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23일. 유료 검색 엔진은 잘 될까?

1. 검색 엔진도 구독, 2. 중거리 배송 자율주행, 3. 메이저들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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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고 재밌는 해외 비즈 뉴스레터
오늘은 광고가 없는 유료 검색 엔진 스타트업 '중거리' 배송을 선점한 자율주행 트럭 스타트업, 두 새로운 기업에 대한 각각의 이야기를 먼저 소개해 드리고요. 이제는 가격 경쟁력에서도 밀리지 않는 재생에너지 시대에 접어들면서 변화를 미룰 수 없는 메이저 에너지 기업들에 대한 소식을 전합니다.

[검색엔진] #구글 #광고없음
1. '유료' 검색 엔진은 잘 될까?
스타트업 니바(Neeva)는 지난 2018년까지 구글의 검색 광고 사업 전체를 총괄하던 스리드하르 라마스와미(Sridhar Ramaswamy)가 세운 검색 서비스인데요. 광고가 없는 개인화된 검색을 '유료'로 제공할 예정입니다. 구글의 검색 광고를 운영하던 이가 무슨 문제를 느껴 새로운 대안을 들고나왔는지 살펴봤습니다.

유료지만 광고도 없는 검색 엔진이에요. ⓒ Neeva
#문제점: 지금의 검색 서비스는 유효한가?
니바는 구글을 비롯한 현재의 검색 엔진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고객들에게 유효한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시작되었어요. 전 세계에서 가장 지배적인 플랫폼인 구글의 창업자들이 박사 과정 당시에 제기한 문제이기도 하다고 뉴욕타임즈의 보도가 밝혔는데요.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광고 수익은 질이 떨어지는 검색 결과를 제공하는데 인센티브가 된다:고 그들의 연구 논문에 적시하기도 했어요. 물론, 지금 구글의 검색 결과는 광고에 최적화되어 있죠. 현재의 검색 서비스에 대한 구글의 공식 입장은 사용자들이 연관 검색과 광고를 유용하게 생각한다는 것이고요.

#해결책: 원하는 답을 주는 개인화된 검색 결과?
니바는 구글이 염려했던 광고로 인한 문제가 없는 서비스를 제시하겠다는 것인데요. 검색하는 사람들이 진정 원하는 답을 얻을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것이에요. 이를 위해서 니바는 웹뿐만 아니라 서비스 이용자가 연결한 개인 구글 계정, MS 오피스 파일, 드롭박스 등을 훑으며 검색 결과를 보여주겠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는 해당 이용자에게만 제공되는 개인화된 결과이고요.

내가 보는 뉴스 서비스, 받는 뉴스레터, 온라인 구매 영수증 등 개인이 웹을 통해 받고 쌓는 데이터는 방대한 데이터를 통해서도 개인에게 더 최적화된 결과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니바의 주장이죠. 물론, 개인의 정보와 검색 결과는 구글에서 그러하듯 수집되어 광고 타게팅을 위해 이용되지 않고요.

수익 모델은 역시나 '구독' 고려 중
니바는 광고도 제시하지 않고, 사용자 데이터를 모으거나 이를 이용해 수익을 추구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분명하게 밝혔어요. 현재 홈페이지를 통해 베타(Beta) 시험 프로그램에 참여할 사용자들을 모집하고 있는데요. 아직 어떤 모습으로 검색 서비스가 제공될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수익 모델은 월별 10달러(약 1만 2000원) 이하의 유료 구독제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용자가 증가하면서 가격을 인하해갈 계획도 있지만, 어쩌면 모두가 무료로 생각하는 서비스를 유료로 제공하는 힘든 도전이죠.

전 세계 검색 엔진 시장은 구글이 여전히 86%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할 정도로 지배적인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어요.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죠. (물론, 서비스 이용의 대가로 자신의 개인 정보와 사용 기록 등의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지만요) 이런 현실 속에서 니바가 과연 사람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고객을 모을 수 있을지 예측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우선, 이들이 얼마나 더 유용한 제품을 제공할지 지켜봐야겠죠.
☕️ 미약한 시작이지만 
니바의 시작은 미약할지라도 현재 굳어진 검색 엔진 시장의 데이터 수집과 활용이 마음에 들지 않는 사용자들에게는 분명 대안이 될 수 있겠죠. 누구도 어찌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독과점이 된 검색 엔진 시장에 균열을 낼 수도 있죠. 더 많은 검색 엔진이 생기는 출발점이 될 수도 있고요.

우선 니바의 도전에 대표적인 벤처캐피털인 세쿼이어 캐피털과 그레이록(Greylock)도 투자자로 참여했습니다. CEO인 라마스와미의 투자를 포함해 총 3750만 달러(약 455억 원)가 투자되었고요. 참고로 세쿼이어 캐피털은 구글의 초기 투자자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 참고로 보는 구글의 광고 매출 순위
올해 구글의 미국 광고 수입 감소(약 4%)가 예상되고 있는데요. 이는 조사 기관인 이마케터(eMarketer)가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08년 이래 처음 있는 일입니다. 익스피다아(Expedia)처럼 팬데믹으로 큰 타격을 입은 온라인 여행사 서비스의 광고 비용 절감이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돼요. 아마존의 광고 감소 역시 만만치 않은 타격을 주었다고 하고요. 2019년 구글 검색 광고 톱10 사용자에는 아마존, 월마트, 홈디포(Home Depot)가 1~3위를 차지했고요. 익스피디아와 부킹닷컴(Booking.com)이 각각 5위와 10위를 기록했습니다.

[자율주행] #주문배송 
2. '중거리' 배송을 선점한 자율주행
개틱(Gatik)은 자율주행 트럭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인데요. 팬데믹 와중에 월마트와 같은 리테일 업체들의 '중거리 배송'을 해결해 주면서 주목받고 있어요. 아직 경쟁자가 없는 틈새를 정확하게 짚은 사업모델이라는 평가도 받고요.

겉보기엔 평범한 트럭이에요. ⓒ Gatik
중거리 배송이 뭐예요?
대형 물류 창고나 풀필먼트(Fulfillment) 센터로부터 각 리테일 상점, 중간 배송 센터, 작은 물류 창고 등으로 물품을 배송하는 것이 육상 물류의 전체 단계 중 소위 미들 마일(middle mile)이라고도 부르는 '중거리 배송' 혹은 '중간 배송'이에요. 대형 화물 트럭을 이용한 장거리 배송과 소위 라스트 마일(last mile)로 부르기도 하는 단거리 배송 사이의 과정이죠. 보통 1~2시간이 거리의 배송이기에 중거리라고도 하는 것이고요. 팬데믹으로 인해 특히 온라인 식료품 주문이 증가하자, 관련 리테일 업체들의 수요가 증가했죠. 

왜 이들이 주목받았나요?
중거리 배송을 하는 자율주행 업체가 이들 외엔 없었어요. 또, 자율주행 배송은 리테일 업체 입장에서는 장기적으로도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대안이 되죠. 팬데믹 와중에 언택트(untact) 배송으로 주문을 처리할 수 있다는 점도 한몫했습니다. 개틱의 CEO인 과탐 나랑(Gautam Narang)은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정해진 루트를 이동하는 배송의 특성상 백업 드라이버가 없는 완전 자율주행*은 B2C 배송이나 로봇 택시보다 먼저 완성될 것으로도 예상했어요. 
* 현재 모든 자율주행 차량은 백업 드라이버가 탑승해 있어야 합니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개틱은 주행량이 늘어날수록 쌓이는 데이터로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해 나갈 예정인데요. 아직은 제한된 수의 루트를 완성해 나가는 단계이고, 더 많은 루트로 확대하며 데이터를 쌓아야 하죠. 현재 기술 수준과 기준에서 최적화된 중거리 배송 서비스를 만들고 제공하는 것이 우선일테고요. 이들은 백업 드라이버가 있는 상황에서도 현재 차량당 기준으로는 수익이 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아직은 마땅한 경쟁자가 없는 시장에서 사업 모델을 잘 구축하고 고객 베이스를 넓혀 나가야겠죠.
☕️ 잘 쌓고 있는 기록
수억 달러의 투자금이 오고간 자율주행 시장에서 개틱은 현재까지 450만 달러(약 54억 4500만 원)의 상대적으로 적은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인데요. 팬데믹 와중에 실제 주행을 통해 매출을 올리고 있는 자율주행 업체가 되었어요. 현재까지 18,000건의 주문을 수행했고, 주행 거리는 50,000km가 넘는다고 밝혔어요. 현재 주요 고객은 작년 7월부터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월마트인데요. 앞으로 아마존, 페덱스와 같이 제3자 물류가 필요한 업체들과의 협업도 늘려나가는 것이 목표이고요.

[에너지] #재생에너지
3. 재생에너지는 (더 이상) 비싸지 않다
세계의 메이저 에너지 업체들은 최근 몇 년간 하루빨리 사업의 전환을 이루어야 한다는 압박을 받아 왔지만, 실질적인 변화의 모습을 보이지 않았는데요. 재생에너지의 생산 비용 하락으로 이제는 존재 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예상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을 친환경 기술의 발전을 중점으로 다루는 블룸버그NEF의 리포트와 최근 에너지 업체들의 위기를 분석한 쿼츠의 특집 아티클을 참고해 정리했습니다.

이제는 재생에너지가 달리 보이기 시작하죠.
우선 살펴보는 현실의 수치들
  • 세계 곳곳에서 태양 에너지를 이용한 발전 단가는 이미 석탄 발전 단가보다 저렴해졌어요. 미국에서는 태양 에너지와 풍력을 포함한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발전 비율이 2019년을 기점으로 130년 만에 석탄을 앞질렀고요. 아직 석유와 가스가 발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전체 발전 비율의 11.5%를 기록한 재생에너지는 이제 가스의 점유율을 넘어서겠다는 목표를 향해 가고 있어요. 
  • 중국에서는 이미 풍력 발전이 석탄 발전 단가보다 낮아졌고, 태양 에너지 발전 단가도 올해 내로 더 저렴해질 것으로 예상돼요. 일본에서는 풍력 발전이 새로운 석탄 발전소보다 발전 단가가 낮아졌고, 2028년까지 기존 석탄 발전소의 단가보다 낮아질 것으로 추정되고요. 태양 에너지도 2023년까지 석탄 발전 단가보다 저렴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향후 2년 내 재생에너지가 기존 석탄 발전소 단가보다 낮아지리라고 예측되고요)
기후 위기 금융 관련 씽크탱크인 Carbon Tracker Initiative에 의하면 2030년까지 모든 메이저 시장에서 재생에너지의 발전 단가가 석탄 발전 단가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어요. 블룸버그의 New Energy Outlook(NEO) 리포트는 한발 더 나아가 태양 에너지, 풍력, 리튬 이온 배터리의 생산 단가는 관련 발전 설비가 배가 될 때마다 각각 28%, 14%, 18% 낮아지며, 2030년까지 세계의 거의 모든 석탄과 가스 발전 단가를 앞지를 것으로 보고 있어요.
현재 석탄은 전 세계 전력 발전의 37%를 차지하고 있어요. 하지만, 세계적인 탈원전 흐름과 함께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히 비율이 하락해 왔는데요. 이 수치는 지속 하락해 2050년에는 12%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어요. 참고로 석탄은 현재까지 석유와 가스를 합친 것보다도 높은 발전 비율을 보여왔어요.

발전 단가부터 살펴본 이유는요
이를 대체하는 것이 재생에너지의 첫 번째 목표이기 때문이에요.석유/가스 기업들의 가장 큰 엔드 유저(End-user)는 발전소와 자동차에요. 재생에너지의 기술 혁신은 당장 석탄뿐만 아니라 가스까지 대체하겠다는 목표를 현실화하고 있죠. 이들이 먼 미래로 예측하던 미래는 재생에너지 기술을 발전시켜온 새로운 기업들과 테슬라 같은 전기차 기업들에 의해 앞당겨졌어요.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 눈앞에 이른 것이죠. 더군다나 이번 팬데믹 이후에도 석유와 가스에 대한 수요가 예전의 수치를 회복할 수 없다는 것은 기정사실로 되고 있고요.

현실을 모른 체하던 이들의 현실
BP, 엑손모빌(ExxonMobil), 쉘(Shell), 셰브런(Chevron), 토탈(Total) 등 이제는 모든 메이저가 화석연료 기업이 아닌 재생에너지를 포함한 '에너지'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어요. 이들도 이제 쌓아놓은 자본을 이용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거나, 관련 회사를 사들이고 있죠. 쉘은 지난 2017년부터 유럽의 재생에너지 발전소들을 사들였고, 토탈도 스코틀랜드의 풍력 발전 시설에 대주주로 참여했어요. 엑손모빌과 셰브런도 이산화탄소 직접 포집 기술에 투자하고, BP는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하며 탄소 중립을 선언했죠.*
* 관련 내용은 지난 6월 12일의 커피팟 중 1. 이제는 이산화탄소 제거 구독 모델도 참고해 주세요.

하지만, 쿼츠의 아티클이 인용한 피치북(Pitchbook)의 데이터에 의하면 2007년부터 현재까지 메이저 석유 기업들의 투자는 기존 자원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가 2597억 달러(약 315조 2760억 원)인 반면 재생에너지는 그 2%에도 미치지 못하는 45억 5000만 달러(약 5조 5240억 원)였다고 해요. 미래를 준비한 투자는 대부분 수요가 하락할 석유와 가스 프로젝트에 치중된 것이죠.

자본이 있다고 먹히지 않을 상황
메이저들은 이제 그동안 쌓은 자본을 이용해 빨리 미래를 사들어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이들이 제안하는 자본을 새로운 기업들이 받아들일지도 미지수에요. 현재 새로운 기업들은 주요 벤처캐피털과 투자자들로부터 직접 투자를 받고 있어요. 기존의 기업보다 주도적이고 빠르게 움직이며 새로운 방식으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 나가는 이들에 투자는 빠르게 움직인 자본이 이미 선점했죠.

앞으로 이들보다 더 빠르고 면밀하게 움직이는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오랫동안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기업들이었던 메이저들의 위기는 더 빠르게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 올스테드(Orsted)가 보여준 전환의 예시
올스테드는 과거엔 동 에너지(DONG Energy)라는 이름의 덴마크 국영 석유/가스 기업이었어요. 석탄 발전으로는 유럽의 리더이기도 했고요. 기존의 에너지 회사 중 재생에너지로의 가장 극적인 전환을 이룬 이들은 2017년을 기점으로 모든 석유/가스 자원 관련 사업을 매각했어요. (2009년 사업의 85%를 차지하던 화석연료 사업 비중을 2040년에는 15%까지로 줄이는 목표를 세웠는데요. 현재 기준으로 2025년이면 모든 화석연료 관련 사업이 정리될 예정입니다) 현재 이들은 세계 해상 풍력 발전 시장의 25%를 차지하고 있어요. 최근 미국 시장에서 발주된 새로운 해상 풍력 프로젝트의 절반을 확보하며 계속 세를 확대하고 있고요.

물론, 2000년대 초부터 시작된 덴마크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에 따라 점진적인 투자를 진행해 왔기에 이런 전환이 가능했다고 분석되는데요. 화석연료에서 본격적으로 탈피하던 때인 2016년 기업공개(IPO) 이후 현재까지 회사의 가치는 3배 이상 증가했어요. 현재 기업가치가 약 480억 달러(약 58조 800억 원)인데, 이는 연초와 대비해서도 70% 이상 오른 숫자입니다. 이들은 스타트업 혹은 새로운 기업이 아니더라도 (그것도 에너지 섹터에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예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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