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AI 클라우드 시장 형성, 2. 돈부터 내고 쓰라는 움직임, 3. IRA의 제조업 기반 확대 오늘은 AI 시대에 커지는 새로운 클라우드 시장에 대한 이야기로 먼저 시작하고요. 이어서 자신들의 데이터를 가져다 쓰는 생성AI에 데이터값을 요구하는 목소리들도 전합니다. 마지막으로 IRA로 인해 미국 제조업 기반이 확대되는 모습을 볼게요.
+ 커피팟은 각 산업에서 일하는 라이터(Writer)와 전문가들이 지금 꼭 봐야 할 이야기를 전해드리고 있어요. 샷 추가하시면 AI, 빅테크, 전기차, 리테일, 거시경제, 자본 시장 등의 가장 중요한 이슈와 다양한 비즈니스 이야기를 꾸준히 받아보실 수 있어요. |
[AI] #하드웨어 #클라우드 #GPU 1. AI 시대의 새로운 클라우드 |
2023년은 두말할 나위 없이 생성AI 시대의 원년입니다. 오픈AI의 챗GPT를 필두로 수많은 생성AI 기술이 가히 폭발적으로 뿜어져 나왔고, 이를 이용한 서비스와 2차 창작물이 셀 수 없이 많이 쏟아졌죠. 최근 커피팟의 관련 아티클은 알을 깨고 나오는 AI의 시대라고도 표현을 했고요. 이용자들이 신기술의 향연을 즐기는 사이, 일각에서는 생성AI로 인한 서버 가용성 문제를 우려하는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누구나 AI로 텍스트는 물론 이미지, 영상까지 쉽게 만들 수 있는 세상이 갑자기 도래하면서, 여기에 컴퓨팅 파워를 공급하는 클라우드 환경은 괜찮냐는 걱정이 나오는 것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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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에 들어서면서 GPU도 클라우드로 사용하는 흐름이 생겼죠. |
생성AI 클라우드 시장의 성장 이런 우려를 해소하는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습니다. 어떤 시장이 커지는지는 어디로 돈이 몰리는지를 보면 알 수 있는데요. 생성AI 분야에 클라우드 컴퓨팅 파워를 공급하는 업체가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코어위브는 2017년 설립된 클라우드 공급업체로, GPU 기반의 대규모 컴퓨팅 자원을 공급하는 데에 강점을 갖고 있습니다. 회사 측은 AWS나 MS 애저(Azure) 같은 대규모 퍼블릭 클라우드보다 자신들의 기술이 최대 35배 빠르면서 80% 저렴하다고 말하죠. 특히 VFX, 렌더링, 머신러닝, AI 등 컴퓨팅 집약적(compute-intensive)인 분야에서 성능의 비교우위를 갖고 있다고 합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코어위브는 값비싼 GPU를 직접 구매하기 어려운 스타트업이나 중소 및 중견 규모 기업들에게 GPU 기반으로 구축한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을 제공하는 회사인데요. 노블AI(Novel AI) 같은 생성AI 서비스가 코어위브의 대표적인 고객입니다. 노블AI는 소설가나 게임 스토리 작가처럼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생성AI인데요. AI가 이야기를 써주거나 작성을 보조해 줘서 더 빠르게 이야기를 만들고 관리하도록 도와줍니다.
일반 이용자들은 대화형 게임, 텍스트 스토리텔링 게임처럼 노블AI를 즐길 수 있죠. 코어위브는 이런 회사가 자체 서버를 도입하거나 비싼 클라우드 비용을 내지 않도록 비용을 절감해 주면서 서비스 속도도 더 빠르게 만들어 줍니다. 언리얼엔진(UE)처럼 좋은 성능을 자랑하지만, 비용이 비싸고 무거운 게임 그래픽 엔진을 사용하는 장편 애니메이션 제작 스튜디오나 콘텐츠 크리에이터 플랫폼도 코어위브의 주요 고객입니다. 이번 투자에서 코어위브는 20억 달러(약 2조 6600억 원) 가치로 평가받았고, 누적 투자 유치액은 3억 7100만 달러(약 4930억 원)가 되었어요. 스타트업 투자가 바짝 쪼그라든 상황에서 이례적으로 기업가치를 방어하며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게임 안 해도 중요해진 GPU 코어위브 투자 소식에서 짐작하실 수 있듯이, 생성AI로 인해 GPU 시장은 더 빠르게 커지고 있습니다. 대중적으로는 게임 성능 등을 높이는 장치 정도로 여겨졌던 GPU가 왜 주목받고 있을까요?
보통은 '컴퓨터의 뇌'라고 하면 CPU(중앙처리장치)를 떠올립니다. GPU(그래픽처리장치)는 게임의 화질과 성능을 높이는 그래픽카드에 탑재되는 장치로 주로 생각되죠.
그러나 본질적으로 GPU도 CPU처럼 컴퓨팅 파워를 공급하는 엔진이며, 데이터 처리 장치입니다. CPU가 개별 작업의 신속한 처리에 더 알맞다면, GPU는 게임이나 영상, 인공지능처럼 엄청난 양의 정보를 처리해야 하는 작업에 더 알맞습니다.
둘은 서로의 성능을 올리는 상호 보완적인 관계입니다. 과거에는 CPU만으로도 일상적인 컴퓨터 사용이나 문서 위주 업무 처리가 가능했지만, 이제는 생성AI처럼 일상에 큰 변화를 가져오면서 뒷단에서는 엄청난 양의 정보처리가 이뤄지는 기술이 보편화하면서 GPU가 더욱 중요해졌죠.
인텔의 5배가 된 엔비디아 GPU 분야를 꽉 잡고 있는 기업은 잘 알려져 있듯이 엔비디아(NVIDIA)입니다. 1999년 그 유명한 지포스(GeForce) 256을 발표하면서 GPU의 대중화에 앞장섰던 엔비디아는 생성AI 시대가 도래하면서 전 세계 컴퓨터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을 다시 한번 끌어올리게 되었습니다.
챗GPT 열풍 덕분에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1월 초 기준 143.15달러에서 4월 현재 270달러를 넘어서면서 2배 가까이 치솟은 상태입니다. 현재 시가총액은 6679억 달러(약 891조 원)로 이제 인텔의 5배가 넘고 테슬라도 1000억 달러(약 133조 6300억 원) 넘게 앞질렀죠.
엔비디아는 기술과 사업을 확장하기를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앞서 소식을 전한 코어위브 투자 유치에도 참여했으며 수천만 달러를 투자하며 상당량의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앞서 언급했듯, 코어위브 같은 클라우드업체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데이터센터에서 GPU를 사용하는데요. 코어위브는 엔비디아의 GPU를 써왔으며 이번 투자 유치로 사실상 '혈맹'을 맺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엔비디아 엔터프라이즈컴퓨팅 부사장 마누비르 다스(Manuvir Das)는 코어위브 투자 보도자료에서 "AI는 변곡점에 도달했으며,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AI 컴퓨팅 인프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대규모언어모델(LLM)과 AI 공장에 인프라를 제공하는 코어위브는 모든 산업 영역에서 가장 효율적인 에너지 공급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죠.
빅테크는 어디랑 손잡을까 이제 시장에서는 생성AI 분야의 첨병이자 거물이 된 MS의 챗GPT, 그리고 이를 빠르게 따라잡고자 하는 구글 등 다른 빅테크 기업들의 생성AI 서비스들이 컴퓨팅 인프라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생성AI를 만들고 서비스하려면 크게 '교육'과 '추론'에 컴퓨팅 인프라가 많이 필요합니다. 교육은 인공지능을 학습시키고 고도화하는 것이고, 추론은 서비스 단계에서 이용자들이 입력하는 질문이나 명령에 적절한 응답을 제공하는 것이죠. 지금까지 대규모 언어모델 기반의 인공지능 개발 및 운영에는 '교육' 비용이 더 많이 들었습니다. 방대한 양을 학습시키는 데에 많은 자원이 필요했던 것인데요. 갑자기 전 세계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AI를 이용하는 시대로 전환되면서, 이제 ‘추론’ 비용이 더 많이 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챗GPT 운영에만 하루에 수백만 달러가 들어가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요. MS는 챗GPT '교육'에만 엔비디아 GPU를 1만 대 넘게 썼다고 하죠. 챗GPT가 한 번 대답을 제공할 때마다 1페니의 비용이 발생한다는 추측도 있을 만큼 현재는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고 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월 20달러라는 적지 않은 비용의 일반 사용자용 유료화 모델도 부랴부랴 출시한 이유이기도 할 테죠.
만약에 검색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인 구글이 검색에 LLM을 전방위적으로 붙인다면 구글은 천문학적인 비용을 쓰게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포브스가 인터뷰한 한 전문가는 "구글의 경우에는 발생하는 수익 중 300억 달러(약 40조 원)를 곧장 컴퓨팅에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죠. 만약 구글 검색 전반에 LLM을 붙이면서 엔비디아 GPU를 쓴다면 410만 개의 GPU를 갖춘 51만여 대의 서버가 필요하다는데요. 이렇게 되면 구글이 서버와 네트워크에만 1000억 달러(약 133조 원)를 넘게 써야 하며, 결국 이로 인한 막대한 수익은 구글이 아닌 엔비디아가 올리게 됩니다. 물론 구글이 이러한 비용을 쏟아부어서 엔비디아 좋은 일만 시키지는 않겠죠. 구글은 최근에 "엔비디아보다 1.2~1.7배 이상 빠르면서도 전력 효율이 더 좋다"며 최신 슈퍼컴퓨터를 발표하기도 했는데요.
최근 프리시던스 리서치(Precedence Research)의 리포트에 따르면 AI 하드웨어 시장의 규모는 2021년 104억 1000만 달러(약 13조 8970억 원) 정도로 평가되었는데 올해부터 연평균 27% 성장해 2030년에는 892억 2000만 달러(약 119조 1090억 원)에 달할 전망입니다. 소비자들이 생성AI의 성찬을 즐기는 동안,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하드웨어 시장에서도 여러 변화가 이뤄질 거 같네요.
- By 데니스. 언론사, 스타트업, 벤처캐피털 등에서 일했고 현재는 창업해 제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제품과 고객을 통해 사회의 변화를 조망하고자 합니다. |
[미디어] #생성AI #소셜미디어 2. 데이터값을 내라는 움직임 |
마이크로소프트가 4월 25일, 바로 오늘부터 자사의 광고 플랫폼에서 트위터를 제외하겠다고 밝혔어요. 광고주들이 광고 소재를 등록하면 AI 기술을 이용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링크드인 등 각각의 소셜미디어에 최적화해 한 번에 노출해 줬던 것에서 트위터만 빼겠다는 거예요. 이는 (안 그래도 줄고 있는) 트위터의 광고 매출이 줄어드는 조치이기도 하죠. 마이크로소프트는 갑자기 왜 그랬을까요? 이번 결정은 트위터가 최근 API(앱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사용을 유료화하겠다는 것에 반발한 움직임이라고 해석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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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와 레딧 모두 API를 유료화하겠다고 나섰어요. |
"이제 더는 무료로 줄 수 없다고" 생성AI 개발을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등의 빅테크 기업들은 자신들의 네트워크 안에서 모은 데이터뿐만 아니라 위키피디아, 트위터, 수백만 권의 전자책, 학술 논문, 레딧과 같은 소셜미디어의 대화 등 인터넷상의 방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학습시켜 왔다고 알려졌어요. 이때 각 사이트의 데이터는 스크래핑하거나 API를 통해 전달받습니다.
지금까지의 개발 생태계는 활발한 앱 및 서비스 개발을 위해 API를 무료로 제공하는 흐름이었죠. 그런데 지난 2월, 트위터가 무료로 제공하던 API에 요금을 매기겠다고 했어요.
트위터의 API는 전 세계 수천 명의 개발자가 활용하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데이터 세트 중 하나지만 봇 사기꾼과 여론 조작을 일삼는 사람들에 의해 악용되고 있기에 월에 100달러만 부과해도 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했죠. 당시만 해도 API 유료화는 트위터를 인수하는 데 많은 돈을 지불한 일론 머스크가 생각해 낸 수익화 방법으로도 여겨졌어요.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광고 플랫폼에서 트위터를 제외하겠다고 하자, 일론 머스크는 "오픈AI가 트위터의 데이터를 불법적으로 학습시켰다"라는 트윗을 올려 법적 대응을 예고하기도 해 '데이터 갈등'이 일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죠.
레딧도 동참한 중요한 움직임 이런 입장을 가진 것은 트위터뿐만이 아니에요. 각종 커뮤니티들이 모여 매일 수많은 대화를 양산하는 대표적인 소셜미디어인 레딧도 최근 API를 유료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어요. 구글의 바드와 오픈AI의 챗GPT 모두 레딧의 데이터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밝히고 있는데요. 레딧의 데이터는 이들의 대규모 언어모델(LLM)에 공급되는 주요한 자원이기도 했죠.
레딧은 약 5700만 명의 사람들의 매일 방문하고, 다양한 주제의 대화에 공적인 자리를 통해 나오기 어려운 이야기들이 계속 업데이트되기 때문에 학습 데이터로서 특히 가치 있을 수 있습니다. 실제 그렇게 여겨지기도 하고요. 얼마 전, CEO 스티브 허프만은 "AI 회사들이 레딧의 데이터로 가치를 창출하고 있지만 우리 유저에게는 아무런 가치도 돌려주지 않는다"라며 기업이 API 접근을 요청하면 요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어요.
구글을 비롯한 검색 기반 서비스들이 자신들의 검색 시스템에 반영하기 위해 웹 크롤링하며 레딧의 페이지들을 긁어모으는 것이 레딧의 사이트를 더 노출시키는 것이었기에 지금까지는 문제를 삼지 않았는데요. 트래픽을 가져가고 가두는 챗봇의 발전은 결코 레딧과 같은 (광고 수익 기반) 소셜미디어의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죠.
레딧과 같은 플랫폼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데이터를 학습한 챗봇의 등장이 복제된 경쟁자의 등장이나 다름없기도 합니다. (다만 레딧은 학술적인 목적이나 비상업적인 활용 등을 전제로 한 경우에는 API 접근 허용하기로 했어요) 데이터 유료화 흐름이 이어질까?
오픈AI도 자사의 API를 유료로 제공해요. GPT-3는 오픈 소스로 공개했지만, GPT-4부터는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비용을 지불해야만 API로 제공하고 있죠. 이들 입장에서도 당연히 막대한 비용을 커버할 수익 모델을 빨리 만들어야 하고, API는 가장 중요한 수익원 중 하나가 될 수 있죠.
다른 기업들에게도 이는 마찬가지입니다. 트위터와 레딧 등은 자사의 데이터를 학습한 챗봇 때문에 향후 자사의 트래픽과 광고 수익이 빠져나갈 상황이 뻔해 보이는 것이죠. 빠르게 크고 있는 잠재적 경쟁자인 생성AI가 필요로 하는 데이터를 무료로 내어주지 않겠다는 결정은 이들에게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이기도 합니다.
최근 미디어 업계도 구글과 페이스북이 등장해 디지털 전환 흐름 속에서 광고 수익을 모조리 가져갔던 악몽을 되짚기 시작했어요. 특히 미국의 미디어 거물인 배리 딜러(Barry Diller) IAC 회장은 "챗GPT가 뉴스 산업을 (또 한 번) 파괴하는 것을 두고 보면 안 된다"라는 이야기를 전파하고 있는데요.
챗봇들이 IAC 자산인 피플 매거진, 인베스토피디아(Investopedia) 등의 웹 페이지를 긁어가면서 (공짜 정보와 데이터로 학습해) 수익을 내려 한다면서 미디어 업계 전체가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키우고 있죠. 그도 역시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콘텐츠를 가져가려면 돈을 내고 가져가야 하고, 라이센싱 방식 등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강하게 주장하는 것이에요.
트위터도 자사의 데이터를 이용해 '트루스 GPT(Truth GPT)'라는 새로운 AI 챗봇을 만들겠다고 선언했죠. 앞으로 새로운 챗봇이 등장하고 업계가 커지면서 경쟁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요.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데이터 확보를 위한 경쟁 역시 치열해질 것이고, 이 경쟁 속에서 어쩌면 API와 각종 콘텐츠를 비롯한 '데이터'의 유료화 흐름도 계속 커질 수 있습니다.
- By 핀핀. 콘텐츠 스타트업을 거쳐 IT 회사에서 콘텐츠를 만들고 있습니다. 주요 미디어 플랫폼들의 동향과 새로운 미디어 스타트업들의 시도들에 관심이 많습니다. |
[국제경제] #반도체법 #IRA #미국제조업 3. IRA 나비효과는 지속될까? |
반도체법(CHIPS Act)과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IRA)은 지난해 여름 미국이 차세대 산업에 대해 자국 중심의 재편을 위해 차례로 통과시킨 대표 법안들이죠. IRA만 놓고 보면 3690억 달러(약 491조 5820억 원), 둘이 합치면 4000억 달러(약 532조 9200억 원)가 넘는 세제 혜택과 보조금 지원 내용이 담겼고요.
이 법안들은 현재까지 미국에 큰 효용을 안겨주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각국 기업들의 투자는 몰리고 있는 상황이고, 근래 볼 수 없는 규모와 속도로 반도체와 전기차 및 배터리 관련 제조 시설이 미국 각지에 건설되는 상황입니다. 미국이 어느덧 다시 제조업 붐이 일고 있는 나라가 되어가고 있다고 할 정도의 평가를 받고 있죠.
근데 이런 평가는 꼭 반도체나 전기차 관련 산업뿐만 아니라 전통 제조업 기반도 커지는 상황 때문에 나오는 중인데요. 큰 틀에서는 IRA의 나비효과라고도 평가받지만, 어떻게 이런 모습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일까요? |
2022년 미국 내 제조 시설 관련 건설 비용은 큰 폭으로 뛰었어요. (데이터: 미국 인구조사국, 월스트리트저널) |
일단 '첨단' 제조업 불러들이고 광활한 땅의 미국에서는 현재 교외 지역, 도심, 사막 한 가운데 등을 가릴 것 없이 공장이 들어서고 새로운 상품이 제조되고 있어요. 전기차, 배터리 그리고 반도체 생산 등을 위한 공장이 끊임없이 건설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죠. 파이낸셜타임스가 4월 중순까지를 기준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세계 각지의 회사들은 미국에 총 2040억 달러(약 271조 7690억 원) 규모의 투자를 하겠다고 선언한 상황이에요. 각 법안이 통과된 지난해 8월 이후 10억 달러(약 1340억 원)가 넘는 대규모 투자 건수만 31개라고 조사되었습니다. 반도체 관련 투자 프로젝트는 21개, 전기차 공급망 관련 프로젝트는 36개가 넘고요.
현재까지 가장 큰 프로젝트는 대만 TSMC의 280억 달러(약 37조 4020억 원) 규모 애리조나 반도체 생산 공장이고, 한국의 LG에너지솔루션도 55억 달러(약 7조 3510억 원) 규모의 공장을 애리조나에 건설하겠다고 나선 바 있죠. 한화 큐셀 또한 25억 달러(약 3조 3400억 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한 태양광 생산 기지를 조지아주에 짓고 있고요.
반도체를 생산하는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exas Instruments), 테슬라와 포드 등 미국의 기업들도 큰 규모의 투자에 나선 가운데 전체 투자의 약 1/3은 대만과 한국 그리고 일본의 기업들이 하겠다고 나선 상황입니다. 그중에서도 대만과 한국의 기업들이 미국 기업들 다음으로 큰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고요.
반도체를 비롯해 전기차를 포함한 소위 클린 에너지 등의 미국-중국 간 첨단 기술 경쟁은 미국이 각 기술(특히 반도체)을 국가 안보 차원에서 바라보면서 더욱 격화되었습니다. 물론 공급망을 다변화하려는 각 기업들의 계산도 있고, 각 법안이 제공하는 세제 혜택과 보조금은 놓칠 수 없는 큰 당근이 되었죠.
주요 중국 기업 합작은 지켜보고
최근 갈등이 지속 발생 중인 미국과 중국의 고조되는 긴장 관계 속에서도 미국의 대표 자동차 업체인 포드는 세계 최대 배터리 기업인 CATL과 합작해 미시건에 배터리 공장을 세우기로 했죠. 또 다른 중국 배터리 기업인 고션(Gotion) 역시 미시건에 생산 기지를 짓기로 했고요. 두 프로젝트는 합쳐 59억 달러(약 7조 8810억 원) 규모에 달합니다. 포드는 CATL이 기술 제공자로 참여하며 합작하는 공장의 지분을 100% 소유하는 방식으로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마련했습니다. 미국 내에서는 중국 기업들이 새로운 법안의 혜택을 받기 위해 진출하는 상황이 당연히 마뜩찮은 상황인데요. 각 법안이 중국 기업들의 진출을 제한하는 조항을 담고는 있지만 어느선까지 진출을 제한하고, 설비 및 시설 등을 지을 수 있는지에 대한 세부 사항은 확정되지 않았어요.
정치권에서는 반발이 이미 컸고, 앞으로도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고션을 포함한 일부 기업들은 중국 기업이라 할지라도 생산 시설을 미국으로 이전한다면 리쇼어링(Reshoring, 생산비와 인건비 절감 등을 이유로 해외로 옮긴 생산 시설을 다시 자국으로 옮겨오도록 하는 것) 효과가 나는 것 아니냐면서 중국 기업들의 투자도 막으면 안 된다고 주장하죠.
테슬라 역시 CATL과의 공장 합작에 대해서 백악관 관리들과 논의를 했다는 이야기가 얼마 전 블룸버그를 통해 보도되었는데요. 아직 추가적인 소식은 나오고 있지는 않지만, 포드와 마찬가지 방식으로 투자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CATL과의 합작은 저렴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생산해 비용을 아끼면서 생산량을 더욱 빠르게 확대하겠다는 이들 제조사의 노림수가 큰 것인데요. 전기차 확대를 더 빠르게 하겠다는 이들이 미국 내 공장을 짓고 생산 증대를 하는 것을 정부도 무조건 반대할 수는 없죠.
물론 현재 미-중 갈등 상황을 보노라면 지켜봐야 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결국 차세대 산업에 대한 제조 기지를 미국에 구축하면서 기술 경쟁의 주도권을 잃지 않겠다는 목적에 부합한다고 보느냐의 문제가 될 것 같습니다. 반도체나 전기차가 아니더라도
미국에는 현재 1억 달러(약 1340억 원)가 넘는 규모의 생산 시설 프로젝트가 작년 8월 이후에만 75개 이상 발표되었어요. 연방 정부 차원의 지원 외에도 각 주에서는 갖가지 혜택을 제공하겠다면서 기업들 유치에도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죠. 동서남북을 가리지 않고 일자리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각 주 정부가 무엇이든 하겠다는 자세이고요. 월스트리트저널이 인용한 미국 인구조사국(Census Bureau) 데이터에 의하면 2022년에만 제조업 관련 건설 비용은 1080억 달러(약 144조 2450억 원)에 달했다고 해요. 이는 학교, 병원과 보건소 등 의료시설, 오피스 건물 등을 짓는데 들어간 돈보다 큰 금액이라고 하고요. 사상 최대치이자 2021년 대비 300억 달러(약 40조 원) 가까이 늘어난 금액이에요. 이 제조업 시설의 많은 부분이 위에서 이야기한 차세대 첨단 산업인데요. 전통적으로 저비용 구조가 필요했던 일반 상품의 제조 시설도 미국으로 다시 돌아오는 현상까지 지속 포착되고 있어요.
이제 자전거나 안경, 건강 보조 식품 등 생산 비용을 아끼기 위해 다른 국가들로 이전되었던 다양한 상품의 공장들이 미국에도 세워지고 있는 것이에요. 다만 이들이 지금까지 생산을 의존했던 아시아와 남미의 해외 공장을 철수하는 것이 아니라 팬데믹 이후 발생한 공급망 위기 등의 리스크까지 고려해 추가로 공장을 짓고 있는 것이에요.
공급 리스크 고려한 제조 기반 이는 결국 미국의 각 지역별로 가까운 곳에서 상품을 이송해 공급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것입니다. 작년엔 유럽의 레고도 이런 차원에서 미국 버지니아주에 10억 달러(약 1조 3360억 원)를 투자해 제조 시설을 짓겠다고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팬데믹 이후 무너진 공급망으로 인한 생산 및 판매 차질을 크게 겪었던 리테일러들을 중심으로도 새롭게 공급망을 재편하는 전략을 짜는 중이죠.
결국 각 기업들은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 중 하나인 미국에 더 안정적인 제조 및 판매 기반을 만들고 있는 것이기도 해요. 최근 이케아가 미국에 새로운 매장 17개의 새로운 매장을 여는 20억 달러(약 2조 6720억 원)가 넘는 투자를 하겠다고 한 것도 북미 공급망을 더 강화하겠다는 의도가 깔려있어요. IRA와 같은 새로운 법안이 물론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게 만드는 점도 물로 매력적으로 봤다고 하고요.
물론 미국 내 인건비를 비롯한 비용 부담은 크지만, 새롭게 짓는 공장의 자동화가 많은 부분 이를 해결할 것으로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예전에 해외에 세운 기존 공장보다 적은 인원이 필요한 업데이트된 시설들이고, 이게 바로 지금 다시 미국에 첨단과 전통 산업을 가리지 않고 제조 시설이 커지는 핵심 이유 중 하나이죠.
중국이 WTO에 가입을 하고 세계 무역 무대에 본격 진출한 2000년대 초반 이후 미국의 제조업 생산 능력 증가세는 급격히 둔화했고, 2008년 금융 위기 이후에는 이 수치가 본격적으로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2022년 이후 이 수치는 다시 반등을 했고 앞으로 그 증가세는 유지될 것이 확실해 보입니다. 거대한 전환이 실현되는 중이고 앞으로 각국 그리고 각 기업들이 대응하면서 헤쳐 나가야 할 큰 변화가 만들어지는 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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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우려를 해소하는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습니다. 어떤 시장이 커지는지는 어디로 돈이 몰리는지를 보면 알 수 있는데요. 생성AI 분야에 클라우드 컴퓨팅 파워를 공급하는 업체가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클라우드 기술 스타트업 코어위브(CoreWeave)가 그 주인공입니다. 코어위브는 시리즈B 투자 라운드에서 총 2억 2100만 달러(약 2939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지난주에 밝혔습니다.
코어위브는 2017년 설립된 클라우드 공급업체로, GPU 기반의 대규모 컴퓨팅 자원을 공급하는 데에 강점을 갖고 있습니다. 회사 측은 AWS나 MS 애저(Azure) 같은 대규모 퍼블릭 클라우드보다 자신들의 기술이 최대 35배 빠르면서 80% 저렴하다고 말하죠. 특히 VFX, 렌더링, 머신러닝, AI 등 컴퓨팅 집약적(compute-intensive)인 분야에서 성능의 비교우위를 갖고 있다고 합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코어위브는 값비싼 GPU를 직접 구매하기 어려운 스타트업이나 중소 및 중견 규모 기업들에게 GPU 기반으로 구축한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을 제공하는 회사인데요. 노블AI(Novel AI) 같은 생성AI 서비스가 코어위브의 대표적인 고객입니다. 노블AI는 소설가나 게임 스토리 작가처럼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생성AI인데요. AI가 이야기를 써주거나 작성을 보조해 줘서 더 빠르게 이야기를 만들고 관리하도록 도와줍니다.
이번 투자에서 코어위브는 20억 달러(약 2조 6600억 원) 가치로 평가받았고, 누적 투자 유치액은 3억 7100만 달러(약 4930억 원)가 되었어요. 스타트업 투자가 바짝 쪼그라든 상황에서 이례적으로 기업가치를 방어하며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게임 안 해도 중요해진 GPU
코어위브 투자 소식에서 짐작하실 수 있듯이, 생성AI로 인해 GPU 시장은 더 빠르게 커지고 있습니다. 대중적으로는 게임 성능 등을 높이는 장치 정도로 여겨졌던 GPU가 왜 주목받고 있을까요?
보통은 '컴퓨터의 뇌'라고 하면 CPU(중앙처리장치)를 떠올립니다. GPU(그래픽처리장치)는 게임의 화질과 성능을 높이는 그래픽카드에 탑재되는 장치로 주로 생각되죠.
그러나 본질적으로 GPU도 CPU처럼 컴퓨팅 파워를 공급하는 엔진이며, 데이터 처리 장치입니다. CPU가 개별 작업의 신속한 처리에 더 알맞다면, GPU는 게임이나 영상, 인공지능처럼 엄청난 양의 정보를 처리해야 하는 작업에 더 알맞습니다.
둘은 서로의 성능을 올리는 상호 보완적인 관계입니다. 과거에는 CPU만으로도 일상적인 컴퓨터 사용이나 문서 위주 업무 처리가 가능했지만, 이제는 생성AI처럼 일상에 큰 변화를 가져오면서 뒷단에서는 엄청난 양의 정보처리가 이뤄지는 기술이 보편화하면서 GPU가 더욱 중요해졌죠.
인텔의 5배가 된 엔비디아
GPU 분야를 꽉 잡고 있는 기업은 잘 알려져 있듯이 엔비디아(NVIDIA)입니다. 1999년 그 유명한 지포스(GeForce) 256을 발표하면서 GPU의 대중화에 앞장섰던 엔비디아는 생성AI 시대가 도래하면서 전 세계 컴퓨터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을 다시 한번 끌어올리게 되었습니다.
챗GPT 열풍 덕분에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1월 초 기준 143.15달러에서 4월 현재 270달러를 넘어서면서 2배 가까이 치솟은 상태입니다. 현재 시가총액은 6679억 달러(약 891조 원)로 이제 인텔의 5배가 넘고 테슬라도 1000억 달러(약 133조 6300억 원) 넘게 앞질렀죠.
엔비디아는 기술과 사업을 확장하기를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앞서 소식을 전한 코어위브 투자 유치에도 참여했으며 수천만 달러를 투자하며 상당량의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앞서 언급했듯, 코어위브 같은 클라우드업체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데이터센터에서 GPU를 사용하는데요. 코어위브는 엔비디아의 GPU를 써왔으며 이번 투자 유치로 사실상 '혈맹'을 맺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엔비디아 엔터프라이즈컴퓨팅 부사장 마누비르 다스(Manuvir Das)는 코어위브 투자 보도자료에서 "AI는 변곡점에 도달했으며,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AI 컴퓨팅 인프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대규모언어모델(LLM)과 AI 공장에 인프라를 제공하는 코어위브는 모든 산업 영역에서 가장 효율적인 에너지 공급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죠.
이제 시장에서는 생성AI 분야의 첨병이자 거물이 된 MS의 챗GPT, 그리고 이를 빠르게 따라잡고자 하는 구글 등 다른 빅테크 기업들의 생성AI 서비스들이 컴퓨팅 인프라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생성AI를 만들고 서비스하려면 크게 '교육'과 '추론'에 컴퓨팅 인프라가 많이 필요합니다. 교육은 인공지능을 학습시키고 고도화하는 것이고, 추론은 서비스 단계에서 이용자들이 입력하는 질문이나 명령에 적절한 응답을 제공하는 것이죠.
지금까지 대규모 언어모델 기반의 인공지능 개발 및 운영에는 '교육' 비용이 더 많이 들었습니다. 방대한 양을 학습시키는 데에 많은 자원이 필요했던 것인데요. 갑자기 전 세계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AI를 이용하는 시대로 전환되면서, 이제 ‘추론’ 비용이 더 많이 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챗GPT 운영에만 하루에 수백만 달러가 들어가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요. MS는 챗GPT '교육'에만 엔비디아 GPU를 1만 대 넘게 썼다고 하죠. 챗GPT가 한 번 대답을 제공할 때마다 1페니의 비용이 발생한다는 추측도 있을 만큼 현재는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고 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월 20달러라는 적지 않은 비용의 일반 사용자용 유료화 모델도 부랴부랴 출시한 이유이기도 할 테죠.
만약에 검색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인 구글이 검색에 LLM을 전방위적으로 붙인다면 구글은 천문학적인 비용을 쓰게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포브스가 인터뷰한 한 전문가는 "구글의 경우에는 발생하는 수익 중 300억 달러(약 40조 원)를 곧장 컴퓨팅에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죠. 만약 구글 검색 전반에 LLM을 붙이면서 엔비디아 GPU를 쓴다면 410만 개의 GPU를 갖춘 51만여 대의 서버가 필요하다는데요. 이렇게 되면 구글이 서버와 네트워크에만 1000억 달러(약 133조 원)를 넘게 써야 하며, 결국 이로 인한 막대한 수익은 구글이 아닌 엔비디아가 올리게 됩니다.
물론 구글이 이러한 비용을 쏟아부어서 엔비디아 좋은 일만 시키지는 않겠죠. 구글은 최근에 "엔비디아보다 1.2~1.7배 이상 빠르면서도 전력 효율이 더 좋다"며 최신 슈퍼컴퓨터를 발표하기도 했는데요.
최근 프리시던스 리서치(Precedence Research)의 리포트에 따르면 AI 하드웨어 시장의 규모는 2021년 104억 1000만 달러(약 13조 8970억 원) 정도로 평가되었는데 올해부터 연평균 27% 성장해 2030년에는 892억 2000만 달러(약 119조 1090억 원)에 달할 전망입니다. 소비자들이 생성AI의 성찬을 즐기는 동안,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하드웨어 시장에서도 여러 변화가 이뤄질 거 같네요.
By 데니스. 언론사, 스타트업, 벤처캐피털 등에서 일했고 현재는 창업해 제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제품과 고객을 통해 사회의 변화를 조망하고자 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갑자기 왜 그랬을까요? 이번 결정은 트위터가 최근 API(앱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사용을 유료화하겠다는 것에 반발한 움직임이라고 해석돼요.
당시만 해도 API 유료화는 트위터를 인수하는 데 많은 돈을 지불한 일론 머스크가 생각해 낸 수익화 방법으로도 여겨졌어요.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광고 플랫폼에서 트위터를 제외하겠다고 하자, 일론 머스크는 "오픈AI가 트위터의 데이터를 불법적으로 학습시켰다"라는 트윗을 올려 법적 대응을 예고하기도 해 '데이터 갈등'이 일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죠.
데이터 유료화 흐름이 이어질까?
각 법안이 통과된 지난해 8월 이후 10억 달러(약 1340억 원)가 넘는 대규모 투자 건수만 31개라고 조사되었습니다. 반도체 관련 투자 프로젝트는 21개, 전기차 공급망 관련 프로젝트는 36개가 넘고요.
현재까지 가장 큰 프로젝트는 대만 TSMC의 280억 달러(약 37조 4020억 원) 규모 애리조나 반도체 생산 공장이고, 한국의 LG에너지솔루션도 55억 달러(약 7조 3510억 원) 규모의 공장을 애리조나에 건설하겠다고 나선 바 있죠. 한화 큐셀 또한 25억 달러(약 3조 3400억 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한 태양광 생산 기지를 조지아주에 짓고 있고요.
반도체를 생산하는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exas Instruments), 테슬라와 포드 등 미국의 기업들도 큰 규모의 투자에 나선 가운데 전체 투자의 약 1/3은 대만과 한국 그리고 일본의 기업들이 하겠다고 나선 상황입니다. 그중에서도 대만과 한국의 기업들이 미국 기업들 다음으로 큰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고요.
반도체를 비롯해 전기차를 포함한 소위 클린 에너지 등의 미국-중국 간 첨단 기술 경쟁은 미국이 각 기술(특히 반도체)을 국가 안보 차원에서 바라보면서 더욱 격화되었습니다. 물론 공급망을 다변화하려는 각 기업들의 계산도 있고, 각 법안이 제공하는 세제 혜택과 보조금은 놓칠 수 없는 큰 당근이 되었죠.
주요 중국 기업 합작은 지켜보고
포드는 CATL이 기술 제공자로 참여하며 합작하는 공장의 지분을 100% 소유하는 방식으로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마련했습니다. 미국 내에서는 중국 기업들이 새로운 법안의 혜택을 받기 위해 진출하는 상황이 당연히 마뜩찮은 상황인데요. 각 법안이 중국 기업들의 진출을 제한하는 조항을 담고는 있지만 어느선까지 진출을 제한하고, 설비 및 시설 등을 지을 수 있는지에 대한 세부 사항은 확정되지 않았어요.
정치권에서는 반발이 이미 컸고, 앞으로도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고션을 포함한 일부 기업들은 중국 기업이라 할지라도 생산 시설을 미국으로 이전한다면 리쇼어링(Reshoring, 생산비와 인건비 절감 등을 이유로 해외로 옮긴 생산 시설을 다시 자국으로 옮겨오도록 하는 것) 효과가 나는 것 아니냐면서 중국 기업들의 투자도 막으면 안 된다고 주장하죠.
테슬라 역시 CATL과의 공장 합작에 대해서 백악관 관리들과 논의를 했다는 이야기가 얼마 전 블룸버그를 통해 보도되었는데요. 아직 추가적인 소식은 나오고 있지는 않지만, 포드와 마찬가지 방식으로 투자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CATL과의 합작은 저렴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생산해 비용을 아끼면서 생산량을 더욱 빠르게 확대하겠다는 이들 제조사의 노림수가 큰 것인데요. 전기차 확대를 더 빠르게 하겠다는 이들이 미국 내 공장을 짓고 생산 증대를 하는 것을 정부도 무조건 반대할 수는 없죠.
반도체나 전기차가 아니더라도
월스트리트저널이 인용한 미국 인구조사국(Census Bureau) 데이터에 의하면 2022년에만 제조업 관련 건설 비용은 1080억 달러(약 144조 2450억 원)에 달했다고 해요. 이는 학교, 병원과 보건소 등 의료시설, 오피스 건물 등을 짓는데 들어간 돈보다 큰 금액이라고 하고요. 사상 최대치이자 2021년 대비 300억 달러(약 40조 원) 가까이 늘어난 금액이에요.
이 제조업 시설의 많은 부분이 위에서 이야기한 차세대 첨단 산업인데요. 전통적으로 저비용 구조가 필요했던 일반 상품의 제조 시설도 미국으로 다시 돌아오는 현상까지 지속 포착되고 있어요.
이제 자전거나 안경, 건강 보조 식품 등 생산 비용을 아끼기 위해 다른 국가들로 이전되었던 다양한 상품의 공장들이 미국에도 세워지고 있는 것이에요. 다만 이들이 지금까지 생산을 의존했던 아시아와 남미의 해외 공장을 철수하는 것이 아니라 팬데믹 이후 발생한 공급망 위기 등의 리스크까지 고려해 추가로 공장을 짓고 있는 것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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