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획대로 된다면 좋겠지만

1. 스냅의 대탈출 계획, 2. 역전되는 투자 비율, 3. 아직 먼 자율주행
오늘은 메타와 함께 위기에 빠진 소셜미디어인 스냅은 대탈출 플랜이 있는지, 전 세계 화석 에너지 vs 재생 에너지 사업에 대한 투자 비율이 이제 거의 같아지고 있다는 소식, 그리고 아직 완전 자율주행은 멀었다는 신호가 나오는 자율주행 업계 상황을 살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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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 #대위기 #AR

1. 스냅의 위기 대탈출 플랜

메타의 위기가 시작한 지는 오래되었고, 트위터 역시 사업 환경이 안 좋아지는 가운데 여전히 일론 머스크가 인수하느냐 마느냐의 드라마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죠. 요즘 가장 잘나가는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 역시 사용자 성장을 위해 마케팅 비용을 과도하게 써 작년 손실이 크게 확대되었다는 것이 보도된 가운데 소셜미디어 서비스 전반의 분위기가 썩 좋지 않아요. 

미국 '엠지(MZ)'들의 대표적인 소셜미디어를 운영하는 스냅도 예외는 아니에요. 스냅은 2분기에도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았고 지난 12개월 사이 주가는 80% 넘게 떨어졌어요. 올해 8월에는 전체 인력 중 20%를 해고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진행하던 프로젝트도 다수 종료했죠.

내부적으로도 위기감이 커지자 CEO인 에반 스피겔(Evan Spiegel)은 지난 9월 구성원들에게 회사의 현황과 앞으로의 방향을 담은, "적응하고, 극복할 것"이라는 제목의 메모를 남겼어요. 얼마 전 론칭했던 구독 모델, AR 기술 개발 등 전략적으로 집중할 부분을 언급하며 직원들을 안심시키려 했죠. 해당 메모와 에반 스피겔의 최근 인터뷰를 기반으로, 스냅은 어떤 위기에 봉착했는지 또 이를 타개할 방법을 무엇이라고 보는지 살펴봤습니다.

미국에서는 10-20대들의 사용율이 가장 높은 소셜미디어 중 하나이죠. © 스냅

전에 없던 위기 상황인 스냅 

스냅의 주가는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직후인 7월 22일 40% 가까이 하락했고, 9월에도 9% 떨어졌어요. 10월 첫 주 10% 반등했지만, 2분기 실적 발표 당시 불확실성을 근거로 다음 분기 실적을 예측하는 가이던스도 발표하지 않았었죠. 이후 스냅은 정리해고를 하고 신규 제품 및 프로젝트를 줄줄이 취소했는데요. 특히 신제품 중 셀카용 드론 카메라 픽시(Pixy)도 얼리어답터들의 각광을 받으며 등장했는데 이익률이 너무 낮아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어요. 

스냅 매출의 99%를 차지하는 광고 모델도 위기를 맞았어요. 애플의 앱 추적 투명성 정책 실행으로 (메타와 마찬가지로) 스냅의 광고 수익 안정성이 크게 떨어졌고, 이후 경기가 하강 국면을 맞이하면서 추가로 악재를 맞이한 상황이에요. 경제 상황이 안 좋아지면 광고 시장은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시장 중 하나이죠.

경쟁도 만만치 않아요. 스냅은 2011년 출시 직후 미국 10대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앱이었는데요. 지금은 10대 사용자의 사용률을 보면 1위가 95%를 기록한 유튜브, 2위는 67%의 틱톡, 3위는 62%의 인스타그램이에요. 스냅챗은 59%를 기록하면서 인기 경쟁에서 밀리는 형국이에요. 스냅도 꾸준히 사용률을 높여왔지만 주력 사용자층을 잃지 않기 위한 노력이 더 필요한 상황이에요.

반등의 기회가 있을까?

스냅은 지금 사용자층을 확대해야만 전체적으로 유의미한 숫자의 사용자 증대가 가능할 것으로 보여요. 그래서 30-40대 사용자 확보를 가장 중요한 과제로 보고 있어요. 올해 내로 일일 활성 사용자 수(DAU, Daily Active Users)를 3억 4700만 명에서 목표인 4억 명으로 늘리려면 공략해야 할 필수적인 연령층이에요. 참고로 지금은 미국에서 스냅챗을 쓰는 사람의 반 이상이 25세 이하예요. 그동안 적극적이지 않았던 해외 시장 진출 확대도 계획 중인데, 멕시코, 브라질, 이탈리아, 스페인, 일본 시장을 최우선으로 보고 있어요. 

여기에 더해 사용자들을 유입시키고 묶어놓기 위한 또 하나의 방안으로 스포트라이트(Spotlight) 콘텐츠에 10% 더 투자하겠다고 밝혔어요. 스포트라이트는 2020년 내놓은 사용자 제작 숏폼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데요. 인스타그램의 릴스와 마찬가지로 틱톡의 숏폼 영상 기능을 카피한 것이었죠. 크리에이터들을 위한 보상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기능의 사용률을 키워왔고, 지금은 각종 프로 스포츠 리그와도 파트너십을 맺어 스포츠 중계 콘텐츠도 스트리밍하고 있어요. 

2022년 스포트라이트 총 시청 시간이 전년 대비 25% 증가했고 25세 이상 사용자도 40% 이상 늘었다고 해요. 10-20대가 주력 사용자층인 스냅에게 숏폼 영상 스트리밍은 계속 투자하면서 키워야 하는 기능이 되었어요.

매출 목표도 과감하게 잡았어요. 최근 시작한 구독 서비스 스냅챗 플러스 등이 더 잘 된다는 전제 하에 2023년까지 연 60억 달러(약 8조 5500억 원)의 매출을 올리겠다고 발표했어요. 

스냅챗 플러스는 월 3.99달러로 앱의 아이콘을 꾸미고 내가 올린 '스토리'를 다시 본 사람은 누구인지 확인도 가능하고, 친구들과 서로의 위치를 공유하는 등의 혜택을 얻을 수 있는 서비스인데요. 예상보다 반응이 좋아 현재 100만 명이 사용하고 있어요. 스냅은 2022년 말까지 구독자 400만 명을 확보하겠다고 발표했고, 2023년까지는 스냅챗 플러스로 3억 5000만 달러(약 5000억 원)의 매출을 거두겠다고 밝혔어요. 

올해는 광고 성장 부진으로 매출을 크게 올리기는 어렵겠지만, 새로운 구독제로 목표를 달성한다면 단기간 내 반등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해요. 지금은 매출의 99%가 광고 사업에서 나오지만, 구독제 매출을 전체의 6%로 끌어올려서 수익을 다각화하기 시작하겠다는 계획이에요.

AR은 기초 연구개발부터

현재 스냅의 미래 구상에서 가장 중점에 두고 있는 것은 AR(증강현실) 기술이에요. 에반 스피겔은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AR 기술이 10년 내 큰 임팩트를 낼 것이라면서, 지금은 제품을 대량 생산하기보다 기초 기술 연구개발에 더 집중하겠다고 밝혔어요. 

현재는 교육, 패션 분야 등의 기업들과 AR을 적용해 보도록 전략적인 파트너십을 맺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스냅이 기업들에게 AR 하드웨어인 스펙타클스(Spectacles), AR 카메라 필터 기능인 렌즈(Lens)를 포함한 카메라 키트 등 AR 기술 패키지 상품을 제공하는 방식이에요.  

예를 들어 패션 잡지 브랜드 보그(Vogue)와 함께, 사용자가 패션쇼에서 나온 최신 의류 스타일을 AR로 입어볼 수 있는 '런웨이 앱(Runway app)'을 만들었어요. 제프리 페레즈(Geoffrey Perez) 럭셔리 브랜드 담당자는 스냅이 이런 파트너십을 지속하며 AR로 B2B 서비스를 낼 수 있을 거라고도 밝혔어요. 

스냅은 AR을 활용한 광고 상품도 구상 중이라고 하는데요. 스냅챗에서는 이미 2억 5000만 명의 사용자가 '렌즈' 기능 등을 사용하며 AR 관련 서비스에 관여하고 있어요. AR로 수익화를 하는 방법 중에는 역시나 주력으로 삼아온 광고 사업을 1순위로 생각 중인 것으로 보여요.

전반적으로 스냅의 AR 플랜은 유력한 경쟁사 메타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어요. 메타가 '메타버스'를 구축하겠다고 나선 데 비해 스냅은 스펙타클스, 렌즈 등으로 구축한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이죠. 서로 다른 길을 가는 이 경쟁이 향후엔 어떤 양상으로 바뀔지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입니다.

By 메이
* IT와 소셜미디어 전반의 이야기를 전해드려요.
☕️ 모두가 계획 중인 AR

AR 시장 경쟁도 벌써 빅테크 사이에서는 치열해지는 조짐이 보이고 있어요. 애플이 본격적으로 뛰어들 모습을 보이고 있고메타와 바이트댄스도 같은 방향을 가리키며 투자를 하고 있어요. 이들은 모두 AR/VR 사업을 인터넷의 ‘넥스트 빅 씽(Next Big Thing)’으로 보고 투자하고 있죠. 스냅도 "모바일에서 웨어러블로 가는 길목에서 AR이 차세대 주요 플랫폼 시장의 주역이 될 기회를 줄 것"이라며 도전하고 있어요. 

그 방법은 스냅이 스냅챗이라는 서비스를 성공시킨 과정을 따라가는 일이에요. 스냅챗이 '카메라 필터를 통해 자기표현을 독특하게 할 수 있는 방식을 제공했고 친구들 사이에서 입소문으로 퍼졌다'는 점을 성공의 이유로 보거든요. 그래서 같은 방식을 AR 개발에도 적용하기 위해 렌즈부터 시작한 거예요.

에반 스피겔은 이미 렌즈 필터를 만들어내는 개발자가 수십만 명이라며, 이 커뮤니티를 운영, 관리, 육성하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어요. AR 경쟁사들과 비교해보면 메타, 바이트댄스 등의 경우 하드웨어인 헤드셋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콘텐츠를 수급하고 있지만, 스냅은 자사 커뮤니티 안에서 인큐베이팅을 하는 셈이에요.


[에너지] #저탄소에너지투자 #단신

2. 역전이 다가온 에너지 투자 지형

에너지 시장 조사 기관인 블룸버그NEF가 최근 내놓은 새로운 리포트는 기존 화석 연료 사업에 대한 투자와 재생에너지를 비롯한 저탄소 에너지에 대한 투자의 비율이 전 세계적으로 거의 1:1 비율에 이르렀다는 결과를 담았아요. 2020년 이후 1 대 0.9 이상의 비율을 유지하고 있고, 곧 저탄소 에너지 사업에 대한 투자 비중이 더 커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는데요.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빨간색이 화석 연료 투자 초록색이 저탄소 에너지 투자를 가리켜요. 현재 에너지 사업의 흐름을 보여주죠. (출처: 블룸버그NEF)  
데이터가 명확히 보여준 변화
이번에 발표된 리포트의 데이터는 2001년부터 2022년까지 에너지 공급 사업에 총얼마가 투자되었는지를 담고 있어요. 늘 2:1 비율이 넘던 관련 투자는 2015년 이후 화석 연료 사업에 대한 투자 금액이 줄어들면서 변하기 시작했어요. 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한 투자는 이 기간 소폭 증가하긴 했지만 큰 변화를 보이지는 않았어요.

더 큰 폭의 변화가 시작된 것은 역시나 팬데믹이 발생한 2020년이었죠. 팬데믹으로 인해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이 커짐과 동시에 ESG와 관련 사업에 대한 투자 붐이 일었죠. 석유의 선물 가격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하는 등의 이슈가 터지고 대표적인 에너지 기업들인 빅오일도 힘든 시기를 겪는 동안 그간 꾸준히 사업을 키워온 새로운 재생에너지 메이저들이 탄생했고, 이들과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계속 커졌어요. 

물론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죠. 러시아의 침공으로 벌어진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공급 불안정과 인플레이션의 영향이 다시금 화석 연료의 사용과 투자를 늘리고 있는 상황이에요. 하지만 전반적인 저탄소 에너지 사업에 대한 투자도 더 늘고 있기에 그 비율이 점차 1:1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에요. 2020년은 아주 중요한 기점이 되었죠.

'4달러'가 되어야 하는 비율
2020년을 기준으로 저탄소 자원에 대한 투자는 7180억 달러(약 1029조 원)에 이르렀고, 올해는 8150억 달러(약 1168조 원)가 될 것으로 예상돼요. 올해까지는 화석 연료 사업에 대한 투자 금액이 더 크지만, 이르면 내년에는 이 비율은 역전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요. 그리고 리포트는 이 비율이 2021년부터 2030년 사이에 약 1:4가 될 것으로 예측해요. 달리 말하면 화석 연료에 1달러가 투자될 때 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에는 4달러가 투자되는 것입니다.

이 리포트의 예측은 IEA(국제에너지기구)의 넷제로 탄소 배출 시나리오, NGFS(녹색금융협의체)의 넷제로 시나리오, 유엔 IPCC(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의 관련 보고서 등 2050년까지 넷제로 달성 혹은 전 세계 기온 상승을 섭씨 1.5도 이하로 유지한다는 시나리오에 기반해 낸 것인데요. 2031년부터 2040년까지는 1달러당 6달러, 2041년부터 2050년까지는 1달러당 10달러까지 이 비중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어요.

관련 업계도 키우는 움직임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은 단기적으로 에너지 공급 불안정성을 계속 가중시키고 있지만, 업계 전반의 큰 변화도 촉발하고 있어요. 유럽에서는 주요 국가들이 현재 전시와 같은 체제로 에너지를 아끼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고, 러시아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가장 컸던 독일과 이탈리아 등은 당장의 사용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는 중이죠. 그리고 현재는 EU 전체가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작업에 들어간 상황이에요. 이 작업은 장기적으로 재생에너지 등의 비율을 높여 화석 연료의 비중 자체를 줄이는 것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세계에서 가장 큰 재보험사인 뮌헨 리(Munich Re)는 최근 석유 및 가스 프로젝트에 신규 투자를 하거나 보험을 승인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어요. 2023년 4월부터 당장 시작이 됩니다. 이미 관련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었는데, 신규 유전과 가스전 그리고 운송과 정제 등을 포함한 미드스트림 인프라 개발 투자에 대해 이제 대대적으로 금지하겠다고 나선 것이에요.

석탄 사업에 대해서는 이미 전반적인 금지가 된 상황이었는데, 석유와 가스로도 확대하는 움직임은 업계에 중요한 시그널이 될 것으로 예상돼요. 최근 관련 움직임은 점점 확대되고 있어요. 

리포트는 2030년 이후에는 우선 석탄의 사용이 거의 제로에 이르는 등 화석 연료 전반에 대한 투자가 급격히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요. 물론 현재까지는 화석 연료의 비중이 워낙 크기도 하고, 또 어떤 변수가 발생할지 그리고 (모든 예상이 그러하듯) 이대로 실현이 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죠. 하지만 그만큼 큰 변화가 현재 일어나는 중이고 큰 틀에서 관련 업계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 보여지고 있습니다.

[자율주행] #라스트마일 #로보택시

3. 아직 자율주행은 멀었을까?

정체 없는 출퇴근길과 무사고, 도로 위에서 즐기는 낮잠까지. 자율주행의 꿈을 이루기 위해 관련 사업체들이 설립되기 시작한 지 10년여가 지났고 맥킨지 리포트에 따르면 그간 약 150조 원이 넘는 자금이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투자되었어요. 지난주부터는 북미에서 트럭 자율주행 배송 서비스가 개시되고, 우버가 로보택시 사업 준비에 다시 뛰어들어 기대감을 올리고 있죠. 

하지만 아직 대부분 시범 단계에 머물러 있는 상황인데요. 막대한 자금과 뛰어난 테크 회사들이 고군분투 중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수준의 자율주행이 현실화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여요.

자율주행을 위한 테슬라의 주행 학습 화면이에요. © 테슬라

완전 자율주행 배송, 파일럿 단계

자율주행 배송은 파일럿 테스트를 단계에 와있어요. 육상 운송의 단계는 크게 생산지에서 첫 물류 허브까지 이어주는 '퍼스트 마일’, 창고에서 창고를 이어주는 게 '미들 마일', 고객에게 배달하는 '라스트 마일' 세 가지로 나뉘어요. 여기서 라스트마일 자율주행은 가장 도달하기 까다로운 단계에요. 각종 신호와 보행자를 뚫고 가야 하기 때문이에요.

  • 지난주 캘리포니아 기반의 자율주행 기술 회사 개틱(Gatik)은  캐나다 온타리오에서 운전자 없는 완전 자율주행 기반의 트럭 배송을 시작한다고 밝혔어요. 개틱에 따르면 운전자 없는 트럭 배송은 개틱이 최초이고 유일하다고 합니다. 이번 개틱의 배송은 일부 지역에 제한되었고, 정해진 루트를 따라 왕복하는 '미들 마일'에 한해서 제공되는 서비스에요.
  • '라스트 마일'의 기대주는 아마존이었어요. 아마존은 스카우트(Scout)라는 로봇 배송 시범 서비스를 3년 전에 시작했는데요. 최근에 이 프로젝트는 중단되었어요. 투자 대비 수익성이 떨어지는 프로젝트라고 판단했다고 보여요. 
  • 알파벳의 웨이모(Waymo)는 최근 자율주행으로 미국 댈러스에서 휴스톤까지 하루에 220마일(약 354km) 이상 달려 맥주를 운반했다고 전했어요. 파일럿 형태로 진행되었고 성공적으로 진행되기는 했어요. 하지만 현재의 자율주행 시스템은 사고대처 능력이 떨어져 운전자 없는 배송이 장거리 운송에 대대적으로 도입되기에는 이른 상황이죠.

 

로보 택시도 대중에겐 아직 위험

물건이 아닌 사람을 태우는 여객 운송은 물론 규제 당국의 더 까다로운 테스트를 거쳐야 해요. 

  • 죽스(Zoox)는 아마존이 2년 전 인수한 로보택시 사업체에요. 지난 7월 FMVSS(연방 자동차 안전 표준) 테스트를 통과했어요. 공공도로에서 운전대와 페달이 없는 사각형 형태의 자율주행 차량을 테스트할 자격을 부여받았어요. 각종 규제가 얽혀있는 분야라 테스트 허가를 받은 사실만으로도 장족의 발전이긴 하나 상용화까지는 걸릴 시간을 아직 가늠하기 어려워요.
  • GM의 자회사 크루즈와 웨이모는 미국 서부지역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범운행하고 있어요. 샌프란시스코에서 크루즈는 웨이모보다 한발 앞서 무인 로보택시 상용 운행 사업을 승인 받았어요하지만 운행 차량의 전체 대수는 30대에 불과하고 운행하는 시각도 밤 10시부터 오전 5시 30분까지로 인적이 드문 시간에만 사용할 수 있어요.
  • 모셔널(Motional*)은 승차 공유 서비스를 통해 로보택시의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어요. 지난주 우버와 무인 배달 및 승차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발표했고, 리프트와도 라스베이거스에서 로보택시를 운행 중이에요. 아직 무료이고 몇 대의 로보택시가 있는지 공개되지는 않았어요. 라스베이거스가 속한 네바다주는 캘리포니아주에 비해 자율주행 관련 규제가 적고 엄격하지 않아요. 안전요원의 탑승 여부, 시범 운행과 실제 운행에 구분이 없고 로보택시에 운임을 부과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법이 없어요. 그래서 일부 회사들이 이곳을 테스트 베드로 활용하고 있지만, 사업을 확대하기에는 불안한 상황이죠.
    * 현대차와 자율주행 기술회사 앱티브가 세운 합작사이죠. 

 

테슬라는 증빙을 내지 않은 상태

원조 로보택시 유망 회사는 역시나 테슬라였죠. 테슬라는 지난달말 열린 AI 데이를 통해서도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신경망 훈련을 위해 자체 개발한 슈퍼컴퓨터인 도조(Dojo)를 공개했죠. (물론 많은 관심은 인간형 로봇인 옵티머스에 쏠리긴 했지만요) 이는 테슬라가 곧 다가올 미래에 대중이 꿈꾸는 자율주행을 머지않아 달성하리라는 기대감을 심어주었어요. 테슬라는 총 16만 명의 베타 테스터의 데이터를 분석 중이고, 레이더를 사용하지 않고 이미지에 기반하여 복잡한 교차로에서 좌회전도 가능케 하는 신경망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어요. 

하지만 현재 기술 개발 진척과는 별개로 테슬라는 (텍사스로 옮겨가기 전 기존 본사가 있던) 캘리포니아 기준 운전석에 안전 요원이 있는 상태에서의 자율주행이 가능한 면허만 보유한 상태예요. 크루즈, 웨이모처럼 운전자 없는 자율주행 면허는 소지하고 있지 않아요그리고 모든 자율주행 사업자들은 운행 기록과 사고 등을 당국에 보고해야 하는데 테슬라는 데이터를 제출하지 않았어요운전자 개입이 필요 없는 주행을 가능케하는 소프트웨어로 공식 인정 받으려면 정부 기관을 통해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아직 관련 절차를 밟지 않는 것이죠. 

순발력 있는 인공지능이 필요하다?

구글의 초기 자율주행차 엔지니어이자 우버 자율주행 사업을 맡았던 앤서니 레반도우스키(Anthony Levandowski)는 관련 심층 보도를 한 블룸버그의 보도에 십수년 간의 연구와 투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벽을 넘지 못하는 이유는 모든 인공지능의 대처 방식이 '딥러닝'에 기반해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해요.

레반도우스키를 비롯한 업계에서 가장 저명한 인공지능 전문가들에 따르면 (단순히 말해) 현재 인공지능은 다양한 사례를 학습하여 유사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처할 수 있으나, 입력되지 않은 변수에는 대응하지 못하는 것이에요. 이들은 이게 결국 현재의 자율 주행 기술이 몇 년째 답보 상태인 핵심 이유라고 지적하고요. 인공지능이 방대한 데이터 학습뿐만 아니라 인간의 직관적인 사고 능력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획기적인 기술이 개발되지 않으면 빠른 발전이 어렵다고 말해요. 자율주행의 근간을 디자인한 장본인이 내린 결론이라 눈길을 끌죠. 

물론 자율주행이 머지않아 실현되고 혁신적인 변화를 이끌어 온다는 데 많은 사람이 동의하기 때문에 십수 년간 상당한 자금이 투자된 것이에요. 관련 기술은 지금 이 순간에도 발전하는 중이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현재로서는 진정한 의미의 자율주행이라 생각하는, 운전자 개입이 필 요없는 단계(자율주행 레벨4 이상)가 대중화 되려면 아직은 더 많은 시행착오와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분석돼요.

현재는 그 투자에 비해 발전이 더디기에 레반도우스키와 같은 전문가들의 비판적인 목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상황이기도 해요. 업계에서는 당장 큰 '브레이크스루'를 기대하기 보다는 조금 더 여유를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By 캐롤라인
*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의 이슈를 전하고 있어요.
☕️ 지난 10년 동안 투자된 자본

서두에 언급한 맥킨지 리포트에 의하면 2020년 말 기준으로 지난 10년 동안 미래형 자동차 개발을 위해 전동화와 커넥티비티, 승차 공유, 차량 공유, 그리고 자율주행 기술 분야 등에 약 3300억달러(약 470조 원)이 투자되었는데, 이 중 약 1060억달러(약 150조 원)는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투입되었어요. 카메라, 레이더, AI 기술 개발 등에 투자했죠. 미래형 자동차 개발 투자 중 오직 7%만이 기존 자동차회사들에 의해 이루어졌고, 65%가 벤처캐피털과 사모펀드 등의 자본, 그리고 나머지 28%는 관련 투자를 하는 테크 기업들에 의해 이뤄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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