로 새로운 세대를 타겟하며 성장한 유보(Yubo) 등이 새로운 소셜 미디어 흐름을 이끌 것으로 예상되고,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역시 급성장 중인 스냅챗(Snapchat) 등의 기존 소셜 미디어가 건재한 가운데 내세운 도전적인 수치인데요. 이번에 발표한 두 기능이 이 도전적인 목표에 이를 수 있는지 첫 번째 시험대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 광고의 질적인 성장도 추구하는 움직임
트위터에게 이번 구독제와 커뮤니티 기능의 론칭은 광고에 의존하던 사업 모델을 다변화하기 위한 움직임의 시작이기도 한대요. 현재 (전체 매출의 85%에 이르는) 광고 수익의 85%가 대기업의 브랜드 광고에 치중되어 있어요. 중소기업이나 개인사업자가 (판매를 늘리기 위해) 활용하는 퍼포먼스 기반 광고의 비중이 15%밖에 안 되는 것이죠. 이들이 밝힌 목표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주요 수익원일 광고 사업의 다변화도 필요해요.
☕️☕️ 최근 소셜 미디어의 흐름을 보고 싶다면
최근 커피팟에서 발행한 <사이먼의 롱폼> 2화: 새로운 시대가 임박한 소셜 미디어도 꼭 참고해 보세요. 

[리테일] #LVMH계열이인수한
2. 버켄스탁은 더 큰 브랜드가 될까?
팬데믹 와중에 편한 신발을 찾는 수요가 증가하며 더 성장한 버켄스탁이 비싼 가치를 평가 받고 매각되었어요. 매수자는 대표적인 럭셔리 브랜드 운영사인 LVMH 계열의 사모펀드인 엘 캐터튼(L Catterton)인데요. LVMH 오너인 베르나르 아르노의 가족 투자 회사와 함께 대지분을 소유하게 되었습니다. 이들은 왜 버켄스탁을 인수했을까요? 이들의 지원을 받아 버켄스탁은 더 큰 브랜드가 될 수 있을까요?

양말 신고 신는게 진정 멋이죠.
우선, 버켄스탁의 가치는요
이번 거래를 통해 버켄스탁은 약 40억 유로(약 5조 3980억 원)의 기업가치 평가를 받았는데요. 지난 2019 회계연도엔 총 2380만 켤레의 버켄스탁을 판매했고, 매출은 전년 대비 11% 이상 성장한 7억 2150만 유로(약 9840억 원)에 이르렀죠. 공개되지 않은 2020 회계연도 실적은 이를 뛰어넘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알려졌고요. (1774년에 처음 설립되어 버켄스탁 가문이 경영해 온 이들은) 1960년대 미국 시장에 소개되며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해 이제는 대표적인 풋웨어 브랜드 중 하나로 자리잡았죠.

잘 나가는데 왜 매각했을까요?
버켄스탁과 같이 브랜드를 잘 쌓았고, 잘 나가는 소비재 기업의 가치는 최근 계속 높아져 왔어요. 이는 LVMH와 같이 자신들의 제국을 건설하는 대기업이 적정 가치를 매겨 인수를 하는 흐름 덕분이기도 한대요. 이들 대형 기업이 가진 월등한 브랜드 파워와 유통망은 회사가 더 크게 성장할 기반이 되기에 기존의 오너들도 리스크가 큰 직접 투자보다는 회사 매각(+소지분 유지)을 선택하는 것이에요. 버켄스탁 같은 경우에는 이번이 가치를 가장 높게 책정받을 수 있는 적기라고 판단했을 것이고요.

왜 버켄스탁을 인수했을까요?
수많은 브랜드를 끊임없이 인수해 온 LVMH(혹은 아르노 가문)는 투자 시에 브랜드 가치와 지속성 그리고 시장 내 포지셔닝을 특히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졌어요. 버켄스탁은 이에 딱 들어맞는 브랜드이기도 해요.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특히 미국과 독일, 영국 등의 유럽 국가 (그리고 한국 등…)을 중심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이후에도 대표적인 스테디셀러가 되었죠. 2012년에는 설립 이후 처음으로 가문 외의 인사가 CEO를 맡아 운영을 해왔고, 샌들 계열의 독보적인 브랜드를 구축해 왔어요.

하지만 버켄스탁은 기존에 진출해 입지를 구축한 시장 외에는 의미 있는 확장을 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받았는데요. 앞으로 (역시) D2C(Direct-to-Consumer)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물류망과 판매 운영을 개선할 예정이죠. 이번 투자로 가장 큰 시장인 중국과 인도를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서 본격적인 확장을 하겠다는 계획도 세웠고요. 이번의 큰 투자를 통한 인수는 버켄스탁의 확장 잠재력을 그만큼 크게 본 것이죠. 일각에서는 버켄스탁이 샌들계의 나이키가 되어가는 길에 있다고도 표현했는데요. 기대에 걸맞게 확장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겠죠.
☕️ 잠깐 보는 LVMH의 패션 투자 현황
LVMH는 패션하우스인 루이뷔통과 주류 회사인 모엣 헤네시가 합병해 탄생한 회사이죠. 현재는 60여 개의 럭셔리 브랜드의 법인을 거느린 다국적 기업이고요. LVMH는 개별 브랜드의 지속적인 인수를 통해 공격적으로 그 세를 확장해 왔는데요. 대표적으로 크리스찬 디올, 펜디(Fendi), 지방시(Givenchy), 불가리(Bvlgari)도 인수를 한 브랜드이고 올해 들어서는 역시 럭셔리 주얼리 메이커인 티파니(Tiffany) 인수도 마쳤죠. 시계 브랜드인 태그 호이어(TAG Heuer), 캐시미어 전문인 로로 피아나(Lora Piana), 럭셔리 여행 가방 메이커인 리모와(Rimowa) 등 다양한 패션 카테고리의 브랜드를 인수해 소유 중이고요. 

LVMH는 럭셔리 브랜드를 인수하며 포트폴리오를 확대했고, 이번에 버켄스탁 인수를 주도한 엘 캐터튼은 미국의 캐터튼사와 함께 합작으로 세운 사모펀드 회사이죠. 이들은 상대적으로 대중적이고 소위 실용적인 브랜드에 계속 투자해 왔어요. 한국의 아이웨어 브랜드인 젠틀몬스터(Gentle Monster)에도 투자해 지분 15%를 보유 중이고, 데님 의류 메이커인 페페 진스(Pepe Jeans)와 같은 브랜드와 중식 프랜차이즈인 크리스탈 제이드와 같은 외식업체에 대한 투자도 광범위하게 진행 중이죠.

[게이밍] #새로운세대의플랫폼
3. 메타버스는 결실을 맺을까?
작년 내 하기로 했던 신규 투자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공개(IPO)를 미룬 이후, 이제는 곧 직상장(Direct Listing)을 앞둔 로블록스(Roblox)에 다시금 시선이 쏠리고 있어요. 팬데믹 와중에 가장 크게 성장한 회사 중 하나이지만, 오랜 시간 만들어온 비전의 결실을 맺는 중이라는 평가도 큰데요. 이들이 만들어 가고 있는 세상을 다시 한번 짚어봤습니다.

자신들의 세계를 뚜벅 만들어 왔어요. ⓒ Roblox
작년 내 계속 증명한 성장성
로블록스는 작년에 약 3300만 명의 일별 활성 사용자 수(DAU, Daily Active Users)를 기록했어요. 2020년 전체 매출은 9억 2390만 달러(약 1조 400억 원)를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해 82%나 성장했죠. 손실은 2억 5330만 달러(약 2850억 원)로 전년 대비해 3배 이상 증가했지만, 이는 플랫폼의 보안 강화 및 신규 기능 개발과 관련한 투자를 확대하면서 늘어난 비용 때문이에요. 이들은 (손실 폭이 커져도) 이 요소들에 계속 투자를 늘려간다는 계획을 세워놓았죠. 

새로운 세대를 위한 플랫폼
로블록스는 사용자가 만들어 가는 플랫폼이고, 사용자가 새로운 공간을 창조하면서 수익도 낼 수 있는 곳인데요. (현재의 소셜 미디어가 쫓으려는 흐름을 만든 플랫폼 중 하나라고도 볼 수도 있어요) 팬데믹이 성장을 크게 당기기도 했지만 로블록스가 만들어가던 세계는 이미 새로운 세대에게는 새로운 놀이 공간이자 새로운 기술과 배움을 학습하는 공간이 되었어요. 로블록스에서 게임을 하고 개발하는 아이들은 놀이를 넘어 미래를 위한 지식을 습득하기도 하죠.

현재 게임을 개발해 큰 수익을 올리는 이들은 대부분 대학생과 청소년들이라고 알려져 있는데요. 주 사용자층인 13세 이하의 아이들이 미래의 로블록스 게임 개발자 풀이기도 하죠. 2020년엔 300명이 넘는 이들 '개발자'가 10만 달러(약 1억 1260만 원)가 넘는 수익을 올렸고요. 작년 8월을 기준으로 34만 명이 넘는 이들이 플랫폼상에서 수익을 올리고 있어요. (참고로 현재 게임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전체 인원은 약 800만 명이에요)

계속 나올 메타버스 이야기
올해 1월에 새로 평가받은 기업가치는 295억 달러(약 33조 2170억 원)로 2020년 초에 받은 종전의 40억 달러(약 4조 5040억 원) 대비 무려 7배 이상 커졌어요. 물론 팬데믹이 지나가면 지금의 성장세가 유지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나이키 그리고 장난감 회사인 마텔(Mattel) 등과 마케팅 협업을 준비하는 등 성장을 이어가기 위한 추가 노력을 하고 있죠. 원격 수업과 컨퍼런스, 콘서트 등 플랫폼에서 할 수 있는 다른 경험의 기능도 계속 강화할 예정이고요.

로블록스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더딘 성장으로 사업 모델에 대한 의심과 피봇에 대한 압박도 계속 받아왔는데요. (사용자가 개발자가 되기도 하는 새로운 세대의 플랫폼에 대한 비전을 모두가 선뜻 이해할 수 없었죠) 팬데믹을 계기로 이들의 사업 모델은 다시 조명되었고, 이들이 말하는 (그리고 만들려는) '메타버스'도 이제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새로운 세계를 대중에게 각인시킨 이들이 앞으로는 어떤 성장을 이어갈지 지켜봐야겠습니다.
☕️ 그리고 비전이 만든 결실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에 코멘트를 남긴 투자자인 벤처캐피털 그레이락(Greylock) 파트너스의 파트너는 로블록스의 CEO인 데이브 바주키(Dave Baszucki)가 "지난 10년간 아무도 그의 (사용자 기반 성장) 비전을 믿지 않는 상황에서 혼자 사막을 걸어 온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표현했는데요. 로블록스의 경영진과 투자자들의 인내심이 새로운 세계를 만들고 있는 새로운 사업 모델을 만들어 내기도 한 것이죠.

지난주 금요일에 발행한 <사이먼의 롱폼> 2화: 새로운 시대가 임박한 소셜 미디어는 역시나 많은 분이 좋아해 주셨어요. 비디오, 오디오 그리고 핀테크까지 여러 분야에서 태동하는 새로운 소셜 미디어 전반의 흐름을 보고 맥락까지 짚을 수 있었기 때문에 유익했다는 의견을 대체로 전해주셨고요. 즐겁게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 지난주엔 특히나 많은 응원을 보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 전합니다. 여러 차례 말씀드렸지만, 커피팟은 독자들께서 주시는 의견은 늘 곱씹어보고 힘도 얻고 더 좋은 정보와 관점을 전해드리기 위해 개선할 점도 찾아내고 있어요. 전하고 싶은 이야기 있다면 늘 망설이지 말고 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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