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기지 못할 긴 싸움을 시작했을까? 이번 아마존 소송은 (모든 반독점 소송이 그렇듯이) 소송이 시작되기 전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2020년 미 법무부가 제기한 구글 반독점 소송도 2023년 9월에서야 비로소 시작되었다) 아마존 소송은 리나 칸이 위원장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계속될 것이고,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을 한다고 해도 바이든 퇴임 이후에도 지속될 것이다.
아마존이 FTC와 일종의 합의를 할 가능성도 점쳐지지만 그런 가능성은 크진 않다. 우선 FTC 보도자료 등에서는 "구조적 변화를 목표로 한다"라는 문구가 있는데 대부분의 경우 이는 기업분할을 의미한다. 칸 위원장이 2017년 아티클에서 아마존을 분할해야 한다고 적극적으로 주장했던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기업분할의 아이디어로는 1P, 즉 아마존이 직접 제조 또는 소싱해 판매하는 부문과 3P를 분리한다든지, 아마존 배송인 풀필먼트 부문과 판매 부문을 분리하는 등의 아이디어가 있다. 소장의 논리 자체가 현재의 '플라이휠' 사업 모델 자체가 해체되지 않는 한 근본적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칸 위원장은 구체적으로 아마존에 어떤 제재가 필요한지에 대해선 굳게 함구하고 있다. 우선 이 케이스가 실제 반독점 소송전으로 돌입해야만 "이렇게 해 달라"라는 제재 수위를 FTC가 제시할 수 있다는 표면적 이유가 있다. 현실적으로 소송전까지 가지도 못할 가능성도 없지 않은 상황에서, 분할이란 최종 목표를 미리부터 FTC가 공표하는 건 어렵다.
그렇다고 이번 사건이 '다투어 보지도 못할 만큼' 가능성이 희박한 건 아니다. 우선 FTC의 이번 소송에는 18개 주 법무장관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 FTC의 단독 소송이 아니다. 캘리포니아와 워싱턴 DC에서 유사 소송이 이미 주 차원에서 제기돼 진행 중이다. 캘리포니아는 2022년 유사 소송을 제기했고, 워싱턴 DC 소송은 연방판사가 2022년 초 기각했으나 항소 진행 중이다.
미국 FTC 외에도 다른 국가에서 비슷한 종류의 반독점 소송, 제재, 조사를 아마존에 대해 벌이고 있다. 독일 경쟁당국이 아마존을 반독점으로 규정했으며, 이번 미국 소송에 따라 유럽이 더 아마존을 강력하게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소송이 길어질수록 아마존 비즈니스에 대한 더 많은 내용들이 노출이 될 것이며, 이에 따라 다른 국가에서의 반독점 압력도 높아질 수 있다. |
미중 경쟁 구도에서 중국 업체의 성장은 아마존에서 "이미 경쟁이 충분히 이루어지고 있다"라고 주장할 근거가 된다.
중국의 핀둬둬가 소유한 테무(Temu)가 마침 미국 이커머스에서 급부상하고 있어 소송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테무는 전 세계 생산공장이 몰린 중국의 잇점을 살려 생산자가 직접 소비자에게 물건을 초저가에 파는 M2C(Manufacturers-to-Customers) 모델의 이커머스 앱으로 2022년 10월 미국 이용자 수가 단 580만 명에 불과했는데 2023년 4월엔 1억 명으로 급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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