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13일. 비즈니스를 구한 NBA의 버블 전략

1. NBA의 버블, 2. 로다주의 곤충 투자, 3. 앞서가는 웨이모, 4. 희미한 퀴비의 미래
2020.10.13(화)  웹에서 보기   라이브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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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고 재밌는 해외 비즈 뉴스레터
오늘은 4가지 이야기를 준비했어요. 어제 시즌이 종료된 NBA의 오디언스를 위한 버블 전략을 돌아보고 로다주가 투자한 곤충농장 스타트업과 운전자가 없는 승차 공유 서비스를 시작하는 웨이모, 그리고 빅스타트업의 실패 교훈을 보여주는 퀴비의 이야기까지 찬찬히 살펴보세요.

+ 모두 좋은 연휴 후 월요일 보내셨기를 바랍니다. 커피팟은 이번 주부터 다시 화요일과 금요일 일주일에 두 번 찾아올게요!

[스포츠] #팬데믹와중의NBA시즌이남긴것
1. 오디언스 비즈니스를 실행한 NBA의 버블
미국 프로 농구 리그인 NBA는 어제 LA 레이커스가 최종 우승을 차지하며 시즌을 종료했는데요. (BTS의 다이너마이트 가사에도 등장하는 르브론 제임스가 MVP가 되었죠) 결과 만큼이나 팬데믹 와중에 시즌이 중단되었지만, 치밀한 전략을 만들어 시즌을 이어간 NBA가 좌초 위기의 비즈니스를 구한 점도 주목받았어요.

관중이 없어도 외롭지 않게 시즌을 이어왔어요.
과감한 '버블' 전략을 실행했어요
정규 시즌이 한창 종반으로 치닫던 3월 중 미국에서는 특히나 팬데믹의 확산이 심해지며, 종반에 이르던 정규 시즌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어요. NBA는 전 세계 프로 스포츠 중 유럽의 축구 리그와 함께 세계적으로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리그 중 하나인데요. 전체 수익의 40%에 이르는 입장료를 비롯한 현장 수익뿐만 아니라 방송 중계를 통한 광고 수익만 해도 약 9억 달러(약 1조 350억 원)의 손실을 볼 상황에서 제안된 아이디어는 거대한 격리 '버블(bubble)'*을 만들어 시즌을 재개하자는 것이었어요. 
* 올랜도에 있는 디즈니월드 리조트와 스포츠 방송국 ESPN의 스포츠 컴플렉스에 선수단과 관계자들, 방송진, 그리고 이들을 위한 각종 편의 시설을 운영하는 인력만 출입이 가능한 거대한 격리 공간을 만들었어요.

113페이지 프로토콜도 만들면서요
플레이오프에 진출이 아직 가능한 순위의 팀 간 제한된 경기를 진행한 후 정규 시즌을 종료하고, 플레이오프를 모두 이 버블 안에서 진행하는 것이 큰 골자였는데요. 선수들과 모든 관계자들은 철저한 방역 수칙을 지키며 정해진 공간에서만 훈련을 하고 생활하며 외부 활동도 제한이 되었죠. 가족들의 방문도 역시 제한되었고요. NBA가 버블을 구상하면서 만든 방역 프로토콜 책자는 113페이지에 이른다고 해요. 외부 활동을 위해 버블을 잠시 떠났다 돌아온다면 10일 혹은 그 이상의 시간을 격리 후 경기에 참여할 수 있다는 엄격한 조항도 담겼죠.

어떻게든 리그가 다시 중단되는 일 없이 진행 시키기 위한 방편이었는데요. 결과적으로 방송 중계 및 디지털 미디어를 통한 수익 등을 지키는 주요 요인 중 하나가 되었죠.

'오디언스'를 위한 준비를 했죠
물론, NBA가 바이러스를 성공적으로 차단하며 리그를 진행했다는 것만으로 버블 전략이 성공했다는 것이 아니에요. 달라진 환경에서 관중을 넘어 전체 '오디언스'를 위한 배려를 준비했죠. 관중석 대신 설치한 대형 LED 스크린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팀스(Teams)와 협업해 버추얼 관중 시스템을 만들었고, NBA의 메인 스폰서인 유튜브TV와 주관 방송사는 기술적인 협업도 하며 새로운 방식으로 경기를 중계했어요. 디테일한 준비는 이미 날아간 시즌과 수익을 최대한 만회하려는 노력이기도 했고요. 이번 결승전은 작년부터 NBA 중계를 금지했던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 215개국에서 48개의 언어로 중계가 되었죠.

결과적으로 옳은 전략이 되었어요
NBA는 처음부터 미국의 팬데믹 상황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버블을 구상했어요. 모든 과정이 순조롭지는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팬데믹에 대한 대처가 다른 스포츠 리그보다 돋보이기도 했고요. 봄에 시작하는 프로 야구(메이저리그)는 시즌이 취소될 위기에서 시즌을 대폭 축소하며 뒤늦게 무관중으로 경기를 시작했지만, 여러 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며 돌발 상황이 계속 발생했어요. 역시 현재 진행 중인 미식축구 리그인 NFL도 일부 팀에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어 시즌 진행이 원활하지 않고요.

메이저리그나 NFL이 특별한 전략 없이 엉성하게 리그를 진행한다고 평가를 받는 동안 NBA는 선수단도 보는 이들도 스포츠에 온전히 집중을 할 수 있었죠. 그 결과 선수들은 수준 높은 경기를 계속 선보였고, 새로운 스타들도 탄생하며 NBA가 그간 쌓아온 세계적인 인기를 이어갔어요.

앞으로도 참고할 전략이 될 예정이죠
결과적으로 티비 중계를 통한 흥행은 저조했어요. 주된 이유는 팬데믹으로 인해 메이저 스포츠 리그들이 현재 동시다발적으로 열리고 있는 점이 꼽혀요. 전례 없는 상황이 펼쳐지는 이번 시즌은 중계를 통한 광고 수익도 NBA의 전체 수익도 당연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죠. 하지만, 다른 스포츠 리그가 무관중 외에는 특별한 준비 없이 시즌을 치르는 동안 NBA는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환경을 구축하고, 지켜보는 팬들을 위한 준비도 했죠. 사람들의 관심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비교적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요.

팬데믹이 지나간다면 다음 시즌에는 버블을 운영할 필요가 없겠지만, 아직 단언은 할 수 없는 상황이에요. NBA도 이 점을 염두에 두고 2번째 '버블' 시즌도 우선 준비해 나갈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현재 확실한 점은 이번 전략이 좌초 위기의 '오디언스 비즈니스'를 구한, 앞으로도 참고할 좋은 플레이북이 되리라는 것이에요.
☕️ 팬데믹만이 이슈가 아니기도 했어요
NBA 선수들은 버블에 있는 동안 또 발생한 경찰의 흑인 총격 사건으로 일시적인 파업에 들어가기도 했어요. BLM(Black Lives Matter) 운동을 지지하는 뜻을 NBA라는 플랫폼을 활용해 지속적으로 전달했고요. 올해 있을 미국 대선의 투표 독려 활동도 병행했죠. NBA는 많은 일이 이어지고 있는 이번 한 해, 사회 이슈에 대한 목소리를 선도한 스포츠 리그가 되기도 했습니다.

[농업테크] #곤충농장 #기후위기 #스타트업
2. 로다주가 투자한 곤충농장 스타트업
아이언맨의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최근 대나무 휴지 업체 등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사업 모델을 가진 크고 작은 스타트업에 투자하며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곤충 농장과 이를 이용한 단백질 제품 생산을 스케일업(Scale-up)하겠다는 프랑스의 스타트업인 인섹트(Ynsect)에 투자를 했어요.

아이언맨과는 상관 없지만, 더 흥미를 느끼셨으면 해서요.
지구를 구하는 방법 중 하나
풋프린트 코어리션(Footprint Coalition)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설립한 벤처캐피털이에요. 기후위기에서 지구를 구할 기술에 투자할 투자자들의 연합을 표방하고 있는 단체이기도 해요. 이들은 영리 기업뿐만 아니라 비영리 단체에도 투자를 하며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기술 개발과 연구자들도 지원하는데요. 이번에는 곤충을 키우고 이를 활용해 양식 물고기와 반려 동물 등의 사료를 만드는 인섹트(Ynsect)가 그 규모를 키울 수 있도록 대규모 지원에 나선 것이에요. 미국의 업프런트 벤처스와 벨기에의 아스타노르(Astanor) 벤처스 등과 총 2억 2400만 달러(약 2580억 원)의 시리즈 C 투자를 함께했죠.

점점 더 커지는 시장 중 하나
곤충은 여러 가지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있는데요. 우선, 곤충 농장을 운영하는 데는 상대적으로 훨씬 작은 규모의 땅이 이용되고, 단백질의 대안 식품이 되죠. 곤충은 농작물 쓰레기를 먹이로 하기에 한 가지 문제를 더 해결하고요. 현재 4억 7340만 달러(약 5445억 원)인 곤충 시장 규모는 향후 5년간 41억 달러(약 4조 7150억 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요. 이미 많은 어류 양식장에서는 이들 농장에서 생산되는 밀웜(mealworm)을 먹이로 활용하기 시작했는데요. 기후위기로 인해 필연적으로 어류 양식이 증가하는 추세도 시장이 큰 규모로 커지리라는 예상을 뒷받침하고 있죠.

이들을 대표하는 기업 중 하나
인섹트(Ynsect)는 설립된 지 약 10년이 되었고 현재는 물고기 먹이와 반려동물의 사료뿐만 아니라 화학품이 포함되지 않은 곤충을 이용한 비료도 주력 상품으로 삼고 있는데요. 이번 투자로 시리즈 C를 통해서만 총 3억 7200만 달러(약 4280억 원)를 확보하게 되었어요. 이번 투자금은 프랑스에 세계에서 가장 큰 곤충 농장을 만들고, 북미와 아시아에도 농장을 세우는 데 사용할 것이라고 해요. (인섹트가 여태껏 받은 투자는 미국 외 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의 농업 테크 투자라고 해요)

인섹트는 원재료가 되는 곤충을 키우고 관련 제품을 만들고 유통하는 과정까지 전 공정을 운영해요. 현재 운영 중인 프랑스의 브루고뉴(버건디)에 위치한 농장을 통해서는 와인 생산자와 물고기 먹이 생산 기업 등과 총 1억 500만 달러(약 1210억 원)가 넘는 계약을 이미 맺었고요. 현재 진출해 있는 각 영역에 더 낮은 가격의 더 좋은 단백질 기반 제품을 꾸준히 공급하겠다는 것이 이들의 일차적인 목표인데요. 앞으로 진정 생태계에 한 대안을 제시하는 기업으로 지속 성장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 연어를 좋아한다면 참고할 이야기
2050년까지 현재보다 식량 생산은 70% 이상 증가해야 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현재 기후위기와 생태계의 현황을 고려했을 때 이를 충당하기 위한 식용 동물 농장을 늘리고, 곡물을 더 키울 땅을 마련할 여건이 되지 않죠. 어류 역시 마찬가지여서 현재는 양식이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죠. 그중 연어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로 양식이 늘어났고요. 하지만, 연어를 비롯한 어류 양식이 생태계에 부담을 주지 않으려면 이들에게 주는 먹이(현재는 다른 어류)가 바뀌어야 하는데요. 곤충을 이용한 단백질은 이미 좋은 대안이 되고 있다고 해요. 일부 연구 결과는 곤충을 이용한 단백질을 먹인 연어가 이전보다 먹는 양이 더 줄고 더 빨리 성장했다고 하고요.

[자율주행] #운전자없는자율주행 #구글
3. 드디어 앞서나가는 웨이모
구글의 자율주행 기술 자회사인 웨이모가 '운전자 없는(Driverless)' 자율주행 승차 공유 서비스를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공식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에요. 운전자 없는 승차 공유 서비스가 공식 운영되는 것은 최초입니다. 이제 일반 시민에게도 로봇 택시의 시대가 시작된 것이죠.

전기차는 아니에요. ⓒ Waymo
우버를 부르는 것과 다름이 없어요
웨이모는 그간 데이터를 쌓아가며 시험 운행을 하던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시의 일부 지역에 한정해서 운영할 예정인데요. 당장은 시험 프로그램에 참여한 고객들의 친지와 친구들을 시작으로 운영돼요. 일반 시민들에겐 몇 주내 웨이모 원(Waymo One) 앱이 역시 오픈될 것이고요. 기존의 승차 공유 서비스인 우버나 리프트와 똑같은 방식으로 운영이 됩니다. 앱을 통해 차량을 호출하고, 차량이 도착해서 승차하면 되죠. 유일한 차이점은 차량에는 운전자가 없다는 것이에요. 그간 자율주행 차량은 그래도 일명 '백업 드라이버'가 필요했는데요. 이젠 백업 드라이버 없이도 운행되는 것이죠.

어떻게 가능할 수 있었느냐면요
  • 웨이모는 2016년부터 피닉스에서 시험 운행을 시작했고, 2019년 여름부터는 얼리 라이더(Early Rider)라는 시험 프로그램에 참여한 수백 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운전자가 없는' 승차 공유 서비스 실험을 해왔는데요. 2020년에는 운전자가 없는 완전 자율주행을 전체 시험 운행의 5~10% 수준으로 운영해 왔어요. 실제 고객 경험을 바탕으로 한 데이터를 차곡 쌓아왔죠. 앞으로는 300대가 넘는 운전자 없는 차량을 운행할 예정이라고 해요.
  • 자율주행 기술을 이용한 사업은 그간 모두가 기대한 만큼보다 발전이 더뎠다고 평가되는데요. 웨이모도 시험 운행 시작 이후 운전자가 없는 차량을 3대 운행하기까지 2년이 걸렸고, 3년 차가 되서야 100대로 늘릴 수 있었어요. 어려움을 겪었지만, 결과적으로 경쟁자들보다 앞서나가는 실험이 진행됐고 이제는 공식 운행을 시작할 수 있을 만큼 서비스를 안정시킨 것이에요. 올해 들어서만 구글이 아닌 외부에서 총 30억 달러(약 3조 4500억 원)의 추가 투자를 유치하며 본격적인 성장도 준비해 왔고요.

한정된 공간에서 운영되지만요
이번 서비스는 정해진 약 130 제곱킬로미터의 지역에서 한정적으로만 운행이 될 예정인데요. 한 가지 안전 장치도 더해질 예정이에요. 웨이모가 디인포메이션에 확인한 내용에 의하면 '운전자 없는' 차량이 운행되는 경우에는 '운전자가 있는' 추격 차량이 따라다닐 예정이라고 해요. 혹시 있을 오류 등으로 운행이 멈추거나 하는 경우, 추격 차량에 탑승한 백업 드라이버가 차량을 몰 것이고요. 한정된 지역에서만 운영하고, 비상 상황에 대비한 옵션도 필요하지만, 고객이 안심하고 탈 수 있는 서비스를 운행한다는 것 그리고 완전 무인 자율주행을 시작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죠.

한 가지 더 중요한 의미는요
웨이모는 자율주행 기술을 바탕으로 다방면의 사업을 만드는 계획을 세워왔는데요. 이번 서비스는 본격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의 시작이라는 데도 의미가 있어요. 기술을 고도화하고 서비스를 상용화했다는 것은 앞으로 다른 지역으로도 확장을 더 빨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안겨주고 있고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았지만, CEO인 존 크라프칙은 웨이모가 시작된 캘리포니아에서 다음 공식 운행을 시작하기를 바란다고 밝혔어요.
☕️ 경쟁자들보다 앞선 단계에 이르렀어요
로봇 택시 사업의 큰 그림을 그리는 아마존의 죽스(ZOOX), 앱티브와 현대자동차의 모셔널(Motional), 포드와 폭스바겐이 투자한 아르고(Argo), GM의 크루즈, 리프트와 우버 등이 추진하던 자율주행 차량 서비스는 아직 실험을 확대하는 등의 단계에 있는 상황이죠. 테슬라는 물론 테슬라대로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죠. 하지만, '운전자 없는' 서비스를 공식적으로 시작했다는 데 있어 웨이모는 이제 이들과 다른 단계에 이른 것으로 판단돼요. 물론, 승차 공유 사업과 일반 판매 차량의 자율주행 기술을 같은 선상에서 비교할 수는 없다고 하지만요.

[스트리밍] #빅스타트업실패의교훈
4. 잊혀진 퀴비의 미래는?
혹시 퀴비라고 기억하시나요? 지난 봄에 모두가 주목하는 가운데 나온 새로운 모바일 전용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이죠. 넷플릭스가 장악하고 디즈니+가 쫓고 있는 스트리밍 시장 형국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지 않겠냐는 기대도 잠시 이제는 (실패를 인정하고) 매각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어요.

저 물음표는 여전히 물음표에요. ⓒ Quibi
"콘텐츠가 무엇인지 보여주지"로 시작했지만
드림웍스를 성공으로 이끈 제프리 카젠버그와 HP의 CEO였던 메그 휘트먼이 손을 잡고 17억 5000만 달러(약 2조 125억 원)라는 콘텐츠 회사로는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금을 안고 시작했어요. 제프리 카젠버그의 헐리우드 네트워크를 십분 활용해 제작한 콘텐츠와 모바일 화면이 가로와 세로를 왔다 갔다 하게 해주는 턴스타일(Tirnstyle) 기술은 많은 기대를 하게 했죠. 소위 밀레니얼과 Z세대를 겨냥해 요즘 트렌드에 맞춰 고퀄의 짧은 영상을 출퇴근 시간이나 잠시 쉬는 시간을 내어 보게 하겠다는 구체적인 타겟도 설정했고요. 모든 게 잘 준비된 것으로 보였죠. 

흐름에 맞는 제품도 콘텐츠 문법도 없었어요
  • 오디언스와 어떤 채널에서도 상호작용할 수 없는 폐쇄적인 제품은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였어요. 제프리 카젠버그는 퀴비의 경쟁자는 넷플릭스가 아닌 유튜브와 틱톡 같은 짧은 영상을 기반으로 하는 플랫폼이라고도 했죠. 이들과 고객의 시간을 뺏는 경쟁이 될 것이라고 본 것인데요. 한가지 간과한 것은 이들 플랫폼이 '공유'와 '상호작용'이라는 키워드를 핵심으로 작동한다는 것이에요. 플랫폼의 문법은 스트리밍 서비스와 맞닿아 있는 퀴비와 본질적으로 다르고, 오디언스를 모으는 방식도 완전히 다른데 말이죠. 
  • 또, 퀴비는 모바일 전용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티비, PC 등 다른 기기를 통해서 콘텐츠를 시청할 수 없게 했어요. 나중엔 구독자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이를 가능하게 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죠. 거기에 더해 '고퀄'이라고 자부한 콘텐츠들마저 처음부터 혹평을 받기 시작했어요.

"이 시장 그렇게 쉽지 않아"로 마무리되고
퀴비가 성공하지 못한 데에는 론칭 당시 심각해진 팬데믹을 꼽기도 하는데요. 이들의 의도와는 다르게 많은 이들의 이동 시간이 줄고, 집에서 시간을 보내게 됨으로써 타겟 하던 고객의 시간이 사라지게 된 것은 맞죠. 하지만, 팬데믹이 이들의 전략을 꼬이게는 했다 하더라도 오디언스를 사로잡지 못한 진짜 이유는 제품을 디지털 시대의 시장에 적확하게 공급하지 못한 것이 주요 요인으로 꼽혀요.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벤처 투자사인 안드레센 호로위츠의 파트너였고, 현재는 독립적으로 활동을 하는 베네딕트 에반스도 자신의 뉴스레터를 통해 코멘트를 남겼는데요. "(기존 산업의) 어른들이 좋은 콘텐츠는 무엇인지 보여주겠다"고 나선 퀴비에 "(지금 시대는) 좋은 제품을 어떻게 시장에 공급하는 줄 알아야 한다"라는 실리콘밸리의 비즈니스 교훈을 얻은 케이스가 되었다고도 했죠. 고객 반응을 얻기 위한 별다른 실험을 거치지도 않고 막대한 투자금의 사업이 론칭된 점이 가장 큰 의문이었고요.

이제는 모멘텀이 사라진 상황이에요
결과적으로 광고 포함 4.99달러, 광고 미포함 7.99달러인 퀴비의 유료 구독제 가입자는 현재 40~50만 명으로 디인포메이션이 취재원을 통해 확인했다고 하는데요. 출시 이후 1년 내 최초 목표가 700만 명 이상이었고, 실적이 저조해진 후 조정된 예상은 200만 명이었어요. 제프리 카젠버그는 출시 초기 퀴비에 대한 반응이 좋지 않자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것은 팬데믹 때문이다"라고 하기도 했는데요. 그보다는 타겟 고객이 선호할 제품과 콘텐츠를 제대로 시장에 마케팅하지 못한 탓이 큽니다.

애플, 워너 미디어, 페이스북 모두 거절했대요
디인포메이션에 의하면 제프리 카젠버그와 메그 휘트먼이 같이 나서 공식 프레젠테이션도 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바이어를 찾지 못하고 있어요. 현재 개별 콘텐츠 소유자들과의 계약 기간이 총 7년이지만, 2년 후면 다른 채널이나 플랫폼에도 공급할 수 있다는 조항도 상황을 도와주지 않고 있죠. 아직은 매각이 실패할 것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현재 추가 투자 유치 등의 옵션도 생각하고 있고, 현재의 숏폼 콘텐츠를 이어붙여 다른 채널을 통한 라이센싱 등 새롭게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도 고민 중이라고 하고요.
☕️ 커피팟이 다룬 퀴비의 흥망성쇠
커피팟은 큰 기대를 받았던 퀴비에 대한 소식을 꾸준히 다뤄왔어요. 팀 구성, 사업 전략, 투자금 모두 조화를 이룬 듯 보였던 빅 스타트업도 6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안에 어떻게 실패로 이어질 수 있는지 참고해 보세요.

지난 주 화요일의 뉴스레터, 미들맨을 없애겠다는 미들맨은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주제의 내용이라 신선했다는 의견들이 눈에 띄었어요. 프리랜서를 필두로 한 긱 이코노미의 지형 변화를 이끄는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스타트업의 도전이 흥미진진하다고 이야기를 전해주셨고요. 오늘 레터는 어땠는지 피드백도 남겨주시길 부탁드릴게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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