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13일. 슈퍼앱 합체, 짧은 스트리밍, 책방을 살리자

1. 그랩과 고젝 합체?, 2. 이제는 스트리밍도 짧게, 3. 헤지펀드의 책방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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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3일, 금요일의 커피팟

밀레니얼을 위한 해외 비즈 뉴스를 전합니다.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세상을 바꾸고 있는 비즈니스 이야기를 배달할게요. 
오늘은 인도네시아에서 유일한 슈퍼앱이 되기 위한 경쟁을 벌이는 그랩과 고젝의 합병 가능성에 대한 1. 그랩과 고젝의 슈퍼앱 합체?와 짧은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개시를 앞둔 2. 퀴비의 베팅은 성공할까? 그리고 디지털 시대에 오프라인 서점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3. 헤지펀드의 책방 사업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스타트업]
1. 그랩과 고젝의 슈퍼앱 합체?
그랩과 고젝은 동남아의 유일한 슈퍼앱이 되기 위한 '올인' 경쟁을 하고 있어요. 최근에 가장 큰 시장인 인도네시아에서 서로에게 이득이 없는 이 경쟁을 끝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소문으로 돌던 두 업체 간의 합병 가능성이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구독 필요)의 보도를 참고했습니다.

"내가 이 구역 슈퍼앱이야!"라고 하고 싶지만.
처음엔 동남아의 '우버'가 목표였지만
그랩과 고젝에게 승차 공유 서비스는 한 가지 서비스일 뿐이에요. 승차 공유 서비스를 시작으로 주문배달 서비스로 확장을 했고, 간편 결제 시스템도 도입을 했죠. 이들은 이제 대출과 자산 관리 등을 제공하는 핀테크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어요. 다양한 서비스를 계속 추가하며 앱들의 앱인 슈퍼앱*을 만들어 나가고 있죠.
* 다양한 서비스를 포함하고 있는 하나의 큰 앱을 슈퍼앱이라고 할 수 있어요. 승차 공유, 주문배달, 티켓 예약, 보험, 구독 서비스, 간편 결제, 자산 관리 등 다양한 서비스의 앱을 하나의 앱 안에서 이용할 수 있죠. 

슈퍼앱은 두 개가 될 수 없는 시장
동남아 최대이자 세계에서 인구가 4번째로 많은 인도네시아 시장(약 2.64억 명)에서 이기는 자가 동남아의 유일한 슈퍼앱이 될 것이라고 보는데요. 현재 주간 순 사용자 수(2019년 12월 말 기준)는 고젝이 2100만 명 이상, 그랩이 1600만 명 이상을 기록하고 있어요. 사용자 수를 늘리기 위해 투자금을 소진하는 프로모션 경쟁이 지속되고 있죠. 이런 경쟁은 이기는 자가 모든 것을 가져갈 수도 있지만, 결국엔 둘 다 지는 싸움으로 흘러갈 수도 있어요.

"우리만의 싸움이 아녀서…"
  • 그랩 투자사: 소프트뱅크, 마이크로소프트, 디디추싱, 도요타 등 (총투자금액: 약 95억 달러(약 11조 4000억 원), 현재 기업가치: 약 140억 달러(16조 8000억 원))
  • 고젝 투자사: 세쿼이아, 구글, 텐센트, 워버그핀커스, JD.com 등 (총투자금액: 약 40억 달러(약 4조 8000억 원), 현재 기업가치: 약 100억 달러(약 12조 원)) 
그랩은 싱가포르, 고젝은 인도네시아를 기반으로 하는 동남아시아의 서비스이지만 이들의 경쟁은 세계 대표 벤처캐피털과 테크 기업들의 자본 싸움이기도 해요. 기회를 보고 경쟁적으로 투자한 이들은 이제 성장이 아니라 수익을 바라고 있어요. 현재 상황을 봤을 때 계속 싸우는 것보다는 이제는 서로 합쳐 모두를 만족시키는 출구 전략을 만드는 것이 좋겠다는 이야기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나오기 시작했죠.

"소프트뱅크, 너가 책임지고 성사 시켜"
이번 합체는 그랩의 가장 큰 투자자 중 하나인 소프트뱅크가 적극적으로 합병을 추진해야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다고 보고 있어요. 작년의 위워크 사태를 비롯해 최근에는 역시 큰 금액을 투자한 리테일 스타트업인 브랜드리스까지 파산하는 등 나쁜 소식이 이어지는 가운데 좋은 실적이 필요한 소프트뱅크의 니즈와도 맞아떨어지고요. 

새로운 문제가 생기긴 하지만... 
두 기업이 만약 합치자는 결정을 한다면 반독점 조사가 이루어질 수밖에 없으리라 보고 있어요. 합병이 승인 안 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하지만 승인 된다면 그 대가로 벌금이 내려질 것이라고 예상돼요. 이 벌금 때문에 투자자들이 합병에 대한 생각을 바꾸지 않을 것으로 보고요. 아직 소프트뱅크나 그랩과 고젝도 관련해서 입장을 밝히진 않았지만 합병 추진을 위한 분위기는 계속 쌓여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샷 추가: 소프트뱅크에도 뻗은 엘리엇의 손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최근 실적이 저조한 테크 기업들을 대상으로 바쁜 나날들을 보냈어요. 3월 들어서는 트위터의 지분율 4%를 확보하고, 향후 성장 전략을 마련하라는 압박을 가하고 있는데요. 그에 앞서 2월엔 소프트뱅크 지분 25억 달러(약 3조 원) 어치를 매입했어요. 총 88개 기업이 포함된 투자 포트폴리오 정보를 더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요구를 하며 본격적인 압박을 시작했죠.

[스트리밍]
2. 퀴비의 베팅은 성공할까?
10분 이내의 짧은 영상만을 제공하는 스트리밍 서비스 출시를 앞둔 퀴비(Quibi)가 최근 추가 투자를 유치했어요. 이 서비스는 광고가 포함되는데요. 4월 6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향후 1년간의 광고도 완판했다고 합니다. 기대가 커진 퀴비의 서비스에 대해 악시오스의 보도를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퀴비라고 들어봤어? ©퀴비 인스타그램
어떤 콘텐츠를 보여주는 건가요?
현재 총 3가지 포맷이 계획되어 있고요. 1) 영화 혹은 드라마 에피소드를 매일 1편씩 공개하고요. 2) 스포츠, 코미디, 여행, 다큐멘터리 등의 프로그램 5편과 3) 뉴스 및 정보 프로그램도 25편씩 매일 업로드할 예정이라고 해요. 모든 콘텐츠는 10분 이내 분량의 챕터 형식으로 제공될 것이고요. 

누구를 타겟한 서비스인가요?
소위 밀레니얼과 Z세대를 타겟으로 짧은 영상에 특화된 스트리밍 서비스를 구상했다고 하는데요. 잠깐 시간을 내서 수시로 꺼내 보는 모바일 서비스를 지향한다고 해요. 창업자인 제프리 카젠버그는 퀴비의 경쟁자는 넷플릭스나 디즈니+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가 아니라 인스타그램과 같이 사람들이 짧게 자주 시간을 소비하는 무료 앱이 경쟁 상대라고도 했어요.

이미 스트리밍 서비스 많은데...
  • 광고주들은 긍정적으로 보는 것 같아요. 서비스 출시 후 1년치 광고 판매를 완료했는데 금액이 1억 5000만 달러(약 1800억 원)에 이른다고 해요. 광고주 리스트도 화려하고요. 구글, 월마트, 버드와이저, 타코벨, 펩시, P&G 등 10개 업체가 총 25개 브랜드의 광고를 진행할 예정이에요. 
  • 투자자들도 마찬가지예요. 최근에 7억 5000만 달러(약 9000억 원)의 추가 투자를 유치해서 현재까지 총 17억 5000만 달러(약 2조 1000억 원)의 누적 투자를 기록하고 있어요. 경쟁자인 디즈니도 초기 투자자 중 하나이고, 중국의 알리바바와 JP모건도 참여했어요.
디즈니의 영화 부문 총책임자이기도 했고 드림웍스의 창립자인 제프리 카젠버그가 창립하고, 이베이와 휴렛 패커드의 전 CEO 메그 휘트먼이 CEO가 된 점도 화제가 되었죠. 유명 감독과 배우들도 줄줄이 참여하기로 해서 콘텐츠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황이고요. 

하지만, 이미 서비스가 넘쳐나는 시장에서 유료 구독자를 기대만큼 불러모을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제프리 카젠버그는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들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고 했지만, 그 판단은 어떤 서비스를 이용할지 결정하는 사용자의 몫이겠죠.
+ 샷 추가: 다른 특이점이나 차별점이 있나요?
모든 영상에 턴스타일(Turnstyle)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모바일 영상 재생 기술을 적용했다고 해요. 영상을 가로로 보는 중에도 스마트폰을 세로로 돌리면 세로 화면에 맞게 영상이 조정되는데요. 예로 들면, 가로 화면상 주인공의 얼굴이 배경의 중앙에 놓여있을 때, 화면을 세로로 돌리면 (양 옆의 배경은 좁혀지고) 주인공의 얼굴이 클로즈업되어 보여진다고 해요. 구독자가 영상의 분위기에 맞춰 가로로도 보고 세로로도 볼 수 있는 재미를 제공하는 거죠. (+ 광고가 있는 구독제(4.99 달러)와 광고가 없는 구독제(7.99 달러) 두 가지 상품을 제공할 예정이에요)
++ 시럽 추가: 집에서 보는 엔터테인먼트 시장은 더 커지는 중
모닝브류가 인용한 할리우드리포터의 보도로는 2019년 세계 디지털 엔터텐인먼트 매출이 488억 달러를 기록해서 전년 대비 14% 성장했다고 해요. 영화관 매출이 422억 달러로 1% 상승한 데 비해 스트리밍 서비스를 비롯한 디지털 서비스는 큰 폭 성장을 이룬 것이죠. 전 세계적으로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자도 8억 6390만 명에 이르렀다고 해요. 전년 대비 28% 성장한 수치라고 합니다. 

[리테일]
3. 헤지펀드의 책방 사업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최근 소프트뱅크 지분을 매입하며 비전펀드의 저조한 실적을 짚고, 트위터의 성장도 종용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요. 이 와중에 책방 사업도 하고 있어요. 작년에 인수한 미국의 대형 서점 사업자인 반스앤노블을 탈바꿈시키고 있다고 하는데요. 블룸버그의 보도를 통해 짚어봤습니다.

그렇다고 이렇게 바뀐다는건 아니에요. (장소: 던트 북스)
아마존이 제일 먼저 장악한 시장은?
이제는 계산대 없는 식료품점 운영 기술도 판매하며 리테일의 거의 모든 것을 장악하고 있는 아마존은 온라인 서점으로 사업을 시작했죠. 아마존의 온라인 서점 사업은 (당연히) 아직도 건재해요. 현재 미국 내 판매되는 책의 2/3는 온라인을 통해 판매되고 있는데요. 거의 모두 아마존에서 판매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해요.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끝까지 버티고 있는 오프라인 기반 체인 서점은 반스앤노블이었어요. 한때 1500개에 이르던 오프라인 서점이 지금은 반 이상 줄었지만, 아직 전체 책 판매량의 20%를 유지하고 있다고 해요. 

버티다 보니 다시 찾아온 기회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한 때 최고 71억 달러(약 8조 52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다가 2018년에 이르러서는 매출이 반 토막 나고 연속으로 적자를 내고 있던 반스앤노블을 작년에 6억 8300만 달러(약 8200억 원)에 사들였어요. 악명 높은 헤지펀드가 이런 투자를 한 이유는 아마존이 점령한 시장에서도 끝내 버텨낸 이 사업이 회생할 기회가 있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해요.

마침 일부 국가에서는 전자책 시장 크기도 줄어들기 시작했고, 미국에서는 오프라인 독립 서점이 점점 많아지기 시작한 때이기도 했고요. 투자 결정의 책임자이자 엘리엇의 유럽 헤드인 폴 베스트는 "파괴당한 시장에서도 살아남았다면 버틸 힘이 있는 거고 존재 이유도 있는 것이라고 봤죠"라고도 했어요.

그래서 영입한 독립 책방 전문가
영국의 던트 북스(Daunt Books)는 런던의 코스모폴리탄들이 가장 즐겨 찾는 장소 중 하나라고 해요. 현재는 9개의 독립 책방을 운영하고 있죠. 모든 책방은 각각의 스타일을 가지고 독립적으로 운영된다고 해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중 하나로도 널리 알려졌고요.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바로 이 서점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제임스 던트를 반스앤노블을 살릴 책임자로 데려왔어요. 그는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2018년에 인수한 영국 최대의 체인 서점인 워터스톤스(Waterstones)를 2011년 부터 맡아 회생으로 이끈 경험도 있어요.

반스앤노블도 독립 책방 스타일?
제임스 던트에 의하면 반스앤노블도 600여 개가 넘는 책방이 각각의 스타일을 구축할 것이라고 해요. 우선은 뉴욕 유니언 스퀘어의 플래그십 서점을 시작으로 그간 모든 지점에 일원화 해왔던 스타일을 완전히 바꾼다고 해요. 서점의 가장 기본인 책 디스플레이부터 출판사와의 계약 방식까지 모든 지점이 각각 다른 전략을 취할 것이라고 하고요. 우선 플래그십 서점이 성공적으로 운영된다면, 모든 지점의 리모델링에 총 1억 달러 이상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하고요.

책방이 없는 곳에 책방을 내는 것이 목표
궁극적으로 서점이 부족한 지역에 새로 진출해 반스앤노블의 지점 수를 1500개로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해요. 제임스 던트는 이 일이 미래에도 서점이 자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큰 작업으로도 생각한다고 밝혔는데요. 책방의 지속성을 만들고자 하는 이 서점 회생 전문가와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이 사업을 성공으로 이끌어가는지 계속 지켜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샷 추가: 엘리엇의 또 다른 책방 사업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제임스 던트가 살린 영국의 대형서점인 워터스톤스(Waterstones)도 2018년에 사들였어요. 워터스톤스는 현재 영국, 아일랜드, 네덜란드, 벨기에 등지에서 총 280개가 넘는 서점을 운영하고 있어요. 워터스톤스 역시 아마존이 탄생한 이래 영국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대형 서점 사업자에요. 제임스 던트가 2011년에 사업을 맡아 구조조정을 거쳤고, 2016년 흑자 전환한 이후 수익은 지속 성장하고 있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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