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 29일. 빅테크 청문회, 못난이 과일, 인도로 간 애플

1. 반독점 조사 전 빅테크 리뷰, 2. 못난이 과일 구독 스타트업, 3. 인도로 가는 애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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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빅테크 CEO 4명이 집결하는 미국의 반독점 조사 청문회에 앞서 빅테크의 현재 위상 리뷰를 해봤고요. 이어서 못난이 과일도 메인 스트림 상품으로 만들려는 스타트업에 대한 이야기와 애플이 인도 진출을 서두르는 이유를 준비했습니다.

[빅테크] #반독점 #청문회
1. 그들은 왜 반독점 조사를 받는가?
이번 주에는 팬데믹이 발생하기 전부터 예정되어 있던 소위 '빅테크'로 불리는 구글,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에 대한 반독점 청문회가 예정되어 있는데요. 각 회사 CEO가 모두 출동하는 블록버스터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는 첫 공식 미국 의회 조사 참석이라고 해요) 현재 이들의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 반독점 조사가 진행되기 전에 악시오스의 보도를 참고해 리뷰했습니다.

일단 이번에 마이크로소프트는 빠져요. ⓒ MorningBrew/Unsplash.com
#1. 시가 총액이 말해주는 것
주식 시장에서의 시가총액은 그 회사의 가치를 보여주는 동시에 이들이 시장에서 어떤 지배적인 위치를 만들어 놓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가 되죠. 앞으로도 계속 수익을 올리며 성장을 할 수 있다는 그림을 보여주는 기업에 투자자들의 돈이 몰리죠. 빅테크가 시장의 수위를 차지한 지는 오래되었지만, 이번 팬데믹을 기점으로 그 지배력은 더욱 강화되었죠. 이들은 모두 컨택트리스(contactless) 시대에 더 강해질 것으로 예상되죠.

매일 바뀌는 숫자이긴 하지만, 현재 4개 회사의 시가 총액을 합치면 거의 5조 달러(약 6000조 원)에 이르는데요. 페이스북을 제외한 알파벳(구글), 아마존, 애플의 시가 총액은 모두 1조 달러를 넘겼고, 이제는 누가 2조 달러(약 2400조 원)에 먼저 도달하느냐가 관심이죠. 참고로 이들을 제외한 미국 시가총액 톱10의 나머지 6개 회사의 시가총액은 3조 6000억 달러(약 4318조 2000억 원)입니다. 이 중엔 시가총액이 1조 5000억 달러(약 1800조 원)가 넘는 마이크로소프트도 포함되어 있죠.

#2. 사용자 수가 말해주는 것
  • 알파벳은 전 세계 검색 엔진 시장에서 차지하는 압도적인 점유율 외에도 지메일을 비롯한 지스위트(GSuite) 제품 사용자만 해도 20억 명이 넘어요. 유투브의 월간 순 사용자 수도 20억 명이 넘었죠.
  • 아마존 프라임 멤버십에 가입한 인원은 2018년을 기준으로 1억 명이 넘었는데요. 아마존은 현재 미국 전체 이커머스 시장의 50%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죠.
  •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을 비롯해 전체 플랫폼의 월간 사용자 수는 26억 명이 넘어요. 애플의 디바이스를 사용하는 인구도 15억 명에 달하죠.
현재 전 세계에서 인터넷이 사용 가능한 인구를 전 세계 46억 명으로 추정되고 있는데요. 외부 서비스가 접근이 불가능한 중국(약 14억 명)을 제외하고는 거의 전 세계가 이들의 서비스와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죠. 이들의 사업 영역도 다양해 지면서 사용자들은 이들이 만든 디지털 세상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죠.

#3. 보유 현금이 말해주는 것
지난 1, 2분기 실적발표를 기준으로 알파벳은 1172억 달러(약 140조 5800억 원), 아마존은 496억 달러(약 59조 4950억 원), 애플은 1928억 달러(약 231조 2640억 원), 페이스북은 603억 달러(약 72조 3300억 원)의 현금을 보유 중이에요. 매년 공격적인 투자를 집행하고 있음에도 막대한 매출과 수익으로 쌓아 올린 잔고이죠.

이 돈으로 이들은 핵심 사업을 더 강하게 키울 기술을 가진 기업이나, 새로운 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는 기업을 흡수해 오기도 했는데요. 누구보다 새로운 사업을 흡수 통합하는 역량이 뛰어난 이들이 앞으로도 취할 주요 전략이기도 합니다.

이번 조사의 이유를 다시 보면요
구글은 검색 광고 시장에서의 지배적인 위치, 아마존은 이커머스 사업에서 입점 업체와의 관계 그리고 이들과 경쟁할 자사 제품을 출시하는 방식, 애플은 앱 스토어를 운영하는 방식과 앱 출시 업체들과의 관계, 그리고 페이스북은 현재까지 경쟁 업체를 인수해 온 방식에 대해서 조사를 받을 예정이에요. 이들이 경쟁을 저해하고 소비자의 선택권을 침해했는지가 쟁점이죠.

이번 청문회는 이 4개 회사의 CEO를 한꺼번에 모아 놓고 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더 끌 텐데요. 현재 이들이 운영하는 사업과 이로 인한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대중에게 각인시키는 효과도 볼 수 있겠죠. (물론, 이들 CEO가 각각의 사업이 독점이 아니라고 직접 반박을 하는 기회이기도 하고요.)

경계할 수밖에 없는 영향력이지만
빅테크는 지금까지 성장 경쟁에서 이기는 자가 시장을 차지하는 인터넷 시장의 특성에 따라 각 분야에서 지배적인 사업자가 되었어요. 하지만, 이들이 새롭게 태어나는 모든 기술을 거머쥘 수 있는 돈과 역량을 가진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어요. 법의 테두리 내에서 사업을 확장해 온 것이지만, 이제는 이들이 조정하는 막대한 데이터가 사람들이 무엇을 보고, 무엇을 해야 한다는 것을 결정하는 알고리듬으로 이어지기에 그 영향력이 남다를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죠.

결과적으로 이들의 영향력이 새로운 사업자가 진입하거나 건강한 경쟁을 저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면 그 또한 시장 원리를 거스를 수 있는 일이 되죠. 이들을 쪼개려는 시도보다는 앞으로 각 영역에서 이들의 사업을 견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와 법률이 마련될 예정인데요. 미국은 이번을 계기로 디지털 시대에 맞게 반독점법을 업데이트하려고도 하죠. 이번 청문회를 기점으로 어떤 논의가 이어질지 지켜봐야 합니다.
☕️ 마이크로소프트(MS)가 빠졌는데요
미국에서는 빠졌지만, MS는 슬랙으로부터 EU 집행위원회에 제소를 당했어요. 업무 협업 툴인 팀스(Teams)를 현재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MS오피스 제품에 끼워팔기를 했다는 이유이죠. 슬랙이 EU에 먼저 제소를 한 것은 미국보다는 EU가 반독점 행위에 엄격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이번 제소는 1990년대 당시 MS가 윈도우즈 운영 체제에 인터넷 브라우저인 익스플로러를 끼워서 제공해 공정한 경쟁을 저해했다는 혐의로 미국에서 제소되었던 때와 유사한 상황으로 보기도 해요.

+ MS는 현재 시가총액 1, 2위를 다투고 있는 기업이기도 하고, 클라우드, 오피스 소프트웨어 등 여러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사업을 운영하지만 다른 빅테크만큼 지배적인 포지션을 점하고 있는 영역은 없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번 청문회에서 빠진 것은 MS가 예전보다 대중에게 호감을 사는 기업이 되기도 했고, 이전만큼의 영향력이 없다는 방증으로 보는 시각도 있어요.

[리테일] #스타트업 #지속가능성
2. 못난이 과일도 메인 스트림으로
매장의 진열대에 오르지 못한 못난이 과일과 채소를 비롯한 여러 '불완전한' 식품이 그냥 버려지지 않도록 모아 판매하는 이커머스도 꾸준히 주목받아 왔는데요. 사업 초기부터 못난이 과일과 채소의 구독 모델을 만들어온 미스핏츠 마켓(Misfits Market, 이하 미스핏츠)이 최근 대규모 투자(8500만 달러)를 받으며 서비스를 확장할 준비를 하고 있어요.

뭐 이런 상자에 담아 보낸다고 해요.  Misfits Market
현재는 '좋은 일'을 팔고 있고
매주 못난이 과일과 채소가 담긴 박스를 보내주는 구독제가 현재 미스핏츠의 사업 모델인데요. 박스 상품을 구독하면 일주일에 한 번 그 주에 확보된 과일과 채소의 패키지를 박스에 담아 보내주는 것이죠. 가격은 식료품점 대비 20~25% 저렴하게 판매를 하고요. 유전자 변형 상품도 취급하지 않고, 농약도 사용하지 않은 유기농 식품만 취급하는 농가의 상품을 골라서 소싱(Sourcing)을 하는 점도 차별화 포인트에요. 이들은 좋은 상품을 제공하려 노력도 하지만, '좋은 일'을 파는데 주력해 오기도 했죠.

이제는 '좋은 상품'을 팔아야 하죠
현재 이들이 제공하는 박스 상품은 그 주에 확보된 물량을 적정히 구성해 보내주는데요. 고객은 박스의 구성물을 선택할 권한이 없어요.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못났지만' 좋은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받아들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판매를 계속 확대해 올 수 있었는데요. 앞으로는 현재 상품 라인업에 추가한 곡물과 허브 등의 식품 외에도 포장이 잘못되거나 외관이 훼손되어 식료품점에 들어가지 못하거나 버려지는 각종 통조림, 초콜릿, 커피콩 등을 상품 리스트에 추가하고 고객이 직접 골라 박스에 담을 수 있는 옵션도 제공하기로 확정했어요.

이들은 사업 초기부터 좋은 일을 하면서도 좋은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어요. 하지만, 이제는 좋은 일을 파는 좋은 일 하는 기업으로 인식되는 게 아니라, 좋은 상품을 팔며 이윤을 올리고 성장을 하는 기업이 되어야 해요.

시장은 계속 확장될 것으로 보지만
현재 매년 약 13억 톤의 음식 쓰레기가 발생하고 있다고 해요. 보스톤 컨설팅 그룹의 지난 2018년 자료에 의하면 이 수치는 10년 후면 21억 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이는 약 1조 5000억 달러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금액으로 환산된다고 해요. 미스핏츠 같은 사업을 진행하는 이들에게는 더 큰 기회가 펼쳐질 규모의 시장이죠. 하지만, 미스핏츠를 비롯한 관련 스타트업이 이런 예상을 뒤집어주는 방향으로 지속 성장하는 것이 모두를 위해 좋겠죠.

☕️ 여러 새로운 기술도 개발 중이고
아보카도에 코팅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정교하게 음식 상품의 수요 예측을 해주는 스타트업 등이 전 세계적인 음식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미션을 가지고 탄생했어요. 이번 팬데믹은 다양한 측면에서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기술을 만드는 이들을 더 주목하게 만들었는데요. 이들이 수익도 올리며 견실하게 성장하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겠죠.

[제조업] #아이폰생산 #인도투자
3. 애플도 인도로 서두르는 이유
애플은 최근 인도에서도 최신 모델 중 하나인 아이폰11 생산을 시작했어요. 영사관 폐쇄 조치 등으로 미국과 중국 간의 긴장 관계가 높아지기 전부터 애플은 인도 생산 증대를 계획하고 있었는데요. 이제는 생산 기지를 당장 다변화해야 하는 때가 왔어요. 물론, 이어지고 있는 빅테크의 인도 투자 행렬에서 빠져서도 안 되고요.

앞으로는 Assembled in India?
생산지 다변화가 첫 번째 이유
애플은 이미 인도에서도 중국 내 파트너인 팍스콘(Foxconn)이 이미 일부 아이폰 구모델을 생산하고 있었어요. 이제는 신모델의 대량 생산도 가능하게 해야 하는 미션이 생긴 것이죠. 팍스콘 외에도 주요 협력사인 페가트론(Pegatron)도 인도에 자회사를 설립하고 생산 라인을 만들기로 했고요.

현재 중국의 팍스콘 공장이 전 세계 아이폰 물량의 90% 이상을 생산하고 있는데요. 미중 무역 분쟁을 기점으로 생산 기지의 일부 이전이 필요하다는 판단하고 있었던 애플은 이제 본격적으로 생산 기지를 다변화하려는 것이에요.

인도 시장 확대는 두 번째 이유
13억 5000만 명이 넘어가는 인도 인구의 약 4억 6000만 명만이 스마트폰을 쓰고 있기에 인도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모두가 크게 보고 있는데요. 인도 시장은 그동안 생각보다 크지 않은 스마트폰 시장에 프리미엄 제품 시장도 크지 않아 아이폰이 본격적으로 진출하기에는 적절치 않았죠. 하지만, 팬데믹으로 인해 그동안 상대적으로 스마트폰 보급이 적었던 분야(대표적으로 교육)에도 필수 수요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요. 애플은 상황을 보며 본격적인 인도 시장 보급 전략을 세울 것으로 예상돼요.

성장에 조금 시간이 걸리겠지만
아직 인도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조짐을 보일 정도로 익은 것은 아니에요. 인프라에 대한 많은 투자가 필요하고 이 인프라가 자리 잡기 위한 시간도 필요하겠죠. 물론, 악명 높다고 할 수 있는 애플의 조립 공정이 새로운 환경에서 제대로 자리 잡는 데 시간도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요.

중국 시장의 크기와 큰 차이가 없는 인도 시장 진출을 현재 빅테크 모두가 급히 진행하고 있죠. 이미 전 세계의 인터넷 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에 있는 이들이 앞으로의 성장을 위해 시장을 크게 확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인도에서 보는 것인데요.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분쟁과 마찰이 커지고 있는 상황도 고려했겠지만, 애플도 이제 점점 더 열리는 인도 시장을 '넥스트 빅 마켓'으로 보고 선점해야 하죠. 애플이 인도 내 생산 확대와 투자를 예상보다 빨리 당길지도 지켜봐야겠습니다.
☕️ 알파벳은 45억 달러 투자를 확정했죠
알파벳의 지오 플랫폼(Jio Platforms, 이하 지오) 투자는 45억 달러로 확정되었는데요. 구글은 지오와 함께 보편적인 보급을 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스마트폰을 생산하기로 했고,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확장할 기회를 잡았죠. 지오도 구글과 함께 모바일 소프트웨어 개발에 나설 수 있게 될 것으로 보고요. 빅테크의 인도 투자 현황은 지난 7월 15일의 커피팟 중 1. 모두가 지오(Jio)에 투자하려는 이유도 참고해 주세요.

📌 [알립니다] - 지난 레터 오기 정정
지난주 7월 24일 커피팟의 1. 뉴욕타임스도 테크 회사가 된다?의 내용 중 뉴욕타임스의 전 CEO인 마크 톰슨의 이름을 데이비드 톰슨으로 잘못 작성했습니다. 현재 커피팟 라이브러리에 올라간 내용에는 정정이 되어있어요. 너른 양해 부탁드립니다. 더욱 주의를 기울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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