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료품 배달은 얼마나 빨라야 할까?

1. 식료품 배달 붐, 2. 룰루레몬은 대세, 3. 서브스택의 확장
2021년 6월 8일 화요일

오늘은 새로운 스타트업이 계속 등장하는 빠른 식료품 배달의 붐,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룰루레몬, 그리고 이제 해외에서도 확장하겠다는 서브스택의 이야기를 준비했어요.

[배달테크] #유럽미국 #벤처투자
1. 식료품 배달의 붐
미국과 마찬가지로 팬데믹으로 인해 오랜 기간 락다운이 이어진 유럽에서는 식료품의 주문배달 서비스도 크게 성장했죠. 미국에서는 인스타카트와 고퍼프(gopuff)가 대표적인 모델이고요. 유럽에서는 최근 터키의 게티르(Getir)와 독일의 플링크(Flink) 등 빠른 식료품 배달을 모델로 하는 새로운 스타트업이 큰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는데요. 앞으로 식료품 배달의 성장은 지속되리라는 예측이 커지고 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주문이 편리해지고 배달이 빨라지면 수요가 계속 클 것이라는 예상이죠.
계속되는 스타트업 투자
  • 2015년에 창업한 게티르는 터키에서 편의점 상품을 10분 내에 배달해 주는 모델로 시작했어요. 이후 도심내 소형 물류 창고 역할을 하는 다크 스토어(dark store)를 활용하며 식료품의 빠른 배송 모델로 확장을 했고, 팬데믹 들어서 가파른 성장을 이어왔는데요. 이번에 5억 5500만 달러(약 6170억 원)에 달하는 투자를 받고 75억 달러(약 8조 3420억 원)의 기업가치를 평가 받았어요. 터키를 벗어나 런던, 파리, 베를린, 암스테르담 등 유럽의 주요 도시의 서비스를 확장 중이고, 올해 4분기에는 미국 진출도 진행할 예정이에요
  • 플링크는 올해 초에 서비스를 론칭했는데요. 게티르의 10분 내 배달 모델을 그대로 가져와 독일 시장에 적용을 했고 즉시 히트를 쳤어요. 최근엔 독일의 대형 슈퍼마켓 사업자인 리베(REWE) 그룹과도 파트너십을 맺고 2억 4000만 달러(약 267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는데요. 불과 4개월 만에 독일 내 50개가 넘는 지역에 물류 허브를 짓고, 빠르게 확장을 하면서 이제는 프랑스와 네덜란드에도 진출하고 있죠.
독일에서 플링크보다 먼저 사업을 진행 중이던 고릴라스(Gorillas)라는 스타트업도 지난 3월에 2억 9500만 달러(약 328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고, 10억 달러(약 1조 1125억 원)가 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성장하고 있고요. 최근 투자를 받으며 조명 받은 이들 외에도 영국의 잽(Zapp)과 DIJA 등도 비슷한 모델로 성장을 하고 있어요. 이들의 모습은 현재 식료품 배달 시장의 치열한 경쟁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이 시장이 지금 얼마나 빠르게 크고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들이에요.

모두가 뛰어드는 시장
식료품 배달 시장에는 인스타카트가 등장한 이후로 계속 새로운 모델이 등장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요. 미국에서는 편의점 상품과 생필품 등을 24시간 빠르게 배달해주는 모델로 시작한 고퍼프(gopuff)가 크게 성장하면서 큰 플레이어로 등극했죠. 도어대시와 우버 이츠 등 음식 주문배달 위주의 모델도 식료품 배송 시장에 진출했고요. 인스타카트도 최근에는 30분 내 배달 서비스를 추가했어요.

유럽에서도 역시 음식 주문배달로 시작한 핀란드의 월트(Wolt)가 틈새시장을 공략하며 성장했고, 다크 스토어를 이용한 식료품과 의약품 배달도 확장하고 있죠.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한) 독일의 딜리버리 히어로, 네덜란드의 저스트이트테이크어웨이닷컴, 영국의 딜리버루 등 기존 대형 주문배달 사업자들도 식료품 배달로 서비스를 확장했어요.

폭증한 벤처캐피털 투자
시장은 포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벤처캐피털의 새로운 스타트업 투자는 계속되어 왔어요. 블룸버그의 보도가 인용한 피치북(Pitchbook)에 의하면 지난 1분기에만 배달테크 스타트업의 투자 거래는 66건이었고, 총투자 금액은 74억 달러(약 8조 2310억 원)에 이르렀다고 해요. 1년 전에는 같은 기간 총투자 금액이 2억 2200만 달러(약 2450억 원)에 불과했어요. 분명 팬데믹으로 인해 초고속 성장이 이루어진 시장인데요. 이번 팬데믹은 버블을 만든 것이 아니라, 배달테크와 관련 기업들의 성장을 최소 3년에서 5년 가까이 당긴 것이라는 의견도 있어요. 미국에서만 8000억 달러(약 890조 원)에 이르는 식료품 시장에서 배달의 비중은 2024년까지 22%로 증가할 것으로 투자은행인 UBS는 예측하고.

물론 일각에서는 식료품 배달의 성장세는 팬데믹 이후 이어지기 힘들고, 큰 금액의 주문 위주로 재편이 되지 않는 한 수익성도 좋아지기 어려운 사업 모델로 바라보고 있어요. 하지만, 현재 사업과 투자를 확장하는 이들은 팬데믹으로 인해 생긴 배달 이용 습관이 정착되고, 식료품 배달 서비스는 고객이 앞으로 더 자주 선택하는 옵션이 될 수 있다고 예상해요. 현재 구축된 서비스와 물류 네트워크가 결국 비용 효율화도 이룰 것으로 보고 있고요. 팬데믹 이후에는 성장이 둔화하고, 포화된 시장이 정리되는 시점도 오겠지만 서비스의 발전과 시장의 성장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  월마트가 무서워하는 식료품 배달 모델
지난주 화요일의 커피팟에는 월마트가 아마존과 함께 식료품 배달 시장을 만든 인스타카트도 가장 큰 위협이 되는 경쟁자 중 하나로 보고 있다는 내용을 전해드렸는데요. 인스타카트의 성장 현황과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지난주 금요일에 '샷 추가하기' 구독자들께 전해드린 커피팟 중 인스타카트의 계획을 통해서도 확인해 보실 수 있습니다.

[리테일] #룰루레몬 #미러
2. 계획대로 만들어가는 룰루레몬
룰루레몬 역시 팬데믹의 수혜를 입은 브랜드라고 할 수도 있지만, 지난주에 발표한 1분기 실적은 앞으로의 성장성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았어요. 팬데믹 이후를 예상하는 첫 번째 시험대를 통과했고, 룰루레몬과 애슬레저룩의 성장 흐름은 계속 이어지리라는 예상입니다.

이 거울('미러')이 다음 성장 동력이에요. © lululemon
예상보다 좋은 실적
룰루레몬은 지난 5월 2일에 끝난 회계연도 1분기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8%나 성장한 12억 달러를 기록했어요. 순이익도 1억 4500만 달러(약 1610억 원)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860만 달러(약 320억 원)에 비해 5배나 커졌죠. 룰루레몬은 팬데믹 이전부터 애슬레저룩 붐을 타고 큰 성장을 이어온 브랜드이기도 하기에 이번에도 성장은 예상되었지만, 이 정도로 큰 성장은 예측되지 않았어요.

룰루레몬은 2005년 사업을 시작한 이래 성장을 멈춘 적이 없고, 2019년부터 연평균 성장률(CAGR)은 25%를 기록했는데요. 팬데믹의 '부스트'를 받기도 했지만, 팬데믹 이전 5년간의 연평균 성장률도 17%로 본래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었죠.

다음 성장 엔진은 '미러'
D2C 모델을 성공시키며 이제 대표적인 스포츠 브랜드 중 하나로 성장한 이들은 다음 성장 엔진을 인터랙티브 홈피트니스 기구이자 운동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러(MIRROR)’로 보고 있어요. 미러는 팬데믹의 대표 상품이 되기도 한 펠로톤(Peloton)의 홈피트니스 시스템과 경쟁할 상품이죠. 펠로톤은 홈피트니스 기구와 스트리밍 서비스를 발판 삼아 이제 의류 사업 진출도 노리고 있는데요. 룰루레몬은 의류 사업을 발판 삼아 미러의 성장을 밀고 있어요. 올해 연간 매출은 크게 증가한 2억 7500만 달러(약 3060억 원)를 예상하는데, 의류 사업과도 시너지를 낼 수 있으리라 기대 중이에요.

애슬레저는 계속 성장할까?
나이키나 아디다스와 같은 대표 스포츠 브랜드가 성장을 이어올 수 있었던 큰 이유 중 하나는 애슬레저룩의 흐름을 놓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죠. (이 흐름을 타지 못한 언더아머가 계속 힘든 이유이기도 하고요) 모닝브루가 인용한 시장 조사 기관인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Allied Market Research)의 분석에 의하면 글로벌 애슬레저 시장은 2019년부터 2026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6.7%를 기록하면서 2026년에는 2571억 달러(약 286조 원)의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했어요.

애슬레저는 캐주얼을 넘어 이제 일터에서 입는 일상복으로도 자리잡고 있어요. TPO(Time, Place, Occasion, 때와 장소와 경우에 따른 복장)의 개념도 진화했고, 일을 하는 데도 복장의 형식에 덜 신경 쓰고 있는 흐름은 앞으로도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요. 룰루레몬을 비롯 관련 기업들이 성장할 공간이 더 커지고 있는 것이죠.
☕️ 갭(Gap)도 애슬레저로 부진 탈출 중
오프라인 리테일이 사업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던 갭(Gap)은 팬데믹의 가장 큰 영향을 받은 리테일러 중 하나였어요. 하지만 작년부터 바쁘게 이커머스 전략을 가다듬었고 올해 들어서는 1분기에 (팬데믹 이전인) 2019년 1분기와 비교해서도 매출이 크게 상승한 결과를 내며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어요. 이들은 이제 갭과 바나나 리퍼블릭, 올드 네이비, 그리고 여성 애슬레저 의류인 애슬레타(Athleta)까지 연간 매출이 10억 달러(약 1조 1125억 원) 이상인 브랜드 4개를 보유하게 되었는데요. 이 중 가장 큰 성장을 이어온 것은 애슬레타였어요. 갭은 이제 미래 성장의 중심에 애슬레타를 놓고 있어요. 2024년까지 애슬레타와 올드 네이비의 매출 비중이 회사 전체의 70%가 되리라고 예상하고요.

[미디어] #뉴스레터 #스타트업
3. 해외 진출하겠다는 서브스택
이메일 뉴스레터를 기반으로 구독제 운용을 퍈리하게 해주는 플랫폼인 서브스택은 이제 뉴미디어를 대표하는 이름 중 하나가 되었다고도 할 수 있는데요. 최근 이들이 해외에도 서비스를 론칭하며 확장할 계획을 세우고 있어요.

해외 지역으로도 확장을 시작합니다. © Substack
아직 작은 규모이지만
서브스택을 통해 발행되는 수천 개의 뉴스레터를 유료 구독하는 구독자는 약 50만 명으로 대형 미디어에 비하면 크지 않은 수치이지만, 개인이나 소규모 팀의 미디어 운영을 쉽게 해주는 이 서비스의 영향력은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이죠. 이들의 계획은 독립 작가와 저널리스트들을 위한 서비스로 시작해 미국 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을 입증한 모델과 사업 확장 방식을 이제 해외로 넓혀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하겠다는 것이에요.

성장성을 시험하는 움직임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들은 서브스택의 철학과 사업 모델이 미국이 아닌 다른 시장에서도 통할 것이라는 전제를 두고 있는데요. 인터넷 전반에 미디어의 유료 구독제 흐름이 이어진다면, (이메일 뉴스레터라는 도구 자체가 어디서나 쓰이고 있기에) 확장이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기도 해요. 양질의 정보와 관점을 제공하는 매체에 값을 지불하려는 오디언스가 있는 곳에서는 자신들의 모델이 확장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고요. (구독제를 기반으로 한 작가나 저널리스트들의 독립 매체 운영은 이제 많은 국가에서도 포착되고 있는 흐름이죠)

통했던 방식을 적용하면서
최근에는 100만 달러의 펀드를 루마니아, 가나, 브라질, 영국, 대만, 그리고 호주의 매체 6곳과 미국 내 지역 매체 6곳에게 나누는 지원 프로그램도 진행했는데요. 미국에서도 그러했듯이, 작가들을 (금전적으로) 지원하며 오디언스를 확장하는 방법을 각 시장에서 계속 사용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현재 수요에 따라 시장별 테스트를 거치며 적정 기준 가격을 설정하고 결제 시스템을 비롯한 기술 세팅 등 로컬리제이션(localization)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되고요.

악시오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공동창업자인 해미시 맥킨지(Hamish McKenzie)는 어렵지 않은 비즈니스 저널리즘이 특히 해외 각 지역에서 수요가 큰 것으로 본다고 했는데, 어떤 결과가 만들어질지 우선 지켜봐야겠죠. 참고로 서브스택은 현재 캐나다와 영국, 호주와 뉴질랜드 등 영어권 국가에서 성장세가 역시 큰데요. 최근엔 브라질과 인도 같은 큰 시장에서도 성장세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어요. 
☕️ 기능도 확장하는 중
서브스택은 최근 서브스택을 이용하는 각 매체가 하나의 브랜드 아래 여러 개의 뉴스레터와 팟캐스트를 운영할 수 있게 해주는 "섹션(Sections)”이라고 불리는 기능도 발표했는데요. 하나의 브랜드가 운영하는 여러 뉴스레터 중 독자는 원하는 뉴스레터를 골라 받을 수 있어요. 기존 미디어가 갖춘 콘텐츠 확장성도 더하는 기능이죠. 이제 팀 단위로 활동하는 작가들 혹은 더 큰 규모의 매체도 품는 기능을 추가하며 사용자를 확장할 방법을 모색하는 중이에요.

+ 서브스택은 지난 3월에 6500만 달러(약 720억 원)의 추가 투자를 앤드리센 호로위츠 등으로부터 받았고, 이제 기업가치는 6억 5000만 달러(약 7230억 원)가 되었어요.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기존의 소셜미디어 플랫폼도 구독제 운영이 가능한 뉴스레터 서비스를 추가하는 상황이지만, 이메일 뉴스레터 플랫폼이라는 상징성을 공고히 해나가는 중이에요. 아직 입증할 것은 많이 남았지만, 점점 실패하기엔 큰 스타트업이 되어가고 있죠.

오늘 커피팟은 어땠는지 알려주시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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