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 29일. 스노우플레이크가 스노우볼이 된 이유

1. 서브스택이 만든 흐름?, 2. 나이키 팬데믹 돌파, 3. 스노우볼 된 눈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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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고 재밌는 해외 비즈 뉴스레터
오늘은 첫 번째 이야기로 뉴스 미디어 시장의 새로운 흐름을 이끄는 뉴스레터 SaaS에 대한 이야기, 오프라인 의존도가 높았던 나이키가 팬데믹을 어떻게 이기고 있는지, 그리고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스노우플레이크가 스노우볼이 된 이야기를 전해드릴게요.

+ 추석 연휴인 이번 주 금요일은 쉬어갑니다. 9월의 마지막 주까지 올해 모두 수고 많으셨어요. 안전하고 즐거운 연휴되시길 바랄게요. 다음 주 화요일에 찾아올게요!

[미디어] #서브스택 #SaaS
1. 뉴스레터 SaaS가 이끄는 새로운 흐름?
미국의 뉴스 미디어 시장은 요즘 유명 저널리스트들의 퇴사가 줄을 잇고 있어요. 각 분야를 대표하는 미디어 기업에서 퇴사한 이들은 자신만의 뉴스레터를 운영하기 시작했고요. 이는 서브스택(Substack)과 같이 간편하게 유료 구독제를 운용하게 해주는 이메일 뉴스레터 SaaS(Software-as-a-Service) 덕분이기도 한대요. 새로운 서비스가 새로운 흐름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뉴스레터 흐름에 동참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어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요?
대표적인 테크 미디어인 더버지(The Verge), 디지털 뉴미디어 흐름을 만든 버즈피드(Buzzfeed), 뉴욕매거진, 롤링스톤 등 영향력이 큰 미디어를 대표하는 저널리스트들이 각자의 뉴스레터 서비스를 운영하기 시작했어요. 이전에도 유명 저널리스트가 독립적인 브랜드를 만들어 유료 블로그를 운영하거나 뉴스레터를 운영하는 일은 종종 있는 일이었는데요. 최근 들어서는 하나의 현상이 되어가고 있어요. 저널리스트로서 쌓은 명성과 네트워크를 이용해 자신만의 브랜드를 구축하려는 이들의  움직임이죠. '프리 선언'을 하는 것이죠.

왜 이런 흐름이 일고 있는 거죠?
크게 두 가지 이유로 분석이 되고 있어요. 
  1. 물론, 자신만의 사업을 운영하고 싶은 개인의 욕망이 투영된 흐름이기도 할 텐데요. 이 욕망을 실현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가 있기에 이들이 나설 수 있게 된 것이죠. 서브스택은 쉽게 뉴스레터와 아카이브를 담은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게 해줄 뿐만 아니라, 유료 구독제를 운영할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죠. 외부에서 어렵게 시스템을 만들 필요도 없게 해줄 뿐만 아니라 서브스택이라는 플랫폼이 하나의 브랜드가 되면서 독자들이 모이는 곳이 되었고요.
  2. 유튜버나 스포티파이나 애플의 팟캐스트를 운영하면서 브랜드를 쌓고 수익을 얻는 것과도 비교할 수 있어요. 글로 관점을 담아내는 이들도 개인의 능력을 활용해 하나의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죠. 특히 독자들이 더는 미디어에서 전해주는 일방향의 소통을 선호하지 않는 흐름도 뚜렷해진 지 오래 됐어요. 콘텐츠와의 소통이 쌍방향으로 변화한 상황에서, 자신의 이름으로 브랜드를 어느 정도 쌓은 저널리스트들이 '나의 글'을 읽고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독자들을 찾아 나서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일 수 있어요.

모험을 하는 것이기도 하네요
현재 서브스택으로 만드는 뉴스레터의 전체 유료 구독자수는 약 25만 명이라고 해요. 유료 구독자가 가장 많은 뉴스레터 10개의 총 수익은 현재 연간 700만 달러(약 82억 원)이고요. 보통 한 달에 5달러 혹은 10달러의 구독제가 대부분인데요. 구독자를 확보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가졌다면 자신의 브랜드를 쌓으면서 시도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창작자들이 많아지고 있죠. 물론, 모든 뉴스레터가 유료화를 하거나, 유료 구독제를 운용한다고 해서 의미 있는 수익을 올리고 있는 상황은 아니에요. 현재로서는 주로 테크 및 경제 분야를 깊이 있게 다루는 뉴스레터들이 일부 성공을 거두고 있고요.

이번에 더버지에서 퇴사하고 실리콘밸리와 테크 분야를 다루는 뉴스레터 플랫포머(@platfomer)를 시작하는 케이시 뉴튼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뉴스레터의 경제학은 그 어떤 미디어에서 일하는 것보다 저널리스트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준다"라고 했는데요. 물론, 구독자를 모을 수 있는 콘텐츠를 꾸준히 만들며 마케팅도 동반되어야겠죠. ('프리 선언'을 독려하기 위해 일부 유명 저널리스트들에게는 서브스택에서 선급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어요. 대신 첫해 년도 구독료 대부분(90%)을 서브스택에서 가져가는 조건으로요)

계속 이어질 흐름일까요?
서브스택이 주목을 받기 시작한 건 힘들어진 미국 뉴스 미디어 업계의 영향도 있는데요. 지난 2004년부터 2019년까지 미국의 신문 기반 뉴스 미디어는 디지털화로 어려움을 겪으며 절반 이상의 일자리가 없어졌을 뿐만 아니라 이번 팬데믹 기간에는 광고 감소 등의 여파로 지역 신문 등을 필두로 3만 명이 넘는 관련 인원이 일자리를 잃거나 장기 무급 휴가 혹은 급여 삭감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고 해요. 소위 올드미디어에 속해 있던 이들에게는 한 줄기 희망이 되는 서비스를 서브스택이 구축한 것이기도 하죠. 서브스택을 통해 창작 활동을 하는 이들은 점점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죠.

좋아하는 영상을 골라서 구독하고, 도움이 되는 팟캐스트를 짬을 내서 듣고, 이제는 뉴스도 더는 신문이 아니라 선별한 인사이트를 골라보는 독자가 많아지는 흐름은 계속되리라 예상됩니다. 단, 양질의 콘텐츠가 계속 생산되어야만 새로운 지식과 관점을 얻으려는 독자들이 더 많아지겠죠. 

독려할 흐름으로 보기도 해요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테크 매체인 디인포메이션의 창립자이자 편집장인 제시카 레신은 "더 많은 저널리스트들이 (뉴스레터 등을 통해) 새롭게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방법을 생각했으면 좋겠다. 현재 (위기에 빠진) 저널리즘을 구하는 일이기도 하다”라는 코멘트를 남겼어요. 좋은 정보와 관점을 전달하려는 창작자들이 많아질수록 생태계가 풍성해지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흘러들어올 수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죠. 올바르고 새로운 저널리즘이 경제적 보상과 만나면 더 건강한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고요.
☕️ 서브스택 말고도 경쟁 서비스가 여럿 있어요 
고스트(Ghost)는 쉽게 이메일 뉴스레터 사이트까지 커스텀해 구축할 수 있게 도와주는 서비스이고요. 리드(Lede)는 블로그 서비스인 워드프레스와 디자인 서비스도 연계해 사용할 수 있어요. 모두 유료 구독제 기능을 제공하고 있고요. 이메일 뉴스레터를 이용한 텍스트 콘텐츠를 만드는 이들을 위한 서비스 간의 경쟁도 이제 시작되고 있어요.

[리테일] #계속이야기나오는DTC #마케팅
2. 나이키는 어떻게 팬데믹을 이기고 있을까
팬데믹 들어 디지털 전환을 이루지 못한 리테일 업계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나이키도 성장을 이어가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는데요. 이들은 반전을 이루어내고 있어요.

이번 팬데믹 중에 온라인 실험도 끝냈어요.
이제 실적을 완전히 회복했어요
지난주에 발표한 회계연도 1분기(6~8월) 실적은 매출 106억 달러(약 12조 4020억 원)를 기록하며 시장의 예측이었던 91억 1000만 달러(약 10조 6587억 원)를 훌쩍 뛰어넘었고,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해서도 1%만 하락했어요. 순수익은 15억 2000만 달러(약 1조 7784억 원)를 기록하며 오히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넘게 증가했고요. 광범위한 판매 네트워크와 높은 오프라인 판매 비중에도 온라인 판매가 82%나 증가한 영향인데요. 중국을 비롯한 주요 시장에서 오프라인 매장이 거의 모두 문을 다시 연 영향도 컸어요.

이번엔 마케팅을 빼놓을 수 없어요
나이키의 온라인 마케팅 캠페인은 대성공을 거두고 있는데요.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나이키의 광고나 캠페인이 보여진 횟수(임프레션, Impression)*는 이번 분기에만 50억 건 가까이 기록했다고 해요. 많은 연례 스포츠 대회와 행사가 중단되고, 각 스포츠 리그도 중단되었던 가운데 미디어 노출이 적을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서 올린 성과라 예상보다 빠르게 실적을 회복하고 있는 주요 요인으로 꼽히고 있어요. 더 적은 캠페인으로 더 효과적인 마케팅을 펼친 것이죠.
* 임프레션(Impression)은 온라인에서 진행한 캠페인이나 광고 콘텐츠가 웹상에서 노출된 횟수(몇 번 보여졌는지)를 말하는 용어이고요. 이와 함께 보는 지표로는 Reach(도달)가 있어요. 콘텐츠를 몇 명이 봤는지를 볼 수 있는 지표이죠.

디지털 전환이 완성되고 있어요
무엇보다 고무적인 사실은 나이키의 DTC(Direct-To-Consumer)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인데요.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비롯한 직접 판매 매출은 37억 달러(약 4조 3200억 원)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대비 12% 증가했어요. 이는 나이키가 그동안 진행해오던 디지털 전환의 영향이라는 분석이 커요. 오프라인에서도 간접 판매 채널을 줄여가고 있었지만, 나이키 공식 사이트와 앱을 통한 직접 판매를 계속 푸시해 성공하게 하고 있는 것이죠. 팬데믹으로 인해 예상보다 빠르게 그 실험을 본격적으로 하게 되었지만,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고요.

앞으로 DTC는 가속될 예정이에요
나이키는 앞으로도 팬데믹에 대한 전망을 조심스레 해나갈 예정이에요. 팬데믹이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상황일뿐더러 전체적인 리테일 업계 현황, 고객들의 소득 유지 상황과 거시 경제 지표를 그 어느 때보다 유의해야 하는 상황으로 보고 있죠. 현재 확실하게 취하는 전략은 DTC를 가속해 나간다는 것인데요. 장기적으로 DTC의 비중이 전체 매출의 50%까지 올라갈 것으로 본다고 밝히기도 했어요. 이제는 직접 판매를 키우는 디지털 전환을 정답으로 보고 있는 것이죠.
☕️ 커피팟이 다룬 팬데믹을 이겨온 나이키
나이키가 팬데믹을 어떻게 이겨왔는지 훑어보고 싶다면 아래 이야기들도 참고해 보세요.

[클라우드] #클라우드데이터플랫폼 #데이터웨어하우스
3. 스노우플레이크가 스노우볼이 된 이유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도 투자했고,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로 화제의 중심에 선 기업이 있죠. 바로 클라우드 데이터 플랫폼인 스노우플레이크(Snowflake)인데요. 뭘 하는 기업이고 왜 주목받는지 살펴봤어요.

역시 눈송이가 로고에요.
우선, 클라우드 데이터 플랫폼이 뭐에요?
말 그대로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데이터 플랫폼인데요. 기업이 클라우드 서버에 수많은 데이터를 저장하고 분석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죠. 각 기업이 운영하는 서비스나 플랫폼(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쌓이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데이터 웨어하우스*의 역할과 이를 쉽게 관리하고 분석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핵심이죠. 아마존의 AWS,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Azure)와 같이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들과 기업이 사용하는 프로그램 사이에 데이터 레이크*의 역할도 하고요.
데이터 웨어하우스는 특정 목적을 위해 정제된 데이터를 저장하는 창고라고 할 수 있어요. 데이터 레이크(Lake)는 기업의 모든 원시(특정 목적을 위해 정제되지 않은) 데이터를 저장하고요. 

근데 왜 이렇게 주목을 받은 건가요?
  • 이제는 많은 기업들이 사업의 구석구석에 데이터 분석을 활용할 정도로 데이터는 소중한 존재가 되었죠. 이 소중한 데이터를 저장하고,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이제는 필수가 되었고요. 예를 들어, 온라인 리테일 업체에 등록한 기본 고객 정보뿐만 아니라 고객이 무슨 상품을 봤는지, 결국엔 무슨 상품을 골랐는지, 어떤 상품 후기를 남겼는지 등의 수많은 관련 데이터를 쌓고 분석한 후 적정한 상품 추천을 하거나 프로모션 등을 제공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죠. 많은 기업이 온라인으로 중심을 이동하면서 이 수요는 더욱 커지고 있고요.
  • 클라우드 컴퓨팅에 더해 데이터 웨어하우스도 제공하는 AWS의 레드시프트, 애저의 SQL 웨어하우스, 구글의 빅쿼리 등의 빅테크와는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도 있는데요. 스노우플레이크의 서비스가 유지보수율도 낮고, 확장성이 더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아요. 고객사인 배달앱 도어대시(Doordash)는 제품 개발부터 세일즈까지 각 직군별 데이터를 서로 쉽게 공유하고 관리할 수 있게 해주는 점을 스노우플레이크의 장점으로 꼽고요. 정리하면 품질이 더 뛰어나다는 이야기이죠.
스노우플레이크는 지난 회계연도에 약 2억 6500만 달러(약 3100억 원) 매출을 올렸는데요. 이는 전년과 비교해 174% 성장한 것이에요. 올해도 100%가 넘는 성장을 이어갈 페이스라고 하고요.

모두가 데이터, 데이터 하고 있죠
"데이터는 새로운 시대의 원유이다"이라는 표현은 이제 식상하기까지 한대요. 이번 팬데믹은 안 그래도 커지던 클라우드 컴퓨팅과 클라우드 데이터 플랫폼의 수요를 더 키웠어요. 이제는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한 의사 결정은 크고 작은 기업 대부분이 적용할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될 것으로 예상되죠. 이번 팬데믹은 예정되긴 했지만, 당장은 오지 않을 것 같던 변화를 끌어당겨 오고 있어요. 

커지는 시장에서 경쟁도 지켜봐야 해요
현재 데이터 웨어하우스 시장 규모만 2018년 기준으로 약 130억 달러(약 15조 2100억 원)로 추정하고 있는데요. 2025년까지는 300억 달러(약 35조 1000억 원)가 될 것으로 보고 있어요. IT 연구 및 컨설팅사인 가트너(Gartner)는 2022년까지 데이터 웨어하우스의 75%는 클라우드 기반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요. 참고로 스노우플레이크는 지난 9월 15일 기업공개 당시에도 공모가가 크게 뛰어 총 333억 달러(약 38조 9610억 원)의 기업가치로 시작했는데요. 불과 2주 뒤인 현재의 기업가치는 690억 달러(약 80조 7300억 원)를 넘어섰습니다. 앞으로 이들이 커지는 시장에서 빅테크와 경쟁을 어떻게 이어가는지도 지켜볼 포인트입니다.
☕️ 전체 데이터 저장 사업 규모는요
미국의 시장조사 기관인 IDC(International Data Corporation)에 의하면 2018년 전 세계 데이터 저장 사업을 통해 880억 달러(약 102조 9600억 원) 규모의 매출이 발생했는데요. 이 수치도 2023년까지 1760억 달러(약 205조 9200억 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돼요. 시장이 크게 확대하리라는 것은 이제 모두가 동의하고 있죠.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을 비롯해 많은 경쟁자가 투자를 확대하고 진입할 시장이기도 하고요.

지난 레터에서는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최근 기업들의 흐름(1. 이제는 소외되면 안 되는 흐름)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는 의견이 많았어요. 오늘은 피드백과 함께 어떤 기업과 비즈니스 분야에도 특히 관심이 있는지 알려주시길 부탁드려요! 1분이면 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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