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FFEEPOT 1월 10일, 금요일의 커피팟
변화하는 세상 속 밀레니얼을 위한 뉴스를 전합니다. 매주 월요일과 금요일, 세상을 바꾸고 있는 비즈니스 이야기를 배달할게요. 이번 주에는 날아다니는 택시가 등장하고 빅테크도 참여한 CES 관련 뉴스가 쉼 없이 쏟아졌는데요. 커피팟은 1. 캘리포니아의 긱 이코노미 노동 법안에 대한 우버의 대응, 2. 온라인 주문 처리에 로봇을 활용하기 시작한 월마트, 그리고 3. 에너지 기술 스타트업을 키우기 시작한 석유회사의 움직임을 다루었어요. [긱 이코노미]1. 캘리포니아가 쏘아 올린 '큰' 공에 대한 우버의 대응 2020년 1월 1일, 캘리포니아에서는 플랫폼 노동자 관련 새로운 법이 발효됐어요. 우버, 리프트, 포스트메이츠(배달 대행), 도어대쉬(음식 주문배달) 등에서 프리랜서로 일하는 이들을 '회사 직원'으로 규정하는 법이에요. '회사의 구체적인 지침을 받고 업무를 수행하면, 회사의 직원으로 간주한다'가 기본 골격이죠.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이야기 같죠?) 사업의 근간에 영향을 끼칠 법안이라 이들은 즉각 반발했습니다. 해당 법안에 대한 위헌소송까지 제기하면서요. 우버의 대응이 시작되다 이 법에 저촉되지 않기 위해 우버는 드라이버 방침을 수정해 왔어요. 드라이버의 편익을 올려주는 내용을 보강하면서요. 이번 주에는 캘리포니아주에 등록된 15만 명의 드라이버에게 최신 방침이 이메일로
드라이버의 자율성을 강화하는 지침 - 이제 우버의 드라이버들은 호출을 받을 때 거리를 볼 수 있게 됐어요. 이전에는 호출을 받는 즉시 '콜'을 해야 했는데요. 이제 드라이버가 거리, 목적지, 소요 시간 등을 보고 해당 호출을 받을지 결정할 수 있어요.
- 기존에는 승객에게 차량이 배치되면 고정가격이 제시됐어요. 하지만 이제부터 가격 범위를 보여주기로 했어요. '14달러~19달러' 식으로요. 실제 운행 시간과 거리에 따라 최대 30%가 적용되고요.
- 앞으로는 배차당 수수료율을 최대 25%로 고정하기로 했어요. 이전에도 평균 25%를 받았지만, 최대 25%를 받겠다고 명시해 드라이버들이 더욱 안정적인 수익을 예측하도록 해준 것이죠.
전반적으로 드라이버들의 자율성을 강화해 주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온 불만들도 보충했고요.
이걸로 문제가 해결되나요? 이 방침으로 우버가 법안 반대에서 발을 빼려고 한다고 보는 시각도 있어요. 법안이 적용되는 것을 피해가려고 한다고 보기도 하고요. 어느 방향이든 아마도 발효된 법을 뒤집는 데 '올인'하기보다는 법안에 저촉되지 않는 '운영의 묘'를 찾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예상하고요.
근데 이 법안 왜 그리 주목받죠? 긱 이코노미의 발현지이기도 한 캘리포니아에서 관련 법이 적용되기 시작했으니 선례가 될 수 있겠죠. 다른 주에서 플랫폼 노동 관련 규제를 만드는 건 시간문제일 테고요. 긱 이코노미 발전의 근간에는 '온디맨드' 노동자가 있는데, 산업이 거대해지면서 관련 정책과 규제의 정비가 필요하다는 논의가 있어 왔거든요. + 샷 추가: 노동자 권리를 향상하기 위한 법이라지만 긱 이코노미 노동자들의 권리를 강화하기 위한 이 법안*을 바라보는 이해관계자들의 속내는 복잡해요. 최저임금, 유급휴가 등의 혜택이 포함된 고용 보장을 원하는 노동자도 있지만, '프리랜서'로 일하길 원하는 노동자도 많거든요. 프리랜서로 활동하면 제약 없이 N잡을 수행하면서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라면서요. 이 법안은 플랫폼 노동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의 프리랜서들에게도 적용되기에 미국에서는 치열한 찬반 논쟁이 벌어지고 있어요. * 법안은 AB5(Assembly Bill 5)로 불리고요. 회사의 '핵심 비즈니스' 기능을 수행하는 모든 노동자는 '직원'으로서 대우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요. ++ 시럽 추가: 미국만의 문제? 아니죠우버 등의 진출로 일찍부터 긱 이코노미 흐름이 퍼진 유럽 등지에서도 꾸준히 제기돼 온 문제인데요. 한국에서도 논의 중인 ' 타다 금지법'에도 참고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요. 참고로 우버는 여태껏 "우리의 핵심 비즈니스는 사람들이 이용하는 소프트웨어를 운영하고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지, 대중교통 운영이 아니다"라고 주장해 왔어요. [리테일] 2. 월마트 뒤편에서 지금 일어나는 일 월마트는 매장 상품의 온라인 주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로봇(자동화 시스템)을 활용해 늘어난 온라인 주문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고 해요. 온라인 주문 판매 확대를 고려한 것이죠. 현재 시범 적용 중인 이 시스템을 월스트리트저널이 취재했어요. 온라인 주문 서비스가 불러온 문제 그간 온라인 주문은 직원들이 마트에 비치된 제품을 일일이 골라 처리했는데요. 효율적이지도 않을뿐더러 바삐 움직이는 직원들 틈에서 직접 쇼핑하는 고객들이 되레 불편함을 겪었어요. 재고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인기 상품은 빨리 비치되지 못하기도 했고요.
자동화 시스템(로봇) 활용으로 해결하자 신선식품 등 까다로운 배송을 위한 물류 서비스의 비용 문제는 해결하기 쉽지 않죠. 그래서 매장 뒤편에 자동화 시스템을 배치했는데요. 이 로봇의 이름이 알파봇(Alphabot)입니다. 직원 한 명이 시간당 담아낼 수 있는 상품은 80개였는데, 이 시스템은 시간당 800개를 처리한다고 해요.
어떻게 작동하는데요? 그래도 주문 처리를 위해서는 아직 사람의 손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 매일 직원 한 명이 약 7.3m 높이의 기계에 가장 많이 주문되는 상품을 채웁니다.
- 직원이 시스템에 주문을 입력하면 바퀴 달린 로봇이 돌아다니며 상품을 담고, 포장도 합니다.
- 냉장과 냉동식품까지는 처리하지만, 신선식품은 매장에서 직원이 직접 담는다고 해요.
그래서 앞으로 계획은요? 이 시스템은 뉴햄프셔주에 있는 1개 매장에서 시범 운영 중인데요. (이곳에서 운영 중인 이유는 이 시스템을 제공하는 회사인 얼러트 이노베이션(Alert Innovation)의 본사와 가장 가깝기 때문이라고) 연내 두 개 매장에 추가로 시스템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온라인 주문 수요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고요.
온라인 주문 배달은 장보기 시장에서도 본격 확대를 예상하는데요. 역시 이 시장에 뛰어든 아마존과의 경쟁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하네요. + 샷 추가: 본격 로봇 활용 시대가 온다면, 고용은 빨간불? 일각에서는 월마트가 급격한 자동화 전환을 이룬다면 직원들의 고용 문제도 생길 수 있다고 걱정했지만, 아직은 징후가 없습니다. 위 기사의 매장에서는 시스템 운영을 위한 인력 10명을 고용했다고 밝혔고요. 참고로 월마트는 현재 미국 전역에서 총 150만 명을 고용하고 있어요.
++ 시럽 추가: 미국은 온라인 장보기 확대 중 마트 장보기의 온라인 주문은 월마트를 비롯한 리테일 업체들이 부지런히 확대 중인 영역이에요. 현재는 미국 전체 이커머스 중 식품 부문의 3.5%가량이라고 해요. 아직 비율은 적지만, 이미 미국 전역 수천 개의 월마트에서는 온라인 주문을 하고 마트 주차장에서 물건을 픽업하는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어요. '직접 배달'도 확대(현재 1000개 이상 매장에서 시행) 중이고요. 최근 본격적으로 론칭한 우아한형제들(a.k.a 배민)의 B마트도 유사한 서비스라고 볼 수 있겠죠. [에너지] 3. 영국 BP, 이제는 '에너지 유니콘' 만들기에 시동이제 기름만 팔면 안 된다고. 우리도 스타트업 만들거야. 영국 BP는 미국의 엑손모빌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석유회사에요. 대표적인 화석 연료 회사인 이들도 새로운 시대에 발맞추기 위한 준비를 해오고 있어요. 이번에는 '론치패드(Launchpad)'라는 내부 벤처 조직(자회사)을 통해 기술 스타트업 만들기에 나설 것이라는 보도를 악시오스와 파이낸셜타임스를 통해 확인했습니다.
(석유회사가) 무슨 스타트업을 만드나요? - 이미 만든 회사: 환경 친화적(이라 쓰고 '효율적인'이라 읽습니다) 석유/가스 채굴 기술 개발사
- 이들이 가진 기술을 저탄소 에너지 영역에도 적용하기 위한 방법을 연구한다고 해요. - 앞으로 만들 회사: 풍력 예측 및 인프라 관리 '플랫폼', 탄소 관리 및 상쇄 '앱' 등의 서비스
- 현재 개발 중이고, 2020년 1분기 중에 론칭할 예정이라고 해요.
BP는 저탄소 에너지 수요가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어요. 2025년까지 5개 이상의 유니콘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하고요.
무슨 의미가 있는 건가요? - 환경에 가장 큰 '네거티브 임팩트'를 주는 화석 연료를 중점 사업으로 하는 회사가 이제는 환경을 생각하는 기술에 눈 돌리기 시작했다는 데 의의가 있어요.
- 폐쇄적인 업계 특성상 기술을 공유(판매)하는 서비스와 플랫폼을 만든다는 점도 신선하고요.
사실 이들이 가진 자본으로는 훨씬 더 큰 일을 벌일 수도 있죠. 이제는 환경운동가뿐만 아니라 일부 투자자들도 사업 전환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기 시작했고요. 하지만 수익성을 올리며 기업가치도 생각해야 하므로, 메인 비즈니스의 '상품' 가치가 큰 상황에서 급격하게 사업을 전환하지는 않겠죠.
보여주기식 PR 아닌가요? 일단 투자를 시작했고, 상징적인 '유니콘' 만들기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신호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요.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BP를 비롯해 로얄더치셸, 토탈, 셰브론, 아람코 등은 2015년부터 환경친화적 연료 기술에 꾸준히 투자해 2018년까지 투자금이 8배 이상이 되었다고 해요. 2019년부터는 건별로 10억 달러(약 1.16조 원)가 넘는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고요. 이런 투자로 일어날 성과를 지켜봐야겠죠. + 샷 추가 BP가 현재까지 론치패드에 투자한 금액은 1억 달러(약 1160억 원)인데요. 그리 큰 금액은 아니에요. 그들이 매년 석유/가스에 투자하는 150억~170억 달러에 비하면 아주 적은 수치이니까요. 하지만, 환경 변화와 함께 기술 개발도 급격히 변하는 시대에 이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데 의의를 둘 수 있겠죠. ++ 시럽 추가: 빅에너지와 빅테크 협업 BP는 2021년부터 아마존의 유럽 데이터 센터 일부에 재생 에너지로 만든 전기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어요.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하는 데이터 센터들도 탄소 배출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하죠. 이제 빅테크 기업들도 환경을 생각하는 사업에 눈을 돌려야겠죠. #사람들의 마음을 흔든 오보: 핀란드 주 4일 근무제 시행 계획의 진실 이번 주 세계적으로 떠들석했던 뉴스가 있었어요. 핀란드가 주 4일, 하루 6시간 근무를 추진한다는 내용이었는데요. 지난 12월 선출된 세계 최연소 총리 사나 마린의 대범한(혹은 급진적인) 정책이라고 보도됐죠. 모두가 속은 오보였습니다. 뉴스가 걷잡을 수 없이 퍼져 나가자 핀란드 정부에서 별도 발표를 했어요. - "핀란드 정부는 주 4일 근무제를 시행할 계획이 없다. 사나 마린 총리가 주 4일제 근무 도입을 주장했던 것은 교통부 장관 시절이던 작년 8월의 정책토론회였으며, 그 이후 구체적인 실행을 논의한 적이 없다."
핀란드는 현재 주 5일, 하루 8시간 근무제를 시행 중입니다. 유럽 매체들을 기점으로 퍼져 나간 이 정보는 국내 많은 언론사에서도 보도가 나왔는데요. 노동 시간과 관련한 이야기는 전 세계 어디서든 화제가 되는 것만은 분명해 보이네요. [정정 사항을 알립니다] 1월 6일 - 월요일의 커피팟 이번 주 월요일의 커피팟 중 오기 내용이 있어 아래와 같이 정정합니다. 2. 그랩 vs 고젝, 동남아의 성장과 수익 전쟁 중 그랩과 고젝의 투자사가 바뀌어 표기됐습니다. - (현재 본문) 그랩은 구글, 텐센트, 워버그핀커스 등에서, 고젝은 소프트뱅크, 마이크로소프트, 디디추싱, 현대자동차 등에서 투자를 받았어요.
- (정정 내용) 그랩은 소프트뱅크, 마이크로소프트, 디디추싱, 현대자동차 등에서, 고젝은 구글, 텐센트, 워버그핀커스 등에서 투자를 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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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들이 가진 기술을 저탄소 에너지 영역에도 적용하기 위한 방법을 연구한다고 해요.
- 현재 개발 중이고, 2020년 1분기 중에 론칭할 예정이라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