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계속 커지는 재생에너지 비중 미국발 석유 가격 '50달러 시대'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재생에너지 기업들의 현황과 향후 전망에 대한 짧은 단상을 먼저 전해드립니다. 한 문장으로 축약하면 "관련 기업들의 주가 흐름과 실제 에너지의 비중 증가 흐름은 다르다"입니다.
이어서 시장에서 현재 나오는 좋은 버블과 나쁜 버블에 대한 이야기를 보고요. 버블 경제 속에서 점점 다가오는 AI 에이전트의 시대의 현황도 짚어 봅니다. 마지막으로 워싱턴포스트라는 미디어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중인 제프 베이조스의 상황을 살피는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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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에너지 전환의 흐름은 계속 되었습니다. |
재생에너지 분야 회사들의 향후 전망은 요즘 불투명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그 인덱스도 지속해서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죠.
대표적인 풍력 터빈 메이커인 덴마크의 베스타스(Vestas)는 지난 1년 동안 44% 하락했고, 해상 풍력을 주력으로 하며 유럽 최대의 재생에너지 회사 중 하나인 올스테드는 47% 넘게 하락했죠. 스페인의 재생에너지 그리드 사업자인 이벌드롤라 역시 30% 하락했고요. 미국의 대표적인 재생에너지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넥스트에라 에너지도 계속해서 주가가 횡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나마 넥스트에라 에너지는 미국의 가장 큰 (리테일) 전기 유틸리티 사업자이죠)
2021년 이후로는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이 시작되면서 자금이 빠져나가기 시작했고, 이후로 전체적인 시장이 랠리를 하는 동안에도 회복은 하지 못했습니다. 초기 투자비를 비롯한 선급이 많은 사업일 수밖에 없는 해상 풍력 등의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는 이자 비용도 지속 상승했고, 아직은 터지지 않았던 수요의 제한으로 사업 자체의 리스크가 작지 않다고 느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
클린 에너지 인덱스는 계속해서 좋지 않았습니다. (이미지: S&P 글로벌) |
핵심은 석유 수요가 앞으로 줄어들 것인지(혹은 더 늘어날 것인지) 그래서 재생에너지 시대가 현재까지 커진 것보다 더 크게 열릴 수 있는지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석유 기업들에게 석유를 더 많이 생산하라고 말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게 되면서 그 희망은 더 사그러 들게 되었죠. 하지만 이대로 재생에너지 산업이 계속해서 쪼그라들 것이라고 보는 시선은 크지 않습니다. 장기적인 미래 수요를 보고 지속적인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죠. 2025년에는 당장 클린 에너지 기술에 대한 투자가 석유/가스에 대한 업스트림(Upstream, 탐사/시추/생산) 투자를 처음으로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지금 피터 나바로 백악관 선임 고문을 비롯한 트럼프 행정부의 인사들이 유가를 50달러 선으로 낮추겠다고 공언을 해도 쉽지 않을 이유는 석유와 가스 생산을 무작정 늘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미국 석유 기업들은 원가 압박으로 인해 50달러 선으로 원유 가격이 떨어지면 생산을 크게 늘릴 수 없는 상황이 됩니다.
재생에너지 기술이 커가는 모습을 보고 이미 몇 년 전부터 이 투자는 서서히 멈춰 서고 있었습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석유 기업들은 눈치를 보면서 현금을 쌓고 배당금을 늘리고 있었고요.
그렇다고 재생에너지가 바로 반등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에 만든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한 재생에너지 등에 대한 지원은 멈춰서는 상황이며 불확실성이 큰 시장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찌 보면 혼란스러운 시기가 당분간은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예상할 수 있죠.
어쨌든 당분간은 석유와 가스 생산을 어떻게 더 늘려서 가격을 낮출 수 있을까에 대한 논의가 이어질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봐야 할 흐름은 있습니다. 바로 재생에너지가 만들어 온 큰 흐름인데요.
- EU의 경우, 2024년 상반기에 이미 전력 발전의 50% 이상을 재생에너지가 만들어내기 시작했습니다.
- 중국도 2024년 중에 전력 발전의 40% 이상을 재생에너지가 책임지기 시작했죠. 중국석유천연가스그룹은 지난 12월에 2025년 중에 석유 수요가 피크를 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습니다.
- 변화가 느릴 것 같고, 지금은 변화에 저항하는 것 같은 정책들이 들어설 것으로도 보이지만, 미국에서도 2024년에 재생에너지가 전력 발전 비중의 23%가 되었고, 최근에는 풍력과 태양 에너지 두 개의 에너지 비율이 17%에 이르러 사상 처음으로 석탄을 앞질렀다는 소식이 크게 주목받았습니다.
앞으로 에너지 분야의 흐름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까요? 이 흐름에 대한 투자는 오래전부터 지속되고 있었고 그 영향은 시장에서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
[금융] #자본시장 #미국월스트리트 2. 좋은 버블, 나쁜 버블 |
AI에 대한 투자는 미래에 결과적으로 좋은 버블이 될까요? 지켜봐야 할 사항들이 많습니다. |
이제 파이낸셜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주요 해외 경제 미디어도 현재 시장의 버블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퍼졌습니다.
얼마 전까지는 일부 게스트 칼럼니스트와 오핀니언에서의 소신 발언이 버블의 실체를 이야기했다면 최근 일련의 일들로 인해 일어난 시장의 '멜트다운(meltdown)'은 더는 버블이 아니라고 말하기 힘들게 하고 있는 상황이죠.
그리고 미국이 지속해서 부과하겠다고 하는 관세 역시 결국 버블의 뇌관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아직 다 터지지는 않았지만, 이걸 잘못 건드리면 어떻게 된다는걸 보여준 것이기도 합니다
시장에서는 버블이 터지는 타이밍을 정확히 잡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당시 시장이 비정상적으로 버블이 커져 있는 것을 발견한 '빅쇼트'의 주인공들도 오랜 기간 버블이 터지는 것을 기다려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불확실성을 만들어내는 변수가 끼어들게 되면 시장은 크게 흔들리는 것입니다. 이제 관건은 이번 버블이 좋은 버블이 되느냐, 나쁜 버블이 되느냐이라고 보는 관점이 나오고 있죠. 좋은 버블은 2000년대 초반의 닷컴버블 때와 같이 1990년대부터 이어진 수많은 투자로 만들어진 인터넷 산업의 시도들이 향후 모바일 시대로 이어지는 마중물이 되는 것입니다.
반면 나쁜 버블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한 미국발 금융위기처럼 막대한 돈이 새로운 산업을 만들기 위한 투자가 아니라 '부동산'에 투입되어 산업에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 경우를 말합니다.
AI 산업에 대해 이미 투입된 수천억 달러의 투자는 지금 모두에게 약속하듯이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낼까요? 그래서 미래의 부를 다시 담보해 줄 수 있을까요?
지금은 닷컴 붐 때와 같이 좋은 버블의 조건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늘 그렇듯이 모든 것에는 절대가 없고, 미래를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투자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어떤 성과가 만들어지고 있는지 지켜봐야 하죠.
AI 역시 버스트(Bust, 꽝)가 되지 않으려면 말입니다. |
[준의 테크 노트] #AI에이전트 #AI모델경쟁 3. 거품 속 AI 에이전트의 단계 |
AI 개발 기업들 간 경쟁이 커지는 가운데, 오픈AI는 앞으로 나올 GPT-5 하나의 모델로 제품을 통합하는 로드맵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미지: 샘 알트먼 트위터) |
AI 개발 경쟁은 한 순간도 멈추지 않고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반 사용자들은 다 따라잡기 어려울 만큼 그 경쟁의 결과는 현재 제품으로 속속 나오는 중입니다.
아마도 GPT-4, GPT-4o, GPT-4.5, o1, o3-mini 등으로 이어지는 AI 모델의 발전은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인식은 하고 있지만, 그 모델들이 어떠한 차이를 보이고, 구체적으로 어떤 작업을 어떻게 더 잘해 주는지를 아는 사용자들의 숫자는 훨씬 더 적을 것입니다. 실제로 AI 개발과 출시 경쟁이 이어지면서 이러한 제품의 차이를 일반 사용자들은 깊게 신경 쓰기도 어렵고, 어찌 보면 구체적으로 깊게 알 필요성이 없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AI 개발 기업들도 이 점을 이제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사용자들은 어떤 모델의 발전을 보여주는 제품 번호가 아니라 그저 잘 작동하는 상품을 구매해서 쓴다는 것을요. 지금까지는 AI 제품들이 그 '성능'을 자랑하는 단계이기도 했지만, 앞으로는 구체적으로 사람들이 원하는 편리한 기능을 수행하는 제품을 내놓아야 한다는 점도요.
그래서 시작되는 새로운 단계가 AI 에이전트의 경쟁입니다. 앞으로는 시연으로 보던, 에이전트가 직접 귀찮은 예약까지 해주고, 보고서까지 편리하게 정리해 써주는 제품 등이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제 각 기업들이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수익을 더 내기 위한 경쟁에 돌입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거품론이 커지는 경제 현황 속에서 이들에 투자하는 빅테크 기업들이 영향을 받고, 지금까지 받던 관심이 작아질 수도 있지만, 이미 AI의 경쟁은 멈출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앞으로 버블 경제가 터져버리더라도 물밑 AI 경쟁은 멈추지 않고, 버블 이후에 또 새로운 시기를 이끌어갈 산업을 만들어낼 것입니다. 그 시작이 일단 대중을 위한 에이전트인 것으로 보이죠. |
글쓴이: 준. O2O 스타트업에서 일했고, 현재는 글로벌 콘텐츠 회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 웹3, AI 등 새로운 기술이 바꾸어 나가는 세상의 모습에 관심이 큽니다. [준의 테크 노트]는 테크 기업과 그들이 새로이 개발하는 기술과 현상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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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노트] #워싱턴포스트 #블루오리진 4. 제프 베이조스의 실수 |
큰 변신을 이루어내고 싶다면, 워싱턴포스트의 레거시까지 해체해야 합니다. 과연 그것이 가능한 일일까요? |
워싱턴포스트의 자체 붕괴가 계속되는 상황 속에서 워싱턴포스트를 인수하겠다고 선언했던 언론인 카라 스위셔는 여전히 그 의지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마크 큐반과 같은 억만장자들도 자신의 계획을 밀어주겠다고 약속을 한 상황이라면서요.
그에 의하면 현재 워싱턴포스트 인수에 함께하겠다는 의향을 밝힌 억만장자들의 리스트는 수십 명도 넘습니다. 어쨌든 충분한 돈은 확보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죠.
물론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카라 스위셔가 미디어 업계 전반에 가진 영향력을 고려했을 때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카라 스위셔라는 인물, 즉 그 개인의 현재 시장 가치만 해도 수천만 달러에 이릅니다. 현재 스캇 갤로웨이와 운영하는 팟캐스트인 '피벗' 하나만 해도 복스 미디어와의 연간 계약 규모가 수천만 달러를 상회한 것으로 알려졌죠.
다만 제프 베이조스가 워싱턴포스트를 매각할 마음도 없지만 특히 카라 스위셔에게 매각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일단 카라 스위셔가 이끄는 컨소티엄에게 매각한다는 것 자체가 자신이 이 오랜 레거시의 미디어 운영을 하지 못하겠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임과 동시에 개인적인 패배도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세계에서 가장 돈이 많은 사람 중 한 명인 그가 이런 선택을 할 이유는 없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프 베이조스에게는 이제 워싱턴포스트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그 방향이 명확해졌습니다. 바로 자신의 사업에 도움이 되는, 그리고 때론 자신이나 그 사업을 위한 메가폰이 되기도 하는 미디어입니다.
근데 그의 계획대로 논조를 바꾸고, 조직을 슬림화하는 등의 과정을 거치고 나면 워싱턴포스트는 완전히 새로운 미디어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 다시 수익을 내고 수많은 구독자 혹은 사용자를 확보한 성공적인 사업이 될 수 있을까요? 만약에 지금의 상황이 이어진다면 워싱턴포스트는 다시 회복하지 못하는 길에 들어서게 될 수 있습니다. 뉴욕타임스가 디지털 혁신을 추구하던 때에 세웠던 저널리즘의 원칙이나 이와 비슷한 어떠한 철학 없이 조직을 완전히 바꾸는 작업을 하는 것은 사람과 현상을 취재하고 그것에 관점을 담아 정보를 전하는 미디어에 적용될 수가 없죠. 이 분야에서 진정 뛰어난 역량을 가진 이들이 그러한 조직을 위해서 일하기 위해 모이지 않을 것이고요. (아 물론, 워싱턴포스트를 신규 AI 미디어 기업으로 변신시키려는 게 아니라면 말이죠)
그래서 카라 스위셔는 이 와중에 새로운 '신문' 정확히는 디지털 미디어를 세우겠다는 구상도 가능함을 여기저기 슬쩍 흘리기도 했습니다. 카라 스위셔가 많은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워싱턴포스트 인수를 하겠다고 계속 크게 말해온 이유가 바로 자연스레 새로운 미디어 설립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함인 것이었죠. 제프 베이조스의 선택이 실수가 될 수 있는 건, 워싱턴포스트와 직접 경쟁을 하는 이들의 성장이 가팔라지는 흐름 때문입니다. 거기다가 미국 미디어 업계에서 가장 뛰어나다고 할 저널리스트들이 모여 새로운 이들과 새로운 조직을 의욕 있게 만든다면, 워싱턴포스트는 더 어려운 상황에 빠져들 수 있습니다. 카라 스위셔는 지금 이 상황을 파고드는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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