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19일. 가솔린 사용이 줄어들면

1. 처음인 IEA의 전망, 2. 디스코드의 성장, 3. 또 생긴 뉴스레터 서비스
2021년 3월 19일 금요일

오늘은 국제에너지기구가 가솔린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처음으로 내놓았다는 소식을 첫 번째로 준비했고요. 팬데믹 와중에 상대적으로 조용히 성장해 온 디스코드의 이야기 그리고 (요즘 자주 나오는) 페이스북도 시작하는 뉴스레터 서비스 이야기를 살펴볼게요.

[에너지] #국제에너지기구전망
1. 가솔린 수요가 줄어들면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처음으로 휘발유 수요가 정점을 쳤다는 전망을 내놓았어요. 다시는 팬데믹 이전인 2019년의 정점 수준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인데요. 역시 전기차 확산의 영향이 가장 커요.

앞으로 사용 빈도가 줄어들 단어에요.
불과 1년 사이에 나타난 변화
IEA는 전기차로의 급격한 시프트가 이루어지면서 2019년 하루에 2660만 배럴로 피크를 쳤던 수요는 2022년부터 2026년까지 2590만 배럴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어요작년에 2013년 이후 가장 적었던 2370만 배럴에서 올해는 2540만 배럴로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지만, 앞으로 이전의 피크는 다시 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죠. 이는 2019년 전 세계에 720만 대에 불과하던 전기차가 2026년까지 6000만 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가솔린 차량이 계속 줄어들면서 수요 하락이 확실한 상황이에요.

개발도상국에서는 당분간 가솔린 차량의 증가가 예상되지만, 이미 전기차 러시가 시작된 국가들에서 줄어든 가솔린 수요가 이를 상쇄할 것으로 보고 있어요. 테슬라로 시작된 혁신, 노르웨이와 같은 국가 차원의 강력한 가솔린 차량 규제와 전기차에 대한 정부 보조금 등의 영향이 이 전망을 만들어내는 데 큰 영향을 끼쳤고요. 향후 몇 년 안에 일부 국가들에서는 "기름 넣으러 가자"라는 말 대신 "차 충전하러 가자"라는 말이 일상화되리라고 예상도 할 수 있죠.

원유 수요는 증가가 예상되지만
원유에 대한 수요는 2026년에 2019년 대비 약 4% 증가한 하루 1억 4백만 배럴이 될 것으로 예측했는데요. 중국과 인도 그리고 아시아의 개발도상국에서 수요 증가의 9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어요. 하지만 원유에 대한 수요도 개발이 앞선 국가들을 중심으로 정체되고, 개발도상국에서도 그 증가세가 점차 하락하는 추세로 전망되었어요. 현재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발전의 확산, 석유를 덜 쓰거나 안 쓰는 선박의 개발 속도 등의 혁신 추세에 따라 이 전망은 계속 업데이트되겠죠. 더군다나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 솔루션에 투입되는 자원은 전 산업에 걸쳐 계속 커지고 있어요.

어느새, 순식간에 다가온 변화
일상생활에서는 휘발유나 전기차 수요가 얼마나 줄거나 늘고 있는지 피부로 느끼기에는 쉽지 않죠. 하지만 기술 개발과 제품의 시장 진입 주기는 점차 빨라지고 있고 변화는 어느새 만들어지고 있죠. 불과 작년 초까지만 해도 테슬라가 과연 시장에 자리 잡을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었어요. 2019년까지도 테슬라를 향해 "차를 만드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야”라는 훈계 섞인 조롱도 계속되고 있었고요. 기존 자동차 메이커들은 전기차로의 전환 준비를 나름 해오고 있었지만, 적잖이 당황할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불과 1년 사이에 GM, 볼보 등은 10~15년 뒤엔 화석연료로 달리는 차를 생산하지 않기로 확정한 상황이고, 배터리를 비롯한 전기차 관련 업계는 혁신의 결실을 맛보고 있죠. 사람들은 이제 전기차 플랫폼이 어떻게 발전하고 있는지, 자율주행 기술은 또 얼만큼 발전하고 있는지, 어떤 스타트업이 크고 있고 누가 인수했는지 등의 소식을 매일 듣고 있어요. 그 어느 때보다 산업 내 변화가 크게 일어나고 있는 시점이고, 앞으로 그 변화는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점을 잊으면 안 되는 시대가 이미 와있습니다.
☕️  함께 일어나는 산업 내 변화
폭스바겐은 2025년까지 유럽에만 자체적으로 18,000개의 충전 스테이션을 세우기로 했어요. 이 중 8000개는 BP와 같이 에너지 전환을 꾀하는 기업과 손을 잡고 세울 계획도 세웠고요. 이제는 재생에너지 메이저라고 부를 수 있는 업체들과 각국에서 협력을 이어가요. 이탈리아에서는 이넬(Enel)과 협업을 하고, 스페인에서는 이벌드롤라(Iberdrola)와 함께 하기로 했어요. 전기차 확대와 함께 자동차 메이커들과 주유소를 충전 스테이션으로 변신시키려는 에너지 업체 간의 협력 혹은 경쟁도 커질 것으로도 예상됩니다.

[소셜미디어] #게이밍에서일상대화로
2. 디스코드의 조용했던 성장
음성을 위주로 영상과 텍스트로도 소통하며 다양한 채널을 넘나들 수 있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디스코드(Discord)는 주로 10대들 사이에서 게이밍을 함께하는 공간으로 커왔는데요. 이제는 사람들과 연결되는 새로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되고 있어요.

로고도 게이머들을 위한 것 같죠.
본래 게이머를 타겟한 공간이지만
2015년에 설립된 디스코드는 게임을 즐기는 이들을 타겟해 성장해 왔어요. 디스코드는 사용자가 '서버(server)’라고 불리는 초대 기반 그룹을 만들어 원하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해주는데요. 문자 채팅도 가능하지만, 정신없이 게임을 하는 와중에 음성으로 편하게 이야기를 할 수 있기에, 함께 게임을 하며 전략을 짜고 실시간으로 대화를 하는 게이머들에게 제격인 공간이자 도구였죠. 

하지만, 팬데믹 이후 많은 것이 바뀌었어요. 디스코드를 게임만 하는 공간이 아니라, 친구들이 모여 숙제도 같이하고 이런저런 친목 모임도 하고, 재택근무를 하는 동료들이 실시간으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코딩을 하거나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는 등 오디오, 비디오, 텍스트를 모두 사용할 수 있는 편리함을 알아보고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기 시작했어요. 어느덧 '일하는 공간이 아닌 슬랙(Slack)'으로도 비유가 되었죠. 하루 활성 사용자 수는 2019년 대비 2배가 넘는 1억 4000만 명으로 늘어났고요. 

적정한 시점에 조용한 리브랜딩
디스코드는 작년 6월에 모두를 위한 공간이 되기로 마음을 먹고, '게이머를 위한 공간'에서 현재는 '말이 통하는 나만의 공간'으로 서비스를 리브랜딩했어요. 팬데믹이 발생한 이후 새로운 사용자가 유입되고, 기존 사용자들의 사용 패턴도 달라지면서 서비스를 더 키울 기회를 본 것이에요. 오디오를 중심으로 비디오와 텍스트가 모두 된다는 것이 장점이었고요. 

(모두가 줌(Zoom)으로 달려가던 때이기도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미 디스코드를 게임만이 아닌 공간으로 사용하는 새로운 습관을 만들고 있었어요. 상대적으로 조용히 타겟을 확대하면서, 그야말로 입소문으로 꾸준히 사용자가 증가하면서 내실을 다져왔어요. 월스트리트저널이 인용한 자료에 의하면, 지난 1월에 디스코드는 페이스북 다음으로 미국 성인이 보낸 시간이 많은 소셜미디어였어요.

광고라는 수익 모델이 없어도
2020년 매출은 1억 3000만 달러(약 1470억 원)를 기록하면서 2019년의 4500만 달러(약 510억 원) 대비 3배 가까이 성장했어요. 디스코드의 가장 큰 차별점은 바로 광고가 없다는 것이기도 한대요. 무료로 사용할 수 있지만, 줌과 마찬가지로 프리미엄(Freemium)* 모델이라고 할 수 있어요. 월 9.99달러(연 99.99달러)의 구독제는 추가 이모지와 고화질 비디오 제공, 업로드 파일의 용량 확장 등을 제공하죠. 순전히 유료 구독료라는 사업 모델로 성장을 만들고 있기에 더 눈에 띄고 있어요. 앞으로 유료 피처를 더 얹어갈 예정이라고 하고요.
* 기본 서비스는 무료로 제공하고, 고급 기능이 추가된 서비스에 대해서는 유료로 운영하는 사업모델이에요.

최근에는 CFO도 처음으로 영업하며 재무 구조도 단단하게 만들려 하는데요. 이제는 본격적인 마케팅도 시작할 예정이에요. 최근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모션을 확대 중인데, 늘어난 사용자의 패턴 등을 기반으로 타겟을 설정한 것으로 보여요. 아직은 팬데믹이라는 터널의 끝이 명확히 보이지는 않지만, 이후에도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포인트를 찾으려 하겠죠.
☕️ 커지는 만큼 커지는 과제도 있죠
아티스트를 위한 유료 구독제 소셜미디어인 패트리온(Patreon), 최근 오디오 기반 소셜 미디어 열풍을 불러온 클럽하우스(Clubhouse)도 마찬가지고 모든 소셜미디어가 해결할 문제인데요. 바로 각종 혐오 발언과 인종차별, 불법 영상 등이 주제가 되는 '서버'들을 관리해야 해요. 디스코드는 현재 보안을 강조하면서 각 서버의 대화 내용을 모니터링하지 않고 있는데요. 이 점을 악용하는 사용자들을 솎아내야 하는 과제도 커진 것이죠.

[빅테크] #뉴스레터 #유료구독제
3. 페이스북도 뉴스레터 한다
페이스북도 크리에이터를 위한 퍼블리싱 툴을 내놓을 거라는 계획을 발표했어요. 뉴스레터를 포함해 별도의 웹사이트도 만들 수 있는 툴도 제공하고 유료 구독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겠다는 것인데요. 왜 페이스북도 개인 크리에이터의 뉴스레터와 유료 구독제 대열에 조인하려는 걸까요?

이것저것 그린 게 많긴 한데요.
왜 이런 서비스를 만드냐고 하면
갑자기인 것 같지만 페이스북은 현재 운영 중인 '페이스북 저널리즘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여러 프로젝트를 실행해 왔어요. 자신들이 장악한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무너져가는 로컬 미디어 회사들을 돕기 위한 명목으로 만든 프로젝트들이죠. 일명 '뉴스탭(News Tab)'도 새로 만들어 미국과 영국의 메이저 언론사들에게 뉴스를 공급하는 대가를 지급하고 있고요. 너무 커진 자신들에 대한 비판이 나날이 커지고 규제의 대상이 되면서, 소위 '상생'을 위한 조치들이기도 했는데요. 이제는 페이스북을 이용해 콘텐츠를 생산하는 개인들이 수익을 낼 수 있는 기반도 마련하겠다는 것이죠.

지난 1년간의 추이를 돌아보면
  • 서브스택(Substack)은 뉴스레터의 유료화 흐름을 크게 만든 서비스이죠. 뉴스레터 제작 툴에 더해 유료 결제 기능을 쉽게 얹고 관리할 수 있게 해줘 독립 작가들이 서비스에 흘러들어오도록 유인을 했고, 오디언스 베이스가 큰 개인 저널리스트부터 미디어 스타트업 등이 플랫폼에 자리를 잡았어요.
  • 1세대 소셜 미디어 중 트위터가 유료 구독제 흐름에 가장 먼저 참여했는데요. 서브스택과 비슷한 모델의 뉴스레터 스타트업인 리뷰(Revue)를 인수했고, 사용자가 팔로우하는 크리에이터의 특별한 트윗이나 뉴스레터에 직접 구독료를 지급하는 기능인 '슈퍼 팔로우스(Super Follows)'를 발표했죠.
  • 포브스도 얼마 전에 저널리스트 풀을 위한 뉴스레터 서비스를 출시하고, 개별 뉴스레터의 유료 구독제를 확대하고 있고요.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아티스트를 위한 유료 구독제 서비스인 패트리온(Patreon) 등도 팬데믹 와중에 큰 성장을 했어요.
  • 링크드인(Linkedin)도 크리에이터 매니지먼트 팀을 만들어 자신들의 플랫폼 위에서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이 더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겠다고 나섰어요. 프로페셔널들이 모인 플랫폼의 특성상 좋은 글을 생산하는 저널리스트 풀을 만들어 콘텐츠 공급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요.
  • 아직 베타 모드이기도 한 클럽하우스(Clubhouse)는 앞으로 크리에이터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반을 갖춘 서비스로 발전해 갈 것이라는 방향을 잡았어요. (+ 트위터는 클럽하우스(Clubhouse)와 유사한 오디오 서비스 기능인 스페이시스(Spaces)를 곧 론칭할 예정이죠)
페이스북은 우선 소규모의 작가군과 테스트에 들어가는 것인데요. (크리에이터에게 여러 도구를 제공하면서 협업한다는 점에서 트위터의 슈퍼 팔로우스와 비교할 수도 있겠죠) 아직 이름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비즈니스나 그룹의 개별 페이지를 만들 수 있게 해주는 페이스북 페이지(Pages)와 통합될 것으로 예상돼요.

페이스북이 얻게 되는 건 뭘까?
페이스북은 크리에이터를 기반으로 한 구독제 모델이 만들어지고 있는 최근의 흐름을 쫓는 것이기도 해요. 소위 1세대 소셜미디어들의 사업 모델인 광고 기반이 아니라 유료 구독제를 기반으로 한 모델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데요. 페이스북도 이 흐름을 놓치지 않겠다는 것이죠. 기존과 새로운 소셜미디어들이 모두 흐름에 탑승하는 지금이 큰 변화를 직전에 두고 있는 상황으로 보이고요.

테스트가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페이스북은 새로운 기능들을 레버리지 삼아, 향후 더 많은 크리에이터를 끌어모을 텐데요. 이번 프로젝트는 길게 보면 새로운 소셜미디어 세대가 커지는 흐름 속에서 이미 거대한 페이스북에 사용자를 계속 묶어두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겠죠. 개인들이 팔로우하고 참여하는 그룹도 활성화되어 있는 페이스북에게 적정한 스텝일 것으로 예상되고요. 물론, 이들이 어떤 기회를 발견하고, 얼마나 진지하고 꾸준하게 이 프로그램을 키워 나갈지 지켜봐야 겠지만요.
☕️ 수익 공유 등의 이야기는 아직
페이스북은 아직 개별 작가들과 수익 공유 등에 대한 이야기를 진행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는 입장이에요. 만약 작가들이 웹사이트를 만든다면 페이스북이 컨트롤하는 도메인으로 만들어질지, 아니면 작가에게 도메인의 컨트롤을 넘길 것인지 등도 아직은 모르는 상황이고요. 테스트를 거치면서 점차 드러날 내용으로 보이는데요. '지원 프로그램'의 명목으로 시작하지만, (수익이 극단적으로 광고에 집중되어 있는) 페이스북에게도 향후 하나의 수익 모델로 클 수 있을지 검토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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