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월 28일. 박수 칠 때 떠난다?, 계산 없이 GO, 넷플릭스 톱10

1. 박수 칠 때 떠나려는 CEO, 2. 아마존 GO 계산 없이 GO, 3. 넷플릭스의 좋은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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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8일, 금요일의 커피팟

밀레니얼을 위한 해외 비즈 뉴스를 전합니다.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세상을 바꾸고 있는 비즈니스 이야기를 배달할게요. 
오늘은 디즈니의 CEO 교체 이유인 1. 박수 칠 때 떠나려는 CEO, 식료품점도 정식 오픈한 2. 아마존 GO, 계산 없이 GO와 새로운 피처가 이슈가 된 3. 넷플릭스의 좋은 결정?을 준비했습니다. 

[콘텐츠]
1. 박수 칠 때 떠나려는 CEO
디즈니가 다소 놀라운 CEO 교체 소식을 발표했어요. 지난 15년간 성공적으로 회사를 이끌어온 밥 아이거가 스스로 물러나겠다고 했습니다. 그는 2021년에 은퇴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혀왔는데요. 디즈니의 이사회 의장직(a.k.a 회장님)은 유지합니다. 은퇴 전 적절한 시기에 후임자가 거대 제국의 사업을 안정적으로 이어받게 하겠다는 것이에요. 

할 일이 따로 있어. 멀리 가진 않을 거야.
박수갈채 받은 실적
밥 아이거가 CEO를 맡은 2005년 이후 디즈니는 지속 성장해 왔어요. 2005년 디즈니의 매출액은 319억 달러(약 38조 2800억 원)였는데요. 2019년엔 이보다 2배 이상 성장한 715억 달러(약 85조 8000억 원)를 기록했습니다. 취임 당시 20달러(약 2만 4천 원) 초반에 머물던 주당 가치는 약 6배 성장했고요.

실적을 뒷받침한 콘텐츠
밥 아이거 재임 동안 성장의 원동력은 디즈니 사업의 핵심인 콘텐츠에서 나왔어요. 2006년 토이스토리의 픽사 인수를 시작으로 2009년 어벤져스의 마블 코믹스, 2012년 스타워즈의 루카스필름, 2018년엔 X맨의 21세기 폭스까지 확보했는데요. 미디어(영화, 애니메이션), 체험(테마파크), 상품(캐릭터)으로 요약할 수 있는 거대 엔터테인먼트 사업 전반에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었다고 분석되죠. 결과적으로 디즈니의 주 고객을 '아이들'이 아니라 '모든 아이들과 어른'으로 확장 시켰다는 평가를 받고요.

앞으로 지켜봐야 할 성과
요즘 디즈니 이야기에서 빠지지 않고 나오고 있는 이름이 하나 있죠. 바로 넷.플.릭.스. 거대 콘텐츠 플랫폼이 된 넷플릭스는 이제 디즈니의 콘텐츠 경쟁자로도 성장했는데요. 디즈니도 가만히 있지 않았어요. 21세기 폭스 인수로 넷플릭스와 경쟁 중이던 훌루(Hulu)를 가져왔죠. 그리고 디즈니만의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즈니+를 작년 11월에 론칭했어요. 불과 두 달 만에 2860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하며 제국의 역습*을 시작했습니다. 
* 관련 내용은 지난 2월 7일의 커피팟, 1. 본격적인 (디즈니) 제국의 역습도 참고해 주세요.

창의성을 지휘하라
후임 CEO인 밥 차펙은 디즈니의 테마파크와 상품 사업을 주로 담당해온 사업 운영 전문가라고 해요. 밥 아이거는 앞으로 회장으로서 디즈니의 원천인 '크리에이티브' 영역을 돌볼 것이라고 밝혔어요. 자신의 전문 영역이자 디즈니의 핵심 경쟁력인 콘텐츠 부문에 집중하며 은퇴 전까지 회사의 미래 경쟁력을 챙기겠다는 입장이에요. 스트리밍 서비스의 경쟁력과 21세기 폭스 인수로 새로 합류한 콘텐츠와 기존 콘텐츠가 시너지를 낼 방안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되고요. 

사업의 핵심을 여전히 이끌어 가는 것이기 때문에 물러난 듯 안 물러난 듯한 애매한 상황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어요. 하지만 남은 임기 동안 후임 CEO에게 콘텐츠까지 두루 살피는 노하우를 물려주고 가기 위한 선택이었다고도 밝혔습니다. 앞으로 넷플릭스를 비롯해 애플과 아마존이라는 빅테크와도 경쟁하게 될 전통의 디즈니가 어떻게 사업을 이끌어가는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샷 추가: 그래도, 조금은 불안한 스트리밍 전쟁
앞으로 스트리밍 경쟁은 누가 더 양질의 콘텐츠를 확보하느냐가 관건으로 분석되기도 하는데요. 콘텐츠의 제국 디즈니가 빠른 속도로 넷플릭스를 따라잡을 것이란 예상도 많아요. 하지만 이미 전 세계적인 서비스가 된 넷플릭스가 각 지역에서 쌓은 콘텐츠 베이스를 이기기 힘들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테크를 기반으로 하는 플랫폼 비즈니스에서 디즈니가 운영 역량을 얼마나 더 빨리 끌어 올리느냐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이고요. 
* 관련 내용은 지난 1월 23일의 커피팟 중 2. 실적으로 시험대를 넘은 넷플릭스도 참고해 주세요.

[빅테크]
2. 아마존 GO, 계산 없이 GO
아마존이 계산대가 없는 첫 번째 식료품점, 아마존 GO 그로서리(Grocery)를 정식 오픈했어요. 아마존은 이미 2018년부터 총 25개의 아마존 GO 편의점을 운영해 왔는데요. 이번엔 신선식품을 포함한 5000여 품목이 갖춰진 큰 규모의 식료품점(996제곱미터(약 300평))이에요. 앞으로 관련 기술을 경쟁 식료품 사업자에게도 판매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를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마음껏 집어 들고 바로 나가도 돼. (참고: 사진은 아마존 GO의 모습이 아닙니다)
어떻게 작동하는 건가요?
고객 눈에는 보이지 않는 기술이 모든 걸 바라보고 있다고 해요. 아마존에서 제공한 자료에 의하면 고객은 아래 세 가지만 하면 쇼핑을 편리하게 마칠 수 있어요.
  1. 아마존 GO 앱을 입구의 게이트에서 스캔하고 들어갑니다. 천정에 달린 특수 카메라들이 다각도로 모든 상품을 바라보고 있어요.
  2. 필요한 물건을 집어 들고 장바구니에 넣어요. 이미지 인식 소프트웨어와 선반의 무게 센서(Sensor)가 어떤 상품이 골라졌는지 식별해요.
  3. 가게를 나온 후 앱에 연결된 결제 수단을 통해 결제가 이루어진 것을 확인합니다. 모든 상품은 개수 단위로 가격이 매겨져 있어요.
아주 간단하죠? 말로는 간단하지만, 이 기술을 문제없이 작동하게 하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겠죠. 아마존은 아마존 GO 편의점을 운영하며 겪은 시행착오와 축적한 데이터가 소중한 배움이 되었다고 했어요. 인식 기능 향상을 위한 카메라 기술과 관련 알고리즘을 발전시킬 수 있었다고 하고요.

아마존이 오프라인도 했냐고요?
그럼요. 아마존입니다. 아마존은 지난 2017년 유명 유기농 식료품 전문점인 홀푸드(Whole Food)도 인수했고요. 올해부터는 일반 식료품점 체인 사업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로 했어요. 편의점과 고급 식료품점에 소위 마트 사업까지 하겠다는 이야기입니다. 거의 모든 종류의 식료품 오프라인 사업에 진출하는 것이죠.

다른 사업자들은 뭐하고 있어요?
다른 사업자들도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에요. 파이낸셜타임스(구독 필요)에 의하면 월마트와 세븐일레븐도 같은 시스템에 대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세상에 내놓을 단계는 아니라고 해요. 영국의 테스코(한국에선 홈플러스 사업도 운영했었죠)도 작년에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관련 기술을 전문으로 하는 스타트업도 캘리포니아에서 지역 식료품점과 협업하고 있다고 하고요.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들지만 아마존을 바라보고 있자니 가까운 미래에 계산대 없는 상점이 일반적인 모습이 되겠다는 예상을 모두 했을 터 입니다. 장기적으로 비용을 절감할 방법이기도 하고요. 아마존은 관련 기술도 경쟁자들에게 판매를 하겠다고 하니, '미래 상점'으로만 그려지던 모습이 이제는 빠른 시일 내 현실로 다가올 수도 있을것 같네요.
+ 샷 추가: 공들여 만든 기술의 판매(라이선스 계약*) 목적은?
아마존이기 때문에 많은 시간과 투자금을 꾸준히 들여 이 기술을 개발할 수 있었다는 시각이 많아요. 하지만 투자 대비 수익은 빨리 나올수록 좋겠죠. 아마존은 경쟁 사업자들에게도 이 기술의 판매를 계획하고 있어요. 단, 경쟁자들이 한가지 염려할 부분이 있다고 하는데요. 바로 데.이.터. 입니다. 각 상점의 데이터는 재고관리와 고객 행동 등을 분석하는데 소중한 자료가 되겠죠. 실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다면 아마존이 관련 데이터를 어떻게 취급하는지가 가장 큰 쟁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Licensing Agreement는 기술, 특허, 고유 콘텐츠 등을 일정 기간 사용하는 계약을 의미해요.

[스트리밍]
3. 넷플릭스의 좋은 결정?
이번 주 월요일부터 넷플릭스는 주요 국가별로 '오늘 OO국의 톱10 콘텐츠'를 공개한다고 밝혔어요. '오늘 OO국의 톱10 영화'와 '오늘 OO국의 톱10 TV 프로그램' 목록까지 제공한다고 하고요. 무슨 의미가 있는지 악시오스의 보도를 참고해 정리했습니다.

어제는 <이태원 클라쓰>가 1위였어요. ©Netflix 홈페이지
무슨 의미가 있나요?
그간 넷플릭스는 어떤 콘텐츠를 보면 좋을지 모르겠다는 이용자 의견이 꾸준했는데요. 이런 이용자들의 니즈를 충족해 주는 피처(Feature)이죠. 업데이트도 하루에 한 번씩 된다고 해요. 실시간은 아니지만, 매일 인기 있는 콘텐츠가 무엇인지 볼 수 있기에 이용자들은 콘텐츠 트렌드도 꾸준히 확인할 수 있겠죠. 

좋은데요? 아닌가...?
넷플릭스는 그간 개인화된 추천 기능을 서비스의 핵심 알고리듬으로 홍보해 왔어요. 이용자별 시청 데이터 등을 바탕으로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추천해 주는 것이죠. 톱10 순위는 기존의 추천 기능도 유지하면서 추가한 것이지만 앞으로 이용자들이 어떤 피처를 더 자주 이용해서 또 어떤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비즈니스에 좋은 결정일 뿐?
영국과 멕시코 서비스를 통해 먼저 6개월간 실험을 진행했고 이용자들의 반응이 좋았다고 해요. 이용자들의 반응이 어떻게 좋았는지, 어떤 데이터가 결정의 기준이었는지는 이야기하지 않았어요. 예상할 수 있는 건 이번 피처를 통해 (당연히) 리텐션* 혹은 신규 가입자 모집에 긍정적인 신호가 발견되었을 것이란 겁니다. 
* 고객 유지율 즉, 서비스를 지속해서 이용하는 이용자 비율을 보여주는 지표에요.

디즈니+가 무섭게 쫓아오는 가운데 넷플릭스의 이번 결정이 어떤 효과를 거둘지는 다음 분기 실적 공개 때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적의 근거로 어떤 데이터를 드는지 지켜보는 것도 좋을 것 같고요.
+ 샷 추가: 넷플릭스가 (늘) 알려주지 않는 것
지난 12월에 넷플릭스는 총 33개국 서비스에서 2019년의 톱10 콘텐츠를 공개했는데요. 콘텐츠가 출시된 후 28일간의 시청 데이터를 바탕으로 하고, 최소 2분을 시청하면 시청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기준을 두었다고 해요. 하지만 이 기준이 왜 순위를 매기기에 타당한지 설명은 없었어요. 블룸버그는 이 시청률 순위를 외부의 검증된 기관이 검수한 것도 아니라고 지적했고요. 대형 미디어 사업자이기도 한 기업이 대중에게 전하는 정보이지만 그 근거를 넷플릭스만 알고 결과만 전해주는 건 왠지 개운치 않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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