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14일. 그 많던 튤립은 어디 갔을까?

1. 나이키의 플레이북, 2. 그 많던 튤립은 어디 갔을까?, 3. 앞당겨진 드론 배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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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4일, 화요일의 커피팟

밀레니얼을 위한 해외 비즈 뉴스를 전합니다.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세상을 바꾸고 있는 비즈니스 이야기를 배달할게요. 
오늘은 모든 리테일이 어려울 때 준비된 대응을 보여주는 1. (참고할) 나이키의 플레이북과 [코로나19 공급망 업데이트] 소식인 2. 그 많던 튤립은 어디 갔을까? 그리고 팬데믹에 의해 3. 앞당겨진 드론 배달 계획을 준비했어요.

[리테일]
1. (참고할) 나이키의 플레이북
지난 1월과 2월, 코로나19의 확산이 중국에서 가장 심각하던 때 다른 모든 리테일 사업자들과 마찬가지로 나이키도 중국 내 많은 매장 문을 닫았어요. 하지만 나이키는 모두가 생각하는 만큼 타격을 입지 않았고, 오히려 2019년 12월에서 2020년 2월까지인 2019년 회계연도 3분기의 전체 매출은 5% 상승했는데요. 온라인 판매가 36% 성장했어요. 

지금 중국 매장은 대부분 다시 문을 열었지만, 이제는 미국을 비롯한 유럽의 매장이 대부분 닫은 상황이죠. 나이키는 중국에서 적용한 전략을 미국과 유럽에도 적용하고 있어요.

이제 오프라인을 대체할 전략은 늘 있어야 하나 봐요.
계획에 없던 플레이북의 탄생
2월까지 나이키는 중국에서 전체 매장의 75%를 닫은 때도 있었어요. 하지만, 이 기간에 중국 내 온라인 판매는 30% 증가했고, 결과적으로 전체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단 5% 하락하는 데 그쳤어요. 이런 결과는 나이키가 이제는 일명 '코로나19 플레이북'이라고 부르는 전략 중 1단계 전략*을 성공적으로 실행한 덕분인데요. CEO인 조나단 도나호는 "중국의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자 현지에서 발 빠르게 대응해서 영향을 최소화했다"라고 하면서 이 '전략 책'을 다른 지역에도 적용하고 있어요.
* 나이키는 지난 3월 24일의 실적 발표회에서 '코로나19 플레이북'을 4단계로 구분했는데요. 1단계는 봉쇄 조치 속 '온라인 판매 증대', 2단계는 '오프라인 매장 재오픈', 3단계는 '오프라인 판매 정상화', 그리고 4단계는 '계획대로 성장 모드'라고 밝혔어요.

계속하던 걸 더 잘하는 전략
특별한 전략을 적용했다기 보다는 주어진 상황에서 (도나호가 언급했듯이) 발빠르게 대처를 했는데요. 그 대처는 기존 온라인 채널의 확대 활용이었어요.
  • 중국에서는 줄여서 NTC라고도 부르는 나이키 트레이닝 클럽(Nike Training Club) 앱을 통해 실내 운동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해주었는데요. 그동안 쌓아온 전문 트레이너 네트워크를 십분 활용해 집안에 머무를 수밖에 없던 사람들의 호응을 끌어낼 수 있었어요. 결과적으로 주간 순 사용자 수가 코로나19 상황 이전과 비교해 80% 증가했고요. 
  • NTC 앱의 사용 증가는 이 기간 나이키의 온라인 매장 이용 증가로 이어졌어요. 현재 중국 매장의 대부분은 다시 문을 열었는데요. 디지털 매출 증가세는 계속 유지되고 있어요. 오프라인 매장의 회복도 진행되고 있지만, 이후에도 세 자릿수에 가까운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고 나이키는 밝혔어요. 2월 이후 같은 전략을 이미 한국과 일본에도 적용했다고 하고요.
북미 지역과 유럽 지역에서는 현재 NTC 앱의 유료 버전을 무료로 제공하면서 "실내에서 운동해요(공식  캠페인명: Play Inside)"라고 할 수 있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어요. 일부 제품에 대한 할인과 무료 배송 행사도 함께 진행하고 있는데요. 미국에서는 현재 NTC 앱의 주간 순 사용자 수가 100% 이상 증가했다고 해요. 물론, 온라인 매장으로의 유입과 판매 증가 여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앞선 중국의 예시가 긍정적인 수치를 기대하게 하고 있어요.  

비결은 D2C를 민 덕분이지만
나이키는 그간 상품의 판매 확대를 위한 마케팅 외에도 고객과의 상호작용에 많은 공을 들여왔어요. NTC 앱과 함께 달리기를 좋아하는 이들을 위한 나이키 런 클럽(Nike Run Club) 앱과 신상품을 소개하고 각종 소식을 업데이트해주는 SNKRS 앱의 운영은 나이키와 수시로 소통하는 '사용자'를 증가시켰어요. 이는 D2C(Direct-to-Customer)의 비중을 높이고자 한 지난 몇 년간의 노력 중 하나인데요. 결과적으로 공격적인 투자와 디지털 확장의 결과가 팬데믹의 중간에서 빛을 보게 된 것이죠. 

아직 상황은 예측하기 어려움
중국에서의 성공적인 방어 이후 이제는 준비된 전략을 적용하고 있다면서 나이키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은 커지고 있는데요. 현재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 어떤 결과를 내고 있는지에 따라 나이키의 전략이 성공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 거에요. 이제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해지는 일본의 경우도 지켜봐야 하고요. 베트남 등 세계 각지의 생산 시설에 대한 관리도 필수적이죠.

대표적인 의류 및 스포츠용품 리테일 사업이 거의 모두 힘든 가운데 나이키가 현 상황을 잘 버텨낸다면 나이키는 더 강한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돼요. 하지만, 나이키가 준비한 전략도 팬데믹이 길어진다면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의 전략을 급하게 만든 '플랜B'로 정의할 수도 있을 텐데요. '플랜C'를 급하게 만들 상황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샷 추가: 아직은 더 지켜봐야할 데이터
NTC와 같은 서비스를 이번에 접해본 사람들이 나이키와 관계를 지속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지는 앞으로 나올 더 많은 데이터를 참고할 필요가 있어요. 이는 나이키가 D2C 전략을 계속 추진하는데도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고요.

참고로 나이키는 D2C 전략에 집중하기 위해 지난해 11월에는 아마존을 통한 판매를 중단했어요. 앞으로 유통 채널을 총 40개로 제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고요. 2019년 기준 D2C의 비중은 30%를 넘겼고, 2020년에는 4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어요.
++ 시럽 추가: 한편, 나이키도 의료 장비 개발과 생산에 나섰는데요.
나이키도 코로나19 상황에서 자신들이 도울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밝혔죠. 현재 오리건 보건대학과 함께 의료인을 위한 보호 마스크 등 개인 보호 장비의 프로토타입 개발에 나섰는데요. 지난 4월 3일 보호 마스크 등의 첫 물량이 오리건 보건대학에 배송되었어요. 하지만 현재 미국의 상황을 고려하면 앞으로는 더 빠른 실행이 필요한 것 같아요.

[국제경제 - 코로나19 공급망 업데이트]
2. 그 많던 튤립은 어디 갔을까?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수급 체인이 무너진 대표적인 상품은 바로 꽃이에요. 네덜란드에서는 지난 3월에 버려진 튤립만 1억 4000만 송이라고 하는데요. 유럽에서 튤립이 버려지면 케냐의 장미도 필연이 버려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해요. 오늘 공급망 이야기는 '필수품'은 아니지만, 일부 국가들이 경제를 지탱하기 위해 필수적인 꽃 산업의 현황을 살펴봤습니다. 

한국에는 요즘 튤립이 눈에 많이 띄죠.
속절없이 버려지는 튤립 속에서
  • 네덜란드는 전 세계에서 꽃 관련 상품 거래의 50% 가까이 차지하고 있어요. 코트라가 정리한 자료에 따르면 과일, 채소 등을 포함한 원예 관련 상품 거래는 24%를 차지하고 있고요. 그중에서도 43억 개의 튤립 구근*을 수출하고, 씨앗만 해도 15억 유로(약 2조 원)에 이르는 거래를 진행 중인데요. 구근의 경우, 세계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어요. 꽃을 포함한 원예 산업은 총 무역 거래 규모의 약 5%를 차지할 정도로 네덜란드의 대표 산업이죠.
    * 구근(알뿌리라고도 해요)으로 재배되는 대표적인 꽃은 튤립과 수선화가 있어요. 
  • 그런 네덜란드의 가장 큰 원예산업 클러스터인 알스미어(Aalsmeer)에서 올해 3월 튤립의 거래 가격은 한때 '0' 유로를 연속으로 기록하기도 했어요. 유럽 전역이 팬데믹 위기에 빠져들자 거래가 한때 아예 중지된 것이죠. 지난 한 달간 네덜란드에서 버려진 꽃은 총 4억 송이라고 세계 최대 꽃 경매 회사인 네덜란드의 로열 플로라홀란드(Royal FloraHolland)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어요. 그 중 1억 4000만 송이가 튤립 구근이고요. 전년 대비 매출은 업체별로 현재 최대 85%가 하락한 상황입니다.

케냐의 장미들도 함께 버려지고
  • 동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경제 규모를 가진 케냐는 꽃 수출 규모가 2019년 기준으로 약 10억 달러(약 1조 2200억 원)에 달해요. 관광 및 농업과 함께 외환을 가장 많이 벌어들이는 산업 중 하나이고요. 케냐는 관광객 역시 유럽인들이 많고, 커피를 비롯한 농산물 수출도 유럽과 미국이 큰 부분을 차지하죠. 유럽의 이동 제한과 한시적인 유통망 폐쇄가 빨리 풀리지 않는다면 큰 경제 위기를 맞을 수 있는 상황이에요.
  • 케냐에서는 주로 장미를 재배하는데요. 이들이 생산하는 전체 꽃의 70%는 유럽으로 향하고, 이 물량의 대부분이 네덜란드의 꽃 시장에서 거래돼요. 하지만, 케냐에서는 하루에 35만 송이의 장미를 수확하던 대표적인 농가가 지금은 단 5만 송이만 수확할 정도로 수요 부족으로 인해 큰 타격을 입고 있어요. 

팬데믹에 대응하는 필수품은 아니지만
꽃은 네덜란드 경제를 지탱하는 대표적인 산업 중 하나이죠. 현재 네덜란드의 꽃 사업자들은 지역 병원이나 행인들에게 꽃을 무료로 나눠주고 있을 정도라고 해요. 케냐에서는 현재 상황이 몇 주간 더 이어지면 꽃 농장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하고요. 

꽃이 팬데믹을 견뎌 나가는데 필수품은 아니지만, 일부 국가의 경제를 지탱하는데엔 필수적이죠. 경제 저변이 넓지 않은 국가일수록 그 영향이 당연히 클텐데요. 이번 팬데믹은 연결되어 있는 세계의 공급망이 얼마나 위험하고도 중요한지 계속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
+ 샷 추가: 에티오피아의 꽃도 대부분 네덜란드로
에티오피아도 케냐 못지않은 규모의 화훼 산업을 운영하고 있어요. 장미가 주 생산 품목이고, 수국과 카네이션 등을 수출하고 있다고 해요. 역시 네덜란드가 가장 큰 교역 대상이고요. 케냐와 에티오피아의 꽃은 대부분 네덜란드의 꽃 클러스터를 거쳐 유럽 곳곳과 미국 그리고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으로 수출돼요. 최근엔 각국과 직접 거래도 조금씩 늘리고 있지만, 아직은 네덜란드의 거대 유통망을 이용하는(혹은 이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모빌리티]
3. 앞당겨진 드론 배달 계획
팬데믹의 중간에 알파벳(구글의 모회사)의 자회사인 윙(Wing)이 본격적으로 드론을 이용한 배달을 증가시키고 있어요. 언택트(Untact, 비대면) 배송에 대한 실험이 가속화 되는 것이죠. 하지만, 아직 드론 배달의 급격한 증가는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에요. 

윙 앱으로 주문하면 된대요. ©Wing
일단, 어디서 배달 중인가요?
윙은 현재 미국 버지니아주와 핀란드 헬싱키 그리고 호주의 캔버라와 로건에서 서비스를 운영 중이에요. 현재까지 누적 6000건의 배달을 완료했어요. 윙은 각각의 수치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미국과 호주에서는 최근 주문이 2배 넘게 증가했다고 발표했어요. 현재 추세로 봐서는 주문 증가세는 계속되리라 예상되고요. 

어떤 물품을 얼마나 배달할 수 있죠?
윙은 현재 드럭스토어 체인인 월그린(Walgreen)을 비롯해 배송 물류 회사인 페덱스 그리고 지역 카페와도 협업하고 있어요. 월그린을 통해서 배달되는 상품은 주로 화장지, 알약 그리고 치약 따위의 생필품이었는데요. 최근엔 수요가 늘어난 파스타와 유아식 등도 배달 가능 물품에 포함되었어요. 호주에서는 식료품 전문점과 협업하며 빵과 우유의 배달이 늘었다고 하고요. 
* 참고로 윙의 드론이 현재 한번에 배달할 수 있는 최대 무게는 1.5kg이에요. 많은 물품을 한번에 배달하기 힘들겠죠.

근데 무슨 의미가 있나요?
만약, 현재 상황에서 사용을 확대할 수 있다면 각 가정 뿐만 아니라 의료 기관 등에 필요한 물품을 더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을 것으로 보여요. 필수적인 언택트 배송에도 사용하고, 시급한 상황을 돕기 위한 수단으로도 쓸 수 있겠죠. 

다만, 단기간 내 급속도로 드론의 사용을 증가시킬 수는 없는 상황이에요. 미국에서는 현재 연방 항공국의 허가를 받아야 드론 운행을 제한된 지역에서 시작할 수 있는데요. 아직 새로운 상황에 적용할 정책과 규제가 만들어지지 않았어요. 현재까지 미국에서 드론 배달 허가를 받은 업체도 윙뿐이고요. (물론, 윙에게는 최근 늘어난 배송으로 쌓은 데이터와 학습이 앞으로 소중한 자산이 되겠죠) 앞으로 드론 사용에 대한 정책과 규제 논의가 빨리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도 있는데요.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계속 지켜봐야겠습니다.
+ 샷 추가: 아프리카에서 먼저 학습을 쌓은 드론
미국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인 집라인(Zipline)은 아프리카의 르완다와 가나에서 드론을 이용한 의약품 배송을 하고 있어요. 물류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이들 지역에서 혈액과 백신 등을 각 보건 클리닉에 적시에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 있죠. 2016년부터 르완다에서 서비스를 시작했어요. 이들은 현재 의약품 배달 서비스를 미국에서 진행하기 위해 허가 신청을 한 상태에요. (참고로 아마존도 현재 프라임 에어 서비스 론칭을 준비하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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