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빅오일, 에어컨 스타트업, 스포티파이의 계획

1. 사상 최대 실적의 의미, 2. 에어컨 스타트업, 3. 스포티파이의 계획
오늘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빅오일의 이야기를 먼저 보고요. 에어컨 스타트업이 해결하려는 문제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낸 스포티파이에 대해 살펴볼게요.

+ 커피팟은 화요일 외에도 샷 추가 이야기들이 꾸준히 발행되고 있어요. 라이브러리에도 들러서 어떤 이야기들인지 확인해 보세요.

[에너지] #사상최대실적 #빅오일

1. 오랜만에 빅테크에 버금간 빅오일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석유와 가스를 비롯한 에너지 가격은 계속해서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이죠. 유럽으로 들어가는 에너지의 많은 부분을 책임지는 러시아의 경우, 각종 제재와 금수 조치 등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에너지 판매를 통해 돈을 벌어들이고 있고요. 

물론 이들만 큰돈을 벌고 있는 것은 아니에요. 미국과 유럽의 대표적인 에너지 회사들인 빅오일도 모두 기록적인 실적을 발표했어요. 엑손모빌은 이번 2분기에 빅오일을 통틀어 역사상 최대 분기별 순이익을 기록했어요. 팬데믹 이후 재생에너지로의 사업 전환 압박을 받아온 이들은 그 어느 때보다 기존 사업으로 큰돈을 벌어들이고 있는데요. 어느 정도 예상은 되었지만 모두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냈어요.

석유 사업의 위용을 다시 보여주고 있기도 합니다.  

기록적인 실적을 기록한 빅오일

덩치로는 소위 '빅오일'의 대장 격인 엑손모빌이 2분기에만 179억 달러(약 23조 3800억 원)의 순이익을 올렸어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했고요. 677억 달러(약 88조 4200억 원)이던 매출은 이번에 1156억 달러(약 150조 9700억 원)를 기록하면서 2배 가까이 뛰었죠. 같은 미국 빅오일인 쉐브론 역시 116억 달러(약 15조 1550억 원)의 순이익을 올렸고, 역시 매출이 360억 달러(약 47조 원)에서 650억 달러(약 84조 9200억 원)로 뛰었어요.

미국의 두 회사와 함께 빅오일을 구성하는 유럽의 쉘(115억 달러(약 15조 원))과 토탈에너지(98억 달러(약 12조 8000억 원)) 역시 큰 이익을 올렸고요. 오늘 실적을 발표한 BP도 예상을 뛰어넘는 순이익 85억 달러(약 11조 1000억 원)를 발표했고, 5개의 빅오일 합쳐서 순이익이 600억 달러(약 78조 원)에 버금가죠

이들은 계속 오른 석유 가격의 덕을 톡톡히 봤는데요. 지난주에 실적을 발표한 빅테크에 버금가는 실적을 올렸어요. 이들 에너지 공룡들의 시대가 저물기 시작한 2010년대 이후 가히 최고의 실적을 올렸다고 볼 수 있어요. 참고로 엑손모빌은 2018년 이후 처음으로 알파벳(구글)을 넘어서는 잉여현금을 이번 분기에 기록했다는 소식도 전해졌어요.

모두가 놀랄만한 반전이긴 하지만

그동안 빅오일 기업들은 새로운 석유와 가스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계속 줄여왔어요. 팬데믹 초기인 2020년엔 석유의 선물 가격이 마이너스까지 빠지는 현상도 보이며, 현금을 아껴야 하는 상황도 맞이했었죠. 이에 더해 기후위기 대응에 나서라는 각 정부 및 국제사회의 압박과 규제로 공급량을 늘리기 위한 생산 설비 등의 투자를 적극적으로 진행하지 못했다고 이들은 말하고 있고요. 안 그래도 공급망이 불안했던 가운데 전쟁이라는 큰 변수까지 터졌고, 석유를 비롯한 에너지 가격은 올해 고공행진을 시작할 수밖에 없었어요.

아직 종식되지 않은 팬데믹 속에서 이들은 실적이 사상 최악 수준의 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가,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하는 반전까지 만들어진 것이에요. 이들은 모두 탈탄소 정책에 맞춘 투자를 늘리면서도 생산을 늘리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제는 기후위기 대응과 각종 변수를 포함한 미래 공급 상황을 예측해 적정한 투자 전략을 짜야 하는 상황이죠.

엑손모빌의 경우, 작년 초 엑손모빌이 대표적인 에너지 메이저 기업으로서 새로운 흐름에 투자하면서 기후위기 대응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장을 편 행동주의 펀드와 주주들의 움직임으로 이사회 자리 3석을 교체하게 되었죠. 이는 주주 자본주의하에서 아주 중요한 케이스로 기록된 역사적인 사건이기도 했고, 기업들이 기후위기 대응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데 결정적인 움직임이 되기도 했어요.

당시 이 싸움에서 패배했던 CEO인 대런 우즈(Darren Woods)는 이번 실적 발표를 하면서 "지난 2018년에 설비 투자와 생산을 늘리겠다고 결정한 덕을 지금 보고 있다. 이 때문에 큰 돈을 써야 했고 당시 큰 압박과 비판을 받았지만, 옳은 전략이었다"고 목소리를 다시 높였어요. (사실 작년 말부터 목소리를 높였는데, 이번엔 목소리가 더 커진 듯 해요)

계속 이어지기는 어려울 걸로 예상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석유를 비롯한 화석 연료의 가격이 언제까지 지금의 높은 수준을 유지할지 불투명한 상황이에요. 브렌트유 기준으로 원유 가격은 지난 6월에 120달러를 넘어서면서 고점을 찍은 이후 20%가량 하락하면서 현재는 100달러 수준이 되었는데요. 앞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으로 아직 전반적인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 어떻게 해소되느냐가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여요. 

영국의 BP는 2020년 초에 가장 먼저 나서서 앞으로 화석 연료가 아닌 사업에 투자를 집중하면서 재생에너지를 중점으로 하는 기업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죠.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겠다고 하면서요. 이후 다른 유럽 빅오일인 쉘과 토탈에너지, 미국의 쉐브론 모두 나름의 탄소중립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에너지 전환을 위한 계획도 세웠어요. 끝까지 버티던 엑손모빌도 올해 들어 로드맵을 발표했죠. (충분하지 않다고 비판을 많이 받았지만요)

이들이 장기적으로 새로운 투자를 할 방향은 정해져 있어요. 모처럼 역사적으로도 흔하지 않은 호시절을 맞이했지만, 빅오일도 현재의 상황이 예외적인 상황임을 당연히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도 단기적으로는 지출을 크게 늘리지 않는다는 계획이에요. 1~2년 뒤의 상황이 그 어느때보다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생산 설비 확충 등에도 과감히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죠.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 그리고 2020년의 '마이너스' 기억으로 당분간 지출에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고요.

☕️ 단기적인 투자에 나서야 하지만
미국의 빅오일 기업들은 단기적인 생산 증대에 나서라는 정부의 압박도 받았지만, 아직 현금을 계속 쌓아두는 상황이에요.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당시와 마찬가지로, 충분한 재투자 움직임은 아직 보이지 않고 있어요. 이들은 비판적인 시선을 의식해 모두 생산과 투자를 늘렸다는 입장을 냈지만 공급과 가격을 안정시킬 만해 충분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스타트업] #기후테크 #벤처캐피털

2. 에어컨 스타트업이 해결하는 문제

빌 게이츠가 설립한 기후테크 벤처 펀드인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벤처스(Breakthrough Energy Ventures)가 에어컨 스타트업이라고 할 수 있는 블루프론티어(Blue Frontier)에 2000만 달러(약 260억 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 라운드를 리드했어요

기후위기로 인해 무더위가 심각해지면서 에어컨의 사용이 날로 증가하지만, 이것이 또 기후위기를 심화하는 역할을 하는 악순환이 만들어지고 있는데요. 브레이크스루 에너지는 사용이 계속 증가할 에어컨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 역시 기후위기 대응에 중요한 요소라고 보고, 큰 규모의 투자를 집행했어요. 올해 투자를 크게 늘리겠다고 선언한 이들은 최근 기후테크의 다양한 영역에서 큼직한 투자를 계속 이어가는 중이에요.
시원하려고 쓰는 에어컨도 빨리 새로운 기술로 대체되어야 하는 상황이에요.  
지난 세기와 같은 기술의 에어컨
미국 신재생에너지 연구소(NREL, National Renewable Energy Laboratory)와 제록스의 팔로알토연구소(Xerox PARC)의 연구에 따르면 에어컨에 전력을 공급하는데 매년 19억 5000만 톤 가량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돼요. 이렇게 환경에 유해한 에어컨 시스템이 지금까지 크게 달라지지 않았어요. (참고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추적하는 과학자 단체인 글로벌 탄소 프로젝트에 의하면 전 세계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21년 기준 약 364억 톤이에요.

시원한 바람을 내뿜는 에어컨 기술은 공기조화기술(HVAC: Heating, Ventilation & Air Conditioning)이라고 불리기도 해요. HVAC는 난방이나 환기, 냉방을 효율적으로 제어하면서 쾌적한 실내 환경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죠. 에너지 절감 방안도 고려하면서요.

브레이크스루 에너지의 매니징 디렉터이자 기술 리드인 에릭 툰(Eric Toone) 박사는 얼마 전 "HVAC 관련 분야에 관심이 있지만, 아직 충분히 발전한 기술을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우리는 여전히 캐리어(Carrier)가 지난 세기말에 개발한 것과 같은 시스템(증기 압축 사이클을 활용한 냉각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라고도 했는데, 드디어 큰 규모의 투자를 집행한 것이에요.

실생활에서 빨리 대체되어야 할 기술

기존의 증기 압축 사이클 시스템에서는 공기 냉각을 위해 냉매를 사용해야 하죠. 오존층을 파괴하는 불소계 온실가스인 클로로 플루오르 카본(CFC)이나 하이드로 클로로 플루오르 카본(HCFC) 등의 기존 냉매는 규제가 되고 더는 사용하지 않는 추세이지만, 이후 대체재로 나온 여러 종류의 냉매도 여전히 온난화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졌어요. 점점 더워지는 날씨 탓에 에어컨을 켜는데, 이 에어컨이 온난화를 더욱 가속하는 것이죠.

블루프론티어가 개발한 시스템으로는 기존 에어컨 시스템에 필요한 냉매량의 20~30%만을 사용해도 되고, 에너지 사용량의 60% 이상, 지구온난화지수를 85% 이상 낮출 수 있다고 밝혔어요. 액체식 건조제를 이용한 제습 냉방도 적용했고, 에어컨 내부에 효율적인 저장 시스템을 구축하는 새로운 방식이라고 설명을 하고 있어요.

이미 기존 에어컨 시스템이 효율화할 수 있을 만큼 효율화된 상황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작동하는 기술을 완성하고 적용한 것이 브레이크스루 에너지를 포함한 투자자들이 이들에 관심을 가진 가장 큰 이유로 보입니다. 특히 에어컨이라는 일상생활과 바로 맞닿아 있는 영역의 기술이라는 점에서 이번 투자가 의미 있기도 하고요.

계속 보면 좋을 브레이크스루의 투자

브레이크스루 에너지는 다양한 분야의 혁신적인 에너지 기술에 투자하고 있는데요. 올해 초, 향후 150억 달러(약 19조 5900억 원)에 이르는 기후테크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알렸죠. 이후 계속해서 큰 규모의 투자를 집행하거나 리드하고 있는 중이에요.

  • 올해 들어서 집중하는 투자 분야 중 하나는 공기 중에서 직접 탄소를 포집해 제거하는 직접공기포집(DAC: Direct Air Capture) 기술인데요. 3월에 투자한 에어룸(Heirloom)이 대표적이에요. 브레이크스루 에너지와 마이크로소프트 기후 펀드로부터 시리즈A 라운드에서 5300만 달러(약 69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받은 이들은 2035년까지 대기에서 10억 톤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려는 목표를 세웠죠. 에어룸은 탄소를 포집해 빠른 시간 안에 돌로 만드는 기술을 개발하고, 이 과정의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어요. 
  • 또 얼마 전에는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7~8%를 차지하는 시멘트와 콘크리트 생산 영역에 큰 투자를 집행했어요. 저탄소 시멘트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인 테라씨오투(Terra CO2 Technologies)에 4600만 달러(약 600억 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시드 라운드에 이어 또 리드했는데요. 시멘트를 만드는 과정에서 파쇄된 암석이나 석회석이 가열될 때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시도들이 벌어지고 있는데, 테라씨오투는 구하기 쉬운 화강암과 모래 및 자갈 등을 활용한 생산으로 스케일을 키워 이 문제를 해결해 보겠다는 업체에요.
  • 최근에는 섬유를 혼용해 생산하는 옷에서 각 재료(면, 폴리에스터 등)를 분리해내 재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을 개발한의류 재활용 스타트업 써크(Circ)에도 3000만 달러(약 390억 원)의 투자를 리드했고요. 
  • 하이드로패널(Hydropanel)을 이용해 공기 중에서 깨끗한 물을 뽑아내 고품질 식수로 만드는 사회적 기업인 소스 글로벌(SOURCE Global)에 1억 3000만 달러(약 1700억 원)의 시리즈 D 투자도 리드했어요. 


브레이크스루의 투자 관련 주요 어젠다를 설정하는 매니징 디렉터 조나 골드먼(Jonah Goldman)은 "가능한 한 빨리 (새로운 에너지와 서비스의) 가격을 줄이는 방법을 찾고, 장기적으로 온실 가스 배출량 감소를 가장 크게 만들 수 있는 곳에 자본을 투입하겠다"라고 말한 것이 최근 이들의 움직임과 투자 방향을 잘 대변해 주고 있어요

현재 개발 중인 기후테크 관련 기술들은 개발이 어느 정도 완료되었다 하더라도 기업이나 각 사업체가 일반적으로 적용하기에 비싼 기술들이죠. 브레이크스루는 빨리 스케일을 이루어 관련 원가를 내리는 시기를 당기겠다는 것이에요. 블루프런티어에 대한 이번 투자도 이런 선상에서 바라볼 수 있고요. 이들의 투자 현황을 계속해서 살펴보는 것이 기후테크 분야의 혁신 기술들을 파악하는 한 방법으로 보입니다. 

* 해외 벤처캐피털 동향을 전해드려요.
☕️ 멈추지 않을 기후테크 투자
경기 침체 우려에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에 힘든 시기가 왔다고 하지만 브레이크스루 에너지의 투자 현황은 기후테크 관련 투자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죠. 

[스트리밍] #오디오 #2분기실적

3. 걱정 속에 좋은 성과 낸 스포티파이

지난주 스포티파이는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월스트리트의 예상을 뛰어넘는 매출과 수익, 구독자 증가가 있었다고 밝혔어요. 최근 넷플릭스를 비롯한 스트리밍 서비스에 위기감이 커지는 가운데, 오디오 스트리밍 서비스인 스포티파이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일까요? 

또 스포티파이는 팟캐스트와 오디오북 등의 성장을 밀며 음악 스트리밍을 넘어선 서비스가 되기 위한 길을 만들고 있는데요. 어떤 모습을 그리려는 걸까요?
스포티파이는 수많은 크리에이터와 오디언스가 만나는 플랫폼으로 나아가겠다고 하는 것이에요.   

광고 수익까지 성장한 배경

첫 번째는 프리미엄(=유료) 구독 서비스이죠. 2019년까지만 해도 매출의 대부분은 이 유료 구독에서 나왔어요. 사용자를 확보하기 위해 높은 비중의 저작권료를 지급하며 마진을 거의 포기했던 사업 초기 대비 나아진 상황이지만, 음악 스트리밍 구독만으로는 수익성을 개선하기는 어려웠죠. 새로운 시장에서는 큰 규모의 프로모션 등을 통해 구독자를 확보했고, 애플 뮤직과 아마존, 유튜브의 음악 스티리밍이 성장하는 상황도 신경 쓰면서 가격 경쟁도 고려해야 했고요.

그렇기 때문에 광고 사업을 점차 키우면서 수익을 다변화하려는 행보를 보였고, 첫 번째 돌파구로 선택한 건 팟캐스트였어요. 팟캐스트 콘텐츠 회사들을 인수하고, 영향력 있는 인물들을 섭외해 오리지널 팟캐스트 콘텐츠를 만들고, 사용자를 모아 광고 사업을 키우기 시작했죠. 지금까지 스포티파이가 팟캐스트 관련 인수와 콘텐츠 확보에만 쓴 돈은 지난 4년간 10억 달러(약 1조 3070억 원)가 넘어가는 것으로 추정돼요. 

팟캐스트를 통한 광고도 증가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한 3억 6000만 유로(약 4820억 원)의 광고 매출을 냈고요. 전체 매출 중 광고 매출이 차지하는 비율도 13%까지 성장했어요. 팟캐스트 시장이 얼마나 클지에 대한 회의도 있지만 일단 큰 투자를 통해 성장하는 사업 모델을 만들고는 있어요. 2021년에 팟캐스트 관련 매출은 약 2억 유로(약 2690억 원)로 전체 매출의 약 2% 수준이었는데요. 아직 상대적으로 작은 시장이지만 스포티파이가 성장을 이끌고 있기도 합니다.

"비디오 스트리밍과는 다르다"

올해 상반기에는 스포티파이의 성장세가 꺾일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어요. 비디오 스트리밍 분야에서 비슷한 경쟁력을 가진 상품이 늘어나고, 경기 침체로 인해 소비에 민감한 상품이 되면서 구독자 성장세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에요. 넷플릭스는 1분기에 10년 만의 구독자 역성장이라는 충격을 안긴 데 이어 2분기에도 구독자가 97만 명 감소했다고 발표했죠.

하지만 '오디오계의 넷플릭스'라고 불리는 스포티파이에 대해 CEO 다니엘 에크(Daniel Ek)는 "넷플릭스와 스포티파이는 구독 서비스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전혀 다른 사업"이라고 선을 그었어요. 대표적으로 넷플릭스에는 광고가 포함된 무료 서비스가 없지만, 스포티파이에는 있기 때문에 광고 매출을 낼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고 짚었고요. 스포티파이는 (크리에이터와 구독자가 만나는) '플랫폼'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강조했죠.

넷플릭스는 제한된 공급자가 콘텐츠를 제작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콘텐츠 수량이 적을 수밖에 없는 반면, 스포티파이는 오디오 콘텐츠를 누구나 업로드할 수 있는,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는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수백만 개의 콘텐츠가 제공될 수 있어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도 성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어요.

실제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와 유료 가입자 수가 늘었는데요. 2분기 MAU는 4억 3300만 명으로 지난 분기보다 1900만 명 늘었고요. 유료 가입자 수도 1억 8800만 명으로 예상치보다 100만 명 높게 나타났어요. 덕분에 전체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한 28억 6000만 유로(약 3조 8400억 원)를 기록했어요.
 

'오디오 플랫폼'이 되기 위해서

스포티파이는 신규 시장에서 일단 사용자를 확대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어요. 2분기에도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에서 현지화된 마케팅이 성공하면서 사용자가 늘었다고 해요. 또한 스포티파이가공들이고 있는 Z세대가 중남미 지역에서 많이 유입됐고요. 이는 친구와 함께 취향을 공유하며 듣는 ‘블렌드(Blend)’ 기능이나 음악을 듣다 마음에 드는 가사를 바로 소셜미디어에 쉽게 공유하는 '리릭스(Lyrics)' 기능 등 새로운 세대를 겨냥한 기능들이 성공적으로 론칭한 것과도 연결돼요. 

음악뿐 아니라 팟캐스트, 오디오북 등 모든 오디오 콘텐츠를 경험하는 '오디오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것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비디오 팟캐스트 기능도 테스트하는 중이라고 알려졌죠. 지난해 11월에는 오디오북 회사 '파인드어웨이(FindAway)'를 인수하면서 오디오북 시장으로의 진출을 알렸고, 올해 6월에 인수가 마무리되었는데요. 1억 1700만 유로(약 1570억 원)를 주면서 이 회사를 인수한 이유는 오디오북 사업을 스포티파이의 세 번째 기둥으로 만들기 위해서예요. 

오디오북 플랫폼 역시 팟캐스트 플랫폼과 마찬가지로 크리에이터가 직접 오디오북을 쉽게 직접 제작할 수 있는 플랫폼이죠. 새로운 형태의 크리에이터들과 콘텐츠를 스포티파이에서 제공하겠다는 것이에요.

스포티파이는 팟캐스트나 오디오북 사업이 장기적으로 높은 이익률을 가져다줄 사업이라고 보고 있어요. 지난 6월에 열린 투자자의 날에서는 새롭게 시작하는 사업들로 오디오 플랫폼을 만들게 되면 10년 후 연간 수익은 지금의 10배에 가까운 1000억 달러(약 130조 원)를 올릴 수 있다고 밝혔는데요. 우선 메타가 만든 것과 같은 광고 사업을 플랫폼에 적용할 수 있게 된다면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기도 하죠. 얼마나 시장이 커질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스포티파이가 잡은 확장 방향에 일단 투자자들은 대체로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중이고요.

스포티파이의 초기 전략이 음악 콘텐츠를 최대한 많이 확보하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며 유료 구독자를 중심으로 성장하는 넷플릭스와 비슷한 모델이었다면, 이제는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와 사용자가 올라오는 플랫폼이 되겠다는 것인데요. 큰돈을 투자해 아직 성과가 크지 않은 팟캐스트 플랫폼의 성과부터 끌어올려야 합니다.

By 핀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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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이야기지만, 넷플릭스 관련
넷플릭스는 광고 포함 구독제를 도입하기로 확정했고, 단기적인 실적 턴어라운드를 위한 준비를 마치고 있는데요. 최근의 이야기들 놓치셨다면 함께 확인해 보세요. (모두 '샷 추가' 이야기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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