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셜. 바이럴 뉴스 시대의 종료

[미디어 커피] 2화. 버즈피드와 바이스의 뒤를 잇는 미디어 흐름
뉴미디어의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대표 주자들인 버즈피드와 바이스(Vice)가 모두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최근의 소식은 한 시대의 끝을 알리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트래픽을 타고 크게 성장했던 이들은 소셜미디어에 의존할 수 없는 시대가 되면서 결국 새로운 사업 모델을 만들지 못한 결과를 받아들고 있는 상황이죠. 

'오피셜'하게 소위 바이럴 뉴스 시대가 종료되었다는 것을 알리는 뉴미디어 세대의 퇴장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이들이 만들지 못한 모델을 또 새로운 미디어가 만들어 가고 있을까요? 현재 한 가지 분명한 점은 미디어가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기댈 수 있는 시대가 끝났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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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새로운 경쟁이 시작되는 미디어에 이어 [미디어 커피]도 2화로 찾아왔습니다. 다음주에는 화요일의 뉴스레터, 부엉이의 차트피셜 , 그리고 조디의 리테일 우화를 차례로 전해드릴게요. 샷 추가하시면 모두 받아보실 수 있어요!

[미디어 커피] 2화.
오피셜. 바이럴 뉴스 시대의 종료
버즈피드의 뉴스 서비스 종료에 이어 바이스(Vice)가 곧 파산할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디지털 미디어 업계에 우울한 소식은 지속되고 있다. 2010년대를 대표하는 뉴미디어의 몰락은 사실 몇 년 전부터 예견되어 오기도 했다. 이전처럼 트래픽을 끌고 와 광고 수익을 크게 낼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고, 새로운 사업 모델이 안정적으로 구축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버즈피드, 바이스와 함께 대표적인 뉴미디어로 꼽을 수 있는 복스 미디어, 인사이더 등도 인력의 7~10%를 해고하는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쉽지 않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인사이더를 소유한 악셀 스프링거의 테크 전문 매체인 프로토콜도 작년 11월에 문을 닫았고, 한때 버즈피드와 매일 바이럴 콘텐츠 경쟁을 했던 거커 미디어(Gawker Media)도 지난 2월에 문을 (2018년에 이어 다시) 닫았다.

소셜미디어를 기반으로 트래픽을 끌어와 성장한 뉴미디어들의 시대는 이제 완전히 끝이 난 걸까?
버즈피드 뉴스의 종료는 한 시대의 종료이자 한 세대의 퇴장이기도 하다. 바이럴 뉴스가 만들어질 수 있는 '소셜미디어 시대'의 종료 그리고 이런 시대의 흐름을 쫓은 '뉴미디어 세대'의 퇴장이다. (이미지: 버즈피드 뉴스 홈페이지)
예견된 버즈피드 뉴스의 끝
버즈피드가 뉴스 사업의 종료를 알리자 미디어 업계는 예견된 일이 이제 일어난 것이라는 반응이 컸다. 짧지만 그래도 새로운 시대를 열었던 사업의 종료는 많은 아쉬움과 분석을 동반했다. 하지만 모두가 이미 버즈피드의 뉴스 서비스가 동력을 잃고, 지속해 유의미한 성장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보지는 않았다. 

이미 바이럴을 일으키는 자극적인 뉴스와 콘텐츠는 이전처럼 트래픽을 모을 수 없는 환경에서 유효하지 않은지 오래이고, 이들이 활용했던 소셜미디어는 모두가 짧은 영상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콘텐츠를 생산해 내는 환경을 만들어 가기에 여념이 없다.

또 버즈피드의 수익은 많은 부분이 (트래픽을 몰고 와 만든 광고 수익 외에도) 페이스북의 뉴스 탭에 콘텐츠를 올리면서 받는 콘텐츠 제공료이기도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짧은 영상을 기반으로 한)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에 집중하겠다면서 뉴스 탭의 콘텐츠 제공 매체들과 지난해부터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한 페이스북의 결정이 몇 가지 결정타 중 하나가 되기도 했다. 

버즈피드의 CEO인 조나 페레티 역시, 직원들에게 전한 메시지에서 “빅테크 플랫폼들이 (소셜미디어 배포용) 무료 프리미엄 저널리즘의 유통과 재정 지원을 멈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인정했다. 

소셜미디어 지형은 이제 기존 미디어들이 트래픽을 끌고 가기 더 어렵고 더 크게 바뀔 것이다. 이미 그렇게 바뀌어 왔지만, 이렇게 페이스북이 아끼는 돈은 이제 유튜브와 틱톡의 짧은 영상들과 경쟁할 릴스와 그 콘텐츠를 만들 크리에이터들에게 이미 집중되고 있다. 소셜미디어들은 더욱 자신들의 플랫폼에 사람들이 오래 머물도록 만드는 전략에 '올인'하는 상황이다.

소셜미디어로부터 들어오는 트래픽에 여전히 크게 의존하던 뉴미디어들이 다시 자사의 사이트로 사용자들을 몰고 오기 어려워진지는 오래되었다. 다만 이제 그 끝자락을 붙잡고 버틸 수 있는 마지막 지푸라기들이 사라져 가는 환경이 되고 있는 것이다. 
아직 월드 뉴스 섹션에 기사는 업데이트되고 있는데, 언제 종료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역시 예견된 바이스의 몰락
디즈니와 폭스 등 콘텐츠 업계의 빅네임들이 투자한 바이스는 2017년에 57억 달러(현재 약 7조 6380억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지속 성장해 갈 것이 분명해 보이기도 했다. 크런치베이스 데이터를 참고해 지금까지 받은 총투자 금액만 봐도 (물론 부채조달도 포함해) 16억 달러(약 2조 1400억 원)에 이른다. 2015년에 디즈니는 영화 스튜디오와 광고 에이전시까지 보유한 이런 바이스를 30억 달러(현재 약 4조 200억 원) 이상의 가치로 보고 인수를 추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모두 과거의 영광, "내가 한 때는 말이야"와 같은 이야기가 된 지 오래되었다. 바이스는 그동안 적자에서 허덕이던 수익을 돌릴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했고, 곤조 저널리즘(Gonzo Journalism, 취재 대상에 주관적 개입을 강조하고 과장된 표현의 저널리즘을 지칭한다)으로 대표되는  바이스 월드 뉴스를 종료할 것이라고 지난주에 직원들에게 공지했다고 알려졌다. 이들은 버즈피드와 마찬가지로 안정적인 사업 모델을 만드는 데 실패했다.

바이스는 최근까지 회사를 10억 달러(약 1조 3400억 원) 이상에 인수할 바이어를 찾고 있었는데, 성사될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경기가 좋은 상황이라고 할지라도 어려울 텐데, 높아진 금리로 계속해서 부채를 쌓으면서 버텨온 바이스의 재정 운영은 점점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구조조정을 계속 거쳐온 바이스는 별다른 동력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었다. 악시오스에 의하면 이들의 2022년 매출은 약 6억 달러(약 8040억 원)로 추정되는데, 이는 기업가치가 피크를 쳤던 2017년의 8억 달러(약 1조 720억 원)에 비해 한참 떨어진 상황이다. 성장이 아니라 지난 몇 년간 계속 뒷걸음질을 치고 있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바이스의 몰락 역시 몇 년 전부터 예견되어 왔고, 자금을 끌어모아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려는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 끝이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볼 수 있다.
버즈피드는 이제 테이스티 같은 엔터테인먼트 사이트를 중심으로 사업을 키울 것이라고 한다. 테이스티는 페이스북을 통한 바이럴 콘텐츠로 가장 성공한 사례인데, 크리에이터가 만든 콘텐츠 중심으로 피벗 하면서 잘 버티고 있다. 
'뉴미디어'의 끝은 진작에 왔다
버즈피드의 CEO인 조나 페레티는 뉴스 사업을 접고 디지털 미디어의 미래에 대한 예측을 최근에 내놓으면서 “한 시대의 끝이 왔다"라는 표현을 썼다. 소셜미디어와 검색 등에 의존한 뉴스 사업은 이제 진정 끝이 났다면서 말이다. 그는 사용자들이 더는 소셜미디어 피드를 가득 채우는 부정적인 뉴스를 보기를 원하지 않는다면서 그 첫 번째 이유를 설명한다. 

이제 많은 사람들은 수많은 정보의 원천이 되는 소셜미디어들이 재미없는 뉴스에서 벗어나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해 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하면서. 사람들은 당연히 뉴스를 보려고 할 테지만, 그동안 뉴스의 공급처였던 소셜미디어를 통해서는 더는 뉴스를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현실이 된 지 오래다.

소셜미디어 피드에 넘치는 뉴스를 보던 사용자들의 습관은 이미 유튜브와 틱톡 등으로 인해 영상 콘텐츠를 소비하는 흐름으로 넘어간 지 오래고,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도 친구들 간의 일상을 나누고 소통하는 플랫폼이라기보다는 이미 짧은 영상을 중심으로 '재밌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소비하는 플랫폼으로 변하게 시작한 지 오래되었다. 

기존의 뉴미디어들도 물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버즈피드 뉴스는 지난 2021년에 퓰리처상을 타기도 했고, 좋은 뉴스 콘텐츠를 생산하는 사이트로 변모하기 위해 버즈피드가 계속해서 투자하던 영역이었다. 하지만 결국 자신들이 만든 레거시와 바이럴이라는 이름에 갇힌 버즈피드의 정체성을 끝내 바꾸기 전에 사업을 종료할 수밖에 없는 힘든 상황에 이른 것이다.

그러니까 바이럴을 일으키며 탄생하고 성장한 기존 뉴미디어 시대는 이미 끝이 난 상황이었다. 단지 '공식적인' 선언이 되지 않고 있었을 뿐이다. 하지만 버즈피드 뉴스와 바이스 미디어의 파산 가능성은 (길게 가지 못했지만) 강렬했던 한 시대가 끝이 났음을 이제야 알린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이들의 모습은 어떻게 보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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