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23일. 존재감이 계속 커가는 것

1. 커지는 대체 식품, 2. 광고판은 빅테크판, 3. 잠재력이 큰 시장
2021년 3월 23일 화요일

오늘은 존재감이 커지는 대체 식품 분야, 빅테크 판이 되어버린 광고 시장, 그리고 아시안과 히스패닉을 위한 식료품 이커머스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했어요.

+ 이번 주 금요일에는 한 달에 한 번 찾아오는 <사이먼의 롱폼> 3화가 찾아옵니다 :)

[푸드테크] #대체고기 
1. 존재감 커지는 '대체 식품'
대체 고기도 2020년에 대중의 인식에 자리 잡고 가장 크게 성장한 카테고리 중 하나이죠. 비욘드 미트와 임파서블 푸드를 대표적으로 식물성 대체 고기와 계란, 유제품 등을 만드는 스타트업 외에도 세포 배양, 효소 기반 단백질을 만드는 스타트업까지, 이제는 사람들에게 알려진 영역도 넓어졌는데요. 지난해 관련 스타트업들은 사상 최대의 투자를 유치했어요.

아이스크림, 크림치즈 등등 상품이 다양해지고 있죠.
늘어난 관심이 당기는 자본
대체 식품에 대한 관심 역시 팬데믹이 당긴 변화 중 하나인데요. 벤처캐피털을 비롯해 대형 식품 기업들, 기후위기 대응 사업 모델을 찾는 엔젤 투자자들이 대체 식품 영역에 쏟은 투자금이 지난해에만 31억 달러(약 3조 4990억 원)를 넘겼다고 미국의 대체 단백질 연구 그룹인 굿푸드인스티투트(Good Food Institute)는 밝혔어요. 2019년의 약 10억 달러(약 1조 1280억 원)에 비해 크게 증가했죠. 유럽에서도 투자금이 4배 이상 증가하며 5억 2700만 달러(약 5950억 원)를 기록했고요. (참고로 대체 식품을 아우르는 농업 및 식품 테크에 대한 투자 전체는 305억 달러(약 34조 4160억 원)가 되었는데요. 이는 2019년에 비해 34.5% 증가한 것이에요)

이미 커지고 있던 존재감
  • 식물성: 지난해를 시작할 때만 해도 식물성 대체 고기의 대중화를 이끄는 비욘드 미트와 임파서블 푸드도 널리 알려지진 않았어요. 물론 비욘드 미트는 2019년에 이미 기업공개(IPO)를 했고, 임파서블 푸드는 계속 자금을 끌어모으고 판매를 확대하며 성장했는데요. 식물성 고기뿐만 아니라 계란과 우유 등으로 확장된 카테고리가 많은 관심을 받기 시작하면서 식물성 식품 스타트업 전반에 대한 투자가 커졌죠. 이 중 귀리 우유로 대체 아이스크림, 요거트, 크림치즈 등을 상품화한 스웨덴의 오틀리(Oatly)가 대표적이고요. 오틀리는 작년에만 3억 달러(약 3390억 원)를 모았는데요. 2020년 이 분야로 들어간 자금이 21억 달러(약 2조 3700억 원)로 전년의 6억 6700만 달러(약 7530억 원)보다 3배 이상 증가했어요.
  • 세포 배양: 지금은 기술 개발 경쟁을 계속하면서 비용 효율화와 대중화를 위해 노력 중인 식물성 대체 고기의 성장이 돋보이지만, 세포 배양육 섹터도 커지고 있어요. 대표적인 육가공 업체 중 하나인 타이슨 푸드 등이 투자한 멤피스 미트도 1억 6100만 달러(약 1820억 원)를 투자받으며 가능성을 키워가고 있고요. 유럽에서는 네덜란드의 모사 미트(Mosa Meat)가 7500만 달러(약 850억 원)를 투자 받으며 커가고 있어요.
  • 발효: 발효에 기반한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들 역시 많은 주목을 받았는데요. 우유 없이 유제품을 만든다는 퍼펙트데이(Perfect Day)가 2019년말과 작년 7월 두 차례에 걸쳐 3억 달러(약 3390억 원)의 추가 투자를 받으며, 기존 식품 보다 더 맛있는 제품을 만들겠다며 맛을 끌어올리기 위한 개발을 진행하고 있고요. 역시 유제품이 아닌 크림치즈와 미생물 기반 단백질로 고기를 만드는 네이처파인드(Nature Fynd)는 빌 게이츠가 이끄는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벤처스(Breakthrough Energy Ventures) 등이 작년에 8000만 달러(약 900억 원)를 투자했어요.

틈새를 같이 키울 수 있을까?
식물성 대체 고기는 이제 시장에 자리 잡으며 대중에게도 널리 알려져 가는 과정에 들어서고 있는데요. 물밑에선 '기후위기'라는 큰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기치 아래 다양한 기술을 기반으로 대체 식품을 개발하는 스타트업도 계속 생기고 있었죠. 이들도 업계의 메시지를 이끌기도 하는 임파서블 푸드의 창업자이자 CEO인 팻 브라운이 강조한 '기존 식품보다 맛있는 식품을 만들어 그들의 경제성을 앞지르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고요. 

팬데믹으로 촉발된 관심은 이제 이들에 대한 더 큰 투자로 이어졌는데요. (식물성 대체 고기 외 아직 시장에 진입해 확실히 자리 잡은 곳은 없지만) 자금을 계속 충전하는 이들이 기술을 다듬고 가격 경쟁력을 갖춘 상품을 만들어내는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비욘드 미트와 임파서블 푸드가 비집고 들어간 틈새를 함께 키워나갈 이들이 과연 나올지도 지켜봐야겠죠.
☕️  계속 가격 경쟁하는 대체 고기
비욘드미트와 임파서블 푸드는 올해 들어 계속 가격을 내리는 경쟁을 하고 있어요. 대량 생산 체계가 자리잡으면서 경제성을 점점 확보해 나가고 있는데요. 최근 이들의 햄버거 패티 리테일 가격은 파운드(약 454그램)당 9~11달러 수준으로 내려왔어요. 아직은 이들의 패티가 일반 고기 패티보다 비싸지만, 가격이 내려오는 추세가 계속되고 있죠. 최근엔 이스라엘의 세포 배양육 스타트업인 퓨처 미트 테크놀로지도 자신들이 개발한 닭가슴살의 생산 비용을 약 113그램당 약 7.5달러로 크게 낮췄다고 발표했는데요. 곳곳에서 기술 개발과 비용 감소의 경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빅테크] #광고 #구글페이스북아마존
2. 빅테크 판이 된 광고 시장
지난해 이맘때 즈음은 팬데믹이 각 산업 지형에 미칠 영향에 대한 분석이 한창 이루어지고 있었죠. 그 중 가장 설득력이 컸고 현실화한 예측은 빅테크의 성장과 영향력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질 것이라는 거였는데요. 광고 시장은 이들이 커질 것이 명확하게 보이는 대표적인 분야였어요.

요즘엔 이렇게 비어있는 모습이 꽤 보이죠.
더 커진 광고 시장 점유율
디지털 광고 시장의 빅3는 구글, 페이스북 그리고 아마존 순이 된 지 오래인데요. 2019년 이들이 미국의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차지하던 점유율은 80%였지만, 2020년엔 90% 이상으로 올랐어요. 월스트리트저널이 인용한 광고 에이전시인 그룹 M의 분석 초안에 의하면 온오프라인을 합친 전체 광고 시장에서 디지털 광고가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커지면서, 전체 광고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도 이제 50%를 넘게 되었어요.

미국의 전체 광고 시장은 텔레비전, 신문, 옥외 광고(소위 집 밖에서 볼 수 있는 Out-of-Home(OOH) Ads) 등이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하고, 디지털을 제외한 모든 종류의 광고가 하락했는데요. 온라인으로 이동한 이 광고비는 많은 부분이 구글과 페이스북 그리고 아마존에 흘러 들어간 것이죠. 전체 광고 시장이 2019년 2372억 8000만 달러(약 267조 6520억 원)에서 2020년 2323억 3000만 달러(약 262조 680억 원)로 줄어들었지만, 빅테크 삼총사는 오히려 1014억 달러(약 114조 3790억 원)에서 1170억 6000만 달러(약 132조 440억 원)로 증가하면서 파이를 더 키웠죠.

어떻게 이렇게 커졌을까?
가장 주요한 요인은 물론 이커머스의 증가세이죠. 필요한 물건을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습관은 완전히 자리를 잡게 되었고, 많은 기업이 이커머스에 집중하게 되었고요. 대표적으로 나이키와 같은 거대 리테일의 이커머스 전환도 가속화되었고, 이케아와 레고처럼 오프라인을 중심에 놓는 회사들도 이제 온라인을 중요한 수익 모델로 삼고 있어요. 월스트리트저널에 의하면 오레오와 리츠 등의 스낵을 만드는 대형 식품 회사인 몬델리즈(Mondelez)는 본래 전체 광고 비용 중 30% 수준이던 디지털 광고를 작년에 크게 끌어올렸고, 올해엔 50% 이상으로 책정해 두었다고 해요.

또 쇼피파이를 통해 생겨난 수많은 작은 온라인 상점들이 감당할 수 있는 광고를 집행할 수 있는 공간은 디지털인데, 이들은 비용 대비 효율이 높은 구글과 페이스북을 통한 광고를 사용할 수밖에 없죠. 여기에 이미 커지고 있던 온라인 D2C의 흐름은 더 커졌고, 크고 작은 기업들 모두 이커머스로 전환을 하면서 디지털 광고 비중을 높인 것이에요. 그리고 그 비중은 대부분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에서 키운 것이고요.

앞으로도 계속 클 수 있을까?
이제는 최근의 성장률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요. 아직 팬데믹은 끝나지 않은 상황이지만, 사람들이 점차 이전의 삶을 회복하고 온라인에서의 시간을 줄여나간다면 디지털 광고 시장의 점유율은 지금보다 낮아질 수 있어요. 하지만, 이미 커진 이커머스의 영향력을 비롯해 점점 더 쉽게 사용할 수 있게 바뀌는 디지털 제품, 이미 바뀐 사람들의 습관이 전반적인 '디지털 시프트'를 막을 수는 없을 것으로 예상되죠. 광고주의 광고 효율을 높여주는 데이터 기반 서비스는 계속 발전하고, 이를 제공하는 빅테크의 영향력은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보고요.

분위기가 좋지는 않지만
물론 현재 고조되는 반독점 소송 흐름과 최근의 개인정보보호 강화 조치 흐름은 이들에게 반가운 소식은 아니에요. 하지만 이들은 이를 의식하며 방법을 강구해 가고 있기도 해요. 대표적으로 최근 구글은 더이상 써드파티 쿠키를 쓰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이를 대체할 다른 타겟 광고 방법을 고안했죠. 페이스북은 타겟 광고를 위한 사용자 트래킹에 큰 영향을 줄 애플의 iOS 업데이트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자체 플랫폼 내 활동을 증가시킬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샵스(Shops)의 성장을 밀 것으로 예상되고요(저커버그가 최근 자신감을 피력했어요). 그리고 아마존은 자신들을 통하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광고 수익을 계속 높여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죠. 이들의 지배력과 성장을 멈추기가 쉽지는 않겠죠.
☕️ 아마존의 성장이 특히 돋보여요
이는 아마존의 이커머스가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반증하는 것이기도 한대요. 아직 구글과 페이스북에 비하면 작지만, 2020년의 광고 수익은 2018년 대비 100% 이상 성장했어요. 2015년 10억 달러(약 1조 1280억 원)에 불과했던 광고 수익은 2020년 146억 3000만 달러(약 16조 5030억 원)로 증가했고요. 참고로 같은 기간 구글은 348억 1000만 달러(약 39조 2660억 원)에서 672억 1000만 달러(약 75조 8130억 원)로, 페이스북은 80억 1000만 달러(약 9조 350억 원)에서 352억 2000만 달러(약 39조 7280억 원)로 컸고요.
☕️☕️ (참고) 한국 광고 시장은요
추세가 역시 다르지 않았어요. 지난 2월 9일 제일기획의 발표에 따르면 2020년 한국의 총광고비는 2019년 대비 0.8% 하락한 11조 9951억 원이었어요. 이 중 디지털 광고 시장은 5조 7106억 원으로 2019년 대비 13% 성장했고, 전체 점유율은 47.6%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어요. 방송 및 인쇄 광고와 옥외 광고는 8.5%, 2.4% 그리고 27.2% 줄어들었죠. 올해 디지털 광고 시장은 계속 성장해 6조 원 이상, 전체 광고 시장 점유율은 50%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봤고요.

[이커머스] #아시안 #히스패닉 #식료품
3. 이제 인정 받는 잠재력?
아시안과 히스패닉 고객에 집중하는 식료품 이커머스 스타트업인 위(Weee! Inc.)가 최근 3억 1500만 달러(약 3550억 원)의 시리즈 D 투자를 유치했어요. 이제 기업가치가 28억 달러(약 3조 1580억 원)에 이르렀다고 알려졌는데요. 역시 팬데믹이 당긴 성장이기도 하지만, 잠재력이 컸던 시장이기도 해요.

신선한 해산물도 팔고요.
잠재력이 큰 시장에서의 기회
2015년에 창업한 위는 아시안 인구를 대상으로 각 지역의 신선한 식재료와 각국 식품을 제공하는 모델로 사업을 시작했어요. 모든 상품이 가장 신선한 상태로 배송이 된다는 컨셉으로 사업 모델을 만들었고, 오프라인 상점 대비 가격도 더욱 경쟁력 있음을 내세웠죠. 다양한 식재료를 이용하며 고향의 요리를 집에서 하는 이들에게 어필한 것이기도 한대요. 최근에 히스패닉 인구를 위한 식료품도 카테고리에 포함하며 아시안과 히스패닉 인구 모두를 위한 식료품 사업자로서 포지셔닝을 확실히 하고 있어요.

공격적으로 키워가겠다는 계획
위는 2020년 매출이 2019년에 비해 6배 성장했다고 밝혔어요. 이제 매출 총액도 수억 달러(수천억 원)에 이른다고 하고요. 현재 아시안과 히스패닉 인구가 많은 미국 동서부와 텍사스의 주요 도시 14곳에서 현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미국 전체로 보면 2010년 이후 아시안과 히스패닉 인구는 매년 20% 이상 증가했다고 해요. 이들은 더욱 커지는 시장을 성장의 기회로 보고 있죠.

현재 500만 명의 회원을 모았고, 지금까지의 회원 성장은 대부분 입소문으로 만들어졌다고 해요. 앞으로는 마케팅을 포함해 공격적인 확장에 나설 예정이에요. 2024년까지 30개 도시로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세웠고요.

어떻게 키우느냐가 관건인 잠재력
이번 투자는 위가 타겟하는 시장의 잠재력을 크게 본 것으로 평가할 수 있어요. 아직 도달하지 못한 아시안과 히스패닉 커뮤니티가 큰 지역들이 많이 남아있죠. 다른 이커머스 서비스를 통해서 찾기 힘든 상품을 제공하면서 자리를 잡은 이들이 쌓은 경쟁력도 크다고 보고 있고요. 이번 투자를 이끈 벤처캐피털인 DST 글로벌은 "(위가 취급하는 상품은) 지금껏 온라인에서 덜 침투된 카테고리 중 하나이다"라고 했는데요. 아시안과 히스패닉 인구가 계속 증가해왔고, 사회문화적 영향력도 커져왔지만 아직 그 (온라인 구매) 잠재력을 끌어낼 사업 모델이 나오지 않고 있었다고 볼 수 있죠. 위가 이 잠재력을 계속 키우는 모델이 될지 지켜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아시안을 위한 서비스는 늘고 있어요
대표적으로 아시안 음식의 주문 배달을 전문으로 하는 차우버스(Chowbus)가 있고요. 최근에는 우마미카트(Umamicart)라는 아시안 식료품 특화 서비스도 생겼어요. 이들 역시 아시안 인구가 많은 동부의 대도시를 중심으로 성장해 가고 있는데요. 이들의 일차적인 고객은 아시안이지만, 이들의 성장은 아시안 음식과 식품이 더 큰 시장을 대상으로 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해요.

지난 1년간 큰 성장 모멘텀을 만들어낸 뾰족한 카테고리의 식료품 스타트업이 많죠. 낙과를 비롯한 못난이 식품을 구독제로 판매하는 임퍼팩트 푸드(Imperfect Foods)와 유기농 신선 식품을 배송하는 굿에그스(Good Eggs) 등이 대표적인데요. 온라인으로 옮겨지는 각 분야의 식품 주문배송 서비스 흐름은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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