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월 14일. 석유회사의 결단, 빅테크 조사, 우버랑 리프트

1. BP의 목표부터 세운 계획, 2. 빅테크에 좁혀오는 '조사'망, 3. 우버와 리프트의 엇갈린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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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4일, 금요일의 커피팟

밀레니얼을 위한 해외 비즈 뉴스를 전합니다.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세상을 바꾸고 있는 비즈니스 이야기를 배달할게요. 
오늘은 거대한 에너지 회사가 꽤나 큰 변화를 선언해 빅뉴스가 된 1. BP의 목표부터 세운 계획을 시작으로 2. 빅테크에 좁혀오는 '조사'망과 우버와 리프트 실적에 엇갈린 평가를 내린 시장의 3. 비슷한 성적에 다른 해석을 준비했습니다. 모두 즐거운 금요일(발렌타인 데이) 보내시길 바랄게요!

[에너지]
1. BP의 목표부터 세운 계획
세계에서 가장 큰 에너지 회사 중 하나인 영국의 BP가 2050년까지 기업의 운영과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제로(0)'로 맞추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거대 에너지 회사도 기후위기의 시대에 발맞추어 변화해야 함을 인식한 것으로 해석되는데요. 파이낸셜타임스월스트리트저널을 비롯 각 매체 보도를 토대로 정리했습니다.

"쉽지 않겠지만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워볼게."
일단 큰 그림부터 살펴보면
탄소배출 '제로'는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것인데요. 배출한 이산화탄소 양만큼을 상쇄해 기업 활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맞추겠다는 것이에요. 결국,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는 기업 활동도 줄이고, 배출한 이산화탄소만큼을 거둬들여야 하는 것이죠. 
  • BP는 현재 연간 총 4억 1500만 톤의 탄소를 배출하고 있는데요. 이중 5500만 톤은 전체 기업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고, 3억 6000만 톤은 원유와 가스 채굴 및 생산 과정 발생하고 있어요. 
  • 탄소 배출 '제로'를 맞추려면 화석 연료 생산을 급격히 줄이면서 친환경 에너지 확대를 이루어야 할 뿐만 아니라 공기 중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기술까지 개발해야 해요.
BP는 한걸음 더 나아가 BP의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가 배출한 탄소량까지 감소시키는 방안을 만들겠다고 했어요. 즉, BP 기름을 채우고 달리는 차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까지 책임지겠다는 것이죠.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지만
사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았어요. 그래서 기후위기로 인해 변화 의지를 보여야만 하는 분위기에서 구체성 없는 장기 계획만 이야기한 실속 없는 발표라는 시각도 있어요. 무엇을 하겠다는 이야기는 있지만 구체적으로 언제 어떻게 하겠다는 이야기는 이번 발표에서 빠져있다는 지적도 있고요. 계획을 발표한 BP의 신임 CEO 버나드 루니는 "우선 목적지에 대해서 발표한다. 세부 사항은 지금 만들어지고 있고, 곧 발표할 것이다"라고 했어요. 

더 큰 그림으로 이어질 가능성
이번 계획은 지금까지 나온 개별 기업의 어떤 계획보다 대담한 목표를 가지고 중요한 때 나왔다는 평가도 있어요. 1월에 세계에서 가장 큰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앞으로 기후위기를 고려한 투자를 하겠다"라고 선언하면서 화석연료 생산 기업 투자를 철수하겠다고 하기도 했죠. 세계 주요 투자자들이 모여 모든 기후변화 액션 투자자 그룹인 클라이밋액션100+의 영향력도 커지고 있고요.*
* 관련 내용은 지난 1월 17일의 커피팟 중 1. '기후위기'가 비즈니스 지형까지 바꿀 수 있다고?에서 확인해 주세요. 

지금까지 탄소 배출 감소에 대한 계획은 다른 메이저 에너지 기업들도 꾸준히 발표해 왔어요. 하지만, 이번 BP의 발표를 계기로 다른 기업들도 BP가 세운 계획에 버금가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직 구체성을 띄지는 않았지만 짐짓 심각하게 계획을 발표한 BP가 다른 에너지 기업들의 행동을 촉진하는 큰 그림을 만든 것일 수도 있죠.
샷 추가: 그렇다고 탈석유 계획은 아닙니다
BP의 계획은 30년이라는 시간을 세워둔 계획이라는 점도 유념해야 할 사항입니다. 이번 발표에서도 30년 뒤에 석유나 가스 등의 에너지를 다루지 않는 회사가 되는 것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에너지 기업이 되어 있는 것이 목표라고 했어요. 이번 목표에는 2050년까지 생산하는 제품에 포함된 탄소량을 50% 이하로 줄이는 것도 포함되어 있죠.
시럽 추가: 이번에는 진지하게 생각 중
BP는 10년 전에도 BP의 약자는 Beyond Petorleum이라며 새로운 정체성을 발표하고 재생에너지에 포커스를 둘 것이라고 했죠. 하지만 지금까지 오히려 경쟁사들에 비해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비율은 현저히 낮았어요(투자 예산의 7.4% vs 3.2%). 하지만 최근에는 친환경적인 에너지 생산을 위한 스타트업 투자도 진행하고 관련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었어요.*
* 관련 내용은 지난 1월 10일의 커피팟 중 3. 영국 BP, 이제는 '에너지 유니콘' 만들기에 시동을 참고해 주세요.

[빅테크]
2. 빅테크에 좁혀오는 '조사'망
알파벳,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등 소위 '빅테크'는 그동안 끊임없이 스타트업을 인수하고 자신들의 서비스에 통합시켜왔는데요. 잠재적인 경쟁 서비스를 구매해 시장 경쟁을 해치고 독점으로 인해 소비자 권익을 침해한 정황이 있는지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들여다보기로 했어요. 2019년부터 예고된 반독점 조사의 신호탄으로도 해석이 됩니다. 
* FTC는 Federal Trade Commision의 약자예요. 우리나라로 치면 공정거래위원회 역할을 하는 정부기관이죠.

"우릴 묶어서 '빅테크'라고 부르는데, 기분은 별로야."
어떤 조사가 이루어지나요?
빅테크는 지난 10년 간의 '작은' 인수 거래에 대한 내용을 제출하라는 요청을 받았는데요. 조사/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작은' 규모(6340만 달러(약 750억 원) 이하)의 거래가 대상이고 이에 포함되는 거래는 수백 건에 이른다고 해요. 하지만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규제 혹은 법규 적용을 위해 진행하는 조사는 아니라고 해요. 이들이 자본과 힘을 이용해 시장 경쟁을 해칠 염려가 있는 거래를 진행했는지 들여다보기 위해 정보를 요청한 것이라고 합니다. 말 그대로 스터디를 포함한 '조사'를 하겠다고 했고요. 

근데, 갑자기 왜 '조사'하나요?
빅테크가 지금의 엄청난 규모로 성장한 데에는 주요 기술 혹은 비즈니스를 쌓은 여러 기업들을 인수하고 통합한 힘이 큰데요. 이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이들은 "빅테크가 일종의 '저격 지대'를 만들어 놓고 잠재적인 위협을 제거한다"면서 새로운 기술과 혁신이 태동할 수 있는 환경과 투자를 위축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번 조사를 통해서 이들의 이런 공격적인 투자가 실제로 시장의 경쟁뿐만 아니라 혁신을 저해하는 결과로 이어졌는지 살펴보겠다고 해요.  

무슨 의미가 있는 건가요?
연방거래위원회는 이번 조사를 통해 불법적이거나 불공정한 거래의 정황이 발견되면 거래 취소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적정 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도 언급했어요. 조사를 통해 인수거래에 현재 적용되고 있는 기준과 정책의 변경 필요성도 검토할 수 있다고 했고요. 2019년부터 이어져온 '빅테크' 견제를 위한 새로운 움직임이 시작됐다고 보고 있죠. 

올해 들어 미국 법무부도 이미 "지배적인 점유율을 보이는 플랫폼에 대해 넓은 범위의 반독점 조사를 시작한다"라고 했고, 미국 의회에서는 "반독점법을 디지털 시대에 맞게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데요. 앞으로 빅테크에 대한 견제가 실질적인 규제로 이어질 수 있는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샷 추가: 빅테크의 입장, "경쟁 저해가 아니야" 
빅테크와 빅테크를 옹호하는 입장에서는 "이런 인수거래는 오히려 혁신과 신규 투자를 촉진한다"라고 주장해요. 가능성 있는 스타트업은 새로운 환경에서 더 많은 지원을 받으며 기술을 발전시키고, 이런 거래로 자금을 확보한 이들은 또 다른 기술 투자를 이루어나가는 선순환이 이루어진다는 주장이죠. 
시럽 추가: 이쯤에서 돌아보는 대표 알짜배기 인수
지난 10년간 빅테크 다섯 개 회사가 체결한 인수거래는 총 400개가 넘는다고 하는데요. 그중에서도 늘 회자되는 거래가 있어요. 바로 1) 구글의 2006년 유튜브 인수와 2) 페이스북의 2012년 인스타그램 인수가 꼽히는데요. 2006년 16.5억 달러(1조 9470억 원)에 인수한 유튜브는 현재 연간 151억 달러(17조 818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고요. 2012년 10억 달러(1조 1180억 원)에 인수한 인스타그램은 현재 연간 200억 달러(23조 6000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어요.

[모빌리티]
3. 비슷한 성적에 다른 해석
작년 위워크의 기업공개(IPO) 실패는 스타트업의 운영과 수익성에 대한 조명을 다시 하는 계기가 되었죠. 이 조명을 가장 많이 받은 것은 역시 우버였고요. 자연히 우버의 경쟁자인 리프트도 함께 조명을 받았죠. 최근 수익성만을 외치며 경영을 해 온 두 기업이 희망적인 숫자를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엇갈린 자체평가가 엇갈린 반응을 끌어냈는데요.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를 토대로 정리했습니다.

"리프트를 타면 '수익성'에 조금 늦게 도착한대."
우버 왈, "이번에 우리 성적이 좋아졌어"
2019년 4분기 영업손실 6.15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손실 규모를 2.02억 달러 줄였어요. 매출 규모는 37% 성장한 40.7억 달러에 순손실은 11.1억 달러라고 하니 이걸 좋은 신호로 받아들여야 하는 건지 헷갈리는데요. 연간 기준으로 순손실은 85억 달러(약 10조 원)에 이른다고 하니 실적이 대폭 호전된 것은 맞습니다. 이용자 성장에만 집중하면서 개선하지 못한 여러 지표들을 개선했다고 하는데요. 현재 사업 전략을 크게 바꾸지 않고도 2020년 말에는 흑자전환을 기대한다고 했습니다.

리프트 왈, "이번엔 우리도 나름 괜찮았어"
2019년 4분기 영업손실이 1.3억 달러를 기록했어요. 전년 동기 대비 손실 규모를 1.2억 달러 줄였고요. 매출 규모는 52% 성장한 10억 달러에 순손실은 3.56억 달러라고 하니 역시 좋은 신호로 받아들여야 하는 건지 헷갈립니다. 연간 기준으로 순손실은 26.1억 달러(약 3조 원)에 이른다고 하니 실적이 대폭 호전된 것은 맞습니다. 이용자 성장도 꾸준했고, 이용자별 사용금액도 커져 세부 지표가 개선되었어요. 하지만 흑자전환 시기는 2021년으로 기존의 예상을 유지했습니다.

투자자 왈, "우리는 이제 수익성만 본다고"
거의 비슷한 흐름의 각 성적에서 한 가지 전망이 달랐는데요. 바로 수익을 언제부터 내기 시작하느냐에 대한 회사의 입장이었습니다. 우버는 다소 희망적으로 바라본 실적을 바탕으로 흑자전환 시기를 1년 당겼고, 리프트는 기존 전망을 유지했고요. 하지만, 각각의 실적 발표 이후 우버의 주가는 즉시 오르고 리프트의 주가는 즉시 떨어지는 극명한 반응이 나타났는데요. 투자자들이 '수익성'이라는 단어에 현재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보여준다고도 해석됩니다. 이번 발표를 통해 2020년은 모든 초점이 수익성에 맞춰진 해*가 될 것임은 또 한 번 확실히 각인된 것 같습니다.
* 관련 내용은 지난 1월 6일의 커피팟 중 1. '성장'의 늪에서 빠져 나와야 하는 미국 스타트업 총아들을 참고해 주세요. 
샷 추가: 두 회사 모두 잊지 말아야 할 변수
두 회사가 이번에 발표한 전망은 모두 현재 기준으로 경영상의 급격한 변화가 없는 것을 전제로 했는데요. 두 회사 승차 공유 서비스 사업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캘리포니아의 긱 이코노미 노동자 고용을 보장하는 법안*에 대한 위헌 소송 결과는 사업 전망만큼이나 중요하게 살펴야 할 변수입니다.
* 관련 내용은 지난 1월 10일의 커피팟 중1. 캘리포니아가 쏘아 올린 '큰' 공에 대한 우버의 대응을 참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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