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 6일. 맥주 회사와 자원 기업의 콜라보
2020년 11월 6일 금요일 웹에서 보기 라이브러리 어느덧 금요일이죠? 모두 11월의 첫째 주 잘 마무리하시길 바랄게요. 오늘은 미국 대선일에 함께 투표가 이루어진 우버와 리프트를 중심으로 발의된 '프롭22'에 대한 이야기, 맥주 회사와 자원 기업의 콜라보가 말해주는 것은 무엇일지, 그리고 설익은 애플의 검색 시장 진출설에 관한 이야기를 준비했어요. [긱이코노미] #긱노동 1. 우버와 리프트의 승리가 의미하는 것 아직도 개표가 이어지고 있는 미국 대선 외에도 실리콘밸리에서는 우버, 리프트, 도어대시 등 대표적인 긱(Gig) 이코노미 서비스를 운영하는 기업을 중심으로 한 프로포지션 22(주민발의법안 제22호, 줄여서 프롭22라고도 불러요)의 투표 결과도 주목받았는데요. 드라이버나 배달원을 직원으로 채용하지 않고, 지금처럼 프리랜서로 활동하게 하는 이 법안이 58%의 찬성표를 얻으며 통과됐어요. 우버는 주문배달도 현재 핵심 중 핵심이죠. 일단 '프롭22'가 뭐냐면요 캘리포니아는 올해 초 회사의 '핵심 비즈니스 기능'을 수행하는 모든 노동자는 '직원'으로 채용하고 대우해야 한다는 골자의 내용을 담은 법안 AB5(Assembly Bill 5)를 시행했는데요. 플랫폼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수행하는 긱 노동을 통한 운영이 핵심인 우버와 리프트, 주문배달 서비스인 도어대시, 식료품 배달대행 서비스인 인스타카트 등이 이에 반대하며 자신들의 사업은 AB5 적용의 예외가 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주민발의법안을 발의한 것이에요. 프롭22에는 플랫폼의 긱 노동자를 직원으로 채용하지 않는 대신 최저임금의 120%까지를 보장해 주고, 의료보조금과 산재보험 등의 혜택을 주는 등의 방안이 담겨있어요. 직원으로 채용하는 것보다 부가적인 혜택을 주는 것이 사업 운영 비용을 줄이고 현재의 사업 모델을 유지시킬 수 있는 방법이죠. 이 법안의 통과로 이들 앱의 긱 노동자로 활동하는 이들은 AB5가 적용되지 않아요. 어떻게 통과시킬 수 있었냐면요 우버와 리프트는 AB5가 시행된 이후에도 법안을 따르기를 거부했고, 캘리포니아에서 사업을 접겠다는 의사까지 내비치며 버텼어요. 동시에 2억 달러(약 2250억 원)라는 금액을 모으며, 프롭22의 통과를 위한 로비와 캠페인을 광범위하게 벌였어요. 디지털과 라디오 그리고 지면을 넘나드는 광고 외에도 우버와 리프트는 앱을 통해서도 사용자들에게 프롭22 찬성을 독려하는 팝업 메시지를 내보내며 자신들이 가진 리소스를 전부 사용했어요. 그야말로 총력을 다한 것이죠. 총력을 다할 이유가 분명했어요 파이낸셜 타임스가 인용한 모건 스탠리의 분석에 의하면 프롭22의 통과로 우버는 현재보다 전체 비용이 약 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프롭22가 통과되지 않았다면 5% 증가가 예상됐어요. 도어대시에게는 올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특히 좋은 소식이 되었고요. 큰돈을 쏟아부으며 허락하는 모든 방식을 이용해 총력을 다할 이유가 분명했죠. 앞으로 계속 이어질 논쟁입니다 이번 사례는 앞으로 캘리포니아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참고할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문제는 기존의 노동법을 따르지 않기 위해 새로운 형태의 긱 노동법을 서비스 운영 회사들이 만들어내는 것이 적절한가에 있기도 하죠. 법안의 제안을 넘어 이를 관철하기 위해 이들이 자신들의 서비스와 사용자 베이스를 활용하는 행위가 옳은지도 따져봐야 할 문제로 지적되고요. 우버와 리프트 등은 자신들이 속한(혹은 만든) 생태계의 기존 방식을 지켜내기 위해서 최선의 결과를 얻었지만, 이 문제는 앞으로도 긱 이코노미 플랫폼을 제공하는 자와 그 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긱 노동자 그리고 사용자 모두가 참여하며 이어질 논쟁입니다. ☕️ 우버와 리프트는 한숨을 돌렸는데요 긱 노동자를 직원으로 분류하는 법은 긱 노동자들 사이에서도 찬반이 갈리는 사안이에요. 고용 보장 등 직원으로서 인정받으며 안정적으로 일하기 원하는 이들도 많지만, N잡을 수행하면서 개인사업자 혹은 프리랜서로 일하길 원하는 이들도 적지 않거든요. 우선 우버와 리프트는 사업이 탄생한 가장 큰 시장(각각 총 예약의 9%, 16% 차지)에서 사업 모델을 지켜내며 한숨을 돌렸죠. 프롭22의 통과로 우버와 리프트는 개인사업자 혹은 프리랜서로서 일할 때의 장점을 부각하고, 부가적인 혜택도 제공하기로 하면서 이제는 새로운 형태의 긱 노동법을 만들어내기도 한 것이에요. [기후위기] #에너지 #브랜딩 2. 맥주 회사와 자원 기업의 콜라보가 말해주는 것 최근에는 밸류 체인(Value chain)의 전반에 기업들이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콜라보'를 하는 움직임도 계속 포착되고 있는데요. 맥주 회사는 자원 기업과 협업해 저탄소 캔을 개발하고, 대표적인 식량 기업은 화물선에 돛을 달고 연료 사용을 줄이기 위한 기술을 포뮬러원(F1) 출신의 기술팀과 개발하는 콜라보 등이 이루어지고 있죠. 이는 바뀐 소비자 인식과 투자자 지형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에요. 어떻게 생산된 캔인지도 확인하면 좋겠죠? 맥주 회사는 광산 기업과 콜라보하고 앤하우저-부시 인베브(Anheuser-Busch InBev)는 버드와이저, 하이네켄, 스텔라 아르투아, 구스아일랜드 등 총 100여 개의 브랜드를 소유한 벨기에에 본사를 둔 맥주 회사이죠. 한국에서는 OB 맥주도 인수해 운영하는 것으로 친숙하고요. 이들은 최근 철광석 등을 주로 취급하는 대표적인 다국적 자원개발 기업인 리오틴토(Rio Tinto)와 협약을 맺고, 수소 전기를 통해 만들어진 저탄소 알루미늄 캔 사용을 시작하기로 했어요. 이 캔은 보통 캔의 제조 과정 보다 탄소 배출량이 30% 적다고 하는데요. 우선, 미국에서 잘 팔리는 브랜드인 저탄수화물 맥주인 미켈롭 울트라(Michelob Ultra)에 이 캔을 사용하기로 했어요. 저탄소 캔임을 알리는 표기도 하기로 했죠. 리오틴토는 앞으로 캔을 만드는 알루미늄 시트의 제련 과정도 탄소 중립을 이루며 만들겠다는 계획도 밝혔고요. 식량 기업은 포뮬러원 팀과 협업을 하고 카길(Cargill)은 세계에서 가장 큰 식량 기업 중 하나에요. 주로 곡물을 대단위로 트레이딩하는 것이 사업의 핵심이기도 하고요. 현재 이들은 매일 600개의 화물선이 전 세계의 바다에서 식량과 자원을 나르고 있는데요. 이들은 연료를 아끼고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거대한 돛을 화물선에 다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어요. 현재 포뮬러원(F1)과 올림픽 세일링 팀을 이끌던 인원 등으로 구성된 영국의 BAR 테크놀로지라는 기업과 협업을 하며 공기 저항 등의 기술을 적용한 대형 돛을 화물선에도 적용할 방법을 찾고 있죠. 해상 운송은 전 세계 무역량의 90%를 차지해요. 그리고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약 3%를 책임지고 있고요. 하루에 사용하는 화석 연료만 해도 500만 배럴에 이른다고 하죠. 이 기술이 적용되면 연료 사용은 30%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데요. 아직 개발 초기 단계에 있지만 우선 2022년까지 중형 규모의 화물선에 돛을 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왜 이런 콜라보를 하고 있냐면요 이들이 실제로는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면서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소위 그린워싱(Greenwashing)을 시도하는 것은 아니에요. 앤하우저-부시 인베브는 2025년까지 기업 운영 전체에서 탄소 배출을 25% 줄이는 단기 목표도 세운 상황이고요. (현재 북미 지역에서는 재활용 캔의 사용율을 70%까지 끌어올리기도 했어요) 해운업계는 2050년까지 2008년 대비해 탄소 배출량을 50% 줄이기로 한 목표를 세웠는데요. 해상 운송이 사업의 핵심이기도 한 카길이 이를 지키기 위한 방법을 찾으며, 의미 있는 기술 개발에 함께 나선 것이죠. 바뀐 소비자 인식과 투자 흐름에 따라야 해요 소비자들과는 직접적인 접점이 없는 자원 기업들도 이런 실험에 나선 것은 결국 바뀌는 소비자 인식과 투자 지형에 있어요. 소비재를 생산하는 각 기업은 이제 밸류 체인의 가장 끝단에서부터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고, 자원을 생산하고 나르는 기업들은 운영 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는 방법을 찾지 않으면 안 된다는 블랙록(BlackRock)을 비롯한 투자자들의 압박을 받고 있죠. 아직 모두의 눈에는 띄지 않지만, 대표적인 기업들부터 시작된 이 흐름은 앞으로 모든 산업 전반에서 나타날 흐름을 보여주고 있기도 합니다. 단기간에 이룰 수 있는 목표는 아니지만, 계속 이어가면서 더 나은 방법을 찾고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겠죠. 이는 앞으로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지속할 방법이기도 할 테고요. ☕️ 산업의 변화를 촉진하는 마케팅 활동 아직 구체적인 성과가 나올지 모르는 활동은 단기적으로 거대 다국적 기업들이 찬환경 마케팅부터 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어요.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이는 바뀐 소비자 인식과 투자 흐름을 의식해야 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전 산업의 영역에서 탄소중립을 이루어야만 한다는 흐름이 일고 있고, 각 산업을 이끄는 기업들은 먼저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인식은 앞으로 더욱 커질 거에요. 중요한 변화나 활동에 대해 충분한 홍보를 하는 것도 이런 분위기를 촉진 시키는 역할을 할 수도 있죠. 물론, 이런 사업들이 실제로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을 계속 보여주면서요. [빅테크] #구글 #애플 #검색엔진대결? 3. 설익은 애플의 검색 시장 진출설? 아이폰에서는 이번 iOS 14 업데이트 후 홈 화면의 검색을 통해 애플의 자체 검색 결과가 나오기 시작했고, 사이트의 주소를 직접 친 후 이동할 수 있게 되었는데요. 이를 계기로 애플이 본격적으로 검색 엔진을 개발해 시장에 진출하려는 것은 아니냐는 이야기가 돌기 시작했어요. 구글로 시작된 반독점법 소송의 영향도 있다고 보고요. 최초 보도는 파이낸셜타임스가 했습니다. 시리야! 오늘 맥주 행사하는 마트 검색해줘. 반독점법 소송도 한몫했어요 최근 구글로 시작된 반독점법 소송의 가장 큰 쟁점은 애플의 아이폰을 비롯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디폴트로 구글의 검색 엔진을 설치해 구글이 검색 엔진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유지해 왔다는 것인데요. 이 구조의 핵심은 구글이 검색 엔진을 통한 광고로 돈을 벌고, 이 돈을 휴대폰 제조사에게 지급하면서 양쪽 모두에게 쏠쏠한 사업을 이어올 수 있었다는 것이에요. 반독점법 소송으로 인해 현재 양사에 이득이 되는 이 구조가 무너진다면 애플로서는 이 기회에 자체적으로 검색 엔진을 해보자는 선택을 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에요. 가능한 이야기이긴 한대요 누군가 구글과 경쟁할 검색 엔진을 만든다면 유일하게 거론될 수 있는 건 애플이에요. 여러 가지 정황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하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기업가치가 높은 회사인 애플의 재무현황은 (다른 빅테크가 장악하고 있는 시장일지라도) 새로운 검색 엔진과 같은 제품 개발을 무리하지 않고도 지원할 수 있어요. 근데 가능성은 높지 않아요 아무리 애플이어도 검색 엔진이 사업의 알파이자 베타인 구글과의 격차는 너무 크다고 시장에서는 보고 있어요. 물론, 각종 기기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는 능력을 고려하면 애플이 충분히 생각할 시장으로 보고 있죠. 하지만, 현재도 분당 수억 개의 쿼리(query)를 수집하며 막대한 데이터를 쌓고 활용하는 구글을 장기적으로도 따라가기는 쉽지 않다고 분석돼요. 애플이 무리하면서 자원을 쏟을 이유가 크지 않다고 보고요. 일단 애플은 시리(Siri)에 현재 갖춘 검색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돼요. 아이폰 사용자들이 시리 활용을 늘려갈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일 테고요. 시리가 향후에는 아이폰 사용자들이 일상적인 서비스의 이용과 검색에 활용하는 첫 번째 선택이 되도록 이요. ☕️ 물론, 가능성은 열려있습니다 위에서 살핀 여러 가지 정황은 장기적인 전망으로라도 꾸준히 준비를 해나가는 것으로 보는 시각은 존재해요. 아무리 구글이 막강하더라도 검색 엔진 시장이 언제까지 현재의 구조가 이어진다고 단언할 수는 없겠죠. 애플이 검색 엔진을 과연 내놓을지, 실제로 검토 중인지 단언할 수는 없지만, 앞으로 어떤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는지 계속 주시되겠죠. 오늘 커피팟 어땠나요? 망설이지 말고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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