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나 칸의 패배 카드: 아마존 (2편)

[키티의 빅테크 읽기] 27화. 새로운 논리로 나서는 지는 싸움
(1편에서 계속) 리나 칸과 FTC가 뻔히 질 싸움을 길게 해나가기로 한 이유를 전합니다. 소송에는 지더라도 아마존의 '플라이휠'이 돌아가는 속도를 늦춰 새로운 혁신을 하는 기업들이 비집고 들어올 틈을 마련할 수 있다는 계산이죠.

[키티의 빅테크 읽기] 2편.
리나 칸의 패배 카드: 아마존
왜 이기지 못할 긴 싸움을 시작했을까?
이번 아마존 소송은 (모든 반독점 소송이 그렇듯이) 소송이 시작되기 전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2020년 미 법무부가 제기한 구글 반독점 소송도 2023년 9월에서야 비로소 시작되었다) 아마존 소송은 리나 칸이 위원장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계속될 것이고,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을 한다고 해도 바이든 퇴임 이후에도 지속될 것이다. 

아마존이 FTC와 일종의 합의를 할 가능성도 점쳐지지만 그런 가능성은 크진 않다. 우선 FTC 보도자료 등에서는 "구조적 변화를 목표로 한다"라는 문구가 있는데 대부분의 경우 이는 기업분할을 의미한다. 칸 위원장이 2017년 아티클에서 아마존을 분할해야 한다고 적극적으로 주장했던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기업분할의 아이디어로는 1P, 즉 아마존이 직접 제조 또는 소싱해 판매하는 부문과 3P를 분리한다든지, 아마존 배송인 풀필먼트 부문과 판매 부문을 분리하는 등의 아이디어가 있다. 소장의 논리 자체가 현재의 '플라이휠' 사업 모델 자체가 해체되지 않는 한 근본적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칸 위원장은 구체적으로 아마존에 어떤 제재가 필요한지에 대해선 굳게 함구하고 있다. 우선 이 케이스가 실제 반독점 소송전으로 돌입해야만 "이렇게 해 달라"라는 제재 수위를 FTC가 제시할 수 있다는 표면적 이유가 있다. 현실적으로 소송전까지 가지도 못할 가능성도 없지 않은 상황에서, 분할이란 최종 목표를 미리부터 FTC가 공표하는 건 어렵다. 

그렇다고 이번 사건이 '다투어 보지도 못할 만큼' 가능성이 희박한 건 아니다. 우선 FTC의 이번 소송에는 18개 주 법무장관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 FTC의 단독 소송이 아니다. 캘리포니아와 워싱턴 DC에서 유사 소송이 이미 주 차원에서 제기돼 진행 중이다. 캘리포니아는 2022년 유사 소송을 제기했고, 워싱턴 DC 소송은 연방판사가 2022년 초 기각했으나 항소 진행 중이다.

미국 FTC 외에도 다른 국가에서 비슷한 종류의 반독점 소송, 제재, 조사를 아마존에 대해 벌이고 있다. 독일 경쟁당국이 아마존을 반독점으로 규정했으며, 이번 미국 소송에 따라 유럽이 더 아마존을 강력하게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소송이 길어질수록 아마존 비즈니스에 대한 더 많은 내용들이 노출이 될 것이며, 이에 따라 다른 국가에서의 반독점 압력도 높아질 수 있다. 
대중들에게까지 이렇게 널리 알려지고 큰 영향력을 발휘한 논문이 있을까? (이미지: <아마존의 반독점 패러독스> 캡쳐)
중국 기업과의 경쟁 구도는 변수일까?
어떤 환경이라도 경쟁 상대들이 강력해지는 건 반독점 소송 당사자 차원에선 (아이러니지만) 소송에 이기는 덴 유리하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2001년 옥션을 인수한 이베이가 2009년 당시 오픈마켓 1위 업체 지마켓까지 인수했을 때 이베이가 반독점 규제를 피하기 위해 내세운 논리는, 당시 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었던 11번가의 존재를 부각하고 당시 시장 획정 구역을 단순히 오픈마켓으로 한정 짓는 대신 '전체 이커머스 시장'으로 확대하는 것이었다. 

미중 경쟁 구도에서 중국 업체의 성장은 아마존에서 "이미 경쟁이 충분히 이루어지고 있다"라고 주장할 근거가 된다. 

중국의 핀둬둬가 소유한 테무(Temu)가 마침 미국 이커머스에서 급부상하고 있어 소송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테무는 전 세계 생산공장이 몰린 중국의 잇점을 살려 생산자가 직접 소비자에게 물건을 초저가에 파는 M2C(Manufacturers-to-Customers) 모델의 이커머스 앱으로 2022년 10월 미국 이용자 수가 단 580만 명에 불과했는데 2023년 4월엔 1억 명으로 급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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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를 소개합니다
키티의 한글 이름은 홍윤희이다. 대표적인 이커머스 기업에서 커뮤니케이션 업무를 리드했고, 소셜임팩트를 담당했다. 딸의 장애를 계기로 장애를 무의미하게 하자는 취지의 협동조합 무의(Muui)를 운영하며 2021년 초 카카오임팩트 펠로우로 선정됐다. IT, 미국 정치, 장애, 다양성, 커뮤니케이션 등의 주제를 넘나들며 페이스북과 브런치에 글을 쓴다.

한국일보에 정기 기고 중이며, 장애-유니버설 디자인-ESG-사회혁신 등의 주제로 대중 강연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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