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클럽하우스는 살아날까?, 2. 기후테크는 분위기가 달라, 3. 타겟이 된 핀터레스트 오늘은 우선 다시 모멘텀을 찾으려는 중인 클럽하우스에 대한 업데이트를 전해드리고요. 이어서 스타트업에 겨울이 찾아왔지만 기후테크에는 투자가 지속 이어지는 중을 보여주는 지표, 그리고 작년에는 트위터를 압박했던 행동주의 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핀터레스트의 지분을 획득한 이유를 볼게요.
+ 커피팟은 화요일 외에도 샷 추가 이야기들이 꾸준히 발행되고 있어요. 라이브러리에도 들러서 어떤 이야기들인지 확인해 보세요. |
[스타트업] #오디오 #소셜미디어 1. 요즘 클럽하우스가 하고 있는 일 |
클럽하우스 사용하신 지 얼마나 되셨나요? 팬데믹 와중에 드디어 새로운 형태의 소셜미디어가 탄생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던 것이 불과 작년 초와 봄의 이야기인데요. 혜성처럼 나타났지만 이제 더 이상 성장할 동력이 없다거나, 극적인 턴어라운드가 없으면 폐쇄의 길로 걸어가게 될 것이라고 대부분이 바라보고 있었죠. 하지만 새로운 기능의 소셜미디어가 탄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베팅한 투자금이 아직 많이 남았고, 이 자금은 몇 년은 더 버틸 수 있는 수준이라고 최근 디인포메이션이 짚었어요. 이들은 아직은 많이 남은 '런웨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
클럽하우스 사용해 보신 지 얼마나 되셨나요? 앱 로고의 인물들은 꾸준히 업데이트되고 있어요. |
'블리츠스케일링' 하지 못한 결과 우선 현재 클럽하우스의 사용자 수치를 다시 짚고 넘어가면요. 디인포메이션이 인용한 어플리케이션 분석 기관인 데이터.ai(Data.ai)의 데이터에 의하면 2021년 2월에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 Monthly Active Users)가 2820만 명을 기록하며 정점을 친 후 계속 감소해 왔고, 올해 6월에는 이보다 70%가 넘게 하락한 790만 명을 기록했어요. 지난주에 전해드린 효율보다는 속도를 강조하는 '블리츠스케일링' 이론을 실현하는데 철저하게 실패했다고 볼 수 있죠. 압도적인 속도로 치고 나가야 하는데 경쟁자들인 페이스북, 트위터, 스포티파이 등이 유사한 오디오 기능을 빠르게 출시하는 사이 클럽하우스의 사용자 수는 계속 감소했어요. 물론 팬데믹으로 인한 제한이 풀리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의 관심이 멀어졌다는 분석도 크지만, 오디오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소셜미디어의 가능성을 열어젖힌 것 치고는 너무나도 빠르게 열기가 식어버렸죠. 팬데믹이라는 유례가 없는 상황에서 스타가 된 앱이었고, 갑자기 커진 사용자 증가세가 어느정도 빠질 것은 예상했다 하더라도, 계속 사용할 유인을 만들면서 주 사용자층을 유지했어야 하는데 이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는 것이 전반적인 평가에요.
'오디오 소셜'의 가능성 실험 사용자 수는 계속 감소했고 어두운 전망이 지배하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새로운 동력을 만들기 위한 노력은 진행 중이에요. 최근에는 기존과는 다른 방향의 기능을 개발해 테스트하고 있다는 것이 알려졌어요. 지금까지 클럽하우스는 각 룸(Room)에 참여한 청중이 손을 들고 모더레이터가 허락해야만 말을 할 수 있었어요. 현재 일부 사용자를 대상으로 테스트 중인 새로운 기능인 '하우스(House)'는 해당 대화에 들어온 모든 참여자가 발언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고 해요. 이는 가까운 사람들끼리 조금 더 사적인 대화를 활발하게 할 수 있게 하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보여요. 기능을 테스트한 블룸버그의 보도에 의하면 앱 내의 기능 설명란에 “하우스는 당신과 가까운 친구들이 참여하고 있는 대화방을 별도로 모아놓은 공간이자, 친구의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라고 명기 되어있는데요. 사용자들간 소통이 더 활발하게 일어날 수 있는지를 실험해 보는 것으로 보여요. 즉, 소셜미디어의 본질적인 기능인 소셜 네트워킹에 대한 가능성을 보는 것이죠.
아직 '런웨이'가 많이 남았다 클럽하우스가 이런 실험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데에는 아직 충분히 남은 투자금이 밑바탕이 되고 있어요. 이들이 지금까지 투자받은 금액은 총 3억 1000만 달러(약 4080억 원)에 달해요. (기업가치는 작년 4월을 기준으로 40억 달러(약 5조 2680억 원)에 이르렀죠) 직원은 이제 100명이 채 되지 않아요. 동력을 잃으면서 최근에 퇴사한 인원들은 콘텐츠와 브랜드 개발 등을 담당하는 임원과 리더급이었죠. 어느 정도 규모로 성장한 스타트업이 콘텐츠를 강화하고, 브랜드 전략을 각 잡아 짜고, 수익화를 위한 파트너십에 적극적으로 나서듯이, 이를 위해 빠르게 합류한 ‘무거운' 직위의 인원들이었어요. 하지만 다시 성장 방향을 잡아야 하는 클럽하우스에서 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돼요. 이들은 개발에 집중하는 인원들을 중심으로 팀을 재정비했고, 개발 인력에 대한 채용을 여전히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어요. 다시 모멘텀을 살리기 위한 기능들을 개발하거나, 새로운 모델로 피벗(pivot)을 할 수 있는 자금과 시간이 있다고 보고 있죠. 문제는 아직 수익이 거의 없다시피하다는 것이에요. 지금까지 탄생한 소셜미디어의 면면을 보면 이들이 사용자를 모으고 광고 수익 등을 내는 데까지는 시간이 꽤 걸려왔어요. 최근에 광고 수익이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오른 틱톡도 그랬고, 인스타그램도 그러했죠. 물론 초기부터 크리에이터의 수익화에도 집중해야 하는 클럽하우스의 모델은 다르지만, 사용자를 더 끌어들이고 수익화를 고민해야 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같아요. 클럽하우스도 곧 수익을 낼 수 있는 길을 만들어야 하죠.
다시 사용하게 만드는 과제 때로는 지금 테스트하는 기능처럼 가까운 지인들과의 대화를 위해, 때로는 음식이나 음악 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사교 모임, 뉴스레터 만드는 모임, 제품 개발자들 간의 제품 수다 모임 등등 일상의 관심사에 맞는 양질의 모임을 편리하게 할 수 있다면, 때로는 내가 좋아하는 크리에이터의 음악과 이야기를 듣기 위해, 혹은 새로운 사람들과 네트워킹하기 위한 통로가 모두 될 수 있다면 클럽하우스는 다시 턴어라운드할 수 있겠죠. 하지만 지금은 이를 가능하게 하는 사용자 풀이 거의 없는 상황이나 마찬가지예요. 클럽하우스는 다시 원점에서부터 '오디오 소셜'을 사용할 사용자를 찾기 위한 길에 있다고 할 수 있어요. 지금은 사용자들이 굳이 자신들의 앱을 써야 할 이유를 제공해야 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할 일이고요. CEO인 폴 데이비슨은 계속 성장이 지지부진하던 작년 하반기부터 클럽하우스에서 진행하는 이벤트의 룸 참여 외에는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어요. 거의 마지막 공식 미디어 인터뷰가 된, 작년 10월에 디인포메이션이 개최한 크리에이터 경제 컨퍼런스에서 "목표는 (폭발적인 성장이 아닌) 안정적이고 꾸준한 성장이다. 이를 위해서는 제품 개발과 커뮤니티 형성, 그리고 사용자 경험 향상에 초집중해야 한다"라고 말했는데요. 원론적인 답이기도 하지만, 지금 계속해야 할 핵심인 일들이죠. 결국 본질에 집중해 다시 성장을 모색하겠다는 것이고요. 이들이 다시 의미 있는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은 적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오디오 소셜이라는 새로운 영역의 성공 가능성을 만든 이들이 다시 그 불씨를 살릴 수 있을지 조금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
[기후테크] #벤처캐피털 #투자지속 2. 시장 분위기와는 다른 기후 투자 |
그동안 기후테크 분야는 경기 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투자가 멈추지 않는 몇 안 되는 분야라고 꾸준히 전해드렸어요. 마침 피치북이 2022년 1분기 기후 관련 투자 성적표를 발표했어요. 기후 테크 분야의 스타트업 273곳이 총 90억 달러(약 11조 826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는데요. 이는 지난해 1분기 283개 사에 대한 112억 달러(약 14조 7170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비해서는 다소 둔화된 수치이죠. 하지만 지난해 워낙 크게 이어졌던 투자 붐과 올해 전반적인 벤처 투자 시장 둔화를 고려하면 꾸준한 투자가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어요. 2분기까지의 통계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의미 있는 규모의 투자가 꾸준히 이어지는 중이에요. |
공기 중에서 직접 탄소를 포집해 내는 기술을 개발한 스위스 기반의 클라임웍스는 지난 2분기에 가장 큰 투자를 유치한 기후테크 스타트업 중 하나예요. © 클라임웍스 |
'혹한기'에도 큰 거래는 이어지는 중 주목할 만한 부분은 기후 테크의 다양한 영역에서 큰 규모의 딜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예요. 현재 각종 스타트업은 그 기업 가치가 크게 하락하는 중이고, 이들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 역시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한 모드에 들어간 상황인데요. 겨울을 지나 '혹한기'가 오는 상황에서도 눈에 띄는 투자가 지속되고 있어요.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최근 미국에서 3주 연속 가장 큰 투자 라운드를 유치한 스타트업은 기후테크 관련 기업이에요. 6월 마지막 주에는 전기차 고속 충전 기술을 개발하는 일렉트리파이 아메리카(4억 5000만 달러(약 5910억 원)), 7월 첫째주에는 탄소 오프셋과 재생에너지 크레딧을 거래할 수 있는 상품 거래 플랫폼인 엑스팬시브(Xpansiv, 4억 달러(약 5250억 원)), 그리고 지난주에는 모노리스(Monolith)라는 기업으로, 천연가스를 수소와 순환 자원 소재인 카본 블랙 등으로 변환하는 재생에너지 기업이에요. 모노리스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Blackrock)과 싱가포르의 국부 펀드인 테마섹(Temasek)간의 기후 및 탈탄소 파트너십 펀드로부터 3억 달러(약 394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어요. 엑스팬시브는 세계 최대의 사모펀드 운용사인 블랙스톤 그룹의 투자를 받았고요. 일렉트리파이 아메리카는 독일의 지멘스(Siemens)와 폭스바겐으로부터 투자를 받았죠.
유럽에서도 큰 규모의 거래는 계속 이어지고 있어요. 지난 5월에 공기 중에서 탄소를 직접 포집해 내는 기술을 개발한 스위스의 클라임웍스는 6억 스위스 프랑(약 8090억 원)의 추가 투자를 받았고, 최근에는 향후 10년간 마이크로소프트의 탄소 제거 파트너가 되는 계약을 맺었어요. 최근 독일의 태양 에너지 스타트업인 졸라(Zolar)는 클린 에너지에 대해 증가하는 수요를 본 투자자들로부터 1억 유로(약 1330억 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고요.
나쁘지 않은 분위기가 이어지는 중 투자 업계 전반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아요. 빌 게이츠의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벤처스(Breakthrough Energy Ventures)와 기술 분야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인 SOSV 등이 가장 많은 거래를 만들어내고 있어요. 벤처캐피털뿐만 아니라 빅테크 기업들도 직접 나서고 있죠. 스트라이프(Stripe), 메타, 쇼피파이, 알파벳(구글) 그리고 맥킨지&컴퍼니가 출자해 조성한 9억 2500만 달러(약 1조 2150억 원) 규모의 프론티어 펀드(Frontier Fund)는 탄소 포집 기술에 대한 투자를 집중하기로 했고, 최근 투자를 집행하고 있어요. 유럽을 중심으로 한 신규 기후 펀드 결성 소식들도 주목할 만해요. 이산화탄소 배출을 억제하는 스타트업에 집중해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벤처캐피털인 클리멘텀 캐피탈(Climentum Capital)은 최근 1억 5000만 유로(약 2000억 원) 규모의 펀드 모금을 마무리 지었어요. 이들은 초기 기업에 투자하는 시드 단계와 시리즈 A 단계의 유럽 기후 스타트업에 투자할 것이라고 해요. 기후 기술에 대한 투자가 장기적인 안목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점에서 만기가 없는 ‘에버그린(evergreen)' 펀드로 기후 펀드를 조성하는 사례들도 나타나고 있어요. 런던 기반의 키코 벤처스(Kiko Ventures)는 프리 시드(Pre-seed) 단계부터 시리즈 A 이후까지 장기적인 관점에서 스타트업의 성장 주기에 맞춰 투자하겠다는 기후 펀드를 발표했어요. 독일의 파이럿 임팩트(Pirate Impact)도 1억 유로(약 1340억 원)에 해당하는 에버그린 기후 펀드의 조성을 알렸어요. 생태계를 안정적으로 조성할 수 있는 큰 규모의 펀드가 꾸준히 형성되는 중이라고 볼 수 있죠. 경기 침체는 걱정거리가 아니다?
키코 벤처스는 지금의 기후 투자에 대한 관심은 2000년대 중후반 실리콘밸리의 많은 벤처캐피털도 달려들어 태양 에너지 등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던 ‘클린테크’ 열풍과 확연히 다르다고 언급해요. 당시에는 지구 온난화 담론이 급작스럽게 화두가 되었고, 투자의 방향성이 제대로 확립되지 않았어요. 한편 지금은 기후테크 전반에 다양한 기술이 성숙했고, 그 발전 속도가 빨라지고 있기에 기후테크에 투자하고 실적까지 기대하기에 훨씬 적합해졌다고 키코 벤처스는 강조해요. 기후위기가 위기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지만, 전기차 산업과 풍력 및 태양 에너지 등의 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은 이미 메이저 사업이 되었죠.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현재의 에너지 및 원자재 공급 시스템 전체를 대체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는 것이 기후테크에 대한 투자이기도 하고요. 4월에 1억 달러(약 1320억 원)의 펀드 결성을 완료한 보이저 벤처스(Voyager Ventures)는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소프트웨어와 탄소 없는 니켈 생산에 주력하는 스타트업에 투자했는데요. 이후 니켈 가격이 크게 하락하면서 일시적으로 이 투자의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생겼지만, 이들은 이에 대해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추세는 (우리가 가는)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며 (일시적인 변동에 연연하며) 전략을 변경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어요. 2005년 JP모건에서부터 기후 관련 산업에 투자해왔고, 현재는 프롭테크(Proptech, 부동산 정보 기술 및 서비스)에 집중하는 유명 벤처캐피털인 피프스월(Fifth Wall)의 기후 분야 파트너인 피터 가도스는 최근 테크크런치가 주최한 '클라이밋 2022' 이벤트에서 "기후는 인플레이션을 신경 쓰지 않는다. 바다는 따뜻해지고 있고 숲은 불타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해결해야 할 문제를 명확하게 짚고 있죠. 결국 경기 침체 우려에도 기후 분야에는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는 업계의 전망을 보여주는 말인 것 같습니다. * 해외 벤처캐피털 동향을 전해드려요. |
☕️ 클린 에너지에 대한 투자 추이 통계 국제에너지기구(IEA)에 의하면 소위 클린 에너지 관련 투자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약 2%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2020년 이후 매년 12%씩 증가했다고 해요. 팬데믹과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공급 불안정성이 만든 결과이기도 하죠. 풍력과 태양 에너지 등의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필두로 에너지 효율을 끌어올리는 기술과 전기차 관련 산업에서 투자가 가장 많이 커왔어요. 현재는 전 세계적인 공급망 불안정으로 석유와 가스 그리고 석탄에 대한 의존도도 높아지고 있죠. 하지만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에너지 공급 불안정성이 커질수록 기후 관련 투자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요. |
[소셜미디어] #핀터레스트 #엘리엇매니지먼트 3. 핀터레스트는 이커머스가 될 수 있을까? |
핀터레스트는 다른 사용자가 올린 이미지나 짧은 동영상이 마음에 들면 핀(pin)해서 일종의 스크랩북처럼 사용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예요. 디자이너가 제품 디자인이나 그래픽 디자인을 위해 레퍼런스를 수집할 때 아이디어와 영감을 얻는 곳으로 유명하죠. 역시 팬데믹 기간에 사람들이 홈인테리어, 요리 등에 관심을 가졌고 핀터레스트에 올라오는 멋진 이미지들을 보고 따라 하기 시작하면서 사용자 수도 크게 늘었어요. 최근 (기업들에게는) 악명이 높은 미국의 행동주의 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이 소셜미디어 기업의 지분 9% 이상을 취득하며 최대 주주가 됐다는 사실이 알려졌는데요. 엘리엇은 지금 어떤 가능성을 보고 이들의 지분을 사들인 걸까요? |
소위 '라이프 스타일' 아이디어를 얻기 좋은 앱이기도 하죠. |
광고로 큰 수익을 올렸지만 핀터레스트도 다른 소셜미디어와 마찬가지로 광고가 주요 수익원이에요. 제품 카탈로그를 노출한 뒤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링크로 연결해주고, AR(증강현실)을 이용해 유사한 제품을 찾아서 보여주며, 쇼피파이와 제휴해 소매업체가 제품 카탈로그를 핀터레스트에 쉽게 업로드할 수 있도록 노력했죠. 트위터나 페이스북과는 달리 플랫폼 자체가 정치적 논란에 휘말리지 않고, 플랫폼 내에서 논쟁이 일어날 일도 거의 없이 취향과 관련된, 아름다운 이미지만을 보여준다는 점도 핀터레스트를 매력적인 광고 플랫폼으로 만들었어요. 그 결과 2021년에는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가 꾸준히 4억 명 이상으로 유지됐고요. 2021년 매출은 20억 달러(약 2조 6300억 원)를 넘겼어요. 올해 1분기 수익도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하면서 큰 성장세를 이어왔어요. 미국 시장에서는 대표적인 소셜미디어 플랫폼 중 하나이죠. 시장의 위기는 똑같이 찾아왔고 하지만 사용자 수는 2021년 1분기에 최대치를 찍고 2분기부터는 계속 하락하는 중이에요. 역시나 팬데믹으로 인한 각종 제한이 풀리면서 사용률이 줄어든 것이 첫 번째 원인이고요. 틱톡,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 등 숏폼 영상을 기반으로 한 소셜미디어 기능이 대세를 이루면서 크리에이터를 끌어들이기 위한 지원을 강화하고, 이들의 수익 창출이 용이해진 것이 핀터레스트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광고 수익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어요.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디지털 광고 비용 집행이 줄어드는 흐름이 예상되고, 애플과 구글이 모두 개인정보보호 정책을 바꾸면서 맞춤형 광고가 기반인 페이스북과 스냅 등도 그동안의 큰 성장세가 줄어들고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졌죠. 신규 사용자가 늘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핀터레스트는 기존 고객의 참여를 더 끌어내 매출을 올릴 방법을 찾기 시작했어요. 그 결과 얼마 전부터 집중하던 이커머스를 공격적으로 확장하기 시작했는데요. 제품 사진에 사용자가 '예/아니오'로 답하면 인공지능이 개인 취향을 학습해 맞춤형으로 제품을 추천하는 인공지능 기반 쇼핑 플랫폼인 '더 예스(The Yes)'를 인수했고, 구글의 커머스 부분을 이끌었던 빌 레디(Bill Ready)를 차기 CEO로 임명했어요. 저평가의 가능성을 본 엘리엇 이런 변화 이전에도 핀터레스트의 이커머스 영향력은 계속 커지고 있었어요. 2021년에 핀터레스트에서 쇼핑하는 사용자의 숫자는 215% 증가했고요. 일주일에 한 번 핀터레스트를 이용하는 사람의 89%가 핀터레스트를 통해 물건을 구매하고 있다고 해요. 작년 10월, 결제 서비스인 페이팔(Paypal)이 핀터레스트를 인수해 이커머스 사업에 진출하려다 주주들의 반대로 무산된 적이 있었죠. 2022년 1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월간 사용자 수는 전년 대비 9% 감소했지만, 매출은 오히려 18% 오르는 모습을 보였어요. 크리에이터 생태계가 커졌고, 개인화된 쇼핑 환경을 만들고, 누구나 핀터레스트의 핀보드를 이용할 수 있도록 (그래서 결국 핀터레스트에 자사의 카탈로그를 쉽게 노출할 수 있도록) API를 개방하는 등 장기적인 전략 덕분에 좋은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죠. 하지만 새로운 사용자를 이전처럼 끌어들이지 못하고, 월간 활성 사용자 수가 줄어들면서 향후 광고 매출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핀터레스트의 주가는 빠르게 하락 중이었어요. (엘리엇이 대주주가 됐다고 밝히기 전까지) 올해 초 대비 벌써 50% 가까이 떨어졌었죠. 저평가된 기업을 찾아 큰 투자를 한 뒤 주가를 올려 수익을 내는 엘리엇 입장에서는 좋은 기회를 포착한 셈이고요.
엘리엇이 대주주가 됐다는 보도가 나고 몇 시간 안에 핀터레스트의 주가가 25% 상승한 데에는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깔려있어요. 악시오스는 엘리엇이 빠른 시간 안에 수익을 얻기 위해, 장기적인 방향보다는 지금 수익을 더 잘 낼 수 있는 광고 사업에 집중할 것을 요구할 수도 있다는 예상을 내놓기도 했고요. 엘리엇은 지분을 획득한 기업의 경영 전략 변화를 끝내 관철하기로 유명해요. 특히 작년엔 트위터의 지분을 획득한 후 새로운 이사회 멤버 2명을 앉히고, CEO였던 잭 도시의 사임을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결과적으로 트위터는 이후 일론 머스크와 다른 정쟁에 계속 휩쓸리고 있지만요) 이들이 이커머스에 집중하겠다는 핀터레스트의 전략 방향에 변화를 만들지, 그리고 이는 긍정적인 변화일지가 앞으로 챙겨볼 포인트입니다. By 핀핀 * 미디어/콘텐츠 분야 이슈를 전해드려요. |
☕️ 광고 시장에 찾아온 경기 침체 우려 월스트리트저널은 디지털 광고 시장의 전망이 당분간은 계속 악화할 것으로 보고 있어요. 우선 페이스북의 2분기 광고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성장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는데요. 실제로 일어난다면 이는 회사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 되는 것이에요. 페이스북은 작년 4분기에는 기업공개(IPO) 이후 전 분기 대비 사용자 수가 처음으로 줄어드는 일도 겪었는데요. 계속해서 기존 주력 사업에서 다시 성장 모멘텀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물론 페이스북뿐만 아니라 구글의 알파벳, 트위터, 스냅, 핀터레스트, 그리고 아마존 모두 침체된 시장 분위기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돼요. 위에 열거된 기업들의 광고 수익을 합친 성장률은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팬데믹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컸던 2020년 2분기의 성장률 하락 이후 가장 낮은 수치예요. |
벌써 어느덧 10번째 낱말퍼즐이네요! 아쉽지만 이번 10회차를 끝으로 낱말퍼즐은 잠시 멈출 예정인데요. 그동안 꾸준히 좋아해 주시고 재밌게 풀어주신 여러분께 감사합니다. 곧 또 찾아올 수 있도록 할게요. 오늘 퍼즐도 재밌게 풀어주세요! |
가로열쇠 1. 올해 상반기에만 전기차 64만 1000대를 판매하며 테슬라(56만 4000대)를 제친 중국의 자동차 회사.
2. 세계에서 가치가 가장 큰 핀테크 스타트업. 그러나 최근 테크 기업들이 고전하는 분위기 속에서, OOOOO도 자사주 가치를 28% 깎아야 했다.
3. 지난 30년간 일어난 모든 경기 침체에 앞서 매번 20% 이상 가격이 떨어졌던 원자재. 최근 OO 가격은 2분기에만 20% 하락했다.
4. 스타트업의 사업 규모를 '맹렬하게 확장'하는 걸 뜻하는 단어. #OOO스케일링 |
세로열쇠 A. 투자받기가 힘들어지고 있는 와중에도 여전히 새로운 투자가 활발한 영역은 기후테크, 크립토, OOO형 소프트웨어(SaaS)다.
B. 채무불이행을 뜻하는 영어 단어. "경제 위기를 겪던[세로열쇠D]는 지난 5월, 결국 OOO를 선언했다."
C. 모은 데이터 중 결함이 있는 데이터를 수정하고 제거하는 작업. 메타는 이 기술을 고도화해 기계 번역의 오류를 줄여왔다. # 힌트콘텐츠
D. 국가 부도를 맞은 것에 격분한 시위대가 대통령 집무실까지 점거한 나라. 결국 대통령은 해외로 도피한 뒤 이메일로 사임 의사를 밝혔다. # 힌트콘텐츠 |
+ PC로 뉴스레터를 보고 계신다면 아래 버튼을 눌러서 풀어보세요! |
☕️ '샷 추가'해 보세요!
📌 첫 달 50% 할인 중이에요. 참고자료가 되는 이야기들 꾸준히 받아보세요! |
good@coffeepot.me
© COFFEEPOT 2022 |
|
|
[스타트업] #오디오 #소셜미디어
1. 요즘 클럽하우스가 하고 있는 일
클럽하우스 사용하신 지 얼마나 되셨나요? 팬데믹 와중에 드디어 새로운 형태의 소셜미디어가 탄생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던 것이 불과 작년 초와 봄의 이야기인데요. 혜성처럼 나타났지만 이제 더 이상 성장할 동력이 없다거나, 극적인 턴어라운드가 없으면 폐쇄의 길로 걸어가게 될 것이라고 대부분이 바라보고 있었죠.
하지만 새로운 기능의 소셜미디어가 탄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베팅한 투자금이 아직 많이 남았고, 이 자금은 몇 년은 더 버틸 수 있는 수준이라고 최근 디인포메이션이 짚었어요. 이들은 아직은 많이 남은 '런웨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블리츠스케일링' 하지 못한 결과
우선 현재 클럽하우스의 사용자 수치를 다시 짚고 넘어가면요. 디인포메이션이 인용한 어플리케이션 분석 기관인 데이터.ai(Data.ai)의 데이터에 의하면 2021년 2월에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 Monthly Active Users)가 2820만 명을 기록하며 정점을 친 후 계속 감소해 왔고, 올해 6월에는 이보다 70%가 넘게 하락한 790만 명을 기록했어요. 지난주에 전해드린 효율보다는 속도를 강조하는 '블리츠스케일링' 이론을 실현하는데 철저하게 실패했다고 볼 수 있죠.
압도적인 속도로 치고 나가야 하는데 경쟁자들인 페이스북, 트위터, 스포티파이 등이 유사한 오디오 기능을 빠르게 출시하는 사이 클럽하우스의 사용자 수는 계속 감소했어요. 물론 팬데믹으로 인한 제한이 풀리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의 관심이 멀어졌다는 분석도 크지만, 오디오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소셜미디어의 가능성을 열어젖힌 것 치고는 너무나도 빠르게 열기가 식어버렸죠.
팬데믹이라는 유례가 없는 상황에서 스타가 된 앱이었고, 갑자기 커진 사용자 증가세가 어느정도 빠질 것은 예상했다 하더라도, 계속 사용할 유인을 만들면서 주 사용자층을 유지했어야 하는데 이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는 것이 전반적인 평가에요.
'오디오 소셜'의 가능성 실험
사용자 수는 계속 감소했고 어두운 전망이 지배하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새로운 동력을 만들기 위한 노력은 진행 중이에요. 최근에는 기존과는 다른 방향의 기능을 개발해 테스트하고 있다는 것이 알려졌어요.
지금까지 클럽하우스는 각 룸(Room)에 참여한 청중이 손을 들고 모더레이터가 허락해야만 말을 할 수 있었어요. 현재 일부 사용자를 대상으로 테스트 중인 새로운 기능인 '하우스(House)'는 해당 대화에 들어온 모든 참여자가 발언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고 해요. 이는 가까운 사람들끼리 조금 더 사적인 대화를 활발하게 할 수 있게 하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보여요.
기능을 테스트한 블룸버그의 보도에 의하면 앱 내의 기능 설명란에 “하우스는 당신과 가까운 친구들이 참여하고 있는 대화방을 별도로 모아놓은 공간이자, 친구의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라고 명기 되어있는데요. 사용자들간 소통이 더 활발하게 일어날 수 있는지를 실험해 보는 것으로 보여요. 즉, 소셜미디어의 본질적인 기능인 소셜 네트워킹에 대한 가능성을 보는 것이죠.
아직 '런웨이'가 많이 남았다
클럽하우스가 이런 실험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데에는 아직 충분히 남은 투자금이 밑바탕이 되고 있어요. 이들이 지금까지 투자받은 금액은 총 3억 1000만 달러(약 4080억 원)에 달해요. (기업가치는 작년 4월을 기준으로 40억 달러(약 5조 2680억 원)에 이르렀죠)
직원은 이제 100명이 채 되지 않아요. 동력을 잃으면서 최근에 퇴사한 인원들은 콘텐츠와 브랜드 개발 등을 담당하는 임원과 리더급이었죠. 어느 정도 규모로 성장한 스타트업이 콘텐츠를 강화하고, 브랜드 전략을 각 잡아 짜고, 수익화를 위한 파트너십에 적극적으로 나서듯이, 이를 위해 빠르게 합류한 ‘무거운' 직위의 인원들이었어요. 하지만 다시 성장 방향을 잡아야 하는 클럽하우스에서 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돼요.
이들은 개발에 집중하는 인원들을 중심으로 팀을 재정비했고, 개발 인력에 대한 채용을 여전히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어요. 다시 모멘텀을 살리기 위한 기능들을 개발하거나, 새로운 모델로 피벗(pivot)을 할 수 있는 자금과 시간이 있다고 보고 있죠.
문제는 아직 수익이 거의 없다시피하다는 것이에요. 지금까지 탄생한 소셜미디어의 면면을 보면 이들이 사용자를 모으고 광고 수익 등을 내는 데까지는 시간이 꽤 걸려왔어요. 최근에 광고 수익이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오른 틱톡도 그랬고, 인스타그램도 그러했죠. 물론 초기부터 크리에이터의 수익화에도 집중해야 하는 클럽하우스의 모델은 다르지만, 사용자를 더 끌어들이고 수익화를 고민해야 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같아요. 클럽하우스도 곧 수익을 낼 수 있는 길을 만들어야 하죠.
다시 사용하게 만드는 과제
때로는 지금 테스트하는 기능처럼 가까운 지인들과의 대화를 위해, 때로는 음식이나 음악 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사교 모임, 뉴스레터 만드는 모임, 제품 개발자들 간의 제품 수다 모임 등등 일상의 관심사에 맞는 양질의 모임을 편리하게 할 수 있다면, 때로는 내가 좋아하는 크리에이터의 음악과 이야기를 듣기 위해, 혹은 새로운 사람들과 네트워킹하기 위한 통로가 모두 될 수 있다면 클럽하우스는 다시 턴어라운드할 수 있겠죠.
하지만 지금은 이를 가능하게 하는 사용자 풀이 거의 없는 상황이나 마찬가지예요. 클럽하우스는 다시 원점에서부터 '오디오 소셜'을 사용할 사용자를 찾기 위한 길에 있다고 할 수 있어요. 지금은 사용자들이 굳이 자신들의 앱을 써야 할 이유를 제공해야 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할 일이고요.
CEO인 폴 데이비슨은 계속 성장이 지지부진하던 작년 하반기부터 클럽하우스에서 진행하는 이벤트의 룸 참여 외에는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어요. 거의 마지막 공식 미디어 인터뷰가 된, 작년 10월에 디인포메이션이 개최한 크리에이터 경제 컨퍼런스에서 "목표는 (폭발적인 성장이 아닌) 안정적이고 꾸준한 성장이다. 이를 위해서는 제품 개발과 커뮤니티 형성, 그리고 사용자 경험 향상에 초집중해야 한다"라고 말했는데요. 원론적인 답이기도 하지만, 지금 계속해야 할 핵심인 일들이죠. 결국 본질에 집중해 다시 성장을 모색하겠다는 것이고요.
이들이 다시 의미 있는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은 적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오디오 소셜이라는 새로운 영역의 성공 가능성을 만든 이들이 다시 그 불씨를 살릴 수 있을지 조금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 함께 보면 좋을 클럽하우스 이야기
시장에서 클럽하우스를 바라보는 냉정한 시선과 단상은 지난 달에도 샷 추가 이야기를 통해 전해드린 적이 있어요. 함께 읽어보시면 좋아요.
[기후테크] #벤처캐피털 #투자지속
2. 시장 분위기와는 다른 기후 투자
그동안 기후테크 분야는 경기 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투자가 멈추지 않는 몇 안 되는 분야라고 꾸준히 전해드렸어요. 마침 피치북이 2022년 1분기 기후 관련 투자 성적표를 발표했어요. 기후 테크 분야의 스타트업 273곳이 총 90억 달러(약 11조 826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는데요. 이는 지난해 1분기 283개 사에 대한 112억 달러(약 14조 7170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비해서는 다소 둔화된 수치이죠.
하지만 지난해 워낙 크게 이어졌던 투자 붐과 올해 전반적인 벤처 투자 시장 둔화를 고려하면 꾸준한 투자가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어요. 2분기까지의 통계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의미 있는 규모의 투자가 꾸준히 이어지는 중이에요.
공기 중에서 직접 탄소를 포집해 내는 기술을 개발한 스위스 기반의 클라임웍스는 지난 2분기에 가장 큰 투자를 유치한 기후테크 스타트업 중 하나예요. © 클라임웍스
주목할 만한 부분은 기후 테크의 다양한 영역에서 큰 규모의 딜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예요. 현재 각종 스타트업은 그 기업 가치가 크게 하락하는 중이고, 이들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 역시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한 모드에 들어간 상황인데요. 겨울을 지나 '혹한기'가 오는 상황에서도 눈에 띄는 투자가 지속되고 있어요.
나쁘지 않은 분위기가 이어지는 중
투자 업계 전반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아요. 빌 게이츠의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벤처스(Breakthrough Energy Ventures)와 기술 분야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인 SOSV 등이 가장 많은 거래를 만들어내고 있어요. 벤처캐피털뿐만 아니라 빅테크 기업들도 직접 나서고 있죠. 스트라이프(Stripe), 메타, 쇼피파이, 알파벳(구글) 그리고 맥킨지&컴퍼니가 출자해 조성한 9억 2500만 달러(약 1조 2150억 원) 규모의 프론티어 펀드(Frontier Fund)는 탄소 포집 기술에 대한 투자를 집중하기로 했고, 최근 투자를 집행하고 있어요.
유럽을 중심으로 한 신규 기후 펀드 결성 소식들도 주목할 만해요. 이산화탄소 배출을 억제하는 스타트업에 집중해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벤처캐피털인 클리멘텀 캐피탈(Climentum Capital)은 최근 1억 5000만 유로(약 2000억 원) 규모의 펀드 모금을 마무리 지었어요. 이들은 초기 기업에 투자하는 시드 단계와 시리즈 A 단계의 유럽 기후 스타트업에 투자할 것이라고 해요.
기후 기술에 대한 투자가 장기적인 안목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점에서 만기가 없는 ‘에버그린(evergreen)' 펀드로 기후 펀드를 조성하는 사례들도 나타나고 있어요. 런던 기반의 키코 벤처스(Kiko Ventures)는 프리 시드(Pre-seed) 단계부터 시리즈 A 이후까지 장기적인 관점에서 스타트업의 성장 주기에 맞춰 투자하겠다는 기후 펀드를 발표했어요. 독일의 파이럿 임팩트(Pirate Impact)도 1억 유로(약 1340억 원)에 해당하는 에버그린 기후 펀드의 조성을 알렸어요.
생태계를 안정적으로 조성할 수 있는 큰 규모의 펀드가 꾸준히 형성되는 중이라고 볼 수 있죠.
경기 침체는 걱정거리가 아니다?
키코 벤처스는 지금의 기후 투자에 대한 관심은 2000년대 중후반 실리콘밸리의 많은 벤처캐피털도 달려들어 태양 에너지 등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던 ‘클린테크’ 열풍과 확연히 다르다고 언급해요. 당시에는 지구 온난화 담론이 급작스럽게 화두가 되었고, 투자의 방향성이 제대로 확립되지 않았어요. 한편 지금은 기후테크 전반에 다양한 기술이 성숙했고, 그 발전 속도가 빨라지고 있기에 기후테크에 투자하고 실적까지 기대하기에 훨씬 적합해졌다고 키코 벤처스는 강조해요.
기후위기가 위기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지만, 전기차 산업과 풍력 및 태양 에너지 등의 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은 이미 메이저 사업이 되었죠.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현재의 에너지 및 원자재 공급 시스템 전체를 대체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는 것이 기후테크에 대한 투자이기도 하고요.
4월에 1억 달러(약 1320억 원)의 펀드 결성을 완료한 보이저 벤처스(Voyager Ventures)는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소프트웨어와 탄소 없는 니켈 생산에 주력하는 스타트업에 투자했는데요. 이후 니켈 가격이 크게 하락하면서 일시적으로 이 투자의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생겼지만, 이들은 이에 대해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추세는 (우리가 가는)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며 (일시적인 변동에 연연하며) 전략을 변경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어요.
2005년 JP모건에서부터 기후 관련 산업에 투자해왔고, 현재는 프롭테크(Proptech, 부동산 정보 기술 및 서비스)에 집중하는 유명 벤처캐피털인 피프스월(Fifth Wall)의 기후 분야 파트너인 피터 가도스는 최근 테크크런치가 주최한 '클라이밋 2022' 이벤트에서 "기후는 인플레이션을 신경 쓰지 않는다. 바다는 따뜻해지고 있고 숲은 불타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해결해야 할 문제를 명확하게 짚고 있죠. 결국 경기 침체 우려에도 기후 분야에는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는 업계의 전망을 보여주는 말인 것 같습니다.
☕️ 클린 에너지에 대한 투자 추이 통계
국제에너지기구(IEA)에 의하면 소위 클린 에너지 관련 투자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약 2%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2020년 이후 매년 12%씩 증가했다고 해요. 팬데믹과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공급 불안정성이 만든 결과이기도 하죠. 풍력과 태양 에너지 등의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필두로 에너지 효율을 끌어올리는 기술과 전기차 관련 산업에서 투자가 가장 많이 커왔어요.
현재는 전 세계적인 공급망 불안정으로 석유와 가스 그리고 석탄에 대한 의존도도 높아지고 있죠. 하지만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에너지 공급 불안정성이 커질수록 기후 관련 투자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요.
[소셜미디어] #핀터레스트 #엘리엇매니지먼트
3. 핀터레스트는 이커머스가 될 수 있을까?
핀터레스트는 다른 사용자가 올린 이미지나 짧은 동영상이 마음에 들면 핀(pin)해서 일종의 스크랩북처럼 사용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예요. 디자이너가 제품 디자인이나 그래픽 디자인을 위해 레퍼런스를 수집할 때 아이디어와 영감을 얻는 곳으로 유명하죠. 역시 팬데믹 기간에 사람들이 홈인테리어, 요리 등에 관심을 가졌고 핀터레스트에 올라오는 멋진 이미지들을 보고 따라 하기 시작하면서 사용자 수도 크게 늘었어요.
최근 (기업들에게는) 악명이 높은 미국의 행동주의 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이 소셜미디어 기업의 지분 9% 이상을 취득하며 최대 주주가 됐다는 사실이 알려졌는데요. 엘리엇은 지금 어떤 가능성을 보고 이들의 지분을 사들인 걸까요?
광고로 큰 수익을 올렸지만
핀터레스트도 다른 소셜미디어와 마찬가지로 광고가 주요 수익원이에요. 제품 카탈로그를 노출한 뒤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링크로 연결해주고, AR(증강현실)을 이용해 유사한 제품을 찾아서 보여주며, 쇼피파이와 제휴해 소매업체가 제품 카탈로그를 핀터레스트에 쉽게 업로드할 수 있도록 노력했죠.
트위터나 페이스북과는 달리 플랫폼 자체가 정치적 논란에 휘말리지 않고, 플랫폼 내에서 논쟁이 일어날 일도 거의 없이 취향과 관련된, 아름다운 이미지만을 보여준다는 점도 핀터레스트를 매력적인 광고 플랫폼으로 만들었어요.
그 결과 2021년에는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가 꾸준히 4억 명 이상으로 유지됐고요. 2021년 매출은 20억 달러(약 2조 6300억 원)를 넘겼어요. 올해 1분기 수익도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하면서 큰 성장세를 이어왔어요. 미국 시장에서는 대표적인 소셜미디어 플랫폼 중 하나이죠.
시장의 위기는 똑같이 찾아왔고
하지만 사용자 수는 2021년 1분기에 최대치를 찍고 2분기부터는 계속 하락하는 중이에요. 역시나 팬데믹으로 인한 각종 제한이 풀리면서 사용률이 줄어든 것이 첫 번째 원인이고요. 틱톡,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 등 숏폼 영상을 기반으로 한 소셜미디어 기능이 대세를 이루면서 크리에이터를 끌어들이기 위한 지원을 강화하고, 이들의 수익 창출이 용이해진 것이 핀터레스트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광고 수익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어요.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디지털 광고 비용 집행이 줄어드는 흐름이 예상되고, 애플과 구글이 모두 개인정보보호 정책을 바꾸면서 맞춤형 광고가 기반인 페이스북과 스냅 등도 그동안의 큰 성장세가 줄어들고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졌죠.
신규 사용자가 늘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핀터레스트는 기존 고객의 참여를 더 끌어내 매출을 올릴 방법을 찾기 시작했어요. 그 결과 얼마 전부터 집중하던 이커머스를 공격적으로 확장하기 시작했는데요. 제품 사진에 사용자가 '예/아니오'로 답하면 인공지능이 개인 취향을 학습해 맞춤형으로 제품을 추천하는 인공지능 기반 쇼핑 플랫폼인 '더 예스(The Yes)'를 인수했고, 구글의 커머스 부분을 이끌었던 빌 레디(Bill Ready)를 차기 CEO로 임명했어요.
저평가의 가능성을 본 엘리엇
이런 변화 이전에도 핀터레스트의 이커머스 영향력은 계속 커지고 있었어요. 2021년에 핀터레스트에서 쇼핑하는 사용자의 숫자는 215% 증가했고요. 일주일에 한 번 핀터레스트를 이용하는 사람의 89%가 핀터레스트를 통해 물건을 구매하고 있다고 해요. 작년 10월, 결제 서비스인 페이팔(Paypal)이 핀터레스트를 인수해 이커머스 사업에 진출하려다 주주들의 반대로 무산된 적이 있었죠.
2022년 1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월간 사용자 수는 전년 대비 9% 감소했지만, 매출은 오히려 18% 오르는 모습을 보였어요. 크리에이터 생태계가 커졌고, 개인화된 쇼핑 환경을 만들고, 누구나 핀터레스트의 핀보드를 이용할 수 있도록 (그래서 결국 핀터레스트에 자사의 카탈로그를 쉽게 노출할 수 있도록) API를 개방하는 등 장기적인 전략 덕분에 좋은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죠.
하지만 새로운 사용자를 이전처럼 끌어들이지 못하고, 월간 활성 사용자 수가 줄어들면서 향후 광고 매출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핀터레스트의 주가는 빠르게 하락 중이었어요. (엘리엇이 대주주가 됐다고 밝히기 전까지) 올해 초 대비 벌써 50% 가까이 떨어졌었죠. 저평가된 기업을 찾아 큰 투자를 한 뒤 주가를 올려 수익을 내는 엘리엇 입장에서는 좋은 기회를 포착한 셈이고요.
엘리엇이 대주주가 됐다는 보도가 나고 몇 시간 안에 핀터레스트의 주가가 25% 상승한 데에는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깔려있어요. 악시오스는 엘리엇이 빠른 시간 안에 수익을 얻기 위해, 장기적인 방향보다는 지금 수익을 더 잘 낼 수 있는 광고 사업에 집중할 것을 요구할 수도 있다는 예상을 내놓기도 했고요.
엘리엇은 지분을 획득한 기업의 경영 전략 변화를 끝내 관철하기로 유명해요. 특히 작년엔 트위터의 지분을 획득한 후 새로운 이사회 멤버 2명을 앉히고, CEO였던 잭 도시의 사임을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결과적으로 트위터는 이후 일론 머스크와 다른 정쟁에 계속 휩쓸리고 있지만요) 이들이 이커머스에 집중하겠다는 핀터레스트의 전략 방향에 변화를 만들지, 그리고 이는 긍정적인 변화일지가 앞으로 챙겨볼 포인트입니다.
By 핀핀
* 미디어/콘텐츠 분야 이슈를 전해드려요.
[낱말퍼즐] #010
아쉽지만 다시 봐요 우리
수신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