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가 총액이 말해주는 것
주식 시장에서의 시가총액은 그 회사의 가치를 보여주는 동시에 이들이 시장에서 어떤 지배적인 위치를 만들어 놓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가 되죠. 앞으로도 계속 수익을 올리며 성장을 할 수 있다는 그림을 보여주는 기업에 투자자들의 돈이 몰리죠. 빅테크가 시장의 수위를 차지한 지는 오래되었지만, 이번 팬데믹을 기점으로 그 지배력은 더욱 강화되었죠. 이들은 모두 컨택트리스(contactless) 시대에 더 강해질 것으로 예상되죠.
매일 바뀌는 숫자이긴 하지만, 현재 4개 회사의 시가 총액을 합치면 거의 5조 달러(약 6000조 원)에 이르는데요. 페이스북을 제외한 알파벳(구글), 아마존, 애플의 시가 총액은 모두 1조 달러를 넘겼고, 이제는 누가 2조 달러(약 2400조 원)에 먼저 도달하느냐가 관심이죠. 참고로 이들을 제외한 미국 시가총액 톱10의 나머지 6개 회사의 시가총액은 3조 6000억 달러(약 4318조 2000억 원)입니다. 이 중엔 시가총액이 1조 5000억 달러(약 1800조 원)가 넘는 마이크로소프트도 포함되어 있죠.
#2. 사용자 수가 말해주는 것
알파벳은 전 세계 검색 엔진 시장에서 차지하는 압도적인 점유율 외에도 지메일을 비롯한 지스위트(GSuite) 제품 사용자만 해도 20억 명이 넘어요. 유투브의 월간 순 사용자 수도 20억 명이 넘었죠.
아마존 프라임 멤버십에 가입한 인원은 2018년을 기준으로 1억 명이 넘었는데요. 아마존은 현재 미국 전체 이커머스 시장의 50%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죠.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을 비롯해 전체 플랫폼의 월간 사용자 수는 26억 명이 넘어요. 애플의 디바이스를 사용하는 인구도 15억 명에 달하죠.
현재 전 세계에서 인터넷이 사용 가능한 인구를 전 세계 46억 명으로
추정되고 있는데요. 외부 서비스가 접근이 불가능한 중국(약 14억 명)을 제외하고는 거의 전 세계가 이들의 서비스와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죠. 이들의 사업 영역도 다양해 지면서 사용자들은 이들이 만든 디지털 세상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죠.
#3. 보유 현금이 말해주는 것
지난 1, 2분기 실적발표를 기준으로 알파벳은 1172억 달러(약 140조 5800억 원), 아마존은 496억 달러(약 59조 4950억 원), 애플은 1928억 달러(약 231조 2640억 원), 페이스북은 603억 달러(약 72조 3300억 원)의 현금을 보유 중이에요. 매년 공격적인 투자를 집행하고 있음에도 막대한 매출과 수익으로 쌓아 올린 잔고이죠.
이 돈으로 이들은 핵심 사업을 더 강하게 키울 기술을 가진 기업이나, 새로운 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는 기업을 흡수해 오기도 했는데요. 누구보다 새로운 사업을 흡수 통합하는 역량이 뛰어난 이들이 앞으로도 취할 주요 전략이기도 합니다.
이번 조사의 이유를 다시 보면요
구글은 검색 광고 시장에서의 지배적인 위치, 아마존은 이커머스 사업에서 입점 업체와의 관계 그리고 이들과 경쟁할 자사 제품을 출시하는 방식, 애플은 앱 스토어를 운영하는 방식과 앱 출시 업체들과의 관계, 그리고 페이스북은 현재까지 경쟁 업체를 인수해 온 방식에 대해서 조사를 받을 예정이에요. 이들이 경쟁을 저해하고 소비자의 선택권을 침해했는지가 쟁점이죠.
이번 청문회는 이 4개 회사의 CEO를 한꺼번에 모아 놓고 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더 끌 텐데요. 현재 이들이 운영하는 사업과 이로 인한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대중에게 각인시키는 효과도 볼 수 있겠죠. (물론, 이들 CEO가 각각의 사업이 독점이 아니라고 직접 반박을 하는 기회이기도 하고요.)
경계할 수밖에 없는 영향력이지만
빅테크는 지금까지 성장 경쟁에서 이기는 자가 시장을 차지하는 인터넷 시장의 특성에 따라 각 분야에서 지배적인 사업자가 되었어요. 하지만, 이들이 새롭게 태어나는 모든 기술을 거머쥘 수 있는 돈과 역량을 가진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어요. 법의 테두리 내에서 사업을 확장해 온 것이지만, 이제는 이들이 조정하는 막대한 데이터가 사람들이 무엇을 보고, 무엇을 해야 한다는 것을 결정하는 알고리듬으로 이어지기에 그 영향력이 남다를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죠.
결과적으로 이들의 영향력이 새로운 사업자가 진입하거나 건강한 경쟁을 저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면 그 또한 시장 원리를 거스를 수 있는 일이 되죠. 이들을 쪼개려는 시도보다는 앞으로 각 영역에서 이들의 사업을 견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와 법률이 마련될 예정인데요. 미국은 이번을 계기로 디지털 시대에 맞게 반독점법을 업데이트하려고도 하죠. 이번 청문회를 기점으로 어떤 논의가 이어질지 지켜봐야 합니다.
+ MS는 현재 시가총액 1, 2위를 다투고 있는 기업이기도 하고, 클라우드, 오피스 소프트웨어 등 여러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사업을 운영하지만 다른 빅테크만큼 지배적인 포지션을 점하고 있는 영역은 없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번 청문회에서 빠진 것은 MS가 예전보다 대중에게 호감을 사는 기업이 되기도 했고, 이전만큼의 영향력이 없다는 방증으로 보는 시각도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