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월 17일. 기후위기 투자, 무역전쟁 1라운드 끝, 아마존과 인도



COFFEEPOT 
1월 17일, 금요일의 커피팟

변화하는 세상 속 밀레니얼을 위한 뉴스를 전합니다. 매주 월요일과 금요일, 세상을 바꾸고 있는 비즈니스 이야기를 배달할게요.
어제오늘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 합의가 해외 비즈니스 뉴스 메인을 장식했는데요. 이와 함께 기후변화를 위기로 보기 시작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의 움직임도 주목을 받았습니다. 커피팟은 1. 기후위기를 초래한 기후변화가 비즈니스에 미칠 영향, 2. 미·중 무역전쟁 1라운드 결과 요약,3. 제프 베조스의 이유 있는 인도 방문을 준비했어요. 

[파이낸스] 
1. '기후위기'가 비즈니스 지형까지 바꿀 수 있다고?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로 알려진 블랙록(BlackRock)이 현재 운용하는 돈의 규모는 무려 7조 달러(7800조 원)에 달합니다. 그런 이들이 '지속가능성'이라는 키워드를 내세우며, "앞으로 기후변화를 고려해 투자하겠다"고 선언했어요. CEO인 로렌스 핑크가 고객 및 세계 유수 기업의 CEO들에게 보내는 연례 서한을 통해서요. 기후변화를 이제는 기후위기로 인식하며, 금융계가 투자하는 방식, 나아가 비즈니스 전반이 이에 발맞춰 변화하기 위한 행동을 하겠다고 했어요.

뉴욕타임스의 비즈니스 칼럼인 딜북(DealBook)과 월스트리트저널 및 악시오스의 보도를 토대로 어떤 내용이 담겼고 의미는 무엇인지 정리했습니다. 

지구도 구하고 싶지만, 수익도 나야 해요.
어떤 행동을 하겠다는 건가요?
  • 석탄 생산 등 기후변화를 촉진하는 사업에서 투자를 철수하고, 화석 연료 관련 사업을 제외한 새로운 투자 상품을 제안하겠다고 했어요. 
  • ESG* 지표에 집중하는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관련 펀드 투자도 2배 늘리기로 했어요.
  • 앞으로 기후변화를 경시하거나 지속가능성 계획을 지키지 못한 이사회와 경영진에 대해서는 반대투표를 행사할 것이라고 선언했고요. 
  • 각 회사에 파리 기후변화 협약을 지키는 데 일조하는 사업 계획을 만들어 공개하라는 압박도 넣겠다고 했어요.
* ESG는 각각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의미해요. 회사 혹은 투자의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영향을 측정하기 위한 핵심요소들이고요.

물론, (수익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행동하진 않아요
블랙록은 자체 조사에서 기후변화에 따른 리스크가 명확해지는 신호들을 발견했다고 해요. 홍수와 화재 관련 보험에 프리미엄이 붙는다거나, 각 도시 채권 발행에 필요한 금액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예측 등을 통해서요. 실제 여러 가지 지표도 투자 방향을 바꿔야 한다는 신호를 보여줬고요.
  • 지난 10년간 미국 S&P 500 에너지 부문(SPNY) 지수는 단 2% 상승했는데, S&P 500(SPX) 지수는 3배 가까이 올랐어요.
  • 지속가능성 관련 펀드 투자는 지난 몇 년간 꾸준히 상승해 왔는데, 2019년엔 전년 대비 4배 이상의 투자금(206억 달러(240조 원))을 끌어모았다는 통계*가 나왔어요. 
  • 또한,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가 경제의 중심 세대로 자리 잡으면서 관련 투자는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요.
* 환경, 사회, 거버넌스 등 지속가능성 관련 임팩트 투자가 의미 있게 적용되는 펀드 대상으로 조사한 통계예요.

"기후 리스크(위기) = 투자 리스크(위험)"
이제 기후변화는 투자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요인이 되었어요. 기후변화로 일어나는 현상들이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를 만들어내기 때문인데요. 지금도 계속되는 호주 들불 피해가 예가 될 수 있겠죠. 앞으로 기후변화를 야기하는 사업은 투자를 받기 어렵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사업은 지속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기도 해요.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는 급속히 증가하고 있고, 우리가 알던 금융투자의 근본을 다시 생각할 때가 왔다. 기후위기의 증거는 현대 금융의 핵심 가정들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지금까지 블랙록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로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는데요. 더 늦기전에 파급력 있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평가받고 있어요. 이 메시지가 투자업계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지켜봐야겠죠? 실제 기후변화 문제를 다루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지도요.
+ 샷 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완전한 대체는 불가능해"
블랙록이 갑자기 화석 연료 회사 지분을 모두 팔거나, 펀드를 정리하는 건 아니에요. 앞으로의 방향성을 제시한 거죠. 운용 자금이 많다 보니 추가 투자 없이도 화석 연료 관련 기업에 가장 많이 투자한 운용사고요. 서한에서도 "급격한 기술 진보에도 불구하고 아직 화석 연료를 대체할 기술이 개발되지 못했다. 에너지 전환에 대한 경제적, 과학적, 그리고 사회정치적 요소들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라고 덧붙였어요. 
++ 시럽 추가: 블랙록, 기후변화 액션 투자자 그룹(Climate Action 100+)에 가입
클라이밋액션 100+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기업 경영을 촉진하는 투자자들이 모여 만든 그룹이에요. 유럽의 주요 회사들을 비롯 전 세계 주요 투자자들이 함께 결성해 온 네트워크인데요. 미국의 대표적인 대형 투자자들은 아직 가입을 하지 않고 있었어요. 블랙록은 이번 연례 서한 송부 전에 '가입'했어요. 이제 이들이 운용하는 자산의 총 규모는 약 4.1조 달러(4.7경 원)에 이른다고 해요.

[무역전쟁]
2. 미·중 무역 합의 1라운드 결과: "안심하긴 일러요"

이제 싸우지 말자. 정말?
2년 가까이 지속된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1단계 합의를 마쳤습니다. 어제 체결된 합의는 '1단계'로 명명됐고, 앞으로 추가 협상이 진행될 예정이에요. 일단 한숨 넘겼지만, 아직 안심하긴 일러요. 합의에 담긴 쟁점을 파이낸셜타임스뉴욕타임스월스트리트저널 보도를 중점으로 정리했습니다. 

#1. 미국 상품 수입 증대 v 중국 상품 관세 인하
  • 중국의 약속: 중국은 앞으로 2년간 2000억 달러(약 230조 원)의 미국 상품 수입을 약속했어요. 2020년에 770억 달러, 2021년엔 1230억 달러로 구체적인 수치도 제시했고요. 제조 상품, 에너지, 기술 서비스, 농업 분야 등 네 가지 분야를 아우를 예정입니다.
    + 인위적인 위안화 평가절하를 하지 않고, 외환 시장 개입에 대해 투명해지기로 약속했어요.
  • 미국의 약속: 미국도 현재 15%의 관세를 부과하는 1200억 달러(약 150조 원) 어치의 중국 상품에 대한 관세를 서명 이후 30일 이내에 반(7.5%)으로 줄이기로 했어요. (이 내용은 합의문에는 담기지 않았어요) 2019년 12월부로 예정되었던 중국 소비재 상품 1560억 달러에 대한 관세 적용도 철회했고요.
    +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을 해제 했어요.

#2. 지식재산권 보호 + 기술이전 강요 금지
  • 지식재산권은 무역전쟁의 핵심 불씨이기도 한데요. 이번 합의에는 지식재산권 도난, 상품의 불법 복제를 더 쉽게 판별하고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하는 내용이 담겼어요. 미국 일각에서는 중국이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한 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꾸준히 제기해 왔는데요. 이런 내용은 합의에 담기지 않았어요. 
  • 미국 기업이 중국 진출 시 기술이전을 강요하지 않기로 했어요. 전에는 인수합병 혹은 투자 거래 등의 승인을 받으려면 특정 라이센스를 취득하거나 정부 승인을 받아야 했는데요. 이때 핵심 기술과 무역 관련 기밀 사항을 알려달라고 요구하지 않겠다는 거죠.

#3. 합의를 어떻게 지켜나갈 것인가
어떤 합의를 이루느냐 만큼 합의를 어떻게 지켜나갈 수 있도록 할 것인가도 큰 쟁점이었어요. 보통의 무역 합의에 대한 분쟁이 중립적인 제3의 기구를 통해 조정이 이루어졌다면, 이번에는 다른 접근법에 합의했어요. 바로 양국이 직접 관련 이슈를 조정하겠다는 내용인데요. '양자 간 평가 및 분쟁 해결 사무소'를 개설해 이슈를 접수하고 상소할 수 있는 절차를 만든다고 해요. 

만약 해당 분쟁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관련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어요. 한 국가의 일부 품목에 다시 관세가 부과되어도, 상대국은 보복 관세를 매기지 않는다는 조건도 붙었고요. 만약 보복이 발생한다면 무역 합의를 더는 이행하지 않겠다는 서면 통보를 하고 합의를 깰 수 있어요. 이렇게 되면 다시 무역전쟁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지만, 어느 한쪽이 합의를 깨기 쉽지 않은 절차를 만들었어요.

#4. 이번 합의에서 이야기하지 않은 것들
이번에 94 페이지에 이르는 긴 합의문을 만들었는데요. 이야기한 것이 많지만 이야기하지 않은 것도 꽤 있어요. 미국은 중국이 보조금 지급과 국유화를 통해 태양광, 철강 등의 산업을 발전 시켜 온 것에 대해 늘 불만이 있었는데요. 중국은 이번 논의에서 이런 내용을 다루는 것을 거부했어요. 민감한 이슈인 사이버 보안과 중국에 진출한 기업의 데이터 및 클라우드 관리에 대한 내용도 이번엔 제외되었어요.

잠시 휴전... 2단계 합의는 남겨진 숙제
이 외에도 양국의 금융시장 개방, 향후 환율조작 여부에 대한 지속 모니터링 등에 대한 합의 내용 꽤 상세히 담겼어요. 양국 간 서로 지켜야 할 '룰'을 만든 것이지만, 대체로 미국이 지금까지 문제제기를 하고 요구해 온 사항들에 대해 중국의 이행이 관건인 내용들이기도 하고요. 

어쨌든 무역전쟁으로 두 국가 모두(그리고 주변 국가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은 만큼 서로 한숨 돌렸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요. 다만, 이번 1단계 합의의 이행을 해나가며 연내 더 진전된 2단계 합의 협상을 이끌어내는 것이 향후 지속가능한 관계의 관건입니다.
+ 샷 추가: 언급되지 않은 복병의 이름, 화웨이
화웨이의 5G 통신 장비 확장은 미국이 전 세계 각 나라에 계약 금지 압력을 줄 만큼 큰 이슈였죠. 무역전쟁의 한 가운데 있는 이슈*이기도 했고요. 이번 합의 과정에서 화웨이에 관한 이야기는 (공개적으로) 오가지 않았어요. 다만, 미국이 이번 합의와 별개로 화웨이에 대해서는 계속 강경한 자세를 취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요. 미국 기업들이 화웨이에 관련 부품을 판매하는 것을 제한하는 형태로요.
* 12월 4주 차 커피팟, 고래 싸움에 끼어버린 '연어'에서도 관련 내용을 확인할 수 있어요.

[이커머스]
3. 아마존, 인도에는 묻고 더블로 가자

분명 여기가 약속의 땅인데... 사람들 눈빛이 이상하네?
미·중 무역전쟁 합의가 펼쳐지는 가운데, 아마존은 제프 베조스가 직접 인도로 날아가 10억 달러(약 1.16조 원)의 추가 투자를 약속했어요. 아마존은 인도에 이미 50억 달러가 넘는 금액을 투자해 왔는데요. 이번 투자는 성격이 조금 달라요. 월스트리트저널악시오스 보도를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이번엔 어떤 투자인가요?
아마존 때문에 인도의 소규모 상점들이 점점 더 어려움에 처한다는 비판을 상쇄하기 위한 투자로 여겨져요. 이런 소규모 상점들이 아마존에 입점해 장사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거죠. (무려 1000만 상점을 2025년까지 입점시키겠다는 계획이에요)

좋은 의도 아닌가요?
당연히 이익을 위한 의도죠. 아마존은 인도를 '넥스트 빅 마켓'으로 보는데, 어려움에 빠진 거니까요. 우선, 1) 자국 기업이 성장할 틈을 열어주려는 인도 당국의 규제에 직면해 있고, 2) 인도 상점 보호를 주장하는 활동가들로부터도 '불공정한 거래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어요. 그래서 이번 투자로 인도 사람들의 마음을 사고, 규제와 비판에서 벗어나 지속적으로 확장할 발판을 만들려고 하고요.

그래서 결실을 볼까요?
엄청나게 성장한 아마존이지만, 그들의 핵심 비즈니스인 '이커머스'가 더 성장하려면 인도 시장에서의 확장이 필수예요. 하지만,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요. 인도 당국은 물론, 로컬 업체들과도 경쟁해야 하지만 여기서도 미국의 월마트, 중국 자본과도 경쟁해야 하거든요. 제프 베조스가 직접 날아가 전통 의상을 입고, 인도 사람들에게 존중을 표하는 합장까지 하며 고개를 숙인 진짜 이유가 있는 거죠.
+ 샷 추가: 인도의 입장*
현재 인도 이커머스 시장의 80% 이상은 아마존과 월마트가 장악하고 있어요. 아마존은 직접 진출했고, 월마트는 로컬 업체인 플립카트를 인수했죠. 인도는 자국 시장에서 미국 업체끼리 경쟁하는 모양을 곱게 보지 않아요. 현재로선 인도가 일정 규제를 통해 자국 기업의 성장을 도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에요.
* 12월 2주 차 커피팟, 미국 빅테크(Big Tech), 그들은 왜 인도에 베팅하나도 참고하면 좋아요. 

(30초만 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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