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월 11일. 또 테슬라 얘기, 유튜브 실적, 당황스러운 전략

1. 오늘도 계속되는 테슬라 이야기, 2. 알고도 몰랐던 유튜브 실적 공개, 3. 미국의 급작스런 5G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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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1일, 화요일의 커피팟

밀레니얼을 위한 해외 비즈 뉴스를 전합니다.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세상을 바꾸고 있는 비즈니스 이야기를 배달할게요. 
어제 <기생충>의 아카데미 4관왕 소식으로 해외 매체도 즐거운 뉴스를 크게 내보냈는데요. 기쁜 뉴스의 홍수 속에서 커피팟은 1. 계속 할 수밖에 없는 화제 몰이 테슬라 이야기, 2. 알고도 몰랐던 실체, 유튜브의 실적 이야기와 전에 볼 수 없던 주장이 나오는 3. 미국의 (중국과의) 5G 경쟁 대응 방안에 대한 이야기를 골랐습니다.

[전기차]
1. 오늘도 계속되는 테슬라 이야기
테슬라는 2019년 말부터 화제의 중심에 놓여 있습니다. 예상보다 좋은 실적과 전망으로 지난 12월 이후 기업가치가 믿기 어려운 속도로 가파르게 올랐는데요. 테슬라를 향한 기대감과 별개로 현재 테슬라가 가진 이점이 무엇인지 파이낸셜타임스의 보도를 토대로 정리했습니다.

"계속 나와서 미안한데, 다들 아직도 내 이야기하네?"
테슬라를 바라보는 팬들의 심리
파이낸셜타임스에 의하면 소위 테슬라의 팬들이 말하는 테슬라의 가능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최적화된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자동차 플랫폼
2) 전기차 배터리를 비롯한 전력 구동 장치의 공급자
3) 자율주행 기술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테크 회사 
4) 완성품 자동차 메이커

사실 팬들만이 말하는 가능성은 아닐겁니다. 이미 증명한 전기차로서의 완성도 외에도 테슬라가 공들인 소프트웨어 자율주행기술이 경쟁자 대비 우위에 있다는 점을 감안해 반영된 기대감이라고 볼 수 있죠. 

"계속 우위를 유지할 수는 없을 거야"
하지만 꼭 팬들만 있는 건 아니죠. 테슬라도 대단하지만 기존 자동차 메이커들을 과소평가할 수 없다는 시각인데요. 도요타와 폭스바겐을 비롯한 메이저 업체들이 전기차를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체계를 구축하면 언제든지 따라잡을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의견이에요. 조금 늦었지만 전기차로의 급격한 전환을 이룰 가능성도 내비치고 있고요.*
* 관련 내용은 지난 2월 4일의 커피팟 중 1. 누가 폭스바겐을 불안하게 하는가를 참고해 주세요.

폭스바겐의 CEO 허버트 다이스는 "앞으로는 소프트웨어가 관건인데, 테슬라의 소프트웨어는 현재 우위에 있다"라고 하면서도 "(다른 업체들의 전기차) 대량 생산이 시작되면 이야기는 달라질 것이다. 소프트웨어의 성공은 결국 볼륨(탑재할 수 있는 생산량)에 달려있는데, 1000만 대의 차량에 탑재돼야 소용이 있지, 100만 대로는 부족하다"라고 말하기도 했어요. 

"계속 우위를 유지할 수 있다고!"
테슬라는 수년에 걸쳐 각 차량에 탑재되어 도로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기반으로 자율주행 기술을 업그레이드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는데요. 피 나는 혁신의 결과물을 다른 자동차 회사들이 금방 따라잡을 수는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에요.

테슬라가 내 놓은 전기차의 완성도는 배터리 기술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전력소비효율이 뛰어나다고 분석돼요. 몇 년간 쌓은 이 기술을 내연기관 자동차 회사들이 갑자기 복사할 수는 없다는 거죠. 테슬라의 전 직원이자 현재는 배터리 부품을 공급하는 실라 나노테크놀로지의 수장인 진 버디체프스키는 "2025년이 되면 격차가 줄어들 거예요. 하지만 현재는 크게 앞섰죠"라고 말했고요.

그래서 앞으로 어떤 회사가 될까요?
향후 경쟁이 엄청날 것으로 예상되는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의 목표가 단지 자동차 메이커로 성장하는 것이 아님은 분명하죠. 위에서 말한 네 가지 모두를 이룬 기업이 될 수도 있겠지만, 상황 변화에 따라 전략적인 선택을 해나갈 것으로 보고 있어요. CEO인 일론 머스크는 자율주행 기술이 회사의 미래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늘 이야기해왔는데요. 계속 발전 중인 배터리 관련 기술도 테슬라를 낙관적으로 전망하게 만드는 이유인 만큼, 상황에 맞춰 전략을 선택하지 않을까요? 무엇보다 메이저 차량 생산자가 되는 것이 먼저겠지만요.
+ 샷 추가: 독일 공장 문제부터 해결하자
테슬라는 지난 4분기 36만 7500대를 생산하며 최대 기록을 찍었지만, 미국 프리몬트와 중국 상해 공장에 이어 독일에서 생산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사안이에요. 현재는 몇 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착공할 수 있는 상황이고요. 관련 내용은 지난 1월 23일의 커피팟 중 3. 테슬라가 유럽에도 자리 잡기 위해 해야 할 일을 참고해 주세요.

[빅테크]
2. 유튜브, 알고도 몰랐던 실적 공개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은 지난주 2019년 4분기 실적 발표를 하면서 처음으로 유튜브의 실적을 공개했어요. "어마어마하다", "생각만큼 크지 않네?" 등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건 유튜브가 현재 가지는 영향력을 가늠해 볼 수 있었다는 점이죠. 월스트리트저널, 더버지(The Verge)의 보도를 참고해 정리했습니다.

"이제야 공개하지만 이 정도는 예상했잖아?"
몰랐던 숫자를 공개합니다
유튜브는 2019년 4분기에만 47.2억 달러(약 5.6조 원)의 광고 매출을 올렸고, 2019년 한 해 동안에는 151억 달러(약 17.8조 원)를 올렸어요. 알파벳의 4분기 매출(461억 달러(약 54.4조 원))의 10% 이상, 2019년 매출(1611억 달러(약 190조 원))의 10%가 조금 안 되는 비중을 차지한 거죠. 공개되지 않았던 숫자에 대한 추측이 많았는데요. 더 많은 매출을 예측한 기관도 있었고, 더 적게 예측한 곳도 있었어요. 모두의 기대를 충족한 것은 아니지만 유튜브가 가지는 파급력은 확인된 결과였다고 분석돼요.

더 직관적으로 알 수는 없나요?
월스트리트저널이 유튜브 매출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직관적으로 비교해줬어요. 숫자를 살펴보면 유튜브 서비스 규모가 실체적으로 다가옵니다. 
  • VS 빅테크: 유튜브를 제외한 알파벳의 광고 매출(1197억 달러)과 페이스북의 광고 매출(697억 달러) 다음으로 높다고 해요. 아마존의 광고 매출을 포함하는 '기타 매출(141억 달러)'보다 높았고요.
  • VS 전통 매체: 미국 방송사 NBC를 비롯해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소유한 컴캐스트의 전체 광고 매출(139억 달러)보다 높았어요. 또한, 더버지에 따르면 미국 TV 광고 시장 규모의 20%에 달한다고 하네요.
  • 상징적인 비교: 4분기 실적만 놓고 보자면 넷플릭스의 분기 매출(54.7억 달러)에 근접해요. 성격은 다르지만 스트리밍 플랫폼인 두 서비스의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31%를 기록한 점도 눈여겨볼 지점이죠. 

근데 이 매출, 나눠줘야 하지 않나요?
알파벳은 이 매출의 '대부분'이 크리에이터들에게 배분된다고 강조했어요. (유튜브의 실적은 크리에이터들에게 달려있죠.) 하지만, 구체적인 숫자는 공개하지 않았어요. 광고 매출과 유튜브의 구독료(30억 달러(약 3.5조 원)) 외 구체적인 수익도 공개되지 않았고요. 

더버지에 따르면 전체 매출의 50% 이상인 80억 달러(약 9.4조 원)는 크리에이터들에게 배분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해요. 유튜브는 '콘텐츠 획득'을 위한 비용이 85억 달러(약 10조 원)라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유튜브의 성장을 이끌어온 크레에이터들을 중심으로 매출 대비 배분되는 수익이 더 많아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요.
* 알파벳은 이 비용에 크리에이터들에게 배분되는 수익이 포함된다고 밝혔어요.
+ 샷 추가: 유튜브의 실적 성장기
알파벳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유튜브 실적을 공개했는데요. 유튜브가 지난 몇 년간 보여준 파급력을 증명하듯 성장 곡선이 그려졌어요. 
  • 2017년: 81억 5000만 달러(9조 6170억 원)
  • 2018년: 111억 5000만 달러(13조 1570억 원, 전년대비 37% 성장)
  • 2019년: 151억 4900만 달러(17조 8760억 원, 전년대비 36% 성장)
++ 시럽 추가: 이제야 세부 실적을 공개한 이유는?
마켓워치에 따르면 구글이 실적을 공개한 이유는 ‘기업의 최고 결정권자가 보고 받는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실적을 공개하라’고 바뀐 기업 실적 발표 방식이 적용되면서에요. 이 규칙은 2017년부터 적용되었는데 이전 알파벳 CEO였던 구글 창업자 래리 페이지는 상세한 실적은 자신이 아닌 구글의 CEO 순다르 피차이가 받고 있다며 세부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작년 12월부터 순다르 피차이가 알파벳의 CEO까지 겸하게 되며 '최고 결정권자가 보고 받는 것과 똑같은 방식의 실적 공개'를 하게 된 것이죠. 물론, 유튜브를 비롯 구글 각 부문의 실적이 좋아 굳이 공개를 꺼릴 이유도 없고요.

[무역전쟁]
3. 미국의 급작스런 5G 대책
지난 1월, 미국과 중국은 무역전쟁에 휴전 협정을 체결했어요. 하지만  협정에는 그간 미중 갈등의 중요한 요소가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았는데요. 바로 화웨이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 5G 기술 분야예요. 미국은 화웨이의 통신장비가 향후 스파이 활동에 활용될 수 있다며 이 장비들의 '불매운동'을 동맹국에게 독려해 왔는데요. 이를 극복할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왔습니다. 뉴욕타임스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를 참고했습니다.

"미국이 우릴 산다고? 누가 그래?"
화웨이 경쟁자를 사서 키우자?
미국이 5G 통신장비 분야에서 열위를 회복하는 방법으로 스웨덴의 에릭슨이나 핀란드의 노키아에 지분을 투자해 두 회사 중 하나의 대주주가 돼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어요. 투자를 통해 5G 기술의 '국산화'를 이루겠다는 거죠. 제안을 한 미국 법무장관 윌리엄 바는 이 거래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미국 기업들이 컨소시엄을 이루어 투자할 수도 있고, 미국 정부가 직접 투자할 수도 있다는 구체적인 이야기도 더했어요. (참고로 윌리엄 바는 법무장관 이전에 에릭슨과 노키아의 대형 수요처인 미국 통신사업자 버라이즌의 법무 책임자였어요)

미국에서 말한 계획이 맞나요?
미국의 정체성이기도 한 시장경제에 맞지 않는 계획이라고 지적 받았어요. 미국이 그동안 비판해 온 중국의 정부 지원 성장과 다를 바 없는 극단적인 주장이라는 평도 있었고요. 하지만 미국과 중국 간의 패권 다툼과 현재의 정치 지형을 고려하면 지금은 모든 것을 속단할 수 없는 시대죠. 백악관의 주도하에 보조금과 세금 면제 혜택이 주어진다면 이 계획에 동참할 회사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는 예상입니다. 

그렇게 뾰족한 수가 없나요?
미국 회사를 직접 키우려는 계획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해요. 마이크로소프트, 델, AT&T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회사와도 화웨이의 장비에 견줄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논의를 이미 시작했고요. 하지만 이들 기업이 기술 열위를 빠른 시일내 따라잡을 수는 없다고 보는 시각이 많아요. 미국 정부가 단기적인 안목으로 당장 열위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만큼, 이 회사들이 에릭센이나 노키아에 투자할 가능성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어요. 

근데 에릭슨이랑 노키아는 뭐래요?
일단 노코멘트입니다. 아무리 미국이라도 해외 정부에서 본인들에 대한 투자나 인수를 상의없이 논의를 하니 적잖게 당황했겠죠. (물밑 논의가 이루어졌는지는 확인이 안 되었어요.) 에릭슨과 노키아는 스웨덴과 핀란드에서 각각 가장 큰 기업이자 자부심이기도 하죠. 노키아는 정부가 별도 운용하는 펀드를 통해 소수 지분을 가지고 있기도 하고요. 

현재로서는 실행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지만, 그간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지나온 과정을 보면 어떤 것에도 '절대'라는 말을 붙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다소 급진적인 이 주장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도 지켜봐야겠고요. 
+ 샷 추가: 왜 법무장관이 이런 얘길했나요?
미국 법무부의 '중국 이니셔티브 컨퍼런스'의 키노트 연설에서 한 이야기예요. 이 행사는 미국의 법집행 기관들이 중국의 경제 위협과 안보 위협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였고요. 그는 "(5G 경쟁에) 미국 경제의 미래가 달려 있다"는 다소 급진적인 수사도 사용하면서 투자의 필요성을 역설했어요. 이 자리에서 법무장관으로서 직접 해결책을 제시하며 백악관의 의지를 전달한 것으로도 해석되지만 의아하게 받아들여졌어요. 보통 통신 관련 의사결정은 연방 통신 위원회가 관장을 하고 상무부를 비롯 관련 기관들이 논의에 참여해요.
++ 시럽 추가: 5G 싸움의 끝은 있는걸까?
5G 네트워크와 관련 미국과 중국의 싸움은 현재 경계가 없어요. 최근에는 영국이 5G 통신장비 사업자 중 하나로 화웨이를 선정하자 미국이 강력하게 항의를 하기도 했죠. 영국 내에서도 갑론을박이 일고 있고요. 이 와중에 중국은 프랑스 등 다른 유럽 국가들이 화웨이를 배제하면 무역 갈등이 일어날 수 있음을 암시하고 있어요. 1차 미중 무역합의에서는 수면 밑에 있었지만 앞으로의 논의에서 큰 이슈가 될 수 있는 뇌관입니다.*
* 관련 내용은 지난 1월 17일의 커피팟 중 2. 미·중 무역 합의 1라운드 결과: "안심하긴 일러요"를 참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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