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7일. 이어지는 성장 스토리

1. 고기 업체도 대체 고기, 2. 쇼피파이 실적, 3. 뉴욕타임스의 성장
2021년 5월 7일 금요일

오늘은 더 늦기 전에 대체 고기 시장에 본격 뛰어드는 진짜 고기 업체의 이야기로 시작하고요. 이어서 팬데믹 이후에 더 큰 증명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쇼피파이, 그리고 (느려졌지만) 성장을 이어갈 준비가 된 뉴욕타임스의 실적을 살펴볼게요.

[푸드테크] #대체고기
1. 더 늦기 전에 뛰어드는 '빅미트'
타이슨 푸드(Tyson Food)는 세계에서 가장 큰 육류 가공 업체 중 하나예요. 미국의 소고기를 가장 많이 수출하는 업체이기도 하고요. 소위 ‘빅미트(Big Meat)’라고도 불리는 대표적인 업체 중 하나이죠. 이들은 그간 대체 고기의 성장을 지켜보면서, 관련 스타트업에 직접 투자를 해오기도 했는데요. 이번에 처음으로 직접 100% 식물성 대체 고기 상품을 만들어 판매하기로 했어요.

이제 햄버거뿐만이 아니기도 하죠.
본격 뛰어드는 대체 고기 경쟁
비욘드 미트와 임파서블 푸드가 등장하며 시장을 만들고 키우고 있는 대체 고기 시장에서 타이슨 푸드는 식물성 재료와 쇠고기가 혼합된 버거 패티를 만들어 판매한 적도 있어요. 결과적으로 성공적이지 못한 실험이 되었지만, 대체 고기 시장의 성장성을 크게 보고 제품을 계속 준비하고 있었는데요. 이번엔 더 늦기 전에 다시 뛰어들기로 한 것이에요. 참고로 켈로그(네, 시리얼로 유명한 그 회사예요)도 2019년에 자회사를 통해 사업에 뛰어들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회사 중 하나가 되었어요.

이제 '대체'가 시작된다는 예상
지난해 팬데믹 발생 이후 각 생산 시설에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미국의 육류 가공 업체들은 생산에 큰 차질을 빚기도 했는데요. 육류의 공급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동안 비욘드 미트와 임파서블 푸드 등이 기회를 틈타 외연을 넓혔고, 결과적으로 2020년 대체 고기 판매액은 14억 달러(약 1조 5740억 원)를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45%나 증가했어요. 작년 한 해 전체 식료품 판매가 15% 이상 증가한 가운데, 대체 고기의 성장은 훨씬 컸죠.

물론 대체 고기는 아직 전체 고기 시장의 약 1~2%만을 차지하고 있어요. 하지만, 컨설팅사 AT 키어니의 최근 리포트에 의하면 당장 2025년까지 현재 대체 고기의 주류인 식물성 고기는 전체 육류 시장의 1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기도 해요. 2040년에 이르러서는 식물성 고기가 25%, 배양육이 35%를 차지하며 대체 고기가 전체 시장의 6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요. 시장을 주도해 온 스타트업들의 안정화된 대량 생산 체계, 가격 인하, 그리고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존재감이 커지고 있죠.

주도권을 이미 넘겨줬다는 평가
타이슨 푸드가 시장에 다시 뛰어들었지만, 시장에서 공고한 브랜드를 만든 비욘드 미트와 임파서블 푸드에게서 주도권을 다시 가져오기 힘들다는 분석도 있어요. 이들은 ‘환경을 위한 대체 고기 기술을 개발하고 시장은 만든 주역'이라는 타이틀을 가져갔고, 이제는 충분한 자본을 바탕으로 시장을 차지할 준비가 되었는데요.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 다양한 고기 기반 신제품 개발에 있어서도 크게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죠.

하지만, 이제 '빅미트'도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전체 시장의 전환은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예상도 할 수 있어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빅미트'인 브라질의 JBS SA도 관련 상품을 출시했고, 이제는 식물성 고기 개발과 판매에 집중하는 별도의 스핀오프 자회사도 준비하고 있고요. 이들이 과연 자신들의 주력 상품 시장을 빠르게 대체할 수도 있는 상품을 적극적으로 마케팅하는 움직임을 보일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것만큼은 확실해 보여요.
☕️ 미슐랭 쓰리 스타의 선언
미슐랭 쓰리 스타를 받은, 미슐랭 레스토랑 중에서도 유명한 뉴욕의 일레븐 매디슨 파크(Eleven Madison Park)는 팬데믹 기간 동안 휴지기를 가지고 있는데요. 곧 재오픈을 하면서는 고기와 해산물을 제외한 식물성 메뉴를 선보인다고 선언했어요. 하나의 고급 레스토랑이 한 선언이지만, 기존의 주재료 없이도 이들이 성공을 할 수 있다면 외식 업계 전반의 인식 전환에 영향을 끼칠 수 있어요.
☕️☕️ 대체 고기에 대한 비판도 있지만
지금까지 대체 고기는 전 세계 탄소 발생의 가장 큰 부분 중 하나인 축산업과 육류 생산을 대체할 수 있는 상품으로 시장에 자리 잡아 왔는데요. 일각에서는 고기 생산을 대체하기보다는 탄소 발생을 더하는 신제품일 뿐이라는 비판도 해왔어요. 하지만, 타이슨 푸드 등이 본격적으로 대체 고기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이런 비판을 불식시키는 움직임이 될 수 있어요. 결국, 기존 상품을 '대체'하는 단계에 이르러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하는 길에 들어서는 것이죠. 비욘드 미트와 임파서블 푸드도 늘 서로가 경쟁자가 아닌 기존 육류 업체들이 경쟁자라고 말해왔고요. 기존 육류 시장을 대체하면서 더 빠르게 키워나갈 수 있다면 이들에게도 기존 육류 업체들의 시장 진출은 환영할 일이에요.

[이커머스] #이제는메이저
2. 쇼피파이가 지피고 키운 이커머스
쇼피파이는 지난주에 시장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1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요. 쇼피파이를 통한 총 거래액(Gross Merchandise Value)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배 이상 뛰며 373억 달러(약 41조 7800억 원)를 기록했어요. 쇼피파이를 이용하는 업체들을 분석한 결과 모든 지역과 모든 종류의 상점이 성장을 이어왔다고 해요.

불과 1~2년 사이에 일어난 변화이죠.
명확해지는 '돈 버는 방법'
쇼피파이는 각 상점들로부터 플랫폼의 월별 사용료 외에도 거래 건당 일정 수수료를 받고 있죠. 이제는 쇼피파이를 이용하는 상점의 2/3가 사용하는 자체 결제 서비스인 쇼피파이 페이먼츠(Payments)도 자리 잡았고, 무엇보다 쇼피파이를 이용하는 상점들에게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쇼피파이 캐피탈의 대출액이 20억 달러(약 2조 2420억 원)를 넘겼어요. 그 결과 1분기 매출은 9억 8860만 달러(약 1조 1080억 원)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역시 2배 이상 성장했죠.

팬데믹이 당긴 성장이지만
팬데믹 와중에 계속 보여준 큰 폭의 성장률은 계속 이어지기 힘들겠지만, 이커머스가 중심이 되어가는 리테일 지형에서 이제 쇼피파이의 성장을 의심하는 목소리는 거의 없어요. 안정화된 수익 모델을 바탕으로 자체 풀필먼트(물류) 네트워크를 확대하면서 쇼피파이를 이용하는 리테일러들의 경쟁력을 계속 키울 계획인데요. 아마존이 이커머스를 넘어 리테일을 지배하는 포스가 되고 있지만, 쇼피파이 역시 커지는 시장 속에서 영역을 키워 나가고 있죠.

중요한 기로를 넘어섰고
팬데믹의 영향에서 벗어나는 올해가 쇼피파이 모델의 중요한 기로라고 보는 시선들이 있었는데요. 전체 시장만 봐도 계속 성장할 공간은 커지고 있어요. 어도비(Adobe)의 디지털 이코노미 인덱스 리포트는 2020년 미국의 이커머스 소비액은 8440억 달러(약 945조 원)에 달해 전년 대비 1880억 달러(약 210조 원)가 증가했고요. 이 성장세는 이어져 2021년에는 8500~9300억 달러(약 952~1041조 원)에 이르고, 2022년에는 1조 달러(약 1120조 원)를 넘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요.

이커머스의 계속되는 성장 속에서 쇼피파이는 이미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어요. 또 주목할 점은 이들이 전 세계 곳곳에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기도 해요. 이제는 자신들의 고객인 온라인 상점들이 고객에 온전히 집중하는 구조를 만들어 아마존에 버금가는 네트워크를 어떻게 구축해 가는지가 지켜볼 포인트이죠.
☕️ 팬데믹을 뚫고 지나온 성장
쇼피파이는 '다윗'인 중소 규모 상점들이 아마존과 같은 '골리앗'에 대적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작은 상점들을 위한 서비스'로 자신들을 적극적으로 포지셔닝해 왔는데요. (물론 대기업들도 이제 쇼피파이를 많이 사용하고 있죠) 계속 의심을 받아온 이 사업 모델의 성공 가능성을 실적으로 증명해 왔어요.

[미디어] #구독제성장
3. 뉴욕타임스의 느려진 성장
뉴욕타임스의 성장 스토리는 이제 더 이상 놀랄 소식이 아닌데요. 최근 10년 간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을 이루어오면서 디지털 뉴스 미디어 산업 전체를 선두에서 이끌어왔죠. 하지만, 뉴스 소비 증가에 큰 영향을 줬던 팬데믹의 영향이 줄어들면서 이번 1분기 유료 구독자 증가는 지난 2019년 3분기 이후로 가장 작은 수치를 기록했어요.

지난 2년간 성장을 크게 당기기도 했어요.
느려진 성장 속도이지만
그래도 뉴욕타임스는 30만 명이 넘는 신규 디지털 구독자를 확보하면서, 이제 전체 구독자 수가 782만 명에 이르러요(프린트 구독자는 이 중 약 90만 명이고, 하락세를 이어갔어요). 디지털 전환을 본격화하면서 당시 야심이 너무 크다고 느껴진(평가받기도 한) 2025년까지 1000만 구독자 확보 목표는 이제 훨씬 이른 시간 안에 달성할 것으로 보이죠. 디지털 광고 사업도 다시 반등하기 시작한 1분기 매출은 총 6.6% 증가하면서 4억 7300만 달러(약 5310억 원)를 기록했고요.

현재 집중하는 성장 분야
2020년은 팬데믹, 미국 대선, 인종차별 사건 등 계속 발생한 각종 사회 이슈로 뉴스 사이클이 크게 증가했고, 미디어의 디지털 소비 흐름이 더욱 가속화 된 가운데 이미 테크 기반 미디어가 된 뉴욕타임스는 성장을 크게 당길 수 있었죠.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 들어 (이전보다) 안정화된 정치 지형 그리고 팬데믹의 영향에서 벗어나기 시작하면서 뉴스에 대한 흥미와 수요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뉴욕타임스는 구독제를 함께 이끌어갈 제품인 쿠킹과 게임 앱을 꾸준히 업그레이드 해오면서 성장을 이을 기반이 단기적으로나마 마련되어 있어요. 이번 분기 구독자 증가의 44%(비율로는 사상 최대치예요)는 쿠킹과 게임 그리고 오디오 콘텐츠를 통해 나왔고요.

(프린트 광고 매출은 계속 감소하는 가운데) 이번에 전체 광고 매출도 크게 성장했는데요. 디지털 광고 증가의 영향이죠. 사이트의 유무료 독자 수가 이제 1억 명을 넘긴 뉴욕타임스는 퍼스트 파티(first-party) 데이터를 활용해 디지털 타겟 광고를 늘리고 있어요. 구독제와 함께 실적을 뒷받침해줄 광고 사업을 더 키울 방법도 만드는 중이에요.

계속 지켜봐야 할 점
뉴욕타임스는 2010년대 초반부터 디지털 전환을 강하게 푸시해 오며 유료 디지털 구독자 베이스의 사업을 성공시키고, 산업 전체의 흐름을 바꿨다고 할 수도 있죠. 이런 성공을 이끈 것은 신문사의 상품은 양질의 콘텐츠를 바탕으로 한 '독보적인 저널리즘'뿐만 아니라 디지털 전환의 열쇠인 테크 즉, 독자를 고객으로 보고 다가갈 디지털 제품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개발해 왔기 때문이에요. 이는 회사의 미래가 테크에 있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주는 조직 개편을 진행하고, 뛰어난 인력 확보에도 (테크 회사 못지않게) 적극적으로 나섰기에 가능했고요. 현재 뉴욕타임스가 디지털 구독 시장을 이끄는 '테크 회사'가 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죠.

이제 이들을 '신문사'가 아닌 거대 디지털 미디어라고 부르는 것이 맞는데요. 저널리즘과 테크의 결합, 독자가 읽을(=원하는) 콘텐츠는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를 어떻게 진화시켜 가는지, 그리고 또 새로운 수익 모델은 어떻게 만들어가면서 성장을 하는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 계속되는 실험과 성장
뉴욕타임스는 이제 팟캐스트와 영상 콘텐츠 제작에 투자를 키우고 있고, 소셜미디어를 통한 AR(증강 현실) 콘텐츠 실험도 진행하고 있는데요. 기술 발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고 있는 미디어 환경을 먼저 예측하고 준비하려는 움직임이에요. 지난 커피팟을 통해 다뤄온 각 움직임도 살펴보세요.
☕️☕️ 지켜볼 점: 테크길드의 결성
최근 뉴욕타임스의 테크 및 디지털 조직 노동자들은 테크길드(TechGuild)라는 노동조합 결성에 나섰어요. 이들은 임금과 복지 혜택의 개선 요구와 함께, 다양성 증대를 위한 구조 개선 등도 요구하고 있어요. 회사에서는 아직 노조 인정을 하지 않은 상황인데요. 미국 정부의 연방 기관인 전국 노동 관계 위원회(National Labor Relations Board)을 통한 추가 노조 설립 표결을 해야한다는 입장이에요(미국에서는 회사가 노조를 자발적으로 인정하지 않으면 NLRB를 통한 표결 절차를 거치고, 이에 대한 인정 여부를 결정할 수 있어요).

오늘 커피팟은 어땠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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