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월 13일. 달려라 킥보드, 세계 배달 대전, 매트리스 IPO



COFFEEPOT 
1월 13일, 월요일의 커피팟

변화하는 세상 속 밀레니얼을 위한 뉴스를 전합니다. 매주 월요일과 금요일, 세상을 바꾸고 있는 비즈니스 이야기를 배달할게요.
CES 뉴스가 조금씩 줄어드는 가운데 커피팟은 이동수단, 음식 배달, 수면 스타트업 소식을 준비했어요. 1전동 스쿠터 스타트업인 라임의 구조조정이 갖는 의미 2. 세계 배달 대전 개막을 알린 합병 거래 소식,그리고 3. 수익성이 관건이 될 매트리스 스타트업 캐스퍼의 기업공개(IPO) 이야기입니다.

+ 오늘 커피팟을 처음 받은 분이라면, 지난주 금요일의 커피팟 '우버 v 캘리포니아, 월마트 로봇, 석유기업도 스타트업'도 참고하세요!

[모빌리티]
1. 킥보드가 계속 달리려면? 라임도 수익성 압박
요즘 거리를 지나다니다 보면 전동 킥보드나 자전거를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최근 2년간 라임과 버드를 비롯한 전동 스쿠터 스타트업은 크게 성장해 왔는데요. 최근 스타트업의 수익성을 놓고 고삐를 죄는 분위기는 전동 모빌리티 분야도 비껴가지 않았습니다. 대표주자인 라임 역시 구조조정에 돌입했거든요. 악시오스, 모닝브루, 월스트리트저널에서 발 빠르게 보도했어요.

이 라임 아니고, 전동 스쿠터 스타트업이에요.
라임은 현재 30여 개국, 120개 이상 도시에서 운영 중인데요. 성장이 더디고 수익을 못 내는 12개 도시에서 운영을 중단하고, 관련 인력 100여 명은 구조조정 대상이 된다고 발표했어요. 

근데 왜 큰 뉴스인가요?
지난 2년간 폭발적으로 성장한 전동 스쿠터 업계에도 '수익성 압박'이 시작됐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에요. 폭발적인 성장의 배경에는 역시나 큰 투자*가 있는데요. 투자자들은 '몇 개국 몇 개 도시에 몇 명이 이용 중이다'라는 허울좋은 성장이 아니라 수익으로 연결되는 '견실한 성장'을 바라고 있어요.
* 라임은 지금까지 안드레센 호로위츠(벤처캐피탈), 구글벤처스와 우버 등으로부터 총 7.77억 달러(약 9024억 원)를 투자받았어요. 2019년 2월, 기업가치는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평가 스타트업) 기준을 뛰어넘은 24억 달러로 평가됐고요.

전동 스쿠터 시장은 '일단 사용자를 늘리고 보자'는 전략을 써온 대표적인 업계인데요. 성장에 치중한 나머지 여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아직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했다는 판단을 받고 있습니다.

어떤 문제들인가요?
  1.  규제 대응: '일단 사용자를 늘리고 보자'는 전략은 규제가 적용되기 전까지만 가능해요. 하지만, 각 도시 당국도 시민 안전에 직결되는 교통수단에 대한 수칙을 정하는 데 있어서 손 놓고 있지는 않겠죠. 시장 확대 및 이들 사업의 성장에 대응해 정책과 규제도 만들어지는 만큼, 이제는 관련 규제를 고려해 사업을 정교하게 다듬을 차례입니다.
  2.  비용 관리: 전동 스쿠터의 파손/도난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어요. 제조된 교통수단을 제공해야 하는 서비스의 특성상, 이 서비스는 도시와 고객이 늘어나면 비용도 함께 증가합니다. 이는 재정에 큰 부담을 가져올 수밖에 없고, "이제는 관리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내려진 것이죠.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한대요?
라임은 2020년에 수익을 낼 자신이 있다네요. 6개월 정도였던 전동 스쿠터의 수명을 14개월가량으로 끌어올리기도 했고, 내구성이 뛰어난 스쿠터들로 비용 관리도 더 잘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요. 구조조정을 발표하며 덧붙인 이야기는 "현재 라임을 서비스하는 120여 개 도시 대부분에서 수익을 내고 있다. 다만 성장성이 더딜 것으로 판단되는 도시에서는 운영을 중단할 것이다"였어요.

라임을 비롯한 전동 스쿠터 업체들은 다양한 모빌리티 수단을 활용하는 종합 모빌리티 사업으로의 확장을 꿈꾸고 있어요. 참고로 라임은 2018년부터 분 단위로 가격이 매겨지는 공유 차량 서비스(한국엔 쏘카가 있죠)를 시작했고요. 이런 시장성까지 보고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진 거죠. 2019년 10월에는 라임의 2019년 손실이 3억 달러(약 3500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어요. 
+ 샷 추가: 본격적인 수익성 압박을 받기 시작한 스타트업들
미국 실리콘밸리에 퍼진 수익성에 대한 압박은 작년 위워크 사태와 기업공개 이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버의 상황을 기점으로 본격화됐어요. 이제는 사용자 성장이 아니라 수익이 동반되는 건강한 성장이 필요한 시기라면서요. 지난주 월요일의 커피팟에서 전반적인 내용을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 시럽 추가: 전 세계 도심에서 수요를 인정받은 전동 스쿠터 모빌리티
라임은 서울에서도 운영 중이에요. 강남권을 중심으로 서비스 확대를 꾀하고 있고요. 라임 외에도 여러 가지 전동 스쿠터가 운행 중인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죠. 사용 시간당 요금이 부과되는 체계인데요. 대중교통으로 이용하는 근접 거리를 대체할 수단으로 보기도 해서 시장성을 크게 평가받기도 했어요. 현재 한국에서는 20여 개 업체가 이 시장을 놓고 경쟁 중이래요. 

[주문배달]
2. 또 하나의 배달 공룡 탄생, 본격 막 올린 세계 배달 대전

피자를 배달시켜 먹고 싶은 월요일 아침이에요.
지난 12월 우아한형제들(a.k.a 배민)이 독일의 딜리버리히어로(a.k.a DH)에 인수*되자 떠들썩했죠? 해외에서도 빅이슈였고요. 이번엔 그보다 큰 초대형 거래가 성사됐어요. 어떤 거래냐고요?
* 12월 3주차 커피팟 '우리만 배달의 민족일까? 세계는 지금 배달의 전쟁 중'에서도 관련 소식을 다뤘습니다.

배민 인수합병 거래보다 커요? 네, 훨씬!
바로 영국의 저스트이트(Just Eat)를 네덜란드의 테이크어웨이닷컴(Takeaway.com)가 60억 파운드(약 9조 원)에 인수한다고 하네요. 업체 간 경쟁이 붙으면서 당초 예상(약 6.5조 원)보다 훨씬 큰 금액으로 거래가 성사됐는데요. 전 세계적으로 주문배달 시장의 성장성을 크게 보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져요.

음식 주문배달 시장, 어쩜 이렇게 크죠?
  1. 일부에서는 음식 주문배달 시장 규모가 승차 공유 서비스 시장보다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해요. 승차 공유 시장엔 직접적인 대체재로 다른 대중교통 수단이 존재하지만, 음식 주문배달은 음식점이 주문배달의 대체재로 작용하지 않죠. 이를 봤을 때 맛있는 음식을 집으로 배달받으려는 수요는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이고요.
  2. 요즘 스타트업계가 주목하는 '수익성'에 있어서도 유리하다고 분석돼요. 음식을 배달받는 '편의성'에 수요자들은 기꺼이 대가를 지불하고 있으니까요. 음식을 공급하는 식당 입장에서는 배달 '콜'을 많이 받을수록 고정 비용을 아끼는 효과도 있어 아직은 반기는 분위기이고요. (물론, 국가별로 다양한 논쟁이 있고, 상황도 달라요)
  3. 한 가지 무서운 예상도 있어요. 결국 음식 주문배달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클라우드 키친*까지 설립해 음식 주문배달의 '수직계열화'를 이룰 것이라는 거죠. 클라우드 키친을 활용하면 비용을 대폭 아끼고 마진을 높일 수 있겠죠. 소비자는 더 싼 값에 피자나 치킨을 배달받을 수 있어 좋고요.
    * 음식 주문 배달을 전문으로 하는 공유 주방

음식과 배달에는 장벽이 없어요
남아공, 네덜란드, 독일, 영국, 미국, 일본, 한국. 주문배달 시장의 메이저 업체들이 활동하거나, 자본의 근거지가 되는 곳들이에요.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한 DH는 독일에 본사가 있지만, 대주주는 남아공의 내스퍼스(Naspers)입니다. 미국에는 우버이츠를 앞지르고 있는 도어대쉬와 그럽허브가 호시탐탐 인수를 통한 확장을 노리고 있어요. 일본의 소프트뱅크, 싱가포르의 테마섹은 동남아 업체들(그랩, 고젝)에 크게 투자했고요. 남미 시장도 음식 주문배달 서비스는 활발해요.

결국, '편리하게 먹는다'라는 전 지구적인 '니즈'를 충족하는 비즈니스의 확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큰 것이겠죠. 앞으로 각 플랫폼이 얼마나 더 편리하게 서비스를 제공하는지에 따라 성패가 갈릴 테고요.
+ 샷 추가: '우린 좀 걱정되는데...' 식당들의 두려움
  1. 음식 주문배달에서도 플랫폼 사업자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어요. 플랫폼 사업자야말로 어떤 레스토랑을 고객에게 더 노출할지 결정하는 열쇠를 쥐고 있으니까요. 
  2. 이들이 클라우드 키친까지 갖춘다면 결과적으로 기존 레스토랑 업계의 영역까지 들어가는 거죠. 음식 수요는 정해져 있기에 파이가 커지는 건 아니겠죠. 결과적으로는 기존 사업자에게 불편한 '혁신'이 될 가능성이 커지리라 예상돼요.

[이커머스] 
3. 당신의 잠을 책임질게요, 기업공개(IPO) 먼저 하고요

수면계의 나이키가 되고 싶어요.
캐스퍼는 유통 마진 없이 직접 제작한 매트리스를 바로 배송해주는 서비스로 시작한 스타트업이에요. 합리적인 가격에 매트리스를 구매할 수 있다 보니, 초기부터 큰 반응을 얻었는데요. 2014년에 설립한 이 회사가 이제 기업공개를 준비한다네요. 하지만, 걱정이 하나 있어요. 많은 스타트업이 그렇듯 이들도 아직 수익을 못 내고 있거든요. 월스트리트저널, CNBC를 비롯한 주요 매체에서 다룬 소식입니다.

"우리가 수면경제의 개척자야"
이제는 침실에서 쓰이는 상품을 확대하고 명상, 수면 카운슬링 등의 서비스도 시작한다고 해요. 오프라인 매장도 현재 60개에서 200개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하고요. 아직 실적은 불확실해요. 매출은 지속적으로 성장해 왔지만 적자도 커져 왔거든요*. 이들은 현재까지 총 3.4억 달러의 투자를 받았어요. 현재 유니콘에 해당하는 가치(11억 달러)로 평가받고 있고요.
* 2018년: 손실 9210만 달러(약 1069억 원), 매출 3.58억 달러(약 4100억 원) / 2017년: 손실 7340만 달러(약 850억 원), 매출 2.51억 달러(약 2900억 원)

시장 크기? 논리는 별반 다르지 않은데?
이들이 기업공개를 위해 준비한 논리는 위워크, 우버, 리프트 등과 별반 다르지 않아요. 바로 시장 크기 이야기를 한 거죠. "세계적으로 수면 시장은 4320억 달러에 이른다. 북미와 유럽지역만 해도 670억 달러 규모이다."

시장의 반응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아요. 진입장벽이 높지 않은 시장이다 보니 후발 경쟁자가 많이 생겼고, 이들로부터 추격을 받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시몬스(Simmons), 템퍼 실리(Tempur Sealy) 등 기존 강자들도 건재하고요. 캐스퍼는 2016년부터 현재까지 '성장'을 위한 마케팅 비용에 총 4.23억 달러를 사용했다고 매체들이 짚기도 했어요.

어떤 시사점이 있는 건가요?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하는 캐스퍼에 대한 시장 반응은 투자가 활발하던 2019년 이전보다 크게 엄격해질 것으로 예상돼요. 수익성을 최우선 고려사항으로 박아둔 투자자들이 2019년을 거울삼아 2020년에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죠. 다만, 월스트리트저널은 연초 진행되는 캐스퍼의 기업공개가 아직 덜 알려진 스타트업들에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을 거라 예상했어요.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말이죠. 
+ 샷 추가: 한국에도 있어요, 매트리스 스타트업
삼분의일 매트리스라고 아시나요? 캐스퍼와 비슷한 아이디어로 2017년 시작했지만, 수면 브랜드로서의 성장 방향은 달리 만들어 가는 스타트업이에요. 결국 고객에게 필요한 서비스와 이를 제공하는 새로운 방법은 비슷한 면이 있겠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취하는 전략은 다른 것으로 보입니다.
++ 시럽 추가: 시장에 큰 변화를 불러온 이커머스 스타트업
캐스퍼처럼 특정 제조상품 시장에서 이커머스를 통해 새로운 모델을 성공적으로 도입해 온 업체들도 본격적인 수익 만들기에 골몰하고 있어요. 대표적인 업체가 안경 제조 스타트업 와비파커예요. 와비파커는 안경시장의 독점 구조를 깬 스타트업이자 많은 스타트업에 영감을 준 회사로도 유명해요. 2010년 설립 이후 총 3억 달러의 투자를 받았고, 2018년엔 12억 달러에 가까운 기업가치를 평가받았어요.

(20초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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